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11
1) 역학원리강화 - 한규성.
2) 우주변화의 원리 - 한동석.
3) 유경도익 운기편 - 장개빈.
4) 동양학 어떻게 할 것인가 - 김용옥.
5) 唯識이란 무엇인가 - 요코야마 코이치.
이상 5권은 본인의 관觀을 형성하는 데에 기초가 된 책들이다. [역학원리강화]의 일독一讀으로 세운 큰 기둥 사이에 다음 4권으로 벽을 메우면서 방을 만들었는데 이처럼 집을 만든 후엔 바로 도배를 하고 가구를 배치하는 세부적인 인테리어를 하게 되는 바 도덕경, 장자, 주역, 금강경, 명리, 성리학... 다독多讀을 통해 집을 꾸몄다. 첫 집을 장만한 신혼부부가 자신들만의 보금자리를 꾸미는 아기자기함. 그 재미로 다독多讀의 폭을 넓혀 관觀의 집을 알뜰하게 채웠다.
어렵게 마련된 집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 집들이가 따르는 법. 이런 목적에서 본과 2학년 때 쓰여진 “물은 올리고 불은 내려라”... 이 글은 본과 1년까지 배운 생리학을 본인의 관觀에 따라 재해석한 것이다. 여기저기 문헌에서의 짜집기가 아닌 나의 시각에서 내 안경을 통해 보여진 생리학의 모습을 나열한 글. 어설픈 회화실력이 처음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본인이 만든 용어가 등장하는 파격적인 내용이라 다소 비판을 걱정했는데 교수님들께서도 호평하실 정도로 반응이 좋았으니 이에 용기를 내어서 본인의 관觀에 따른 음양오행陰陽五行의 언어력이 연이어 발휘되었다.
본 3때의 “구르는 수레는 바퀴자국을 남기게 마련이다.” 본 4때의 “손안의 영원한 기운.” 98년도의 “오직 마음뿐이다.” 본인이 이상의 글들을 논문論文이 아닌 산문散文이라 표현함은 여러분을 설득하여 본인 생각에 동조시키려는 욕심이 없기 때문이다. 내 글들은 어디까지나 내 입에서 터져 나오는 지껄임, 즉 나의 일기日記일뿐. 그러나 지껄임에는 나름대로의 규칙이 있으며 그 지껄임은 하나의 관觀으로서 한의학을 이해 흡수하는 원동력이 된다. 따라서 그 동안의 지껄임은 단순 과시의 집들이가 아닌 관觀의 형성과정, 음양오행陰陽五行의 회화공부과정이다. 즉 본인의 산문散文들은 연구의 ‘성과물’이 아니라 연구의 ‘과정물’인 것이다.
*본과 4학년때 '손안의 영원한 기운', 98년도 글 '오직 마음뿐이다'
[수상][손영기]수상론-손안의영원한 기운.hwp
손영기한의사 칼럼(오직 마음뿐).hwp
언어란 자꾸 입으로 표현해야 느는 것이기에 자신의 관觀 역시 스스로 표현하는 과정 속에서 성장한다. 빈 벽을 향해서라도 부단히 지껄여야 음양오행陰陽五行의 언어가 익숙해진다. 그러므로 스스로 갖춘 틀 속에서 빙빙 도는 음양오행陰陽五行은 지껄이는 입과 휘두르는 펜을 통해서만 툭툭 터져 나온다. 김용옥 선생의 강연과 저술은 그러한 과정이며 본인 또한 마찬가지다.
임상의 진단과 시술에서 이것들이 터져 나올 때가 바로 한의사로서의 완성. 이제 여러분도 머릿속에 무언가가 빙빙 돌기 시작하면 참지 말고 미친 듯이 지껄이고 펜을 휘둘러라. 이 과정에서 허준의 길이 보인다.
첫댓글 일지의 중요성이 다시금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