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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仙遊島) – 신선들의 정원
프롤로그
선유도(仙遊島)는 전북 군산 앞바다에 펼쳐져 있는 고군산 군도의 크고 작은 섬이 모여 있는 천연의 해상공원으로 면적2.13㎢, 해안선 길이 12.8㎞인 선유도를 중심으로 유인도 16개와 무인도 47개가 파란 하늘과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점점이 흩어져 있다.
신선‘선(仙)’에 놀‘유(遊)’자, 그 말 그대로 신선이 노닐던 곳이라 이름 지어진 선유도…. 이곳 포항과 전북 군산의 공통점이 무얼까? 지도를 옆에 두고 30Cm자로 재어 보니 군산과 포항은 같은 위도상이다. 동해 포항과 서해 군산을 180도 가로방향으로 가면 군산이고 새만금 방조제를 통과하면 선유도에 도착한다. 고군산도라는 명칭은 오늘날 고군산군도의 중심 섬인 선유도에서 유래했다. 군산도라 불리었던 선유도에 조선태조가 금강과 만경강을 따라 내륙에 침입하는 왜구를 방어하고자 수군부대인 만호영을 설치하였다. 세종 때 와서 수군부대가 옥구군 북면 진포(현 군산)로 옮겨가게 되면서 진포가 군산진이 되고 기존의 군산도는 옛 군산이라는 뜻으로 고군산이라 불리게 된 데서 유래한 것이라 전한다.
선유도는 편암과 편마암으로 구성된 해발 190m 이하의 낮은 구릉성 섬들이 원형으로 자리한다. 사면에는 지질시대의 오랜 풍화작용을 받아 적황색 및 갈색 토양이 넓게 분포되어 있다.선유도와 무녀도 및 신시도 해안에는 간석지가 펼쳐져 있다. 군도의 중앙에 있는 선유도의 명사십리 해변은 해수욕장과 기암절벽과 낙조가 유명하다.
선유봉(仙遊峰)
선유도 북단에 해발 100여m의 선유봉이 있는데 그 정상의 형태가 마치 신선이 마주 앉아 바둑을 두는 것처럼 보인다 해서 이 섬의 이름을 선유도로 부르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선유도 정상에 오르면 주위를 둘러 싸고 있는 인근 섬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데 왜 이곳이 신선이 놀다간 봉우리 인지 단번에 알 수 있다. 서쪽 해안으로 관리도와 북쪽 해안으로 선유도의 방벽을 이루는 말도, 명도, 방축도, 횡경도를 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북동쪽으로는 선유도의 명사십리(明沙十里) 해수욕장과 망주봉이 그리고 왼편으로 선유도와 장자도를 연결한 현수교는 자연과 사람이 만들어 놓은 조화로운 멋진 절경을 볼 수 있다. 저 멀리 대장봉이 바다에 에워 싸인 채 조망된다. 이 비경에 나도 모르게 절로 나오는 감탄을 들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 신선이 앉은 곳에 우리도 흉내내어 점심 밥상을 대한다. 나 뿐아니라 함께 한 회원들은 아마도 이 순간이 행복하지 않을까. 사방의 비경을 눈에 넣으며 밥 알갱이를 숟갈로 입으로 전달하는 풍요는 이루 말할 수 없는 행복감이다. 오늘도 역시나 영주씨는 국수를 베낭에 넣어왔다. 김치국물 육수 물에 말아 노란 빛깔 국수를 한 잎 입에 넣고 목 줄기로 당겨 넣는 식감은 경험하지 않고서는 표현할 수 없다. 베픔을 즐겨하기에 자녀들이 다 은덕을 입고 잘 풀려 나가는게 아닐까….휴게소에서도 벌써 온기를 품은 계란과 수육 같은 떡으로 아침을 채웠는데, 늘상 고마운 영주님이다.
장자도(壯子島)
선유봉에서 하산하여 대장봉을 가기 위해서는 장자교를 건너야 한다. 장자교를 건너면 장자도(壯子島)다. 장자교는 선유도와 장자도를 이어주는 길이 268m, 교폭 3m의 보도교로 1986년도에 만들어졌으나, 2017년도에 다시 차량이 다닐 수 있는295m의 새로운 장자교가 바로 옆에 별도로 건설되었다. 장자도는 지금은 선유도에 비해서 작은 규모의 섬이 되었지만 약60여 년 전 까지만 해도 고군산군도에서 가장 풍요로운 섬이었다. 장자도의 항구가 천연적인 대피항으로 태풍이 불어도 이곳으로 피하면 재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한다. 선유 8경 중 하나인 장자어화(壯子漁火)는 장자도가 번성기를 누렸던 시절 장자도 일대에서 밤에 불을 켜고 고기를 잡던 모습을 말한다.
