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5일(토)*****************************
10시 40분..
내원사 입구 정류장에서 내려 경부고속도로위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
왼편 표지기가 널려 있는 산로를 따라 산행을 시작했다.
한 해가 시작되면서
성묘 산행을 해야 하는데 하며 지내다가 어떻게 시간이 흘러 버려
1/4분기 끝달이 돼버렸다.
매 분기 마다 금정산 대종주와 성묘산행을 하기로 했었는데..
이 게으름때문에 시간이 이토록 지체되는 줄도 모르고 벌써 봄이
되어 버렸다.
토요일 아침의 지하철은 그런대로 괜찮다.
아직 주5일제가 대중화가 되지 않아서인가..
토요일 아침의 지하철내의 모습은 등산복차림이 30%가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일요일은 그야말로 올100%가 등산복을 입고 있다.
금정산쪽으로 가는 1호선엔 말이다.
온천장역에서 내려 양산12번 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버스 한대를 보냈다. 사람이 너무 많이 탄 것 같아서..
뒤에 오는 버스 역시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학생들이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학생들이 빼곡히 들어 차 있다.
'MT?'
평일에는 여유있게 산행을 할 수 있지만
휴일에는 이런 예상치 못한 경우를 감당해야 한다.
버스는 계속해서 사람들을 태운다.
내리는 사람은 없고 타는 사람뿐이다.
버스안은 내내 소음뿐이다.
땀까지 난다.
서있기를 1시간 10분여..진짜 완행버스다.
겨우 내원사입구에 내려 산행을 시작할 수 있었다.
정족산 산행은 두개의 공원묘원을 거쳐야 한다.
큰 묘원이 있어서인지..산로주변엔 산소가 많다.
아주 고급스럽게 만든 것부터 허름한 봉분까지..
천성산 내원사로 들어가는 길에 오른쪽으로 쏟아내리는 계곡의 모습이 지나간다.
이렇게 높은 곳에서 보니 작은 하천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의 삶이 한 곳에서 보는 것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역시 산에서는
정지된 시선만이 아닌..다각적인 시선과 사고를 가지게 하는 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산행길은 아주 평범한 길이 대부분이다.
그냥 산책로같이 걸어도 되는 곳이 많지만 몇번의 안부를 거쳐야 하기 때분에
체력안배를 적절하게 해야 할 것 같다.
산의 날씨는 알 수가 없다.
한쪽은 봄을 느낄 수 있는 양지바른터에 내리는 햇볕을 느낄 수 있지만
또 한 쪽은 겨울의 모습이 그대로 남은 차가운 바람이 생생하게 불어 지친다.
어느 정도 올라서면 왼쪽 건너 저편에 영축산과 신불평원이 그 모습을 드러내고
뒷쪽엔 시살등 함박등을 위시해서 오룡산까지 이어지는 마루금이 성곽처럼 위용을
드러내고 있었다.
쉽게 올라 설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잡힐 듯 잡힐 듯 하면서도 정상이 잡혀지지 않는다.
쉽게 올라 갈 수 있는 산행길이나 어려운 대종주길이나 그것을 거치는 과정은 엇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목표점을 하나에 두고 내가 짊어져야 하는 짐을 지고 가는 일련의 모습들이
길거나 짧거나 하는 길이에 관계없이 그 속에 있는 나의 모습이..자연속에 동화된 나의 모습이..
삶속에 있는 나의 모습처럼 그 속에 존재하는 그 자체로 위대성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산중을 가로지르는 임도가 나타났다.
표지기는 임도를 건너 뛰어 산중으로 났지만
이내 다시 임도를 만난다.
이런식의 길을 조금은 지루하게 되풀이 하다가 마지막으로 약간의 경사를 가진 산로로 진입을 하게
되면 더이상 임도산행은 하지 않아도 된다.
왼쪽에 너덜이 보인다.
조금 더 올라서는 솥발산 공원묘원이 나타났다.
어떻게 할까..묘원으로 바로 진입을 해서 삼덕묘원으로 바로 일어설까..고민을 하다가
바위 서너개가 모여 있는 쉼터에 다리쉼을 했다.
전화가 와서 전화를 받고 있는데 등산복을 입은 사람이 나타났다.
산행 한 이후 처음 본 사람이다.
이 산행길은 표지기가 상당히 많이 달려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제법있지 않을까..더군다나 토요일인데..
두시간 넘게 산행한 끝에 처음 보는 사람이었다.
이어서 두사람정도 더 지나갔다. 일행인 듯 보였다.
다시 발걸음을 옮겨 약간의 경사를 거치니..조망이 시원한 전망대가 나타났다.
