난 커다란 배낭을 옆에 놓고, 보조배낭을 가슴에 안고 앉자
옆자리에 앉아있던 서양처자가 한마디한다.
난 'Hi, morning'이라고 인사를 하고, 뭔 소릴하나 들어보니...
가슴에 앉고있는 보조배낭을 위의 선반에 올리고, 편하게 앉으라는 이야기이다.
그치만, 내 보조배낭은 카메라용 배낭이라... 선반에 들어가지를 않는다...ㅡㅡ;;
버스는 출발을 하고, 1시간여를 달려서 호치민을 벗어나 어느 주유소겸 휴계소에 멈췄다.
아마도 기름을 채우고, 첫번째 휴식을 취하나보다.
모두들 버스에서 내리는 분위기이다. 나 역시 화장실도 갈겸해서 내렸다.
이곳 휴계소는 눈에 익숙하다. 몇번의 베트남여행으로 친숙하기까지 한 곳이였다.
호치민으로 들어오는 모든 오픈투어버스가 마지막휴식을 취하는 그 곳이다.
1년전에도 나는 이 곳의 길가에서 담배를 피우며, 버스가 출발하기를 기다렸던 그 곳이다.
화장실을 다녀오자 버스에 있던 승객들이 주유소건물에 있는 깨끗한 마켓에서 이것저것 과일들을 사먹으며
수선을 떨고있는 모습들이다.
그런데 이들은 웨스턴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참 독특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서로 다른 종류의 과일들을 사서는 서로 자신의 것과 공유를 하면서 열심히 맛을 보고있다.
아무리 여행중인 웨스턴들이라도 저런 모습을 보기는 쉽지 않은데...???
게다가 버스안에 운전기사를 빼고 유일한 남자승객이던 베트남인 아저씨에게도 이것저것 맛을 보여준다.
상당히 친숙하기까지 해보인다. 거참... 신기하네....!!!!
나도 사과 비스무리한 과일을(난, 과일이름에 약하다, 꽃이름엔 더 약하다...ㅡㅡ;;) 사서 먹었다.
그때, 내 옆자리에 앉았던 서양처자가 나에게 오더니 내가 먹는 과일의 맛을 묻는다.
난, 먹어보라고 내밀었다. 맛이 별로라고 하면서... 정말 맛이 없었다.
열대과일들을 좋아라하는 분들이 많은데... 심지어 그 과일맛 때문에 동남아 여행을 하시는 분들도 봤다.
그런데 나는 이쪽지방 과일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밍밍하고 달달한 맛뿐이여서...
난 우리나라의 시큼, 새콤, 달콤, 쌉싸름한 과일 맛이 좋다.
어쨌든 이 서양처자 역시 한조각을 먹어보더니, 맛이 별로란다.
그러면서 자기 것을 먹어보라고 내민다. 나는 망고같기도한 그녀의 과일을 먹었다.
내꺼보다 훨 낫네...ㅡㅡ;;
버스는 다시 출발을 하고, 나는 옆자리의 서양처자에게 말을 걸었다.
이 처자의 이름은 '매티'이고, 나이는 28살이다. 호주에서 온 여행객이다.
그녀에게 궁금했던 점을 물었다. '너 이 버스안에 있는 사람들 다 알아?'
그녀의 이야기는 이 8명의 여성들은 모두 호주에서 온 패키지 팀이란다.
원래 친구는 아니고, 호주에서 같은 여행상품을 신청하여 시드니에서 부터 함께 왔고,
한명있는 베트남 남성은 현지 가이드라는 설명이였다. 아~!!! 그랬구나, 궁금증이 풀렸다.
그녀가 설명한 이 패키지팀은 18일짜리 여행상품이다.
18일동안 '호치민'에서 '라오카이'까지 베트남을 종단하고, 하노이에서 시드니로 귀국하는 일정이다.
이동은 철저히 육로를 통한 이동이다. 3일전에 '호치민'에 왔다고 한다.
호치민에서는 빠지지 않는 메콩투어와 호치민 시내관광을 했단다.
이 팀의 일정을 대충 들어보니 '달랏'에서 2박, 그리고 '나트랑'으로 이동하여 2박, 또 '호이안'으로...
이런식으로 2박의 일정으로 '싸파'와 '하롱베이'까지 다 돌아보는 일정이다.
이동은 오픈투어버스를 이용한다.
'매티'의 설명을 듣고, 참 부러운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의 패키지 여행도 이런 방향으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하긴... 그럴려면, 우선은 우리나라 기업주들의 휴가에 대한 인식부터 개혁이 되어야 할 것이다.
요즘들어 대기업과 공기업에서는 많이들 오픈되어지고는 있지만, 아직도, 그렇치 않은 곳이 더 많다.
버스는 베트남의 국립공원지역을 통과하여 '달랏'을 향해달렸다.
