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열차1 2008.07.04(금)
5일 근무제라 주말이면 으레 집,가족 만날 생각으로 들뜨는데
어느 순간부터 지치고 겁이난다.
숙소에서 택시,버스타고 평택역에서 무궁화열차로 구포역에서 버스나 택시로 집으로 향하다 보며
6시간 내지 6시간30분이 걸리는데 만남의 기쁨에서 짜증으로 변해가는
내 자신을 한심스럽게 바라본다.
한숨자고 나도 그시간, 신문을 봐도 그시간, 금강경 2번 돌리도 그시간......지루하다.
주로 표를 살 때 창가쪽을 요구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는 각오해야 한다.
무궁화는 입석으로 타는 사람이 많아 복도쪽 손받침에 걸터 앉아다가 아예 몸 쪽으로 기대어 버린다. 어떤땐 인상들을 둘러보시고 나를 지목하고 나서 끙끙 않는 소리부터 작업을 심하게 한다.
어쩌란 말이야 이마음을...?
조그만 앉았다가 비켜주세요 하고 양보 했지만 끝까지 모른체 하고선 잠맘자는 바람에
3시간 걸쳐 서서 내려오는 경우도 있다.
KTX나 새마을호에서 못 느끼는 것을 무궁화에서는 느낀다.
방방곡곡 서민들의 모임인가.
고향사투리들이 가을날의 낙엽처럼 나뒹구는 객실.
귀 기울이다 보면 시간 가는줄 모르다가 다들 꿈속으로 행복을 찿으려 할 때 이내 지루해진다.
언제부터인지 기억이 순간적으로 깜빡깜빡 거린다.
그래서 항상 메모 할 것을 생각나는데로 적고 낙서하는 습관이 생겼다.
창가를 멍하니 보다가 수첩을 꺼내든다.
구포역. 이내 낙동강 너머 황혼이 드리워지고 어둠이 서서히 베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