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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북정맥 상의 광덕산(1,046.3m)에서 서쪽으로 가지를 치는 능선이 있다. 이 능선을 경계로 북쪽은 강원도 철원군 서면, 남쪽은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이 된다. 이 도계(道界) 능선이 약 4.5km 거리인 자등현(47번 국도 고개)을 지나 약 2km 거리에 이르면 각흘봉(838.2m)을 들어올린다. 각흘봉에서 능선은 두 갈래로 나뉜다. 북쪽으로 갈라진 능선은 철원군 갈말읍과 서면 경계를 이루며 김화읍 방면 한탄강과 남대천에 이르러 여맥들을 가라앉힌다.
각흘봉에서 계속 서진하는 능선(일명 약사령 능선)은 약 4.5km 거리 910m봉에서 남쪽으로 방향을 튼다. 910m봉에서 북서쪽 철원군 안쪽으로 가지를 치는 능선이 있다. 이 능선으로 약 300m 거리에 솟은 산이 명성산(鳴聲山·921.7m)이다. 다시 910m봉에서 남쪽으로 향하는 주능선은 삼각봉(903m)을 들어올리고, 두 갈래로 나뉜다. 북서쪽으로 가지를 치는 능선을 경계로 북쪽은 철원군 갈말읍, 남쪽은 포천시 영북면이 된다. 이 도계능선은 산안고개에서 잠시 가라앉았다가 계속 이어지며 한탄강에 이르러 강물 속으로 스며든다.
▲ 억새밭에서 올려다본 약사령능선과 정상(가운데). 오른쪽 가까이 보이는 푯말이 느치능선길과 만나는 730m봉.
삼각봉에서 계속 남진하는 능선은 여우봉(710m)을 들어올린 후 여우고개를 지나 사향산(736.1m)에 이르면 주능선을 서쪽으로 틀어 관음산(733m)으로 향한다. 영평천과 거의 평행을 이루며 나아가는 이 능선은 불무산(668m)과 보장산(555m)을 빚어 놓고 한탄강과 거의 평행을 이루며 나아가다가 한탄강과 영평천이 합수되는 창수면 신흥리 아우라지에서 소멸된다.
철원평야 남동쪽에 위치한 명성산은 태봉국 궁예의 슬픈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곳곳에 많은 절경과 유서 깊은 사연이 묻어있는 신비로운 산이다. 산자락에는 국민관광지로 사계절 관광객들로 붐비는 산정호수, 비선폭포, 등룡폭포, 궁예와 왕건이 기도를 드렸다는 자인사, 옛날 금강산 가는 길에 찾아보았다는 삼부연폭포, 숨은 관광지 용화저수지 등이 자리하고 있다.
명성산은 ‘수도권 억새감상 1번지’로도 유명하다. 매년 가을이면 억새꽃밭을 찾는 관광객과 등산인들이 수만 명에 달한다. 이곳에서는 억새가 절정인 매년 10월 주말에 억새 축제가 열리고 있다. 명성산은 기암괴석과 억새, 단풍 외에도 겨울 설경으로도 유명하다. 철원평야를 거쳐 불어오는 북서풍이 빚어내는 눈꽃도 이 산의 자랑거리다. 여름철 납량코스로 인기 있는 등룡폭포, 숨은폭포, 약물폭포는 겨울이 되면 빙폭을 이뤄 빙벽등반을 즐기는 원색의 클라이머들로 붐빈다.
그 멋진 경관과 함께 산행의 즐거움을 더해주는 산이 명성산이다.
명성산 주능선은 북동쪽 약사령에서 서쪽 정상 부근에 이른 다음, 남으로 이어지다가 삼각봉을 지나 거의 남동으로 이어지는 ㄷ자형 산세를 이룬다. 이 형국에서 ㄷ자 안쪽(도평리 약사계곡)은 대부분이 군사훈련지역이다. 따라서 이 지역은 민간인 출입도 어렵고, 등산코스도 전무하다. 등산로는 ㄷ자형 산세에서 바깥쪽으로만 나있다. 북쪽은 용화동계곡, 느치능선과 느치계곡, 북서쪽은 약물계곡과 궁예능선, 서쪽은 숨은폭포계곡과 자인사협곡, 남으로는 책바위암릉과 등룡폭포~억새밭 코스가 대표적이다.
▲ 남릉 헬기장과 삼각봉 사이 능선에서 북으로 본 명성산 정상
(오른쪽 끝 910m봉 왼쪽). 왼쪽은 궁예능선.
