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에 목이말라 냉장고를 열어보니 한 귀퉁이에 고등어가 소금에 절여져있네 어머니 코고는 소리 조그맣게 들리네 어머니는 고등어를 구워주려 하셨나보다 소금에 절여놓고 편안하게 주무시는구나 나는 내일 아침에는 고등어구일 먹을 수 있네‘ 어느 노래의 가사처럼 나의 어린 시절 고등어구이는 어머니의 상차림 중에 손쉽게 준비해 주시는 반찬 중에 하나였다. 하지만 성인이 된 요즘은 스스로 상차림을 하다 보니 어쩌다 생선을 한번 구워 먹고 나면 온 집안에 생선 비린내가 진동을 하여 다시 구워먹고 싶은 생각이 없어지곤 한다. 또한 생선을 맛있게 굽기라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저 불에 올려 굽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같은 생선이라도 어떻게 보관하느냐, 어떻게 굽느냐에 따라 맛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생선을 구워먹는 방법은 선사시대의 유적지에서 생선의 뼈가 출토되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일찍부터 개발된 요리법으로 추측된다. < 규합총서>에는 긴 꼬챙이에 생선을 입부터 빗겨 찔러 화로가에 멀리 들고 자주 뒤적여 고기즙이 입으로 흘러나온 뒤, 토막지어 굽는 법이 소개되어 있다.이에 의하면 붕어를 굽는 법은 숯불을 많이 피워 그 위에 재를 얇게 덮고 붕어를 비늘째로 구우면 비늘이 스스로 떨어지고 맛이 좋다고 하였다.
산남동에 위치한 ‘구이가’는 이처럼 참숯구이의 방식으로 구워낸 생선구이 전문점이다. 생선 굽는 냄새가 만만치 않아 엄두가 나질 않는 날에는 ‘구이가’에 방문하여 색다른 참숯구이 방식의 생선구이를 맛보는 것은 어떨까? 메뉴는 고등어, 삼치, 이면수, 갈치의 4가지 생선구이가 있다. 가장 보편적인 맛의 고등어구이와 삼치구이를 주문하니 7가지의 기본 반찬과 커다란 생선구이가 한상 가득한데다 푸짐하다. 고소한 생선구이 냄새가 식욕을 자극한다. 소금 간을 해 노릇하게 구워진 생선구이를 한 젓가락 입에 넣는다. 쫄깃쫄깃한 생선살과 짭조름한 바다 냄새는 잃었던 입맛도 돌아오게 하는 맛이다. 참숯구이 방식으로 구워 불필요한 기름기가 없어 담백하다.
지금은 밥상에 가장 흔하게 오르는 국민 생선이 된 고등어는 서귀포에서 많이 먹던 향토음식이다. 가을에 집중적으로 많이 잡히는 고등어를 장기 보존하기 위해 염장하여 말린 기술을 도입한 것이다. 서귀포 사람들은 신선한 고등어를 염장하여 말려 구운 것을 좋아하고, 안동 간 고등어처럼 숙성 기간이 오래 거친 것은 ‘베린맛’이 난다 하여 기피했다고 한다. 지금은 고등어구이가 사시사철 계절에 관계없이 즐겨 찾는 국민 생선이 되었다.
삼치는 고등엇과 생선이지만 고등어보다 수분이 많고 살이 부드럽다. 또한 고등어와 삼치는 모양새가 비슷하듯이 들어있는 영양성분도 비슷하다. 고등어에는 오메가3지방산이 2배가량 들어있고 열량이 2배 정도 높다. 그러나 비타민D는 고등어보다 삼치가 2배가량 높다.
어릴 적 어머니가 해주시던 생선구이가 생각날 때면 ‘구이가’에서 어머니의 생선구이 밥상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