달리는 버스의 차창을 통해 펼쳐지는 풍경은 아름다운 자연과 정겨운 과거의 시간들이였다.
커다란 바위로 이루어진 기묘한 바위산도 보이고, 동남아시아답지않게 산과 계곡의 연속된 스카이라인...
과거 어느 시골장터에서 봤음직한 시내 모습들...
그렇게 잠에 취해 비몽사몽하면서 다섯시간을 달려 점심먹으라고 내려놓는다.
점심식사를 위한 50분의 휴식이 끝나고, 다시 버스를 타고 2시간 30여분을 달려서야...
'달랏'을 내려다 보게 되었다.
해발 1.600m 에 위치한 고산도시 '달랏'. 쓰기는 'Da Lat'이라고 쓰고, 읽기는 '달랏'이라고 읽는다.
온통 산으로 둘러쌓인 곳에 푹 꺼진듯 자리잡은 분지에 위치한 작은 도시이다.
프랑스 식민지시대에 프랑스인들이 휴양을 위한 별장도시로 개발하기 시작하여...
지금은 '나트랑'과 함께 '베트남' 최고의 휴양지가 되었다.
휴가철이면, 베트남 여행객들로 넘쳐나서 방을 구할 수 가 없다는 곳...
고산지대에 위치한 까닭에 한여름에도 쾌적하고 선선한 기온을 유지한다는 곳...
지금은 커피의 생산지로 너무 유명한 곳...
꽃과 과일의 천국이라는 곳... '달랏'이 저 아래 보인다....
'호치민'에서 7시간 30분을 달려서, '달랏'에 도착했다.
버스는 '달랏'시내로 들어서더니 어떤 호텔앞에 차를 세운다.
'음... 드디어 도착했나'싶었는데... 함께 타고왔던 호주 패키지팀의 베트남 가이드가 말을 한다.
호주에서 온 여행팀만 내리고, 나머지 승객은 더 가서 내리라는 이야기이다.
'야~!!! 니네팀 다 내리면, 나만 달랑 혼자 남는디...ㅡㅡ;;'
이 패키지팀이 묵는 호텔은 자그마한 규모의 미니호텔이다. 난 잠시 갈등을 했다.
'매티'가 나에게 숙소가 어디냐고 묻는다. 그런게 있을리가 있나... 이제부터 찾아야지..ㅡㅡ;;
이 호주 패키지팀과는 이따 저녁때 'Blue water restrent'에서 만나기로 했다.
난 다시 버스에 앉아, 몇번의 우회전과 좌회전을 거치면서 '쑤언흐엉(xuan houng)'호수도 보고서야...
'Hanh cafe'앞에 도착하여 버스에서 내렸다.
이곳 역시... 버스가 들어오자 많은 이들이 마중나와 있다. 호텔에서 나온 삐끼들과....
여행객을 붙잡기위한 '이지라이더'들... 잔뜩 기대를 하고 있는 얼굴표정들이...
달랑, 나혼자 배낭메고 나오자... 실망감이 가득하다.
난 괜히 내가 죄지은 것도 없는데... 미안해져서.. 얼른 자리를 떳다.
약간 비스듬한 언덕길을 따라 몇군데 호텔을 들렸다.
6~7$이다. 언덕으로 올라가면서 가격이 6$대이고, 언덕을 내려오면서 7$대이다.
무슨차이일까? '쑤언흐엉'호수가 가깝고, 먼 차이인듯하다. ㅡㅡ;;
난 그냥 'Hanh cafe'가 가까이 있는 곳에 호텔을 잡았다.
1박에 7$ 더블베드에 욕실과 Hot shower가 가능하다.
이곳에서 hot shower안되면, 손님 들겠냐...??? ㅡㅡ;; 날씨가 우리나라 현재 날씨와 별반 차이가 없다.
나는 일단 샤워를 마치고, 동네구경을 나섰다.
'달랏'은 간단하다. 오르막길과 내리막길뿐이다.
길을 잃었다면, 올라가던지 내려가던지 결정을 내리고, 한쪽으로 진행하면 된다.
내리막 길의 끝은 '쑤언 흐엉'호수이다.
오르막길의 끝은...??? 나도 모르지...나, 올라가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ㅡㅡ;;
(여행기간 : 2007년10월29일 ~ 11월08일)
'달랏'시내 전경...
'쑤언 흐엉'호수의 모습
'쑤언 흐엉'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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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동남아에는 호주 여행객들이 참 많아요. 저녁이 기다려지네요.
네 그렇지요... 동남아를 여행하다보면, 호주 여행객 정말 많이 만납니다. 우리와 비슷한 거리에 있어서 그런가 봐요..
글 읽어내리면서 제가 상상했던 달랏과는 많이 다른(?) 시내전경 사진에 놀라워하고 있는 중입니다. 생각보다 커서..(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