계류 건너 10분 더 오르면 합수점에 닿고, 왼쪽 길을 따라 25분 올라가면 용화저수지가 시야에 들어오는 전망장소를 지난다. 남쪽으로 휘돌아 이어지는 길로 약 100m 더 오르면 도계능선인 약사령이다. 약사령을 넘어가면 왼쪽으로 공터가 있다. 공터 남쪽 협곡은 도평리 약사동계곡이다.
공터에서 서쪽 급경사 사면이 정상 방면이다. 오르막을 약 60m 오르면 능선 위로 올라선다. 이어 능선길을 따라 약 80m 거리인 헬기장에 이르면 정면으로 M자형으로 하늘금을 이루는 험준한 암봉이 마주 보인다. 15분 가면 길은 암봉을 두고 북사면으로 우회한다. 급경사 절벽을 10분 가량 횡단하면 암봉 꼭대기로 올라선다.
남쪽 아래가 수십 길 절벽인 암봉 위에서는 용화동계곡과 약사동계곡이 거대한 분지처럼 조망된다. 이어 억새군락이 시작된다. 약 100m 나아가 언덕 위로 올라서면 정면으로 환상적인 풍광이 펼쳐진다. 약사령 능선을 뒤덮은 수십만 평 억새군락이 온통 노란 색 비단을 깔아놓은 듯 펼쳐진다.
▲ 약사령 능선과 만나는 730m봉 제4지점 푯말.
명성산 종합안내판 앞 출발, 용화동계곡~약사령~약사령능선~제4지점~제5지점~910m봉 아래 삼거리~남릉을 경유해 정상에 오르는 산행거리는 약 6 km로, 3시간30분 안팎이 소요된다.
용화동~느치~느치능선~약사령능선~정상 화동 4반 종합안내판을 바라보고 서서 왼쪽(남쪽)으로 좁은 농로가 있다. 이 농로를 따라 약 100m 올라가면 삼거리가 나오고, 오른쪽 좁은 길로 약 50m 가면 마지막 농가가 나온다. 농가를 오른쪽으로 끼고 도는 길로 20m 가면 지능선 끝머리에 세워진 산불조심 안내판이 있다.
산불조심 안내판 왼쪽 능선길로 3~4분 가면 제1지점 안내푯말이 있다. 푯말을 지나 25분 오르면 730m봉 북서릉을 넘는 느치고개(제2지점)에 닿는다. 이 고개는 옛날 용화동에서 느치계곡 안에 있었던 화전마을로 넘나들던 길이다. 왼쪽 능선길이 제4지점인 약사령 능선 730m봉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능선길로 약 15분 가량 오르면 오른쪽 아래 나뭇가지 사이로 느치계곡이 아주 가깝게 내려다보이는 안부에 닿는다. 이어 완만한 능선길이 10분 정도 이어지다가 가파르게 5~6분 이어지고 다시 완만한 능선길로 변한다. 이곳에서는 왼쪽 용화동계곡 건너로 각흘봉 능선, 오른쪽 느치계곡 건너로 명성산 정상이 조망된다.
완만한 능선을 타고 20분 거리에 이르면 느치계곡 상단부에 수만 평 분지를 이룬 화전터가 내려다보이는 전망장소에 닿고, 5분 더 오르면 약사령능선길과 만나는 730m봉인 제4지점이다. 이어 제5지점을 지나 30분 거리인 910m봉 아래 삼거리에서 남릉을 경유해 정상에 오르면 된다.
명성산 종합안내판에서 농로길~마지각 농가~제1지점 능선~느치고개~느치능선~약사령능선 730m봉(제4지점)~제5지점~910m봉 삼거리~남릉을 타고 정상에 오르는 산행거리는 약 5km로, 2시간30분 안팎이 소요된다.
▲ 제5지점에서 약 30분 오른 남릉 삼거리 푯말. 약사령 방면으로 한북정맥과 광덕산 정상이 보인다. 광덕산 앞쪽은 각흘산.
용화동~느치계곡~약사령능선 제5지점~정상 용화동 4반 명성산 종합안내판에서 마지막 농가를 지난 제1지점에서 제2지점인 느치고개까지는 35분가량 소요된다. 느치고개에서 오른쪽(남쪽) 완만한 사면으로 5분 내려가면 느치계곡 제3지점 푯말이 있다.
느치계곡 계류는 명성산 정상 동쪽에서 발원한 물줄기로, 제3지점에서 서쪽으로 흘러 산안고개 방면 숨은폭포계곡에서 내려오는 명성천과 합류한다. 이후 명성천은 신철원에서 용화천과 합쳐 문혜천을 이루고, 문혜천은 남서쪽으로 흘러 한탄강으로 합류한다.
