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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33산 동그라미 그리기
(5구간)
5월 13일 -14일 (2일간)
호명산 (423m) : 경기도 양주시
죽엽산 (606.6m) : 경기도 포천시
수원산 (709.7m) : 경기도 포천시
산행코스 : 울대고개-3.44Km-챌봉-2.8Km -한강봉-1Km-호명산-2Km-작고개-0.8Km-360번도로-1.7Km-임꺽정봉-1.7Km-청엽굴고개-1.3Km-310봉-1.4Km-샘내고개-1.7Km-큰테미-2.1Km-덕고개-1.4Km-112.3봉-1.3Km-오리고개-0.8Km-230봉-1.5Km-백석이고개-0.3Km-285.7봉-1Km-43번도로-1.7Km-98번도로-3.3Km-노고산성-0.7Km-383번도로-1.7Km-죽엽산-5.2Km-큰넉고개-2Km-국사봉-5.4Km-수원산-2.9Km-47번도로
(도상거리 : 49.14KM) 산행거리 : 63.6 Km
산행시간 : 5월 13일 9시 40분 - 14일 12시 50분 총 27시간 10분
백오동과
(울대고개~큰넉고개 지도 없음)
한북정맥이란?
백두대간이 남쪽으로 흐르다가 원산 부근 분수령에서 서남 방향으로 한줄기를 내어 한강과 임진강의 수계를 가르며 흐르는 산줄기로써 백암산 법수령을 지나 휴전전에 접근하면 벌집처럼 요새화 되어 있다는 오성산이 북녘의 척후병이 듯 철책 넘어 대성산은 동장군의 척후병으로 남녘을 지킨다(조석필의 태백산맥은 없다에서)란 마루금을 따라 수피령까지 가지 못한다 하더라도 수원산까지 가야지,
상점옆 임도길 따라 올랐다, 지난 구간 걸었던 서울 삼각산, 도봉산, 사패산에 이어지는 한북정맥길을 숲 속을 헤치고 밤 길의 어두움과 함께 걸어가야지. 공동묘지, 철조망, 개짖어대는 울림소리 미리 겁먹어 내려앉아 있는 마음 위안 삼으며 봄 내내 차곡차곡 쌓아 놓았던 햇볕이 좀 컷을 것인가.
애기나리, 은방울꽃 땅위에 힘찬 숨결로 깔아 놓은 푸른물결따라 걸어 가야지,,
한여름으로 가는 햇살이 뜨거운 시선으로 날 내려다본다, 기다란 관모양의 묘지, 둥그런 묘, 가족 모두의 이름과 이생을 등진 자들이 누워 있었다, 비문의 모양이 달라도 망자 앞에 놓여져 있는 꽃이 오래 되었어도 흘린 눈물로 변해버린 세월은 사람들의 마음도 사랑도 희석되겠지. 우리는 무얼, 얼마나 , 이 세상에 남아 있어야 할까, 언제일지 모르는 알 수 없는 시간을 채워가며 우린 살아가고 있는 거겠지,
+한강봉가는 삼거리에서
지나왔던 서울시내의 산 사패산, 도봉산, 삼각산이 보이는 챌봉의 첫머리에서 무덤덤한 그렇고 그러한 봉우리 이름 하나 가자고 서 있는 것 기뜩해 보이고 박성태님의 신산경표 오려다 그려놓은 한북정맥 마루금 안내판과 두 다리 길게 하얀 이정목 세워놓은 삼거리지나 한강봉 한 낮의 뜨거운 빛을 끌어 안았지,,, 녹음을 불사르고 있는 숲의 공간 호명산에서 내가 몸담고 있는 카페의 회원이 예쁘게 세워놓은
정상석을 보고 생각했지,, "100둘 누이 어서 일어나 이 산 같이 걸어보자고"
+호명산
"물어 뜻는 개는 짖지 않는다" 멍멍멍멍. 꽝꽝꽝 . 수십마리 개새끼들이 널은 능선을 움직인다. 산 속에 갇혀 사는 신세 그렇게도 서럽더냐 산 길을 헤쳐가는 날 소리높여 짖어 뭐할거노? 차라리 거두어 먹던 밥찌꺼기 입에 물어 반갑다 꼬리 한번 쳐 보시게나, 짖어 대는 개새끼들아,
물지 않는다는 속담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단다, 작고개였다,
어릴 적 수박, 참외, 토마토 밭에 깔려 있는데 서리하는 악동들 막아내랴 지키던 원두막! 흑성산아래 황산이란 그 곳에서 고 시절만큼 수상한 시절도 없었으리, 그것은 여름이었고 또 가을이 있었네 빠알간 사과를 한 아름 안고서 고 녀석들과 웃고 했던 가을날! 얽히고 설킨 풍성한 일들 이제 너무도 변해버린 30년 전의 일들 다 어데로 갔을까? 되돌려다오, 무심한 세월아,
(작고개에서 토마토를 사 먹으면서 생각했던 일)
양주시민의 체육시설이 있는 곳으로 내려와 물 한 깡통 채우려 했는데 발로 공차는 아자씨들이 모여 삼겹살에 쇠주통으로 유혹한다, 내가 여자로 보이나, 아닐껀데, 백오동이가 여자로 보이겠지?
