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유가(油價)는 어지간해서 내려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기름값이 내리지 않는다면 아끼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절약’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짠돌이, 짠순이가 밝힌 ‘기름 절약 노하우’. 추워지는 날씨, 난방비를 잡아라!
날씨는 점점 추워지는데 난방비가 걱정이다. 난방비를 아끼기 위해 히터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그렇다고 전혀 난방을 안 할 수는 없는 노릇. 일상생활에서 조금만 신경 쓰면 난방비를 대폭 줄일 수 있다.
온가족이 집안에서도 양말을 신기로 했어요 (정윤정·35세·인천시) 에너지관리공단에 의하면 실내 온도를 1℃ 낮추면 난방비의 7%가 절약된다기에 이를 실천한 지 2년째. 가계부를 살펴보니 난방비가 정확히 40% 정도 절약되었다. 한겨울에도 보일러 설정 온도를 18℃ 정도로 해놓는데, 조금 추운 듯하지만 스웨터를 걸치고 있으면 견딜 만하다. 실내 온도를 낮추면서 우리 가족끼리 지키기로 한 작은 약속이 있다. 실내에서도 반드시 양말을 신자는 것. 특히 감기에 걸리기 쉬운 아이들에게는 썰렁한 실내에서 반드시 양말을 신겨야 감기에 걸릴 염려가 없다. 만약 실내에서 가족들이 반소매나 얇은 옷 하나만을 입고 있다면 이는 분명히 실내 온도가 높게 맞춰진 것. 당장 보일러를 끄거나 낮추고 얇은 내의를 껴입는다. 목욕하기 전 온수버튼을 5분간만! (안숙자·32세·인천시) 주변 사람들에게 누누이 강조하는 기름 절약법 중 하나는 욕실에 샤워하러 들어가면서 온수버튼을 켜는 습관을 버리라는 것. 이것만큼 기름을 낭비하는 일도 없다. 이보다 더 나쁜 건 온수버튼이 켜진 상태에서 더운 물을 쓰는 일이다. 온수버튼이 켜진 상태에서 더운 물을 쓰면 잠시 멈춰 있던 보일러가 재가동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욕실에 들어가기 전에 온수버튼을 5분간만 켜두었다가 끈 뒤 욕실에 들어가는 습관을 들이는 것. 간단한 샤워라면 충분한 더운 물을 쓸 수 있다.
보일러 밸브 잠그지 마세요 (이태영·33세·경기도 평택시) 식구가 적을 경우 일반적으로 연료비를 아끼기 위해 작은방의 보일러 밸브를 잠가놓는 경우가 많은데, 경험상 밸브를 조절하여 한 곳만 난방한다고 해도 난방비는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전문 보일러공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이렇게 하면 보일러만 고장나기 쉽다는 것. 주로 물을 밸브로 밀어 보내는 펌프에 과부하가 걸려 고장이 나는데 펌프는 보일러 부품 중에서도 비싼 편이다. 때문에 밸브는 항상 두 개 또는 세 개 이상 열어두는 것이 보일러를 고장나지 않게 유지하는 데 좋다. 또한 오랫동안 안 쓰는 방의 밸브를 잠가놓은 경우 아예 난방이 어려워져 후에 집을 옮길 때 집값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보일러 점검과 청소를 주기적으로 해요 (박민경·40세·부산시) TV 광고에서 탤런트 신구가 일러주었던 것처럼 가스보일러든 기름보일러든 연료비가 갑자기 많이 나온다 싶을 때는 보일러 소리를 들어보자. 보일러 난방배관 내에 찌꺼기가 끼거나 부품이 낡으면 보일러의 소음이 커지는데 이런 보일러는 기름을 배로 소비한다. 보일러를 작동할 계절이 오면 미리 보일러를 점검하고 적어도 1~2년에 한 번씩 난방배관 내에 쌓인 찌꺼기를 뚫고 물로 청소하자. 청소 후에는 난방 효율이 훨씬 높아진다.
낡은 보일러, 큰맘 먹고 바꾸세요 (한주미·37세·경기도 일산시) 진정한 짠돌이는 아껴야 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구별할 줄 안다. 무엇보다 낡은 보일러는 연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망설이지 말고 바꿔야 한다. 오래된 보일러를 아직 쓸 만하다고 끌어 앉고 있다가 해마다 치솟는 기름값을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작년 봄에 교체했다. 교체하고 나니 연료비가 전달에 비해 절반도 안 나오는 것이 아닌가? 그럼 그간 얼마나 많은 돈이 낡은 보일러 탓에 낭비된 것인지. 지금 생각하면 눈물만 난다. 참고로 보일러의 적정 교체시기는 7~8년이다.