제3지점에서 계곡 안으로 발길을 옮겨 3~4분 가면 오른쪽으로 계류를 건너고, 15분 거리에 이르면 왼쪽으로 계류를 건너 느치능선과 평행선을 이루며 이어진다. 한여름에는 하늘이 보이지 않는 숲터널 길이다. 함박꽃나무 단풍나무 호랑버들 황벽나무 박달나무 물푸레나무 외에 이따금 다래 덩굴도 만난다.
다래 덩굴에서는 허리를 굽히고 빠져나가기도 하는 숲터널 길로 약 20분 거리에 이르면 오른쪽으로 물을 건너자마자 안내푯말(←명성산 정상 2.7km, 용화저수지 1.8km→)이 나온다. 푯말을 지나 10분 거리에 이르면 죽은 느릅나무가 나타난다. 어느 몰지각한 등산인이 껍질을 벗겨 갔기 때문이다. 친절하게 설명판에다 껍질이 약용으로 쓰인다는 설명까지 해 놓은 것이 화근인 것 같다.
이어 10분 더 올라 계류를 건넌 다음 왼쪽 느치능선 방면 사면으로 지그재그로 이어진다. 산길 주변은 묵밭으로 변한 계단식 화전터가 넓게 전개되어 있다. 화전터 사이 길로 8~9분 오르면 샘터에 닿는다. 걸터앉거나 지팡이를 세워두기에 편하도록 긴 통나무 두 개가 평행봉처럼 있다. 샘터 상단부 역시 온통 계단식 화전터다. 샘터에서 곧 키를 넘는 수만 평의 싸리나무 군락을 지나 15분 오르면 약사령 능선과 만나는 제5지점 안부에 닿는다. 이후 약사령능선을 타고 910m봉 아래 삼거리~남릉을 경유해 정상으로 가면 된다.
용화동 종합안내도 앞을 출발하여 느치고개~제3지점~느치계곡~제5지점~약사령능선을 경유해 정상에 오르는 산행거리는 약 4.5km로, 3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 강포3교~약물계곡~용두목~정상 강포3교는 영북면 소재지 운천과 신철원 사이 43번 국도가 자일천을 건너는 다리에서 동쪽 강포저수지 남단을 지나는 길로 들어간다. 강포저수지 옆으로 난 길로 약 2km 가면 명성천을 건너는 강포3교에 닿는다. 이 코스는 대형 버스를 이용하는 안내산악회나 자가용을 이용, 강포3교 옆 공터에 주차하고 정상을 다녀오는 원점회귀 코스로 이용된다.
강포3교를 건너면 정면으로 하늘금을 이루는 명성산 북서릉과 그 오른쪽 궁예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북서릉과 궁예봉 사이로 패어든 골짜기 입구도 보인다. 이 골짜기가 약물계곡이다. 강포3교를 뒤로하면 전차훈련장 입구 오른쪽에 육군○○부대 비석이 있다. 훈련용 길로 15분 들어가면 길은 끝나고 왼쪽 계곡 수림지대 산길로 들어 약 100m 가서 왼쪽으로 계류를 건넌다. 곧이어 정면으로 20m 높이 와폭이 마주 보인다. 약물폭포다.
▲ 서릉에서 뒤돌아본 약물계곡(오른쪽)과 궁예능선(왼쪽). 멀리 보이는 산은 동송 방면 금학산과 고대산이다.
폭포 왼쪽 급사면으로 올라서서 오른쪽으로 휘돌아 나가면 폭포 상단부 너럭바위 푯말(↑약물계곡 1시간10분, 궁예능선 1시간40분→) 앞에 닿는다. 푯말에서 직진, 10분 거리에 이르면 건폭이 나오고, 35분 가량 더 오르면 850m봉 북서릉 안부인 용두목에 닿는다. 용두목에서 850m봉 동쪽 사면으로 이어지는 사면 길로 7~8분 가면 북서릉 안부 사거리 푯말에 닿는다. 서쪽은 궁예봉(0.6km), 남쪽은 산안고개(2km) 방면 숨은폭포 계곡, 동쪽은 정상(0.4km) 방면이다. 20분이면 정상에 닿는다.
