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지난 번에는 3학년 제재곡의 선정과정과 제재곡의 가치에 대해 언급하였다. 교과서의 제재곡들은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먼저 결정된 다음 선정된다. 따라서 제재곡은 가르쳐야 하는 것에 가장 적합한 악곡으로 선정된다. 전통음악 제재곡도 많은 자료들을 검토하여 알맞은 곡을 찾았는데, 집필진의 연구가 미치지 못한 악곡들도 있을 것 같아 한 편으로는 아쉬운 점도 많이 있다. 사실 연구된 자료나 발표된 자료들이 전통음악 쪽은 매우 빈약하기 때문에, 지도하고자 하는 것에 적당한 자료를 찾긴 하였으나 학년 수준에 맞지않아 다른 자료로 대치한 경우도 있었다. 3학년에 이어서 4학년 교과서에 실린 악곡을 하나 하나 선정 이유와 지도내용을 중심으로 이야기 하고자 한다.
2. 6차 교육과정에 의한 교과서 검토과정
6차 교육과정에 의한 교과서에는 '나물노래, 천안삼거리, 뒷산에 올라, 군밤타령, 강강술래, 아리랑'의 여섯곡과 참고곡 '외따기'가 있었고, 감상곡으로는 '대취타, 정선아리랑, 청성곡, 풍물놀이'가 제시되었다. 이 제재곡 중 '아리랑'은 3학년으로 옮겨졌고, 대신 같은 세마치 장단의 '도라지'가 5학년에서 내려왔으며, '외따기'는 메나리조의 느낌이 더 진하게 나는 '새노래'로 바뀌어 실리게 되었고, '군밤 타령' 대신 서도 소리 '금다래꿍'이 그리고, '그네'가 추가되어 가창 제재곡 8개로 늘렸다. 감상곡은 '음악과 춤'을 주제로 하는 교육과정과 관련을 지어 제시되는 관계로, 현악기인 가야금 음악과, 춤곡인 '춘앵전' 반주 '상영산'이 제시되었으며, '사물놀이' 와 이북 지방 전래동요, 국악동요 감상 등이 포함되었다.
3. 7차 교육과정에 의한 제재곡 분석 1
가. 나물노래 이 나물노래 역시 제 6차 교육과정에 의한 교과서에서부터 실리게 된 전래동요이다. 메나리의 단순한 가락을 사용하여 말놀이를 재미있게 나타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4학년에서는 정간보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게 하고 있으며, 이 제재에서는 가사를 정간보에 적어보고 정간보의 리듬 표기 방법을 익히며, 이 정간보를 이용하여 리듬 및 가락 창작을 유도하는 활동이 주된 내용이다.
나. 도라지 타령 세마치 장단의 도라지 타령은 4학년에게는 조금 어려운 듯한 제재이다. 본 제재에서는 음악과 춤의 관련성을 찾아보게 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아리랑' 등으로 민요에서 가장 접하기 쉬운 세마치 장단을 통해 장단의 흐름을 몸으로 느껴보게 하고, 장단에 따라 움직임을 익히는 과정에서 장단의 멋, 춤과 음악의 관련성을 체득하게 하는데 중점을 둔다. 교과서 악보의 '도라지'는 6차 교육과정에 의한 교과서에서부터 전통적인 가락과 비슷하도록 고친 것으로 장단의 시김새가 비교적 잘 드러나는 가락이다..