외풍을 막는 단열공사로 기름값 줄이고 집값 올렸어요 (안수경·41세·인천시) 단독주택에서 살고 있는데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운 것이 가장 불편한 점이다. 여름엔 여름대로 에어컨을 돌리느라 전기세가 많이 나오고 겨울엔 난방비가 20만원을 웃돈다. 얼마 전 확장공사를 하면서 큰맘 먹고 단열 시공을 했다. 비용은 1000만원이 조금 더 들었다. 단열 소재로 실내의 열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만드는 시공은 실내 난방비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 단열주택에 단열 시공을 하면 50% 이상의 에너지 절약 효과가 있다고 한다. 아직은 본격적으로 난방을 하지 않아서 그 효과를 직접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공인중개사의 말을 빌리자면 단열공사를 한 주택은 그만큼 집값을 올려 받을 수 있어서 ‘본전은 뽑게 된다’고. 무엇보다 올 겨울엔 기름값 걱정 덜었다는 생각에 한시름 놓았다. 집의 평수와 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천장과 외벽 단열에 배관공사까지 한다면 보통 1000만~2000만원대의 견적이 나온다. 준공 후 7년이 넘은 주택에 단열공사를 할 경우 ‘에너지이용합리화자금’을 융자해준다. 2년 거치 3년 분할상환이며 대출방법은 국민은행, 농협중앙회에서 직접 신청하면 된다.
창문으로 빠져나가는 열을 막으세요 (강수영·39세·서울시) 어린 시절 엄마가 ‘바늘구멍으로 황소바람 들어온다’며 낡은 집의 구석구석을 스티로폼으로 막곤 했는데 작년에 그 말을 실감했다. 10년 된 아파트로 이사를 와서 첫 겨울을 맞았는데 창문과 그 틈새로 바람이 얼마나 많이 들어오는지…. 갈라진 벽 틈은 실리콘으로 막고 친정에서 쓰던 두꺼운 커튼을 얻어다 창을 막았다. 그리고 아이들 방에는 방풍비닐을 쳐서 들어오는 바람을 막았다. 그것만으로도 한결 따뜻해진 기분. 올해는 기름값이 더 오른다니 겨울이 오기 전에 이중창을 달 예정이다.
난방 후 열기를 잘 보호한다 (이은주·36세·서울시) 난방비는 난방시간에 비례한다는 것을 명심하자. 보일러는 추울 때마다 1시간씩만 켜고 끄는 절약형 생활을 실천하고 있다. 문제는 잔열을 얼마나 오래 붙잡아둘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래서 바닥에는 중고시장에서 구입한 두꺼운 카펫과 러그를 깔고 늘 실내화를 신으며 창에는 두꺼운 커튼을, 침대 위에는 요와 이불을 하나씩 더 깔았다. 그 결과, 같은 평형의 옆집과 비교해보면 난방비가 절반 정도밖에는 안 나온다.
전기담요를 사용해요 (박은심·50세·경북 경주시) 우리집은 자기 전에 1~2시간만 보일러를 돌린 후 끈다. 대신 아주 추운 날은 전기담요를 사용하는데, 이불 속이 따뜻하니 보일러를 틀지 않아도 밤에 그리 추운 줄 모른다. 살짝 추운 듯싶으면 일찍 일어나게 되니까 남편 지각 걱정도 없고, 일석이조다. 온수는 물을 끓여 쓰는 방법으로 대체해요(박장숙·45세·경기도 의정부시) 머리를 감거나 손발을 씻을 때 사용하는 소량의 물은 보일러를 돌려 온수를 쓰기보다는 가스레인지에 물을 끓여 사용하는 것도 기름값을 아끼는 방법이다. 하지만 사실 머리를 감을 때마다 번번이 물을 끓여 쓰기란 쉽지가 않다. 그래서 나는 주방에서만이라도 더운 물을 사용하지 않는 걸 습관화하고 있다. 기름기 있는 식기를 설거지하거나 행주를 빨 때는 가스레인지에 물을 끓여서 사용한다. 간혹 야채를 데칠 때는 이 물을 설거지할 때 사용하기도 한다. 또 머리를 감을 때도 샤워기를 쓰기보다 개수대에 뜨거운 물을 먼저 받고 찬물을 섞어서 사용하는데 훨씬 연료비가 절약된다.
●절수형 수도꼭지를 단다 환경마크 인증 절수형 수도꼭지는 사람의 신체 부위를 감지하거나 일정량의 물만 나온 뒤 자동으로 멈추게 하는 방법으로 물을 절약할 수 있다. 또 1개 레버식, 자동온도조절식과 같이 냉·온수를 혼합해 사용하는 수도꼭지는 적정 온도의 물이 나오는 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고, 샤워수처럼 물이 흐르는 절수기 등은 물의 양은 적지만 물의 힘이 세기 때문에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