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도로를 달리다 마주치는 일몰 명소들...
겨울은 여행을 하기에 썩 좋은 계절은 아니다. 며칠 전에는 살을 파고드는 한파가 극성을 부리더니 요즘
은 마치 봄처럼 비도 내리고 안개도 자욱한 게 쓸쓸하기까지 하다. 이렇게 우울한 날에는 뻥 뚫린 도로를
속시원하게 달려보고 싶어진다. 이번 주에는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강화도로 정해보았다. 물론 오갈
때 막히는 것은 감안해야겠지만 해안도로를 달리다보면 어느새 갑갑했던 마음도 조금은 시원해지지 않을
까...
강화에서의 드라이브코스는 강화역사관부터 시작된다. 강화대교를 지나 검문소를 끼고 유턴을 하듯 좌
회전을 하면 바로 강화역사관이다.
강화역사관은 인천광역시 강화군 갑곶리에 위치해 있으며, 1988년 9월에 개관했다. 4개의 전시실로 구성
된 이곳에는 석기시대 유물에서부터 강화도조약 체결 이후 항일운동까지의 강화도 및 인천의 역사를 시대
별로 구분하여 전시하고 있다.
제1전시실에는 석기시대부터 청동기시대에 이르기까지의 선조들이 사용했던 돌도끼, 돌칼, 유문토기 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제2전시실은 고려시대에서 조선시대에 이르는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또한 몽고침입
에서 병자호란에 이르기까지의 북방민족의 침략사와, 병인양요에서부터 신미양요, 강화도조약,
한일합방, 1919년 3.1운동까지의 과정이 제3·4전시실에 전시되어 있다.
야외에는 총 67기의 강화비석군이 있는데 조선시대 때 선정을 베푼 유수, 판관, 군수 등의 영세불망비
와 선정비, 그리고 자연보호의 일환으로 세운 금표 등이다. 또한 아이들이 좋아 할 만한 해선망어선이 놓
여있는데 이것은 고려시대부터 전래된 물고기 운반선의 한변형으로 출현시기는 확실치 않고 그저 조선조
후기로 추측할 뿐이며 이 배는 일명 멍텅구리배로 불리운다. 이 배는 한국형 고유 어선으로 현대화 추세
에 밀려 사라지고 있는 추세이며 실물을 원형 그대로 복원해 놓은 전시물이다.
다음은 갑곶돈대로 올라보자. 갑곶돈대는 고려 조정이 고종 19년(1232)부터 원종 11년(1270)까지 강화
도로 도읍을 옮겨 몽고와 줄기차게 싸울 때의 외성으로 강화해협을 지키던 중요한 요새였다. 돈대 안에는
조선시대의 대포인 불랑기, 소포, 홍이포가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이섭정에 올라서면 파란 물색을 띄고
있지는 않지만 강화도를 감상할 수 있는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다.
강화역사관을 나와 본격적인 해안도로를 따라 약 9km 정도 달리면 광성보이다. 왕복 2차선 도로로 시원
스럽게 바다를 옆에 두고 달려보는 코스이다. 요즘이야 추위 때문에 불가능하지만 날이 풀리면 이 자전거
전용도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해안도로를 달려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다음 기착지는 전등사이다. 전등사는 강화도에서 가장 유명한 사찰이다. 전등사로 들어가는 입구는 몇
곳이 있지만 그중 남문이나 동문을 통하여도 전등사에 도착한다. 남문을 통해 전등사로 들어가다 보면 가
장 먼저 마주치는 것이 삼랑성이다. 삼랑성(三郞城)은 사적 제 130호로 성의 축조 연대는 확실치 않지만
단군(檀君)의 세 아들이 쌓았다는 전설로 삼랑산성(三郞山城) 혹은 정족산성(鼎足山城)이라 불리운다. 성
곽의 축성 구조로 볼 때 잡석으로 축조되었고 삼국시대의 석성구조를 보여주고 있으며 고려시대에 보수를
한 흔적과 조선시대에 중수가 이루어지지 않았나 추측할 뿐이다.
동문을 들어서면 병인양요 당시에 프랑스군에 승리한 양헌수 승전비를 맨 처음 볼 수 있고 길을 따라 들
어가면 느티나무 두 그루와 전통찻집인 다래헌이 반긴다. 이곳에서 잠시 목을 축이는 것도 참 좋을 듯싶
다.
