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되기는 어려워도 잊혀지기는 쉬운, 그게 요즘 세태다. 더구나 하루가 다르게 수많은 신인들이 쏟아져 나오는 연예계라면 정도는 더할 수밖에. 그러니 특별히 믿는 구석이 있다거나 아예 연예 활동에 미련이 없다면 모를까 몇 년씩 발 끊고 살 수 있기란 보통 ‘배짱’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여기까지 생각할 무렵, 문득 그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그에 대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선입견대로라면 주변 분위기가 어떻든 휩쓸리지 않고 뚝심을 굽히지 않을 것만 같다. 좋게 말하면 소신 있고, 나쁘게 말하면 지나치게 용감하다고 해야 할까?
3년이 훌쩍 지났는데 지나고 나서야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다는 걸 인지했다고 한다. 모처럼 현장에 돌아와 보니 온통 낯선 것투성이라 그제야 공백이 길었음을 비로소 실감했다는 그. 워낙에도 그리 다작을 하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예전보다 빠르게 변해가는 환경 탓인지 3년이라는 물리적 시간보다 심리적으로 느끼는 공백이 훨씬 길게 느껴졌다. SBS 금요드라마 ‘내 사랑 못난이’로 복귀한 박상민. 지난 2002년 방영됐던 드라마 ‘여인천하’와 이듬해 개봉한 영화 ‘튜브’가 각각 브라운관과 스크린의 마지막 작품이었다.
come back… 연기는 나의 천직, 촬영 현장에 다시 돌아와 보니…
“오랜만에 촬영을 해보니 반갑기도 하고 감회가 새롭죠. 촬영 현장의 분위기나 스태프들도 많이 변했더라고요. 무엇보다 후배들이 저를 아주 선생님 대하듯 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는데, 생각해보니 벌써 제 위치가 그렇게 됐더군요. 올해로 데뷔한 지 17년 됐으니 그럴 만하죠. 후배들도 누가 누군지 하나도 모르겠고, 어느덧 중견 연기자들과 농담을 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곤 내가 이렇게 나이 들었나 하는 생각에 만감이 교차하더군요.”
촬영을 시작한 지 한 달 반. 그 사이 한 달 동안 사이판으로 해외 촬영을 다녀오는 등 촬영 스케줄을 소화하다 보니 마음으로 이해하는 만큼 연기가 따라주지 않아 당황스러울 때도 있었다. 모처럼의 컴백 작이다 보니 하나부터 열까지 더 신경이 쓰이는 게 사실이지만, 캐릭터 하나만 보고 선뜻 결정을 했다는 그. 미디어 업계의 거물 신동주 역으로 분한 그는 트롯 가수로 나오는 김지영과 로맨스를 만들어가며, 또 다른 남자 주인공인 김유석과 서로 다른 축의 스토리를 끌어갈 예정이다.
“멋있는 캐릭터라기보다 매력이 있는 남자예요. 바람둥이 같은 면도 있고 로맨틱한 구석도 있고, 때론 내성적인 데다 집요한 부분도 있죠. 너무 완벽한 남자였다면 사람 냄새가 안 나서 안했을 거예요. 금요드라마라는 것 자체가 낯선데 다른 주연 배우들과도 전혀 친분이 없었던 터라 오직 내 역할 하나만 보고 결정했어요. 그런데 첫 미팅 때 보니 김유석씨나 김지영씨 모두 너무들 좋더라고요.”
본의 아니게 공백이 길어졌지만 계획했던 일은 결코 아니었다. 발단은 3년 전, 지하철 테러를 다룬 영화 ‘튜브’의 개봉을 앞두고 대구 지하철 참사가 터지면서였다. 몇 년 동안 고르고 고른, 그의 표현대로라면 “이 악물고 마음에 칼 한 자루 쥐고 찍은” 작품이 시류를 잘 못 탄 데다 흥행에 실패하면서 선뜻 차기작을 고르기가 쉽지 않았다.
“충전의 시간, 뭐 그런 건 아니에요. 배우가 무슨 배터리도 아니고 충전은 무슨 충전입니까. 그냥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좀 가져보려고 일본으로 미국으로 해외여행을 다니다 보니 1년이 훌쩍 지났더라고요. 괜찮은 작품이다 싶어서 결정을 했는데 투자 문제 등으로 엎어진 경우도 있고…. 또 재테크 일환으로 건설업 쪽 일에 좀 관여하고 있어서 발리에도 몇 번 다녀오고 하다 보니 시간 가는 거 금방이더군요. 2년쯤 지났을 무렵엔 이젠 작품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그렇다고 아무거나 할 수는 없잖아요. 제가 원래 4년 주기가 있어요. 4년 동안 정신없이 활동하다가 한 1년 쉬고 그랬는데 이번엔 좀 길어진 거죠.”
쉬는 동안 정작 안절부절못하는 건 주변 사람들이었다. 보는 사람마다 왜 활동을 안하느냐며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볼 때마다 마치 자신이 무능한 사람이 되는 것 같아서, 걱정해주는 마음이 고마운 것과는 별개로 불편할 때가 많았다.
“작품 섭외가 안 들어와서 어쩔 수 없이 쉰 것도 아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양가족이 있어서 생계 때문에 꼭 돈을 벌어야 하는 것도 아닌데 보는 사람마다 그런 이야길 하니까 짜증 날 때도 많았죠. 그럴 때마다 연예인이란 직업은 쉬면 안 되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솔직히 한 2년쯤 지나니까 스스로도 공백 기간이 부담되긴 했어요. 경제적으로 고정 수입이 없다 보니 더 그랬죠. 그러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봤는데 연기밖에 없더라고요. 천직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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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앗 ㅜ_ㅜ 너무 멋져요 사진 ♡ 부디 공백없이 계속 ~ 쭈욱 뵐수 잇음 좋겟어요 ㅜ_ㅜ
상민님도 맘의 변화가 있고..여유가 있어보여요...앞으로 로맨티스트로 거듭나리라 믿어요...지금의 작품을 보면...
기사정보방에올려주세요^^
미혼인 걸 알고서 왜 기분이 좋아질까용....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