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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지리산 둘레길을 돌아보고 싶었는데 차일피일 미루며 못갔다가 드디어 제1구간을 다녀왔다
처음에는 혼자서 가려고 계획하고 천사에게 다녀오겠다고 이야기를 하니 같이 동행하자고 하여 동행을 하였는데
수술한지가 얼마되지 않아 걱정을 하였지만 몇 년전 8월 뙤약볕 아래에서 목포시내 외곽도로 26키로를 같이 일주해본
적이있어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하고 같이가기로 하고 인터넷에서 이곳저곳을 검색하여 정보를 수집하였는데
빛방울님이 2009년 다녀오신 글을 블로그에 올려놓으신것을 보았던게 많은 도움이되었던것 같다
지리산둘레길 제1구간은 전라북도 남원시 주천면 주천치안센타에서 시작하여 운봉읍 서림공원에서 끝나는
14.3키로미터 구간으로 출발전 여러곳에서 알아보니 주천에서 운봉읍으로 가는것 보다 운봉읍에서 주천면쪽으로
오는게 더 쉽다고 하여 운봉읍 복천리 서림공원에서 출발하여 주천면 장안리 외평마을 주천치안센타로 왔다.
목포에서 광주를 경유하여 88고속도로를 타고 지리산IC를 경유하여 인월면 지리산숲길안내센터까지 대략 3시간 정도
걸릴것으로 생각하고 07:20분에 출발하였는데 인월면 지리산숲길안내센터에 예상대로 10:10분경에 도착하였다
안내센터의 안내원에게 둘레길 탐방로에 대하여 대략 설명을 듣고 둘레길 지도는 지금 제작중이어서 없다고 하여 둘레길
소식지를 하나 가지고 소식지에 나와있는 간단한 안내도를 보며 출발하였다
안내센터 벽에 걸린 지도... 별 도움이 안된다..
둘레길 안내센터의 아가씨가 무지 친절하게 잘 알려주는데 초행자에게는 아무래도 헷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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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실수의 연속...
안내센터에 나와서 좌회전을 하여 가는데 뭔가 이상하다. 옆에있던 천사가 안내센터에서 나와서 우회전 하라고 했다고 한다
다시 돌아서 안내센터로 가서 우회전길로 가는데 구인월교를 건너라고해서 건너 가다가 삼거리길에서 마을 할머니에게
운봉읍 가는 길이 맞느냐고 물어보니 알아듣기 힘든 억양의 말투로 맞다고 하시며 쭉~ 올라가라고 하여 올라가는데...
흥부골 자연휴양림이 나오고 거기서 부터는 탐방로를 걸어가야된다고 한다..... 길을 잘못 들었다...
다시 돌아나와 도로에있는 아주머니에게 물어보니 오던길을 돌아가서 구인월교를 건너고 조금직진하다가 호남약국 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가라고 한다..... 드디어 24번 도로에 접어들어 운봉읍을 향해 가는데...
가던길에 우측에 보이는 신기리 마을 정자와 숲이 사진에서 봤던 서림공원과 거의 같다... 일단 그곳으로 가서보니
맞는것 같은데 아닌것 같고.... 누구 물어볼 사람도 없다... 느낌도 이상하고.... 다시 나와서 주민에게 물어보니 4키로 정도를
더 가야 운봉읍이라고 한다......
둘레길 소식지에 실린 안내도는 그곳 지리를 잘 모르는 방문자들에게는 좀 헷갈리게 되어있는것 같다
운봉읍 복천리에 도착하여보니 도로 우측에 사진에서 본 서림공원과 비슷한 나무 숲과 정자가있다.
조금전에도 실수했는데... 식당에 가서 물어보니 서림공원이 맞다고 한다...
드디어 서림공원 출발지점에 도착이다....
10:40분 서림공원....
안내도가있어서 쉽게 방향을 잡고 출발할줄 알았는데 아무것도 없었고 날씨가 뜨겁고 평일이어서 그런지 이곳에서
출발하는 탐방객도 한명도 없어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하였는데 빛방울님의 블로그의 사진과 답사기에서 보았던
것처럼 그냥 천변을 따라서 행정마을 쪽으로 가면될것 같았는데... 천사가 아니라고 잘못간것 같다고 하여 다시 돌아와서
안내판을 찾아 보고 왔다갔다 하다가 읍사무소에 가서 물어보고 처음 출발한 방향이 맞다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출발
하였는데 30여분을 허비하였다..