다. 음악과 춤 본 제재는 사회문화적 배경이 음악과 춤 동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생각해보게 하기 위한 제재이다. 교과서에는 문화적 배경이 다른 두 춤곡으로 춘앵전의 반주 음악 '평조회상 중 상영산'과 왈츠곡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를 제시하고 있다. 춘앵전은 궁중무용에서 유일한 독무로 무척 우아하고 아름다우며, 유교적 관념이 지배하는 춤 중 하나이고, 서양의 왈츠는 일반인들이 무도회에서 춤추는 군무이다. 이를 비교하는 것은 조금 무리인 것도 같으나, 서양과 동양은 많은 면에서 서로 다름을 감지하게 하는 정도로 지도해야 할 것이다. 우리 무용음악을 통해 빠르기에 따른 동작의 변화를 살피게 하려면 살풀이 반주 음악과 무용 장면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라. 천안삼거리 본 제재는 천안삼거리를 통해 굿거리 장단을 지도하는 것이 주된 활동이 된다. 경기 민요에 특히 많은 굿거리 장단은 4학년에서 정확한 주법으로 연주하기는 좀 어렵겠지만 음악을 들으며 소고나 장구를 연주하는 저절로 굿거리 장단에 익숙해지게 하는 것이 좋다. 교과서의 악보는 매우 단순화된 것으로 전문음악인들이 부르는 가락과는 사뭇 다르다. 따라서 가능하면 전문음악인들이 부르는 가락을 따라 부르도록 하는 것이 굿거리 장단의 멋을 살리는데 더 효과적이다. 함께 제시된 가야금 병창 '새타령' 제재곡과 분리하여 별도의 제재라 생각하여 지도하여야 한다. 교과서 편집 편의상 천안삼거리와 같이 배치한 것일 뿐 연관성이 거의 없다. 새타령의 지도에서는 병창이라는 독특한 연주방법을 소개하고, 다양한 새의 모습을 어떤 방식으로 나타내고 있는지 살피며 감상하게 하는 것이 좋다.
마. 그네 제재곡 '그네'는 제1회 국악동요 공모제에 출품된 곡으로 타령장단을 사용하여 장단의 멋이 한껏 드러난 창작 동요이다. 단오 그네를 뛰는 모습이 그림처럼 표현된 노랫말에, 같은 가사는 같은 가락으로 처리한 것이 흥미를 자아내는 노래이다. 이 제재에서은 능천 거리는 그네줄을 연상하듯이 노래하도록 하여, 우리 가락 특유의 리듬에 흥미를 갖게 하는 것이 필요하나 비교적 복잡한 가락으로 장구 반주로만 지도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함께 제시된 호랑장군과 산도깨비는 어린이들이 매우 흥미를 느끼는 국악동요이다. 2차시에는 타령장단의 지도보다는 다른 국악동요 배워 노래하기에 주안점을 두고 지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바. 사물놀이 3학년까지 지도되던 풍물놀이가 4학년에서는 사물놀이 감상으로 이어지고, 사물놀이의 일부가락과 삼채장단 익히기를 주된 내용으로 하여 본제재가 구성되었다. 현재 연주되는 사물놀이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교과서에서 권하는 것은 영남가락이며, 삼채장단도 영남가락의 법구놀이나 쌍진풀이 가락을 이용하도록 제시하고 있다. 장구를 중심으로 학습하면 한 차시는 별거리 달거리를 지도하고, 다음 차시에는 쌍진풀이를 지도하면 시간 안에 지도가 가능하리라 본다. 단순한 사물악기의 연주보다는 악기간의 어울림을 생각하며 조화를 이루도록 강조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자세도 아울러 지도하여야 할 것이다.
사. 여러 가지 현악기 새교과서의 특징 중 하나는 제재곡 중심의 배열과 활동 중심의 제재배열을 혼합하였다는 점이다. 음악이야기의 3학년 제재처럼 4학년에서는 '여러 가지 현악기'라는 제재로 현악기의 특징을 중점적으로 다루게 되어있다. 이 제재에서는 2차시에 걸쳐 여러 가지 현악기의 연주방법을 살피게 하고 있고, 연주곡도 감상하게 하고 있다. 교과서에는 현악기의 사진만 제시되어있고 연주곡은 제시하지 않고 있으나 국악기를 중심으로 감상곡을 추천하면 다음과 같다.
