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를 마치고는 돈황고성으로 갔다.
이곳 돈황에도 바쁜 것이 없었다. 영업용택시, 시내버스, 승용차, 오토바이 할 것 없이 시속 30㎞ 정도의 속도로 느릿느릿하였다. 일정에 쫓기는 우리 버스는 고속버스였다.
돈황고성을 멀리서 보기에는 무협지에 나오는 성처럼 웅장하였지만 가까이 가서 보니 촬영 세트장이란 걸 금방 알 수 있었다.
일본인들이‘돈황’이란 영화를 촬영하기 위해 80%를 투자하고 20%는 지방정부에서 투자하여 만든 곳이란다. 촬영이 끝나고는 일본인답게 50%만 돌려달라고 하면서 생긴 일화가 재미있어 옮겨본다.
지방정부 : 다 갖고 가라.
일 본 인 : 그러면 불사르겠다.
지방정부 : 그래 불사른 후 재라도 다 갖고 가라. 그 대신 불을 지르며 발생한 환경오염 비용을 물어내야 한다.
일 본 인 : ? (아무 말 없이 빈손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후에 홍콩의 한 부자가 우리 돈으로 4000만원에 샀다고 했다. 물론 돈을 받은 곳은 중국지방정부이다.
이 영화가 실패했는데 중국 영화에 일본인 배우를 쓴 것이 원인이라 했다.
얼마 후 홍콩에서‘신용문객잔’을 촬영했는데 역시 실패했다고 한다. 이유는 배우가 사막 기후에 잘 적응하지도 못하고 게으름과 요령을 피웠기 때문이란다.
그러나 한국의 드라마‘해신’을 촬영했을 때는 최수종의 연기에 대한 집념과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으로 돈황 시민을 감동시켰다고 한다.
촬영 당시 돈황 시민 15만 명 중 4만 명의 구경꾼이 몰렸다고 한다.
‘신용문객잔’촬영 때는 1만 정도였다고 한다.‘대장금’을 통하여 한국을 많이 알게 되었고 요즈음은 장나라가 한국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고 했다. 총각안내원은 대장금 56회를 한꺼번에 보느라 PC방에 2박 3일을 자리도 뜨지 않고 박혀 있었다고 했다. 또 얼마 전에‘대돈황’을 촬영해 지금 중국에서 방영되고 있다고 했다.
세트장 안에 들어섰을 때는 날씨도 제법 추웠고 요즈음 드라마에서 사극을 많이 해서인지 사진 몇 장만 찍고는 버스에 올랐다. 다음 코스는 이번 여행의 백미라 할 수 있는 돈황 막고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