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제 : 2010년 8월 7일(토)
어디로 : 강원도 춘천 삼악산( 654 m)
의암댐매표소-상원사-깔딱고개-삼악산(용화봉)-흥국사-등선폭포-등선폭포매표소
얼마나 : 산행시간 10시 15분 ~ 14시 20분 = 약 4시간 05분
춘천 삼악산으로 산행을 떠나는 오늘은 절기상 가을로 들어 선다는 입추(立秋)다.
올해는 유난히 더 찜통같은 이 폭염도 계절의 순리에는 어쩔수 없어 이제 곧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불것이다....
절기란 태양의 공전주기 360도를 15도씩 나눠.. 기후를 나타내는 이름을 하나씩 붙였는데... 이것이 24절기란다.
달의 움직임을 따른 음력으로 정한 것이 아니고 태양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정했으므로 양력을 따른다.
360도와 365일의 차이로 하여 절기는 매년 거의 1~2일 차이로 반복 된다.
입추가 지나고 15일 후면 더위가 한풀 꺽이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 하게 된다는 처서..
다시 보름 후는 들녁에 흰이슬이 내린다는 백로다.
이때 쯤이면 완연한 가을에 접어들고 산행의 별미인 알탕은 끝나게 된다...``-.-
얼마 남지않은 더위를 앞두고 그동안의 여름산행을 뒤돌아보면...
6월 중순부터 포항 내연산을 시작으로~덕항산 - 설악산 흘림골- 성치산 - 영월의잣봉- 낙영산 -구만산 -삼악산에 이르기까지
쭈욱~~ 산과 계곡이 어우러진 계곡산행 위주로 산행지를 잡았음을 느끼게 된다.
포항내연산-6월 19일 21회차
설악산 흘림골 - 7월 3일 23회차
성치산 12폭포 - 7월 10일 24회차
영월 잣봉 - 7월 17일 25회차
낙영산야유회 - 7월 24일 26회차
구만폭포 - 7월 31일 27회차
산행을 떠나기전 삼악산 지도를 보고 의암호에 걸친 산이란걸 알고는 의암호의 물길과 어우러진 삼악산의 모습을 기대하며
한껏 기대에 부풀었다.삼악산이란 이름은 우리가 올랏던 용화봉을 비롯하여 등선봉 청운봉 ..
세개의 봉우리가 이어져 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삼악산을 바로 옆에 둔 춘천은 나 개인적으로 상당한 인연이 있던 도시라
예전 춘천을 오가며 기차에서 바라보던 경춘가도며 북한강 물줄기를 오늘 다시 보니 옛 기억에 새삼스러웠다..
그 시절 춘천의 그 곱던 츠자는 시집가서 잘 사는지.....``-.-
1920년대 지금의 경춘가도가 생기기전 춘천사람들은 석파령 재를 넘어 한양 나들이를 했는데 석파령에는 재미난 이름유래가 있다.
어느날 두 사람의 선비가 석파령 고갯마루에서 춘천을 내려다 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한 사람은 춘천으로 새로 부임하는 사또였는데 험준한 산길을 올라 춘천의 풍광을 보며 이런 오지마을에서 어떻게 살꼬? 하며
걱정스럽고 한스런 눈물을 흘리고 있었고, 또 한사람의 선비는 한양으로 승진발령을 받고 떠나는구관사또 였는데
정 들었던 마을을 내려다 보며 아쉬운 이별에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이 같은 춘천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려도 그 눈물의 의미는 사뭇 달랐던 것인데.
신관사또가 가지고 온 돗자리를 찢어 나누어 앉아서는 서로 마음을 달랬다는 이야기가 회자(膾炙)되어
이후 고개 이름이 석파령 -자리석(席) 찢을파(破) 고개령(嶺)-이라 불리게 되었다 한다.
말인즉슨 춘천이라는 동네가 비록 오지이긴 하나 인심좋고 사람살기 좋다는 소리.....
석파령 고개는 용화봉 정상에서 동쪽으로 한시간반 거리에 있는데 아쉽게도 우리는 코스가 틀려 들리지 못했다.
