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 서교일 총장 "가진 것 다 주고 떠납니다"
대학 국제화·가족형 리더십 실천 귀감
사재 650억 기부… 여생 '봉사속으로'
42세의 나이로 종합대학 총장에 취임해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순천향대 서교일(51)총장.
그가 8년간 지켜온 자리를 떠났다.
서총장은 물러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개인 자산인 의료법인 동 의료재단소속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순천향대학교 구미병원 등을 대학에 기부했다.
기부액이 감정평가액만 650억원에 이르고, 각 병원의 의료인프라를 포함한 인지도 및
브랜드 가치 등을 포함하면 2,500억원 규모다.
명예와 재산을 학교에 털어 부은 이유는더 많은 환자를 돌보고 봉사하기 위함이다.
그는 "취임 이후 청진기를 손에서 내려놓는 날이 많아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며
"오래 전부터 입던 몸에 딱 맞는 옷을 다시 찾아 입은 기분" 이라고 말했다.
서 총장은 순천향대의 설립자인 고 서석조 박사의 장남으로
서울대 의과대학원을 졸업한 뒤 1993년 순천향대 중앙의료원 기획조정실장으로 학교에 발을 디뎠다.
부총장 겸 의료원장을 거쳐 2001년부터 대학을 이끌어 왔다.
80%가 수도권 출신인 학생을 위해 쏟은 그의 열정은 지방대의 한계를 극복하는 계기가 됐다.
2002년 9월 서울역을 출발하는 새마을호 열차에서 세계 최초'열차강의'를 시작했다.
열차에서 교수가 강의하고 학점을 부여해 등하교길 학생이 무의미하게 보낼 수 있는 통학시간을
최대한 활용한 것이다.
기숙사에 조성한'잉글리시 빌리지'는 학생의 외국어 학습능력을 끌어올렸다.
외국인 유학생과 재학생이 같은 방을 쓰면서 외국학생은 한국어를, 재학생은 영어를 자연스럽게 배웠다.
잉글리시 빌리지는 중국어 전용기숙사인 '차이니스 빌리지'로 확대했다.
기숙사의 면학 분위기는 통학생을 기숙사로 불러들였고 학교주변 주점들은 한산해졌다.
서 총장은 재임기간 교육인적자원부지원 '지방대학혁신역량강화사업(NURI)' 과학기술부 지원
'지역 R & D 클러스터 구축사업'문화관광부 지원 '문화콘텐츠 특성화 교육기관 (장비) 지원사업'
대학으로의 선정을 이끌어 냈다.
제5대 재임기간은 순천향대를 지역사회와의 공동발전과 국제화를 지향하는 글로컬대학 육성에 매진해 왔다.
학교도서관을 지역민에게 개방, 주민 7,00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도서관을 이용하고 있다.
글로벌화에 대한 강한 의지는 취임 초 10개 대학에 불과했던 해외자매대학을 70개교로 늘렸다.
외국인 교수 55명, 해외교환학생도 매년 130여명 수준으로 증가했다.
그가 재임기간 추진한 '의료과학' '디스플레이' '특수교육' '사회복지' '글로벌 비즈니스' 등
5개 분야의 세계 100위권 진입 목표는후임 총장이 이어갈 예정이다.
의사가 천직이라고 믿는 그는 지역 주민을 위한 무료 진료 봉사를 펼쳐왔다.
취임 초 학교 인근 지역의 초등학교에 무료 진료소를 설치하고 내과 전문의로서
순천향병원 의료진과 함께 손수 대민봉사를 펼쳤다.
매년 두 번씩 이어온 의료봉사는 금년 가을까지 한번도 거르지 않았다.
그와 의료 봉사단은그동안 1만8,000여명을 진료했다.
외국인 근로자에 관심이 깊은 그는 지난 10월 전국 4곳의 부속병원 의료봉사단 200여명과 함께
'사랑의 의료 봉사'에 나서 외국인 근로자 1,000여명을 진료하기도 했다.
지금도 매주 3일은 순천향대 서울병원에서 직접 환자를 보고 있다.
'가족형 리더십'으로 8년간 낮은 자세와 실천을 보여온 서 총장의 노력으로
재임기간 학내 갈등이나 분규가 한번도 없었다.
그의 이런 모습에 대한 지역사회 및 교육계의 평가는 '봉사의 참 의미를 남긴 총장'이었다.
서 총장은 "의사로 되돌아 가지만 학교는 선친의 숨결이 남아 항상 고향과 같은 곳"이라며
"재단 차원의 든든한 후원자로 응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대한민국 역사에서 떠나는 자의 ‘뒷모습’이 아름다웠던 적은 과연 몇 번 이나 있었을까.
숱한 역사의 부침속에서 진정 존경받을 만한 인물이 손으로 꼽을 정도인 것은
'아름다운 버림' 의 희생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그가 처음 취임할 당시에는 부유한 ‘설립자 집안’ 의 장남으로 당연히 거쳐가는
화려한 직함 쌓기로 보는 시각이 솔직히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그가 정작 평가 받아야 하는 것은 총장이 아닌 내과의사로서도 국내는 물론 전 세계를 돌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꾸준한 의료봉사활동을 펼쳐왔다는 것이다.
매년 봉사의료단을 직접 이끌고 캄보디아를 비롯한 후진국은 물론
국내의 외국인 근로자 및 소외계층을 돌보며 무려 1만5천여명을 진료하기도 했고
봉사와 기부라는 ‘아름다운 희생’의 본보기를 몸소 실천했다.
이제 그는 대학교 총장이 아닌 청진기를 든 내과 의사로 다시 돌아간다.
'총장 서교일' 이 아닌 ‘의사 서교일’ 로써 조용히 떠나는
그의 ‘아름다운 뒷모습’에 축복과 함께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ㅡ 중도일보 기사 중에서
서교일 總長(1959년 - 서울)
순천향대 설립자인 故 향설(鄕雪) 서석조 박사의 장남
학력 : 서울대학교 대학원 의학과 박사
1993년 순천향대학교 중앙의료원 기획조정실장과
1997년 동은학원 순천향대학교 부총장 겸 의료원장을 거쳐
2001년 순천향대학교 제4대 총장에 이어 5대 총장으로 재직했다.
수상 : 2005년 캄보디아 국가재건훈장, 2003년 과학기술훈장 웅비장, 2009년 청조근정훈장'
첫댓글 떠나는 자의 ‘뒷모습’이 아름다웠던 서교일 總長!!~ 깊이 뇌리에 남을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