43번 국도변 강포저수지 입구~강포3교~약물폭포~용두목~북서릉을 경유해 정상에 오르는 산행거리는 약 5km로, 3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강포3교~약물폭포~궁예능선~침전바위~정상 강포3교에서 약물폭포 상단부에 이르면 오른쪽 계류 건너 상수리나무에 ‘궁예능선’ 푯말이 걸려있다. 푯말 방면 사면길로 들어가 15분 올라가면 8m 밧줄 2개가 걸린 10m 급경사 바위에 닿는다. 이 바위를 기어 올라 발디딤(스탠스)에서 왼쪽으로 약 20m 되는 절벽을 횡단하면 오른쪽 싸리나무 군락 사이 급경사 사면길로 이어진다.
급경사 사면길을 15분 오르면 강포3교와 강포저수지가 조망되는 노송 아래 전망바위에 닿고, 이후로 경사가 누그러진다. 능선을 따라 약 15분 가면 다시 급경사에 지그재그로 난 길을 100m 정도 올라서면 이어 5~6m 밧줄이 걸린 바위지대를 기어오른다. 이어 25분 올라가면 10m 밧줄이 걸린 급경사 바위지대가 나온다. 햇볕이 들지 않는 북사면이므로 겨울에는 아이젠이 필요한 곳이다. 이곳을 올라서면 곧 궁예봉 정상이다.
▲ 궁예의 침전바위. 모서리에 ∪자로 패인 곳은 궁예가 잠잘 때 베개로 이용했다는 전설이 있다.
바위턱을 세미클라이밍으로 내려서면 안부다. 안부 북쪽 벽 아래로 10m 밧줄이 걸려 있다. 이 밧줄을 잡고 벽을 내려서서 우회길로 약 30m 나가 오른쪽 안부로 돌아서면 케언이 있는 안부로 들어선다. 케언 오른쪽 급경사 벽을 약 10m 기어오르면 궁예의 침전바위가 있다. 20여 년 전에는 안부에 큰 통나무가 걸려 있어 이것를 타고 쉽게 오를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안전시설이 없으므로 초심자는 오르지 않는 게 좋다.
침전바위 아래 안부에서 완만한 상수리숲 사면길로 10분 올라 나오는 급경사 바위를 오르면 870m봉에 닿는다. 정면으로 명성산 정상이 마주보인다. 870m봉을 내려선 안부를 지나 북서릉이 갈라지는 850m봉을 넘어 3~4분 내려서면 용두목 방면길과 만나는 사거리 안부에 닿는다. 이후 직진하는 북서릉으로 20분 더 오르면 정상이다.
43번 국도변 강포저수지 입구를 출발해 강포3교~약물폭포 상단 삼거리~궁예능선~궁예봉~침전바위~870m봉~북서릉 사거리 안부를 경유해 정상에 오르는 산행거리는 약 5.5km로, 3시간30분~4시간이 소요된다.
산안고개~숨은폭포계곡~궁예능선~정상 도계능선인 산안고개는 북쪽과 남쪽 비포장도로 노면 상태가 좋지 않아 대형 버스는 진입이 안 된다. 그러나 작은 승용차는 통행이 가능하다. 승용차를 이용해 산안고개 동쪽 공터에 주차하고 정상을 다녀오는 원점회귀산행을 즐기는 등산인들이 많다. 산안고개는 강포3교에서 잰 걸음으로 35분(약 2.5km), 비선폭포 입구 주차장에서 50분(약 3.5km) 가량 걸린다.
▲ 와폭이지만 높이가 약 30m나 되는 숨은폭포. 폭포 오른쪽에 인공빙장이 있다.
삼거리에서 왼쪽 계곡 안으로 약 100m 들어간 곳이 숨은폭포다. 숨은폭포 오른쪽 지능선 끝 암봉 북벽에다 물을 흘려 빙폭을 만든 인공빙장이 있다. 너럭바위 삼거리에서 오른쪽 계곡 위로 약 150m 가면 왼쪽으로 계류를 건너 급경사를 이룬 바위를 올라간다. 가느다란 로프가 매어져 있다. 5분 오르면 인공빙장 상단부 동쪽 안부에 닿는다.
안부에서 오른쪽 계곡으로 들어가 4분 가면 숨은폭포 상단부에서 계류를 건너고, 이후 15분 더 오르면 푯말 삼거리(긴급연락처 현위치 5-4)에 닿는다. 오른쪽 길은 정상 약 80m 아래 안부로 가는 지능선으로 이어지는데, 이용도는 매우 낮다. 약 100m 지점(와폭 바로 위)에서 지능선과 연결되는 길이 흔적을 감추기 때문이다.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밧줄이 걸려 있는 바위를 올라 약 100m 가면 오른쪽 아래로 와폭이 내려다보이는 장소에 닿는다. 이후 큰 돌들이 너덜을 이룬 주계곡으로 올라 30분 오르면 8m 바위벽에 닿는다. 벽 왼쪽으로 난 길로 올라 급경사 사면길로 6~7분 오르면 북서릉 사거리 안부에 닿는다. 안부에서 오른쪽 북서릉을 타고 20분 더 오르면 정상이다.