출발전 오늘 일기예보가 상당한 량의 비를 예보하고 있어 출발전 부터 임원진들은 간을 졸였다.
가는길에 차창에 비가 뿌릴때는 다들 걱정스런 표정들이었는데...다행이 산행 들머리에 도착하니 개인 하늘이다...^^
10시 15분 - 산행 들머리 의암댐매표서 입구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을 시작하자 잠시 오르막을 오르고는 이어지는 계곡이다.
장마뒤여서 인지 수량이 넘쳐 물길마다 가히 장관이다
계곡을 벗어나 깔딱고개를 오르자 여기서 부터는 암릉산행이다.
저 암릉을 어찌 오르나..죽을인상인 쵸이님과 달리 늘 후미였던 핑크님과 항아님이 선두였다면 믿을래나...
가렷다 보였다 하는 운무사이로 펼쳐진 의암댐의 물길과 조망은 가히 환상적.
12시 20분 - 푸짐한 점심시간이다.
12시 50분 - 점심먹고 30분쯤 오르자 용화봉 정상이다.
가렸다 보여주기를 반복하는 운무는..오히려 산빛을 더 몽환적으로 보이게 한다.
13시 20분 - 흥국사 ~ 흥국사는 후백제의 궁예가 나라의 부흥을 염원하며 설립했단다
삼악산성은 궁예가 철원에서 왕건에게 패하여 피난온 곳이라는 전설이 전해오고...
절은 처음에는 상당한 규모였을듯한데 오랜 시간과 전란에 붙타고 없어져 ..건물은 최근에 새로 지었다 한다.
지금도 산 곳곳에는 궁궐터라느니 기와를 구웠던 와데기..말을 메어두었던 말골...칼싸움을 했던 칼골.....같은
이름만 남아 옛역사의 흔적을 전하고 있다.
흥국사를 돌아 내려오는 길은 계곡과 폭포의 연속이다.
누구의 정성으로 세운 돌탑인지...
폭포는 계속 되고.......장마뒤의 늘어난 수량이 폭포를 폭포답게 한다.
지난번 성치산 폭포에 새겨져 있던 청뢰(晴雷) ....의하(疑河) ....풍패(風珮) ...이런 싯귀들이 저절로 깨닫게 된다.
무슨뜻인지 모르시는 분들은 복습하시고~~~^^
14시 10분 - 몇개의 폭포를 거쳐 내려와 삼악산의 절경인 등선폭포.
돌아서면 협곡이고 돌아서면 폭포다...
14시 20분 - 모두들 무사히 산행을 마치고 ...
오늘의 하산주 안주는 닭볶음탕이다.
청주로 돌아오는 길에 만난 무지개 ..
참으로 오랫만에 보는 무지개다....으뜸님들 모두에게 좋은 있들이 가득 하기를 기대해 본다...^^
이번 삼악산 산행은 지난 몇 주간의 여름산행중에..가장 계곡다운 계곡... 폭포다운 폭포을 만난 산행이었다고 할까..
산과 물이 어우러진 이런 경치를 보노라면 풍광 좋은 곳에 작은 오두막이라도 짓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머물다 ....가끔 좋아하는 벗이라도 찾아 오고 ...
그렇게 산다면..세상에 이보다 더 부러운 삶이 또 있을까...싶다.
이제 입추로 가을의 길목에 들어 섰으니..얼마 지나지 않아 겨울이 오고..다시 또 봄이 오고......
그렇게 계절은 바뀌어 가고... 우리에게는 또 한 겹의 나이테가 더 해 질 것이다.
한 절기를 시작하는 계절의 길목에서 조선 명종조 호남의 성리학자.
하서(河西) 김인후(金麟厚) 1510~1560. 의 詩 한 수로 오늘의 산행후기를 마무리 합니다.
靑山自然自然
綠水自然自然
山自然水自然
山水間我亦自然
己矣哉自然生來人生
將自然自然老
청산은 절로 절로
녹수도 절로 절로
산 절로 물 절로 산수간에 나도 절로
자연중에 절로 태어난 인생
늙기도 절로 절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