冷笑主義를 警戒한다.
김 일 호(시인,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연기군협의회장)
丙戌年 새해는 나눔으로 화해하고 통합하는 사회기풍이 조성되길 기대한다. 그렇게 새해 첫 걸음도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은 多事多難했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어 자위하면서 새해를 맞이하였다. 여전히 다가올 미래의 불확실성을 예견하면서도 作心三日로 무너지더라도 다시 차 오르는 희망으로 부풀었었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 벌써부터 균열의 조짐이 눈에 띄기 시작했으니 불안감을 감출 수 없다.
사람이 사람을 믿지 못하니 입을 열어 하는 말도, 보여지는 행위도, 그렇게 보이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사회의 어느 것 믿을 수 없을 뿐 아니라, 自信마저 성립되거나 통하지 않는 이상한 나라의 이상한 삶의 모습들이 미래사회에 대한 기대와 희망의 근간을 흔들고 있는 것 같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것은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냉소주의다. 무차별적으로 쏘아대는 비난이나 차가운 말이나 쓰디쓴 웃음으로 상대를 업신여기는 병폐현상이 점점 폭넓게 전이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어찌 보면 지극히 무책임하고도 부도덕한 일부의 무자격 정치지도자들이나 품행이 불량한 사회지도층들에 의해 전이된 사회적 중증병환이 냉소주의를 부추겼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도 아무개라는 정치인이 그랬고, 아무개라는 기업가가 그랬고, 아무개라는 학자가 그랬다. 윗물이 맑아야 함을 기대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국가와 사회의 정상적인 흐름이나 호흡을 막지는 말아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마냥 뒤돌아 서서 외면하거나 자신의 울타리밖에 나오지 않으려 한다면 이 세상은 숨막혀 죽고 말 것이다. 내 뜻에 반하고 내 갈 길과 동떨어져 있다고 해서 하나같이 적대시하고 배척한다면 그것이 사회균열의 조짐이 되고 끝내는 원상회복이 불가능한 붕괴를 초래할 것이다. 익명의 그늘 뒤편에서 무차별적으로 일갈하는 냉소주의를 경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