산안고개를 출발해 숨은폭포 계곡~북서릉 사거리 안부를 경유해 정상에 오르는 산행거리는 약 3km로, 2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비선폭포 입구 주차장을 기점으로 하면 산행거리 6.5km에 3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
자인사~남릉~삼각봉~정상 71번 시내버스 종점인 주차장에서 비선폭포 입구 앞을 지나 산안고개 방면으로 약 1km 들어가면 오른쪽 자인사 입구에 푯말(←산안고개, 자인사~억새꽃밭 2.0km→)이 있다. 푯말에서 오른쪽 오솔길로 4~5분 들어가면 자인사에 닿는다. 자인사에서 오른쪽으로 올려다보이는 암봉 아래 대슬랩이 병풍바위이고, 그 오른쪽이 책바위다. 자인사에서 남릉으로 오르는 길은 병풍바위 왼쪽 ∪자로 패어든 협곡 안으로 있다.
자인사 입석불상 옆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5분 가량 올라가면 Y자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 길로 150m 가면 급경사 돌계단으로 이어진다. 예전에는 낙석사고가 빈번했던 악명 높은 코스였다. 특히 해빙기에는 돌멩이들이 건드리기만 하면 떨어져 등산인들이 많이 다치기도 했다.
양쪽 수십 길 절벽 사이로 이어지는 돌계단을 45분 가량 오르면 책바위 방면 길과 만나는 안부에 닿는다. 안부에서 왼쪽 136계단을 올라서면 이어 50m 밧줄지대로 들어선다. 밧줄을 벗어나 20분 더 가면 등룡폭포 방면 길과 만나는 팔각정 삼거리다. 팔각정 주변은 평일에도 등산인들로 북적거린다. 등룡폭포 코스로 올라온 등산인들이 대부분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 때문이다.
팔각정에서 삼각봉까지는 15분이면 닿는다. 삼각봉에서 10분 가면 ‘긴급 연락처 119 현위치 4-2’ 표지판이 있는 헬기장으로 들어선다. 헬기장 서쪽 길은 숨은폭포로 이어진다. 이 코스는 정식 등산로가 아니다.
▲ 136계단에서 20분 거리인 팔각정. 그 위로 삼각봉이 보인다. 오른쪽은 등룡폭포 방면.
헬기장에서 10분 가면 오른쪽에 군부대 출입금지 경고판이 있다. 경고판 뒤로는 가시철조망도 있다. 경고판을 지나 1분 거리에 이르면 15m쯤 되는 절벽에 닿는다. 양쪽으로 난 우회길로 6~7분 가면 다시 능선 위로 올라선다. 우회길에 매인 낡은 밧줄들은 세게 힘을 주면 끊어질 것처럼 삭았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계속 남릉을 타고 20분 가면 안부 갈림길에 닿는다. 직진하는 길은 910m봉으로 오르는 길이고, 오른쪽 사면길은 약사령 능선길과 만나는 삼거리로 이어진다. 직진해 3분 오르면 910m봉에 닿고 2분 내려서면 약사령 능선길과 만나는 삼거리다. 다시 직진해 8~9분 가면 서쪽 숨은폭포 계곡으로 떨어지는 갈림길 안부에 닿고, 6~7분 더 오르면 정상이다.
산정호수 주차장을 출발해 자인사~협곡 급경사 돌계단~136계단 안부~팔각정 쉼터~삼각봉~910m봉을 경유해 정상에 이르는 산행거리는 약 6.5km로, 3시간30분~4시간이 소요된다.
비선폭포~책바위 암릉~삼각봉~남릉~정상 이 코스는 명성산에서 궁예능선과 쌍벽을 이룰 만큼 스릴감 넘치는 암릉 코스다.
주차장에서 등룡폭포 방면 계곡 안으로 6~7분 가면 비선폭포 삼거리(←책바위 2.0km, 여우봉2.5km→ 푯말)가 나온다. 왼쪽 능선으로 8~9분 오르면 30m 밧줄이 설치된 바위지대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10분 더 오르면 하늘이 트이는 외딴 묘가 나타난다. 이어 10분 더 가면 긴 나무의자 2개가 노송 아래에 있는 휴식장소가 나온다. 여기서부터 정면으로 책바위 암벽이 마주보이기 시작한다.