눈을 살살 내리깔며 한 첨 먹으라고 찌른다, 마음까지 찔러서야 이 곳에서 멈추워 망칠일은 없겠지,
산에 다닌답시고 얼굴에 철판이 된지 오래 두꺼운 강철을 깔아 송곳으로 목구멍까지 찌르고 불곡산이 보이는 산릉을 따라 헉헉 도야지 멱따는 소리가 임꺽정봉까지 울린다, 아마 더워서 더 그랬을꺼야.
부대, 3중 철조망, 3번국도, 기찻길, 아파트와 부딪히는 정맥길 갈수록 삼엄해지고 삭막해 지는 길따라 샘내고개, 성황당고개, 막은고개의 고개령 넘어서면서도 가장 좋아하는 길이 있었다,
파아란 5월 하늘아래 푸른빛으로 퉁퉁하게 습기를 머금었던 송아! 어느새 노오란 가루가 되어 날리면 우리는 그 노란빛 나태 속에 빠져 마치 봄날처럼 그렇게 나른한 꿈을 꾸웠지, 다식판에 언저 꾸욱 눌러 먹던 아주 고급스럽던 과자 다식! 할아버지 제삿 날만이 먹을 수 있는 것
송아과자, 그 때가 그립다,,,,
허리가 잘뚝 잘려 나간 마루금! 오를 수 있는 길이 없구나, 내릴 수 있는 길도 없고 모두가 상처뿐인 길들로 난장판 되었구나, 지나온 철조망과 공동묘지는 그래도 마루금 만큼은 잘라먹지 않았는데,
눈봉사가 되었으면 좋았구려, 귀머거리였으면 더 좋았구려. 양주시 덕현, 만송은 공사장으로 변하여 뻐얼건 황토길 부로도져가 밀어놓았구려 . 무엇이 될려 이렇게 되었을까,, 누가 그랬을까,, 이제 우린 어데로 돌아가야 하나.
43번 도로 축성령지나 화려한 불빛 모텔들 자꾸 자고 가라고 손짓한다, 만송리서 먹은 삼계탕이 기운을 돋운다, ★도 ○도 없는 깜깜한 하늘에 골프장, 공동묘지와 철조망을 가로질러 숨죽은듯 아들같은 이들에게 검문받아 기 팍죽어 어데로 갈까나, 개구리 깨개굴 울림소리 벗삼아 졸린 눈 치켜 세우고 있는데 우리 발자욱 듣고 개새끼 짖어대니 나 차라리 너 ♥한다고 말하리라,
노고산성은 내가 왔는지 알까, 어쩌면 저렇게 고모루성(성)이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있을까,
어두움속에 통신시설은 윙윙 어느 바람을 먹고 살까, 밤에 어떤 모습으로 잠을 잘까 했는데, 꿈을 꿀까 했는데,
깜깜한 어두움속의 노고산성은 알 수가 없구나, 야트막한 그냥 산성, 인고의 봉우리라고 말하리라,
비득재였다, 어두움속을 헤쳐 오느랴 한 숨 거른다, 한 참을 앉아 있자니 이 한 밤 중에도 지나가는 차량이 가끔 있다, 주엽산(죽엽산)을 오르는 5구간중 가장 오름길이 심한 경사다,
아무 생각 없이 오르고 가다 앉길 여러번 우린 그렇게 걸었다, 밤 새 이 길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힘들어서도 누웠고, 숲 속의 소박하고 은은한 숲의 차분함이 있어 길섶이 좋아서 였을까,
그러나 풀밭으로 변한 헬기장이 주엽상 정상, 아무것도 없었다, 빈 공간, 오래된 나무에 표지기 하나만을 걸쳐 놓았다, 내가 왔다 간다는 신고였다,
+죽엽산정상
날도 또 밝았다, 숲 속 분지를 이루고 있는 600.6봉, 570.5봉을 지나고 나뭇잎이 토해 내는 호흡의 열기와 사뭇 다른 새 생명의 기운을 담고 있는 색깔들이 있어 걸어가는 길 힘들어도 참을 수 있었다,
두텁게 쌓인 낙엽이 썩어가면서 발산해 내는 독특한 내음이 내 마음까지 강하게 잡아끈다,
땅을 보면 자연의 회귀, 나무를 보면 새잎들이 현존하는 삶 하늘을 보면 환하게 열고 있는 아침이었다,
작은넉고개에서 백오동은 집으로 돌아갔다, 할 일이 있어서 갔는데, 꼬옥 보내야 하는데 웬지 어깨가 흐늘거린다, 밤 새 멍멍이 소리에 무서움 같이했고, 공동묘지에서 행여 귀신소리 울릴까 하는 같은 마음이었는데,,,
87번(큰넉고개) 국도의 중앙분리대를 넘으려니 오가는 차량에 겁이난다,
마주보고 서 있는 주유소가 2곳이나 있었다, 아뿔샤, 주유소 사장님이나 주유원에게 부탁해야 되겠다, 차좀 세워달라고, 내가 지나가게 해 달라고,
주유소로 다가가자 내 신세를 보고는 "집 나왔어요?" 혼잣말로 "나 원참, 내가 그리도 초라해 보이는가"
"집 나왔냐구요?"
