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 경마공원(이제는 레츠런파크로 바뀌었더라구요^^)에서 제주마축제를 했답니다.
울 가족은 일요일 오전에 집에서 뒹굴뒹굴거리며 밀린 청소하구 딱지도 접구 하면서 있다가 오후에 찾아갔죠.
사람이 많으면 어쩌나 했는데, 아니나다를까 그 넓은 주차장이 차들로 빽빽히 있더군요.
원이와 현수는 엄마랑 체험부스를 돌 때마다 손에 한가지씩 들려있었고, 남우는 저와 놀이터로 직행했답니다.
아마 미끄럼틀 계단을 올라갈 때였을 거에요.
많이 봐도 7-8살 되는 남자 아이 둘이 이렇게 얘기하는 겁니다.
'야. 너 돈 내는거 몇 개 (체험)핸?'
그러고 보니 체험부스라고 다 같은 체험부스가 아니라 돈을 내는 곳도 있었고 아닌 곳도 있더라구요.
가뜩이나 '체험'에서 오는 부정적 이미지가 있는 저인데, 거기에 '돈'까지 가세하니 솔직히 정신을 못 차리겠더라구요.
이번 놀사 소식지 첫 페이지가 워터파크였더랬죠.
물놀이를 주구장창 갔는데 왜 우리는 물놀이 안가냐고. 그래서 이제껏 가지 않았냔 말에 워터파크 안가지 않았냐는 말.
돈을 내고 하는 '소비'놀이가 아이들에게 어느 순간 '진짜'놀이가 된거에 맘이 아프단 글이었죠.
근데 굳이 소식지의 글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이렇게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소비놀이를 접하고 즐기며, 영위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더군요.
원이는 이제 어느정도 눈치가 생겨 물어보진 않았지만, 현수는 태연하게 물어봅니다.
아빠. 나 저 (돈내고 하는)체험 하고싶어 / 안돼 / 왜 안돼? / 현수는 체험 많이 했잖아. 현수만 많이 하면 다른 친구들은 체험하지 못해. 대신 우리는 다른 체험도 많이 했고 이렇게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기도 했잖아.
솔직히 어떻게 이야기해 주는 것이 좋을지 몰랐습니다.
단순히 돈을 내서 싫었던게 아니라, 누구나 공평하게 오래 기다리면 자기 차례가 되어 즐기는 것이 아닌 남보다 좀 더 돈이 있으면 즐길 수 있다는 생각. 너무나 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른들의 사고방식이 고스란히 아이들의 순수한 놀이에서도 투영되는 것 같아 씁쓸했습니다.
이 날 원이와 현수는 놀이터 중간에 있는 장난감 말을 타기 위해 30분 넘게 줄을 섰습니다.
그늘도 없어서 땀을 빼질빼질 흘리면서도 조금만 더 기다리면 탈 수 있다는 생각에 지친줄도 몰랐나봅니다.
그렇게 기다리며 탄 말인데 얼마나 재미있었을까요.
집으로 돌아오는 차에서 원이가 얘기합니다.
'아빠. 나 아까 말 탔잖아. 근데 내가 탈 때 되니까 앞에 있는 아이들이 다 어디 가부런. 그래서 빨리 탄'
뭐 바쁜 일들이 있었겠죠.
엄마, 아빠가 채근하여 갔을 수도 있구요.
근데 앞전에 대화하던 두 친구가 생각이 나서 괜시리 마음이 좀 그렇더라구요.
최첨단 시대를 살아가며 놀이도 진화한 까닭일까요?
다른건 다 디지털로 바뀌어도, 놀이만큼은 철저히 아날로그화 되었으면 좋겠는데 그건 그저 낭만적(?)인 얘기일까요.
에휴~
괜히 적었나... 기분이 좀 다운되네요~
하지만 같이 공유하고 싶어 글 올리네요~
아자자^^ㅋ
그래도 그래도~ 오늘도 즐겁게 개구리 뒷다리를 외치며^_______________________^
잘 놀아 보아요^^
첫댓글 소비놀이가 아이들에게 진정성으로 다가갈까요?
커서 남아있을까요?
저도 아이들이랑 놀러다닐때
ㅗ비의경험보다는 몸으로 자연을 체험하고
스스로 놀수있는데 중점을 줬던것 같아요
지금 커서 이야기해보면
다 그런이야기를 하더라구요
그게 결국 몸에 맘에 배어들어 삶의 힘이 된거라는 증거겠지요?
쳐지지말고
스마일하기
축제에 가서
저희 역시
유료체험 코너는
거의 안 했던 기억이나네요...
간혹
진짜 너무 유행이라 안 할 수 없었던 게 있을 때 한 적 있긴하지만...
대부분 행사장에서...
공연보고
배 채우기 바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