활로 연주하는 악기 - 아쟁(아쟁 산조 중 중모리 http://210.95.200.103/RealAudio/han04-03.ram) - 해금(그 저녁 무렵부터 새벽이 오기까지 http://www.mbc.co.kr/musicworld/ram/today_9803/19980805_03.ram) 손으로 뜯거나 튕겨 연주하는 악기 - 거문고(거문고 산조 중 중중모리 http://210.95.200.103/RealAudio/han04-01.ram) - 가야금(황병기 침향무 http://bkh.bestmusician.co.kr/music/hwang-1-6) 줄을 쳐서 소리내는 악기 - 양금(천년만세 http://www.kbs.co.kr/Expo96/korean/today/audio/part1/sound1-9.wav)
아. 강강술래 강강술래는 1학년 제재곡 '남생아 놀아라'부터 놀이요를 중심으로 지도하도록 되어있다. 4학년에서는 강강술래의 중중모리와 자진모리 장단 노래를 익혀 놀이요들과 연결시키도록 지도내용을 구성하고 있다. 남도민요의 시김새를 충분히 연습하여 구사하도록 하고, 놀이요와 함께 노래부르며 놀이하도록 하여 즐거움을 느끼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강강술래는 해남 강강술래와 지도 강강술래가 있는데, 진도 강강술래는 조공례 선생의 소리로 비교적 시김새가 세련되어있고 노래도 다양하게 엮어져 있다. 해남 강강술래는 시김새를 비교적 단순화하여 따라부르기가 쉽고, 놀이요도 어린이들이 부르기에 알맞게 되어있다. 교과서의 악보는 해남지방의 강강술래를 채보한 것으로 부르는 사람에 따라 가락이 조금씩 달라지는데, 녹음자료를 중심으로 듣고부르기로 지도하는 것이 좋다. 이 제재는 교실 밖으로 학습 장소를 옮기거나 교실의 공간을 넓혀 움직이며 놀이를 체험하게 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자. 뒷산에 올라 이 제재 역시 그네와 마찬가지로 제1회 국악동요 공모제에 출품된 것으로 메나리조의 가락진행을 잘 사용하여 작곡된 동요이다. 본 제제의 지도 주안점은 장단 만들기로, 제재곡의 리듬을 이용하여 제재곡에 어울리는 장단을 만들어 내게 하고, 여러 가지 악기를 사용하여 장단 반주를 하게 하는 것이다. 리듬 표현에서 몇 군데 잘 틀리는 곳이 있어서 지도에 주의를 요하며, 자진모리 장단의 변화형을 다양하게 찾아내는 활동으로 끌어가면 재미있게 진행 될 것이다.
차. 새노래 이 제재는 경상도 지방에 전해오는 대보름 날 놀이요의 하나로, 잊혀져가는 옛풍습을 다시 생각하며 음악과 생활과의 관계를 생각해보도록 선정된 것이다. 경북 안동지역에는 보리타작이라는 세시풍속이 있다. 정월 열나흗날 저녁에 재간 있는 아이들이 수수깡으로 보리모양을 만들고, 쟁기도 만들어서 거름에다 꽂아놓는다. 그러면 다른 아이들이 보리타작을 하러 온다며 회초리를 들고 쫓아와서 마구 두드린다. 어른들은 그 두드려 놓은 것을 모아서 불을 질러 거기서 나온 재를 모아 종이에 싸두었다가 봄에 보리밭에 거름으로 뿌린다. 이는 보리 풍년을 위한 모의 농작이다. 이 밖에도 수수깡으로 콩 팥 보리 등을 만들어 그 이튿날 타작해서 불에 그을리고, 천석 만석 구만석이라고 외치면서 됫박으로 되는 시늉을 한다. 수수깡으로 콩 팥 보리를 만드는 대신 도토리 껍질로도 만든다. 이것은 조금만 있어도 양이 많기 때문인데 이렇게 하면 보리를 비롯하여 그 해 농사가 풍년이 든다고 믿는다. 이러한 놀이를 하는 도중 부르는 새쫒기 노래로 제재곡이 사용되었다 한다. 이 노래를 통하여 노랫말에 담긴 조상들의 생각도 살필 수 있으며, 메나리조의 가락은 어떤 진행을 하는지도 알 수 있다. 2차시에는 이를 이용하여 가락짓기까지 지도하게 되어있다.
카. 금다래꿍 새교과서에는 이북지방에 전해 내려오는 민요를 학년별로 다루도록 되어있다. 3학년에서는 감상곡으로 아기 어르는 소리를 제시하고 있으며, 4학년에서는 '금다래꿍'을 가창 제재곡으로 제시하고 있다. 서도소리의 시김새는 독특하여 지도하기에 여간 어렵지 않다. 그러나 기초 교육에서 이북지방 민요를 다루는 것은 잊혀져가는 북한 민요의 시김새를 다시 찾아보는 것에 큰 의미를 두기 때문이다. 조금씩 흉내를 내어보는 중에 이북 지방 민요의 특징을 생각하게 되고, 나아가서는 통일을 대비한 교육으로도 한자리 할 수 있다고 본다. 교과서에서는 금다래꿍 외에 아기 어르는 소리인 불무 불무와 방아타령을 참고곡으로 제시하고 있다. (감상자료 http://user.chollian.net/~dong5926/ibuk.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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