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그곳에선 벚꽃 비가 내립니다
와이드기획 우리 동네 벚꽃 명소
봄기운 따라 벚나무가 꽃망울을 숨가쁘게 터뜨리고 있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하동 쌍계사 10리 벚꽃 엔 벚꽃이 터널을 이루었고요, 여의도 윤중로는 벚꽃비가 내려 나들이객의 발길을 그러모으고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굳이 멀리 갈 필요 있나요? 가족들과, 좋은 이웃들과 함께 걷기 좋은 벚꽃길이 우리동네에도 있답니다.
강남/서초/송파
송파 석촌호수_석촌호수를 감싸는 2.5km의 폭신폭신한 우레탄 산책로를 따라 양 옆으로 1300여 그루의 벚나무가 쉴 새 없이 이어진다. “4월 초엔 햇볕이 잘 드는 서호 남단이 가장 먼저 만개하고, 이후 번지듯 개화한다”는 게 석촌호수 관리사무소 관계자의 설명. 이따금 바람이 불면 호수를 배경으로 흩날리는 벚꽃눈이 주민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벚꽃 못지 않게 눈길을 끄는 것은 벚나무마다 붙어있는 손바닥만한 이름표다. ‘김아무개’에서부터 자매, 가족, 단체 등 나무를 헌수한 송파구민의 이름이 적혀있다. 산책로에선 벚꽃 외에 살구꽃, 매화, 진달래, 개나리 등 색깔 고운 봄꽃도 구경할 수 있다. 호수와 붙어있는 롯데월드 내 매직아일랜드는 성을 배경으로 핀 벚꽃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사진동호인들이 몰린다.
▲ 탄천을 따라 이어진 분당 중앙공원의 벚꽃길 /분당구청 제공
송파 잠실 5단지_넓은 아파트 단지 안이 온통 벚꽃으로 뒤덮여 자체 축제를 벌일 만큼 대단하다. 523동부터 530동으로 이어지는 길이 잠실5단지 벚꽃길의 하이라이트다. 인근에서 공인중개사를 운영하고 있는 박준씨는 “잠실5단지는 진해 군항제 못지 않은 벚꽃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라면서 “뜨끈미지근한 관계의 여자친구와 함께 오면 결론(?)이 날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이 연출된다”고 얘기한다. 2호선 잠실역 4,5번 출구와 정문이 나란히 있어 벚꽃 개화 소식이 전해지면 인근 동네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도 꽤 있다. 일부 나들이객은 아파트 단지라는 것을 잊은 채 마치 소풍 나온 양 통닭을 배달해 먹는 등 진풍경이 연출하기도 한다. 현재 잠실 5단지는 재건축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로 재건축이 실시되면 다시는 볼 수 없는 풍경일지도 모르니 서두를 것!
송파 올림픽파크텔 &성내천 주변_달리던 차도 세우게 만든다는 벚꽃길. 올림픽공원에서 천호동 방향, 올림픽파크텔 성내교 옆은 짧지만 소박한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는 길이다. 벚꽃 그늘 아래를 거닐다 보면 맞은 편으로 정자와 석축이 보인다. 묘한 조화는 신선이 된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이에 비해 성내천 주변은 ‘송파구 벚꽃길의 다크호스’로 통한다. 성내 5교에서 위례성길까지 1km 남짓한 산책길은 작년 3월 주민들의 자발적 헌수로 심어진 3m 높이의 왕벚나무 215주가 일제히 꽃을 피워 나들이객을 맞는다.
▲ 튤립과 어우러진 벚꽃을 볼 수 있는 용인 한택식물원 / 한택식물원 제공
서초구 방배본동 삼호아파트 부근_방배동 759번지 일대는 500여 그루의 벚나무가 장관을 이룬다. 벚꽃길은 아파트 입구에서부터 외벽을 따라 600m 정도 이어진다. 만개하는 4월 중순이면 하루 방문객 400여명이 다녀갈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는 매년 4월이면 벚꽃길 곳곳에 500여 개의 청사초롱을 걸어 야간 벚꽃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분위기 좋은 카페나 레스토랑이 몰려있는 ‘프랑스 마을’ 서래마을이 가까이 있다.
양재천_키 작은 개나리와 어우러진 벚꽃을 구경할 수 있는 곳. 풍성하진 않지만 천변 풍경과 어우러져 운치 있다. 일원초등학교 대모산 부근(9단지 뒤편)도 ‘벚꽃 구경 명당’ 자리로 통한다. 봄이면 돗자리 까는 사람들이 많다.
Tip 우리동네 벚꽃축제① ‘2008 석촌호수 벚꽃대축제’
벚꽃이 절정을 이루는 오는 13일(일요일), 석촌호수에서는 ‘2008 석촌호수 벚꽃대축제’가 열린다. 벚나무 감상과 함께 다양한 공연과 이벤트가 곁들여진다. 낮 12시30분 석촌호수 서호 수변무대에서는 미8군 군악대 및 롯데월드 마칭밴드의 공연이 펼쳐진다. 벚꽃길 걷기대회도 동시에 열린다. 오후 2시엔 수변무대에서 ‘젊음의 무대’가, 오후 6시30분엔 봄 저녁 물들일 ‘오페라 산책’이 기다린다. 이밖에 벚꽃대축제 관련 사생대회 및 사진콘테스트, 가족백일장, 시 낭송, 페이스페인팅, 캐리커쳐, 시화전시 등 구민 참여행사도 다채롭게 열릴 예정이다. 문의 (02)410-3410
분당/용인
탄천변_구미동에서 야탑동까지 6km에 달하는 길, 분당 신도시 조성 당시 심었던 벚나무가 어느덧 10년이 돼 탄천로변을 수놓고 있다. 중앙공원 안쪽 탄천 따라 이어진 산책로도 벚꽃길의 백미로 꼽힌다. 탄천 입구부터 중앙공원 안까지는 약 3km 벚꽃길이 이어진다.