▲ 책바위 50m 밧줄지대. 안전시설이 없던 예전에 사고가 무척 많았던 곳이다.
70m 밧줄이 끝나고 대슬랩 상단부 숲으로 들어섰다가 나오면 길은 오른쪽 사면으로 이어진다. V자로 패인 바위지대에 걸린 다리를 건너 급경사 바위로 오르는 20m 계단을 오르면 계단 설치 전 안전장치로 박아 놓은 녹슨 볼트 두 개가 보인다.
이어 약 50m 밧줄이 난간처럼 이어져 안전한 경사진 바위를 오른 다음, 울퉁불퉁한 바윗길로 10분 오르면 책바위 암릉 꼭대기를 밟는다. 이어 15분 거리에 이르면 자인사 방면 길과 만나는 안부에 닿고, 이후로는 136계단으로 오르는 남릉을 타고 삼각봉~명성산 정상으로 향하면 된다.
산정호수 주차장을 출발해 비선폭포~책바위 암릉~136계단~팔각정~삼각봉~남릉 경유해 정상에 오르는 산행거리는 약 6.5km로, 4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 억새군락으로 오르기 전에 있는 등룡폭포.
하지만 등룡폭포 코스는 위험요소가 없고, 팔각정까지 완만한 길로만 이어지기 때문에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누구나 쉽고 편안하게 등산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산정호수 주차장에서 5~6분 거리인 비선폭포를 지나면 장승 한 쌍과 만난다. 이어 15분 거리에 이르면 오른쪽으로 다리 건너 쉼터를 지나면 왼쪽으로 계류를 건넌다. 이어 약 500m 들어서면 와폭이 나오고 4~5분 거리에 난간형 다리를 건너 10분 더 가면 등룡폭포 푯말(←험한 길·억새꽃밭 1.0km, 억새꽃밭 1.2km→)에 닿는다.
푯말 내용대로 왼쪽 길은 가파른 지능선길이다. 직진해서 계곡 안으로 더 들어가는 길이 편해서 인기 있다. 등룡폭포에서 계곡 안으로 약 700m 거리에 이르면 사격장 방면 출입금지를 알리는 경고판이 있다. 가시철조망도 설치되어 있다.
▲ 등룡폭포에서 20분 오른 억새밭.
억새군락을 휘둘러보며 10분 오르면 산불감시초소에 닿고, 곧이어 푯말(억새꽃밭, 삼각봉 1.5km↑)이 있는 사거리에 닿는다. 남쪽 길은 지나온 등룡폭포 방면 길이다. 사거리를 지나 10분 오르면 궁예약수(일명 천년수)에 닿는다. 갈수기에는 물이 나오지 않는다. 궁예약수에서 8~9분 오르면 팔각정에 닿는다. 이후 오른쪽으로 남릉을 타고 삼각봉~910m봉을 경유해 정상으로 향한다.
정상에서 조망은 사방으로 막힘이 없다. 서쪽으로는 파주 감악산, 연천과 포천시 경계를 이루는 종현산 보장산이 펼쳐진다. 북서쪽 한탄강 건너로는 종자산 향로봉 지장봉 고대산 금학산이 하늘금을 이룬다. 북으로는 철원평야 너머 멀리 평강 방면 휴선선과 북녘땅이 가물거린다. 북동으로는 대성산 두류산 복주산 상해봉 광덕산 줄기가 파도처럼 넘실거린다.
동으로는 한북정맥 상의 백운봉 도마치봉 국망봉이 멀리의 응봉 화악산과 함께 하늘금을 그린다. 남동으로는 명지산 귀목봉, 남으로는 삼각봉 뒤로 운악산 축령산 주금산 수원산, 남서쪽으로는 관음산 뒤로 금주산, 포천 왕방산 소요산이 멀리 삼각산(북한산) 도봉산 등과 함께 광활하게 펼쳐진다.
산정호수 주차장을 출발해 비선폭포~등룡폭포~산불감시초소~팔각정~삼각봉~910m봉을 경유해 정상에 오르는 산행거리는 약 7.5km로, 4시간30분 안팎이 소요된다.
등룡폭포 위 경고판에서 약수터~팔각정~삼각봉~910m봉~약사령능선 안쪽의 이동면 도평리 약사동계곡과 안덕재 방면은 군부대 사격훈련장이다. 따라서 평일에는 사전에 산정호수 매표소(031-531-6103)에 입산이 가능한지 문의해야 한다. 토·일요일은 항상 개방된다.