조금전에 지나간 세사람이 전망대 바위무리에서 전면에 펼쳐지는 산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산과 산 사이에 계곡을 지나 저편 건너에 천성산 제1봉인 원효봉이 보이고 그 앞에 양탄자를 깔은 듯
화엄벌이 보인다. 군사시설물로 정상부위는 갈 수 없지만 가을이면 억새밭에 자리앉아 점심을
먹을 수 있는 사실 하나에 위안을 삼는다.
좀더 가서 이동중계시설물이 있는 곳에 도착했는데..여기는 전망이 더 좋다.
시간이 허락하면 자리 깔고 막걸리 한사발 들이키고 싶은 심정이었다.
정족산 계곡쪽에는 아직 바람이 많다.
사진을 찍을려고 바위쪽으로 다가가는데..갑자기 거센바람이 불어 모자가 뒤편으로 넘어가버렸다.
배낭과 스틱을 땅에 내려놓고 산경사면을 조심스럽게 내려가서 가지고 왔다.
다행이 내가 보이는 곳에 떨어져 찾을 수 있었다.
'요 밑엔 삼덕인데..' 조금만 가면 바로 내려 갈 수 있었을 것 같았지만 길이 아니라 좀 더 갔더니
한 참을 돌아 가는 길이었다. 그냥 숲을 헤치듯이 나무를 헤치고 갔더라면 최소 30 ~ 40분을 절약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
정족산은 낙동정맥 마루금에 위치해 있다.
바로 앞에는 무제치늪이 있고 천성산과는 분리할 수 없는 연결고리인 셈이다.
나무 사이사이엔 '낙동정맥..'이라는 표지기들이 많이 걸쳐져 있다.
대간꾼들이나 정맥꾼들에겐 이런 표식들이 독도만으로 풀 수 없는 문제점을 해결해 주는 징표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임도를 만나 묘원쪽으로 내려가 성묘를 했다.
다음달이면 한식인데..한식날엔 오지 못할 것 같아서 미리 왔다.
살아 계신 생전에 불충하여 이렇게 찾아 뵙지만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
근데..사람들이 별로 없다.
오늘 좀 있을 줄 알았는데..쓸쓸하게 적막만이 감돌 뿐이었다.
음복이 좀 심했나..취기가 오른다.
이대로 시멘트도로를 따라 그냥 내려 설까..그러면 한시간이면 '삼덕묘원입구정류장'에 닿는데..
예정대로 정족산 정상을 거쳐 정족산 계곡으로 갈까..갈등하다가 정족산 정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역시 바람이 많이 분다.
을씨년스럽다고나 할까..정상바위에 박혀있는 태극기 정상석을 사진에 찍고 하산을 시작했다.
바로 앞엔 무제치늪이 보인다.
저걸 살려낼려고 노력하고 노력하는데도 '개발'이라는 '국가 중대 사업'이라는 사실에 더 이상의 저항없이
무참하게 산 옆구리를 잘라내고 속을 관통하여 터널을 내어 산이 간직한 지하수를 고갈시키고 결국엔
산자체가 물이 없는 갈산이 되어버리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 우울해 진다.
사람의 편리를 위하여 자연을 마음대로 유린한다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자격이 있을까..
큰 바위를 여러개 겹쳐서 만든 사각형의 대웅전이 보인다. 대성암이다.
약수 한그릇을 하고 다시 하산을 계속 했다.
정족산 계곡은 대성암 경내를 조금지나 얼마 않되어 물소리가 나기 시작해서 몇개의합수지점을 거쳐서
내원사 매표소 앞에 흐르는 큰 천(川)까지 이어진다.
물이 맑다.
혼탁했던 마음들이 산을 오르면서 땀으로 혼돈을 쫓아 내고 계곡의 청정수로 마음을 정화시킨다.
계곡의 물소리를 따라 내려 가니..노전암앞 개울이 나왔다.
이정표가 새걸로 바뀌었네..날로 사람들이 늘어 가는 것 같다. 좋은 일인지..
한덤마을을 거치고 계속 계곡의 수려함에 취하다가 내려 가면 거의 끝날 무렵에 합수지점에
왼쪽으로 산로입구에 표지기들이 어지럽게 놓여 있는데..여기가 바로 천성산공룡능선길이다.
한 2년전에 올라갔었는데..여기를 오르면 전망 또한 말 할 필요없이 절경을 연출한다.
좀 더 내려와서
'공룡능선, 천성제2봉,짚북재'를 가리키는 이정표를 끝으로 산행을 끝냈다.
내원사 주차장에 관광버스가 한 대 있는데..멀리서 온 등산객들인가.
하산주를 끝내고 자리정리하고 집으로 가는가보다.
매표소에서 30 ~ 40을 더 걸어 처음 내렸던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첫댓글 다음에 저두 한번 가볼래여...무아님의 홀로산행...멋져보입니다..때로는 홀로산행도 좋지요~~
ㅋㅋ 산행기 잘읽고 갑니다..^^ 무아님 담에 좋은 산행있으면 연락주세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