멋진 나무인데 고사한것 같다
서림공원에는 이 이정표 달랑 하나있다.
초행자로서는 행정마을 화살표와 이정표의 화살표 방향이 달라서 헷갈렸는데 나중에 길바닥 등에 표시된 표식을 보고
이정표의 의미를 알게되었다
검정색은 운봉읍에서 주천면 방향, 빨간색은 운봉읍에서 인월면 방향의 둘레길을 나타낸것이다..
뙤약볕이 뜨거워워 완전히 탈레반 반군들처럼 무장했다
이 뚝길을 쭈~욱 가면 주유소가 나오고 그 길을 건너가면 양묘사업장과 행정부락으로 통하는 천변 뚝길이 나있다
천변에 벗나무의 버찌가 지천으로 익어가는데 맛도 별로고 입술도 드라큐라처럼 만든다..
주천면에서 운봉읍까지 오는 둘레길에 이정표가 50개 설치되어있는데 양묘사업장의 이정표가 마직막 50번째로 우리는
반대로 가니까 첫번째 이정표가 된다
3 ***
하천 둑길을 걸어가는데 끝이 없다...
둘레길이 산기슭의 오솔길이 아니었나? 왜 끝없는 하천둑길이고 논둑길이고..뭐가 잘못되었나?
자꾸 이상한 생각이드는데. 천사가 투덜거린다
'이게 모야? 나 뙤약볕에서 일하기 싫어 낮에는 밖에도 안나가는데 여기까지 와서 몇 시간째 뙤약 볕 쬐고 걸어가?
어디까지 가야하는데?'...... 나도 몰라...
그랬다. 행정마을까지는 한시간 반정도... 가장마을까지 세시간 정도를 나무하나 없는 하천 뚝길과 논둑길을 걷고있었다
행정마을을 지나칠때 벌써 천사의 발에 물집이 잡히려는지 아프다고 하여 잠시쉬어 가면서 제대로 가고있는지 아니면
또 다른 둘레길이 있는지 잠시 의심스러웠고 어쩌다 보니 행정마을에있는 우리나라에서 제1회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되었다는
서어나무숲도 못보고 지나쳤다
소식지 지도를 봐도 헷갈린다...
천변으로 난 뚝길이 끝이없다
겨우 한시간 20분 정도 걸었을 뿐인데 뙤약볕에 지친 천사가 쉬어가자고한다
게이트볼장 입구의 노송 그늘이 시원하다........
행정마을 행정교 앞에있는 이정표다
행정마을의 정자나무..
평상에 어르신들이있어 앉을만한 빈 자리가 없어서 쉬지 못하였다
밭둑에 더덕을 많이 재배하고있었다..
두시간 걸어서 다섯번째 이정표 45번을 만났다....
천사가 발이 아프다며 앞으로 이정표가 45개를 더 만나 마지막에 1번을 만나야 끝나는데.... 하면서 힘들어한다...
그래도 아직은 아무렇지도 않다
복분자가 열어 익어가고있다.......
가는길 내내 복분자들이 익어간다
4 ***
행정마을을 지나서 가장교-덕산마을입구-가장마을까지도 끝없는 들길이다. 머리 보이는 지리산 능선은 아득하기만 한데
둘레길 탐방로가 산기슭으로 들어갈 기미가 없다..
난 뙤약볕 내리쬐는 한여름의 들판길 걷는것도 의미를 두고 나름 즐기며 좋아하지만 천사는 힘든 모양이다
발에 땀이 차서 양말이 젖고 물집이 잡혀 가장교에 앉아 대일밴드가 없어 화장지로 발가락 사이를 감쌌다.
그리고 덕산마을 입구를 지나 가장마을까지 20여분을 더 걸어 드디어 땡볕내리쬐는 들판길이 끝나고 덕산저수지 뒷 소나무
숲길로 들어섰다...
.......................<1부 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