글·사진 박영래 객원기자 -
부연폭포
겸재도 금강산 길에 들러 그림 그린 곳
갈말읍에서 2km 거리에 있는 이 폭포는 철원팔경 가운데 첫손에 꼽는 경승지다. 그래서 옛날 한양에서 금강산으로 유람을 오고가는 이들이 꼭 들렀다는 폭포다. 이들 중에는 조선 후기의 화가 겸재 정선도 금강산을 그리러 가는 길에 이곳에서 폭포를 화폭에 담았다 한다.
높이 20m인 폭포 물살이 한 굽이 쏟아져 내릴 때마다 그 아래에 가마솥 같은 세 개의 물웅덩이를 이룬 데서 삼부연(三釜淵)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노귀탕, 솥탕, 가마탕으로 불리는 세 물웅덩이로 뒤틀려 쏟아지는 폭포는 보는 이의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삼부연폭포에는 궁예가 후고구려를 일으켜 철원으로 왔을 때 4마리의 이무기가 살았는데, 그 중 도통한 3마리는 용이 되어 바위를 뚫고 하늘로 승천했고, 용이 뚫고 지나간 자리가 지금의 가마 모양으로 뚫렸다는 전설이 있다. 이 때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가 해마다 심술을 부려 비가 오는 것을 막았다. 그런 연유로 철원 사람들은 가뭄이 들면 삼부연폭포에서 기우제를 지내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를 달랬다고 한다.
삼부연폭포가 극심한 갈수기에도 물이 항상 세차게 흘러내리는 이유는 폭포 상류에 있는 용화저수지에 담긴 물이 항상 흘러내려오기 때문이다. 폭포의 물은 철원 일대의 상수원으로 철저히 보호된다. 빙폭을 이루는 겨울철에는 빙벽등반을 즐기는 클라이머들이 찾기도 한다. 폭포 오른쪽 거대한 바위벽을 뚫은 오룡굴은 70년대 군인들이 뚫었다. 이 굴을 빠져나가면 용화저수지에 이른다.
궁예와 명성산
궁예와 관련된 전설들 산재
궁예(弓裔·?-918년)는 896~898년간에 철원(구철원)에서 송악으로 도읍을 옮겼다. 이후 궁예는 901년 당나라에게 괴멸당한 고구려를 다시 일으켜 보려고 최선을 다한다. 그 일환으로 904년 국호를 마진(摩震)으로, 연호를 무태(武泰)로 바꾼다. 그 후 1년 뒤(905년) 구철원 북쪽 30리 거리인 풍천원 들판(지금의 철원과 평강 사이 비무장지대 북방한계선과 남방한계선 사이)으로 도읍을 옮겼다. 그리고 911년 국호를 마진에서 태봉(泰封)이라 칭한다.
그러나 궁예는 풍천원 들판에다 거대한 도성을 축조하면서 강제로 노역에 끌려온 백성들로부터 원성을 사기 시작했다. 여기에다 지지세력들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청주 지역을 너무 편애하게 된다. 그러자 경기 북부 호족들이 반기를 들고 궁예의 부하였던 왕건을 앞세워(877-943) 918년 궁예를 몰아낸다.
훗날 궁예가 왕건의 군사에게 쫓겨 진을 친 곳이 명성산이다. 이 때 궁예가 이 산에서 철원쪽을 바라보며 시름에 잠겨 눈물을 흘리며 울음을 터뜨렸다 하여 ‘울음산’으로 불리었고, 궁예가 강변에서 한탄했다 하여 ‘한탄강’이라는 지명이 생겼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궁예와 명성산이 관련된 전설은 매우 많다. 산정호수 옆 두 개의 봉우리는 궁예가 올라가 망을 보았다는 곳이고, 등룡폭포 위 샘터 이름이 궁예약수, 자인사에서 궁예가 기도를 올렸다는 전설, 정상에서 강포리쪽으로 이어지는 궁예능선은 왕건의 공격을 피해 항거하며 쌓았다는 성터와 궁예왕이 숨었었다는 궁예왕굴 등 이 남아 있는 것 등이 그것이다.
고려사에는 ‘궁예가 평강과 안변 사이 험준한 지형인 삼방협으로 도망을 갔을 때 배가 고파 보리이삭을 끓여 먹다가 평강사람들에게 죽임을 당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그러나 오래 전부터 이 지방 주민들로부터 전해지는 전설은 ‘궁예가 삼방협에서 우연히 만난 어느 중이 “더 이상 도망칠 곳도 없는 이런 협곡에 들어와 살아남겠다는 것이 어리석다”고 말하자 궁예는 “드디어 하늘이 나를 버렸다”고 생각, 높은 곳에서 의연하게 몸을 던져 자살했다는 설도 전해진다.
