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식당의 한쪽 테이블. 깔끔한 웨이트리스 복장의 한 여성이 쟁반을 양손에 든채로 앉아 있는 남자에게 그렇게 말을 이었다. 남자는 어느 초라한 사원의 사제인 듯 낡고 우중충한 색깔의 사제복을 입고 있었다.
"물러설 생각은 없어."
"훗. 자신있나 보군."
"물론. 그쪽에서 그렇게 나온다고 피할 이유가 있나? 역이용하면 간단한 거지."
"그럴 수만 있다면."
남자는 그렇게 말하고 앞에 놓인 물을 단숨에 마셨다.
"언제나 넌 자신감이 넘치는군. 아, 그러고 보니까 네 동생에 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어. 예전의 네 마법수행 시의 모습을 빼닮은 모양이던데."
"훗. 그런가? 하지만… 난 그정도로 천방지축은 아니었어."
"하긴 네 동생은 별명도 많더라."
"영영 돌아오고 싶지 않은 모양인데… 그러지 못해 유감이지만…."
"끌어들일 생각인가?"
"끌어들이다니? 그럴리가."
"그럼?"
웨이트리스의 여성은 자신감있게 대답했다.
"그 아이가 주역이야."
마을의 시끄러운 시장의 한 곳.
"저기, 실례합니다."
한 남자가 갑작스레 자신에게 말을 걸어오는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
"혹시- 이렇게 생긴 분 못보셨습니까?
조용조용한 목소리와 함께 내밀어진 그림. 그 그림의 얼굴을 본 남자는 다시 질문을 한 여성의 얼굴을 보았다.
"에- 이 여자 아까 저쪽 식당에서 난장판을 만들고 갔어요."
"금발머리의 남자분도 같이 계시던가요?"
"둘이 막상막하로 날뛰던데요."
여자는 그림을 접고 반가운 얼굴로 그 사람에게 다시 물어보았다.
"어디로 갔는지 아시나요?"
"저쪽 산으로 해서 올라갔어요. 지금쯤 아마 계곡을 지나고 있을 거에요."
"아, 정말 감사합니다."
여자는 고개를 숙여 인사하더니 갑자기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으엑?"
당황한 남자가 놀라서 주변을 살펴보았지만 사람들 속에서 그 여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야호-!"
신나는 외침과 함께 경쾌한 폭발음이 들렸다. 폭발과 함께 날아가는 넝마가 된 사람들.
"야~ 리나. 언제 끝낼 거야?"
가우리가 폭발이 미치지 않는 한쪽 구석의 나무에 기대어 앉아 한심한 듯 말다.
"아~ 조금 더! 아직 스트레스가 안풀렸다고!"
"어휴…"
"프레아-애로우!"
가우리는 한숨을 푹쉬면서 그의 앞쪽을 지나쳐 날아가는 도적을 불쌍한 듯 바라보며 혀를 찼다.
"쯧쯧. 요새 도적이 아무리 간이 부었다지만 하필 리나의 앞을 막아설 게 뭐람?"
여기저기 난무하는 마법과 함께 날뛰는 리나의 모습을 지켜보다가 가우리는 문득 뒤에서 인기척을 느끼고 잽싸게 검을 뽑고 일어났다.
"앗~~! 가우리씨! 저에요 저!"
자신에게 겨누어진 검날을 보면서 기겁하는 금발머리의 여자.
"에? 피리아?"
가우리가 그녀를 알아보고 검을 다시 꽂자 피리아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걱정했어요. 가우리씨가 절 기억못하고 공격하는 게 아닌가 해서."
"날 뭘로보고."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죠."
"으휴~"
"근데 리나씨는?"
가우리는 뒤를 돌아보았지만 난장판이 된 도적산채뿐 어느새 리나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엇! 어떻게 된거야?"
긴장해서 안으로 뛰어들어가려고 하는 가우리 앞에 리나가 어깨에 한보따리 짊어지고 나타났다.
"야~ 오늘 수확이 좋군! 어? 피리아?"
리나는 엎어진 가우리 뒤에 질린 표정으로 서 있는 피리아를 볼 수 있었다.
쓰러져 있던 도적들을 대충 정리해 근처에 쌓아놓은 가우리는 리나의 옆에 앉았다. 여전한 손놀림으로 평평한 바위위에 천을 깔고 차를 준비하는 피리아.
"근데… 우리를 어떻게 찾았어?"
리나의 질문에 피리아는 차를 조금 마시고 웃는 얼굴로 대답했다.
"에- 그건 두분께서 지나간 흔적을 너무 많이 남기셔서 금방 찾을 수 있던데요?"
"흔적?"
"제가 두분을 찾아가기 시작한 곳인 다루스부터 마을에서는 식당 주변의 사람들에게, 산에서는 폭파된 흔적을 찾았죠."
"음… 그러고 보니 확실히- 식당에선 평소대로 식사를 했고 오면서 도적산채를 몇 개를 날렸지? 알고 있니? 가우리?"
"내가 그런 거 세고있을 것 같니?"
"제가 세본 것은 15개던데요."
"잘도 세봤군. 피리아."
"그런데 왜 여기에 있는거지? 그리고 왜 우릴 찾은거지?"
한심한 얼굴에서 표정을 바꾼 가우리가 질문을 하자 피리아는 다시 심각한 얼굴이 되었다.
"그건… 얼마전에 또다른 신탁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아~ 이번엔 또 뭐야~?"
따분한 듯 이야기하던 리나는 갑자기 정색을 하고 탁자를 손바닥으로 내리쳤다.
'이전과 비슷한 이 상황은…!'
"설마!"
"예. 여기 있어요."
피리아가 다시 품속에서 내미는 편지를 받기전에 리나는 옆으로 쓰러졌다.
"헤… 또 리나 언니의 편지인가?"
"에. 리나씨. 너무 놀라지 마세요."
"내가 지금 안 놀라게 생겼어!"
있는대로 소리를 지르는 리나. 피리아가 내민 편지를 확 나꿔챘다.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러 침을 삼키며 편지를 열던 리나는 갑자기 멍청한 표정이 되었다.
"뭐야? 이건. '피리아씨를 따라 카타드 산맥으로 가.'라니?"
"저도 잘 모릅니다. 이번일은 조금 달라서…"
"무슨 말이야? 피리아가 신탁을 받고 일을 의뢰하러 온거 아냐?"
"아니에요 가우리씨. 전 단지 신탁에 이쪽 세계에 무슨 일이 생긴다는 것을 듣고 이쪽으로 왔을 뿐입니다. 그런데 이쪽 용족의 한분이 찾아오더니 이 편지를 리나씨에게 전해주라고 했어요."
"아. 그래? 그럼 안가도 상관없겠군."
리나는 턱을 괴고 딴청을 피웠다.
"그러면서 그 용족분이 전하기를 그 편지에 덧붙인 말이 있었답니다."
턱을 괸채로 얼어붙은 리나를 대신해 가우리가 질문했다.
"무슨?"
"안오면 그쪽에서 찾아오겠다고…"
피리아와 가우리는 굳어버린 리나를 쳐다보았다. 그러다가 가우리가 손으로 콕 찌르자 우수수 부서져 내리는 리나. 리나는 쓰러졌다가 다시 벌떡 일어나 손을 뻗으며 외쳤다.
"자! 가자구! 서둘러야지!"
목소리는 씩씩했지만 얼굴은 창백하고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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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퍼온건데..하루에 3편씩 올릴 생각 입니다...
단...많이 보지 않으면... 올릴 생각 없습니다...
적어도 조회수가 3 이상은 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