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개정신판 출간
한 달간의 유럽 수도원 기행을 통해 신과 인간,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깊은 성찰을 그린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의 개정신판이 출간되었다. 2001년 첫 출간 이후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이 책을 오픈하우스출판사로 출판사를 옮겨 재출간하게 된 것이다. 초판 출간 당시의 오류와 달라진 점을 보완하고 외래어 표기도 외래어 표기법에 맞게 바로잡았다.
이번 개정신판을 내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본문 편집이다. 작가가 직접 이전 책에 수록되지 않은 사진을 고르고, 그 사진들을 바탕으로 비주얼이 보다 강화된 편집을 선보이고 있다. 또 책 도입부에는 <개정신판을 펴내며>를 새롭게 추가했다. 작가가 왜 18년 만에 교회와 신앙을 찾게 되었고, 신(神)으로부터 어떻게 구원을 받았는지가 가슴 절절한 언어로 고백되어 있다.
아르장탕, 솔렘, 킴제, 오스나브뤼크 등 유럽 수도원의 엄숙하면서도 아름다운 모습과 함께 작가의 솔직한 내면 고백은 작가의 바람처럼 “영혼이 제 속에서 밀랍처럼 녹기 시작한 모든 이들, 영혼이 고문당한다고 느끼는 모든 이들, 부서진 꿈들 앞에서 망연한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어줄 것이다.
18년 만에 신(神)에게 돌아온 작가의 솔직한 내면 고백
2000년 11월, 작가 공지영은 주소 몇 개와 전화번호 몇 개만을 들고 여행을 떠난다. 바로 유럽의 수도원을 돌아보기 위해 한 달간의 긴 여정에 나선 것.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은 공지영이 이들 수도원을 돌아보고 쓴 기행 에세이다. 중세의 전통과 더불어 철창까지 그대로 간직한 봉쇄수도원에서 초현대식 건물에 십자가 대신 벽화가 걸린 수도원까지 각기 다른 매력을 간직한 수도원들과 신의 품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유럽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책의 중심축이 되는 것은 이들 수도원을 찾아다니면서 다시금 맞닥뜨린 작가 자신의 종교와 구원, 그리고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 물음이다.
작가가 이 여행을 결심하게 된 것은 18년 만에 다시 신의 품으로 돌아온 것과 관련이 깊다. 작가는 <개정신판을 펴내며>에서 어떻게 다시 신을 찾게 되었고 구원을 얻게 되었는지를 솔직하게 밝히고 있다. 현실을 외면하는 종교에 대해 절망감을 갖게 된 대학 시절 이후 신에게 등을 돌리고 살았던 작가는, 어느 날 자신 앞에 벌어진 뜻밖의 일에 고통과 좌절을 경험한다.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마침내 신을 향해 간절하게 기도를 하고, 신은 이에 응답한다. “나 여기 있다. 얘야, 난 단 한 번도 너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그날 이후 작가의 삶(종교적 삶)은 바뀌었고, “이제는 불러야 할 이름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그리고 또한 그리 크게 부르지 않아도 그가 내게 귀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적어도 나는 허둥지둥하지 않으며 저질러놓고 돌아가 사죄를 할 곳이 있는 그만큼은 삶에 대해 공간을 느낀다”고 고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