"예"
"언제요?"
"어제 아침에요" ㅎㅎㅎ
아자씨는 커피를 빼 준다, "얼마입니까" 했더니 사탕 몇 개를 또 집어 가방뒤에 넣어준다,
"집나온 사람 자꾸 주면 집에 안들어 가요" ㅎㅎ
중앙분리대를 넘어서는 순간까지 아자씨는 날 지켜보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6.25참전비 앞에 섰다. 꽃다운 생도들 이곳에 잠들어 있었다,
6.25가 발발하자 육사생도 650여명이 포천으로 출전했다가 공산군의 공격을 받아 치열한 전투를 펼쳤단다, 그러나 포병의 지원 없이 소총만으로 싸우던 이들은 이곳에서 100여 명이 전사하여 스물살도 채 살아보지 못한 청소년들이 용사로 변한 용기가 더없이 존경스러웠다, 낮게 세워져 있는 참전비가 조금만 더 높았으면 북쪽 하늘에 보고 말할 수 있을 껀데.
"우리들, 이 세상에 잘못 태어나 이렇게 누워있다고,"
국사봉 올라가는 길, 채석장이 널은 능선을 갉아 먹고 있었다, 정맥길을 잘뚝 잘라 내는 소리가 치지직, 꽝쾅 내 귓속에서 멈추길 바랄뿐,, 아무런 할 말이 없었다, 한남정맥 첫 구간에서 보았던 절반 이상이 공장에 부대에 없어진 마루금을 이곳에서 또 보고 있었다, 얼마나 남았을까, 지금 이나마 걷고 있는 순간이 행복한 건지도 몰라, 또 다른 삶의 수레바퀴를 아무것도 살아 있지 않은 듯 숲의 빈 터에서 부지런지 돌리고 있었다,
잡풀이 우거져 있는 국사봉(547M)였다, 좁은 공간에 큰 나무 하나가 쓰러져 발악하고 있는 모습이 안쓰러워 보였다, 수많은 나무잎들이 아무 소리도 없이 뿜어 내고 있는 깊은 호흡의 열기가 있기에 발걸음이 한결 가벼웠다, 생명체들의 왕성한 움직임이 느껴지는 길위에서 들이 마시는 공기가 맑다,
오르내림이 적은 능선 오솔길, 부드러운 흙길위에 쌓여있는 낙엽들 마음놓고 걸어도 편한 능선길이 좋았다,
철탑이 있는 640봉우리에 오르자 천마지맥길이 한 눈에 들어왔다, 저 길을 다음에 걸어가야지, 마지막 남은 길들...
잣나무 숲이 우거져 눈 길 자꾸 거기 있기에 발 길 멈춘다, 곧게 뻗은 나무들의 도열, 하늘향해 오르는 수직선 나무들, 제멋대로 자란 칡넝쿨, 미역줄나무들에 비하면 아주 정직해 보였다,
저 멀리 수원산이 보이고 있었다, 통신시설물과 함께 보이는 북쪽으로 수원 사람이 포천에 사람을 보내 세금을 받아 갔다는 수원산! 585.5봉의 삼각점은 수원산을 바라 보고 있었다,
정문과 함께 보이는 수원산이 가까이 오자 개새끼들은 나를 포위한다,
스틱으로 한 번 잘못 때렸다가는 내가 물릴 개판이다, 마루금길따라 나 있는 철조망에 기어 올라 볼까,
"그래, 못 본 척 걸어가는 거야, "
"지쳐서 그치겠고 멀어지면 돌아가겠지"
"차라리 땅에 지천으로 깔려 있는 쑥이나 뜯어다 개떡이나 해먹자"
이제부터 나물이나 뜯어다 몸보신해야 겠구나.
정신없이 나물이 산가방에 무겁게 느낄쯤 "아직도 47번 국도가 멀었단 말야"
"여기가 어데쯤일까, 확인해 보니 걸었던 길 되돌아와 585.5봉우리, 솜방망이꽃이 예뻐 사진 찍었던 곳 아닌가,"
"2키로 넘게 왔으니 어쩌란 말인가, 수원산까지 가려면 넘 멀고 가장 가까운 곳으로 내려가자, "
"으으 망녕, 노망" 혼잣말로 나물에 정신 나갔으니.."
남으로 능선을 가로질러 내려오니 계곡에 물이 흐르고 있었다,
"전화위복","이틀동안 흘린 땀냄새나 닦고 가야지"
"좋다, 아무도 없는 나 혼자만의 목욕탕"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 소학리였다,
+지도와 사진 임호빈님 촬영(도적질 아니고 허락승인)
첫댓글 연속으로 터뜨리는 대단한 발걸음... 이젠 놀라지도 않아요. 충분한 휴식 취하여 몸관리 잘하세요. ^^
잘보았습니다. 울동네를 지나시면서 그렇게 조용히 가시다니....섭섭..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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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발자취를 따라 가겠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