전등사는 신라의 아도화상(阿道和尙)이 창건했다고 구전되고 있으나 확실치는 않고 고려 원종 7년에 중
건되었다고 한다. 창건 당시에는 진종사(眞宗寺)라 불리었으나 고려 충렬왕의 원비인 정화공주가 이 절에
옥등(玉橙)을 헌납하면서 전등사라 고쳐 부르게 되었다.
전등사 대조루(對潮樓)로 머리를 조아리고 들어서면 잘 생긴 대웅보전과 마주치게 된다. 전 등사 대조루
는 창건 연대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다만 삼량문에 의하면 조선 영조 25년 (1749) 총섭(주지) 초윤 등이
개건하였고 헌종 7년(1841) 총섭 연흥 등이 중수하여 1916년에 다시 수리하고 1932년 사찰 안의 건물들을
중수하면서 이 누각도 중건하였다고 전해지고 있 다. 하지만 지금 이 누각 안에는 기념품을 전시, 판매하
고 있어 조금 당황스럽기도 하다. 전등사에서 꼭 빼놓지 않고 보아야 할 것이 바로 대웅보전 네 귀퉁이를
떠받들고 있는 나녀상이다. 이 나녀상에는 서글픈 사랑에 대한 전설이 깃들여 있다.
옛날 전등사 대웅전 건립에 참여한 도편수는 사랑하던 여인과 공사가 끝나면 살림을 차릴 결심이었지만
채 공사가 끝나기도 전에 변심한 여인은 그를 떠나고 말았다. 한동안 실의에 빠진 도편수는 대웅보전 공
사를 마무리 짓고 그 여인의 나녀상을 조각해 무거운 지붕을 떠받들게 하였다고 전해진다. 그 나녀상을
보고 있노라면 어떤 생각을 해야할지...
다시 전등사 입구 삼거리로 나와서 정수사, 함허동천 이정표를 따라 조금은 좁다란 도로를 따라가면 동
막해수욕장에 도착한다.
동막해수욕장은 마니산 남단에 위치하고 있으며 폭 10m, 길이 200m의 넓은 백사장과 울창한 소나무 숲으
로 둘러싸여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여름이면 갯벌에서 조 개, 맛, 게 등 여러 가지 갯
벌체험을 할 수 있고 수평선 너머로 떨어지는 일몰을 구경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곳이다.
또한 동막해수욕장을 나와 진행방향으로 계속 달리면 일몰의 명소로 알려진 장화리이다. 장화리 인근에는
예쁜 카페들이 있어 따뜻한 차를 마시며 조용히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기본정보
추천대상
가족
찾아오시는 방법
찾아 가는 길 - 자가운전
강화로 가려면 우선 김포, 강화 방면으로 가는 48번 국도를 이용하는 방법과 352번 제방도로를 타고 가
는 방법이 있다. 두 가지 방법 모두 강화대교를 건너자마자 검문소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좌회전 신호를
기다린다. 유턴을 하듯 좌회전하여 해안순환도로와 강화역사관으로 진입하는 길이 나오는데 강화역사관을
먼저 들르기 위해 표지판을 보고 강화역사관 쪽으로 들어선다. 그리고 강화역사관 주차장에서 해안순환도
로로 나오는 길이 있는데 이 길을 따라 광성보까지 갈 수 있다. 강화역사관에서 광성보까지 약 9km의 구
간으로 바다를 마주하며 드라이브를 즐기는 것도 좋다.
광성보를 나와 전등사로 가는 길에 표지판이 잘 되어 있어 찾아가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리고 동막
해수욕장과 장화리 모두 전등사 삼거리에서 정수사, 함허동천 표지판을 보고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찾아 가는 길 - 대중교통
대중교통은 신촌 시외버스터미널(02-324-0611)에서 아침 5시 40분부터 저녁 9시 40분까지 10분 간격으로
다니는 강화행 버스(약 1시간 10분 소요)를 타고 강화 시외버스터미널(032-934-3447)에서 하차한다. 그리
고 이번 여행지를 찾아갈 때에는 군내버스를 타는 것보다 전적지 순환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편리하
다.
전적지 순환버스는 강화터미널에서 출발하며 오전 6시 40분부터 오후 6시 40분까지 1시간 간격으로 운행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