조선 말기에 제작된 지도인 청구도에는 삼방협 위치에 궁왕묘(弓王墓)가 그려져 있다. 또 1924년 최남선이 쓴 풍악기유(楓嶽記遊)에는 궁예왕 무덤흔적을 본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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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호수
명성산과 부부처럼 짝을 이룬 호수
산정호수는 명성산 그림자를 끌어들여 비경을 이루면서 사시사철 관광객들을 유혹하는 명소다. 이 호수는 1925년 포천군 영북농지개량조합이 관개용 저수지로 축조한 인공호수다. 수심 20여m에 넓이는 7만8천 평. 이 호수는 영북면 농토를 살찌우는 젖줄로도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저수지 이름은 사방이 산으로 에워싸인 가운데에 자리 잡아 산중 우물 같다는 뜻을 지닌 산정리(山井里) 마을이름에서 유래된 것이다. 호수 주변은 1977년 국민관광지로 개발되면서 더욱 화려하게 변신했다. 96년 한화콘도가 호수 입구에 개장되어 수영장, 볼링장, 사우나시설을 갖췄다. 그밖에 눈썰매장, 스케이트장, 놀이시설 등이 있고, 사계절 관광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보트와 수상스키를 즐길 수 있고, 겨울에는 호수 자체가 천연 스케이트장으로 변한다. 40여 년 전 국내에 실내 스케이트장이 없을 시절에는 이 호수 빙판에서 국가대표 선수들이 훈련했던 곳으로 유명하다.
호수 서쪽 망무봉(446m)의 간단한 등산로와 호안을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는 연인들 데이트 코스로 인기 있다. 망무봉과 함께 호수 남동쪽 주차장 옆 암봉인 망봉산(363.1m)은 궁예가 망을 보던 곳이라는 전설이 있다.
90년대 중반에는 대규모 온천단지가 개발되어 이와 연계된 겨울관광휴양지로도 인기 있다.
자인사
궁예와 왕건의 악연 풀리려나
자인사(慈仁寺) 자리에 대한 기록으로는 향토연구가 이우형(李宇衡) 선생이 기록한 전통사찰중수기에 ‘왕건(877-943)이 후삼국을 통일하고 고려 태조로 즉위하면서 이 자리에 신성암(神聖庵)이라는 이름으로 창건했다. 그 후 300여 년이 지난 후 화재로 소실된 것을 충열왕 3년(1227년)에 중건하고 절 이름을 왕건의 자호를 따서 약천암(若天庵)이라 했다’는 내용이 전해진다.
신성암 또는 약천암에 대한 더 정확한 기록들은 거란침입과 몽고침략, 6.25동란 등 수많은 전란을 겪으면서 모두 소실되어 이 기록도 본래 옛 원주민들이 구전으로 전해온 전설들을 취합한 내용이라고 한다.
자인사 자리는 궁예의 부하였던 왕건이 후백제를 공격하기 전 이곳에서 산제를 지내고 현몽을 받아 승전했고, 그 후 궁예가 왕건에게 쫓겨 명성산으로 피신했을 때도 자인사 뒤 커다란 바위 아래에다 제사상을 차리고 자주 기도를 드렸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이 전설에서 ‘커다란 바위’는 지금의 극락보전 지붕 위 오른쪽으로 가장 크고 넓게 보이는 책바위가 아닌가 추측된다.
원래 자인사는 1949년 서울 명륜동에서 창건된 절이었다. 이 자인사가 1964년 허물어진 축대와 주춧돌 몇 개만 남아 있던 현재의 자리로 김해공(金海公) 스님이 13평 크기 법당을 신축하고 옮긴 것이라 전해진다.
경내에 있는 자인사 안내판에는 ‘자(慈)는 미륵의 뜻으로 불가에서 자비를 말하며, 궁예왕이 미륵세계를 구현코자 함의 숭고한 정신을 받들고자 함이다. 인(仁) 자는 용서와 화해의 의미를 담고 있는 글자라 하여 영계(靈界)에서 궁예와 왕건의 악연(惡緣)을 풀고자 하는 기원의 의미에서 붙인 것‘이라 쓰여 있다.
1993년 정영도(鄭暎道) 스님이 극락보전을 신축했고, 1964년에 지은 법당 옆에 1998년 미륵좌불을 조성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