▲ 벚꽃이 개화하던 날, 석촌호수로 나들이 나온 시민들 / 행복플러스 이경호 기자 ho@chosun.com
분당 서현동 시범단지_삼성한신아파트 단지길과 샛별마을 우방아파트에서 라이프아파트로 이어지는 소공원길도 일대에선 유명한 벚꽃길로 유명하다. 길지 않은 거리지만 벚꽃이 만개하면 일부러 왕복하는 사람들이 많다.
성남 남한산성_남한산성 관리사무소에서 중부면사무소까지 8km 정도 벚나무가 늘어서 있다. 남한산성 남문 주차장을 기점으로 광주로 내려가는 길은 잘 알려진 드라이브 코스로 벚꽃 그늘 아래 자동차를 타고 달리는 기분이 쏠쏠하다.
용인 호암미술관 앞 ‘가실길’_용인 에버랜드 정문 매표소에서 호암미술관까지를 일컫는 ‘가실길(가실리에 있어 가실길이라 불린다)’은 7km에 걸쳐 왕벚꽃과 겹벚꽃이 늘어서있다. 호암미술관 호수 옆엔 연인이 나란히 걸을 만한 오솔길 위로 벚나무 꽃잎이 흩날리는데, 직접 걸어봐야 제 맛이다. 도로 위로 난 300m 벚꽃터널은 드라이브 하기엔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긴다. 아쉽게도 올해는 벚꽃 축제 계획이 없다.
용인 한택식물원_자연생태원쪽으로 가면 50m 구간에 걸쳐 산벚나무와 왕벚나무를 구경할 수 있다. 군락이 형성돼 있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규모는 아니지만 색깔 고운 튤립과 어우러져 사진 찍기 좋다.
양천/강서
안양천 제방길_목동아파트와 구로구 사이 제방길, 그 중에서도 신정교와 신정2교 사이 2km 구간이 으뜸으로 꼽힌다. 벚꽃과 함께 연분홍 살구꽃이 만개해 주민들을 반긴다. 곳곳에 벤치가 있어 앉아 쉬기에 좋고 벚꽃 바람 일으키며 자전거로 달리기에도 좋다.
목동파리공원_띄엄띄엄 있지만 벚꽃 구경하기에 부족함 없다. 밤이면 조명이 들어와 밤 벚꽃놀이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 밤벚꽃놀이 명소 파리공원 /양천구청 제공
강서 우장산 공원_우장산 공원 옆 서울정보기능대학으로 가는 길가엔 1000여 그루의 벚나무가 늘어서 있다. 우장산 공원에서 우장산까지 난 3~4km의 산책로는 개나리, 진달래가 벚꽃과 어우러져 운치를 돋운다. 방화근린공원과 가로공원길, 곰달래길도 ‘강서구 벚꽃길’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
일산/덕양
일산 호수공원_애수교 지나 건너편 산책로 300m 구간에선 수령 40~50년 된 벚나무를 만날 수 있다. 인공 호수를 배경으로 흐트러지게 핀 벚꽃의 인기는 엄청난 종류의 꽃을 구경할 수 있는 세계꽃박람회 기간에도 식을 줄 모른다.
일산 백마마을_백마마을 앞 공원은 소담스러운 벚꽃 몇 그루가 인근 아파트 주민들을 불러 모으는 곳.
덕양 한양컨트리클럽_50년 된 벚나무가 1km에 걸쳐 늘어서 있다. 서삼릉이나 원당종마목장, 중남미문화원이 인근에 있어 나들이 가는 길에 들러보면 좋다.
Tip 우리동네 벚꽃축제② ‘제 1회 강서구 한마음 벚꽃축제’
가을엔 단풍 명소로, 봄에는 벚꽃 명소로 꼽히는 방화3동 근린공원에서는 오는 4월 25일부터 26일, 이틀간 ‘제1회 강서구 한마음 벚꽃축제’를 연다. 25일 오후 2시부터 7시까지는 먹거리 장터가, 오후 7시30분부터 9시까지는 세종문화회관예술단의 퓨전국악 콘서트가 열린다. 26일엔 좀 더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오전 9시30분부터 11시까지는 흥겨운 풍물마당이 기다린다. 이후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진행되는 ‘구민과 함께 하는 건강 걷기대회’(공원~가양대교에 이르는 4km 구간)나 오후 2시부터 4시30분까지 이어지는 ‘TBS 가요제’ 공개방송도 빼놓을 수 없다. 마당놀이나 주민 어울림 한마당 외에 상설 행사로 벚꽃 글짓기 대회나 테마별 체험마당 등 주민 참여 행사도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폐막식인 26일 오후 9시,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놀이도 놓치지 말 것! 문의 (02)2666-1691
(2008. 4. 8 조선일보, 글 박근희 기자)
첫댓글 어젠 자전거 운동하러 한강에 갔다가 윤중로 다녀왔습니다... 만개한 벗꽃 구경하고 왔습니다...좋은자료 이네요... 잘보았습니다... 저희 가계에서 공항쪽으로 백석초교 앞 정보 진흥원 이 있는데 주위에 핀 벗꽃도 장관 이랍니다... 꽃구경 못갈땐 여기서도 잠깐의 구경을 하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