대장봉
오늘은 어쩜 올 들어 가장 더운 날일지도 모른다. 이곳의 한낮 온도도 예보는 33℃도이나 체감온도는 약 36~37℃ 쯤일 듯 하다. 상록수림을 5분 정도 오르면 ‘장자할매바위’ 전설이 적혀 있는 안내도와 폐가를 만난다. 할매바위는 직접 그 위에 오를 수는 없지만 주변 풍광이 가장 잘 보이는 지점이다. 전설에 의하면 본인 운으로는 과거에 급제할 수 없는 할아버지를 위해 할머니가 부처님께 수많은 세월을 기도했는데 한양 간 할아버지가 15년이 된 후에야 과거에 급제했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그 동안 사대부집 외동딸 글 선생으로 들어가 그녀와 눈이 맞아 소실로 삼고 본가에 돌아왔다. 이를 본 할머니가 기가 막혀 하자 부처님이 노하여 두 사람을 돌로 변신시켰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할아버지바위는 대장도에서 2km쯤 떨어진 무인도인 진대섬(횡경도)에 갓을 쓰고 바위가 되어 대장도를 바라보고 서 있다. 나무계단을 오르며 누구나 정상 조망을 누릴 수 있다. 이곳에는 선유팔경의 환상적인 조망이 기다리고 있다. 북쪽으로 방축도가 한눈에 들어오고 서쪽으로는 관리도가, 남쪽으로는 위도를 제외하고는 짙푸른 망망대해다. 이곳은 일출과 일몰의 명소이기도 하다. 오솔길처럼 편안한 숲길 너머로 바다에 접한 해안의 풍경이 너무나 아름답다. 대장봉 정상에 오를 때는 왠지 양희은의 ‘아침이슬’ 가사가 생각났다. “한낮에 찌는 더위는 나의 시련일지라… 나 이제 가노라~~” 대장봉 정상에 서면 선유봉과 장자도가 그림처럼 내려다 보인다. 고군산군도 최고의 절경 중 하나다. 선유8경 중 하나인 '무산십이봉(無山十二峰)이 보이고 선유해수욕장의 짚라인도 보인다. 바다 건너 북쪽에 한 줄로 선 섬들이 한 폭 수묵화 같다. 바다를 가르며 떠나는 배의 흰 물살과 소릿결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 대장봉을 내려와 선유도 해수욕장으로 가려는데 더위에 지쳤다. 더위에 지친 네 명은 갑장 정민씨가 로드카페에서 사 준 팥빙수를 먹으며 묘책을 간구했다. 꾀를 부리는 것이다. 마침 경기도 파주에서 여행 오신 분과 교감되어 자가용으로 호사스런 망주봉 입구까지 이동 하였다. 이곳 선유도는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다. 도로를 정비하고 시설을 개 보수 하고 있었다.
망주봉
선유도 명사십리 해수욕장에서 바라보이는 화강암 산이 바로 망주봉이며 이 망주봉은 여느 해수욕장과 다른 색다른 분위기를 제공한다. 해발 1백52m에 불과한 꼬마 산 이지만 그 아름다움으로 일찍이 선유8경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망주봉은 조금씩 다른 설화가 있는데 하나는 젊은 남녀 부부가 천년왕국을 다스릴 임금님을 기다리다 그만 굳어져 바위산이 되고 말았다는 전설과 다른 하나는 섬에 유배된 선비가 이 바위산에 올라 한양 을 향해 바라보며 임금을 그리워했다는 데에서 붙은 이름이다.설화는 조금씩 다르지만 망부석의 공통된 내용을 가진 설화를 갖고 있다. 겉에서 보면 망주봉은 바위절벽으로 이루어져 등반을 하지 못할 것처럼 보이지만, 자연은 오묘하게도 그 사이로 길이나 정상을 오를 수 있는데 이러한 자연의 조화에 망주봉의 신비로움을 더 하고 있다. 일탈한 네 명중 정민씨는 의리로 망주봉을 올랐고 나는 등산화 밑창이 들고 일어나 그 핑개로 명사십리 해수욕장으로 향하였다. 등산화(잠발란)를 살 땐 고가에 구입했는데 그 동안 신발장에 5~6년 묵혀 놓으니 고무가 삭아 졌다. 사람이던 사물이던 내가 사랑을 베풀지 않으면 나에게 언젠가는 디스를 가하기도 한다. 두번 신은 등산화 벼려야 할지 밑창을 갈아야 할지 계륵 같다.
선유도해수욕장
선유도해수욕장은 명사십리해수욕장으로도 불린다. 모래가 아주 곱고 희다. 선유팔경중 하나인 길이 1.2Km 폭 50M 규모의 명사십리 모래밭을 가진 서해 최고의 해수욕장이다. 앞에 자리한 최고도 점 해발 152m의 망주봉은 '지중해에서 망중한'을 떠오르게 할 만큼 매력적이며 주변의 경관은 신선이 감탄하며 즐겁게 놀 정도라고 할 만하다. 선유해수욕장은 예로부터 곱기로 유명한 명사십리(明沙十里)로 불려지고 있다. 유리알처럼 흰 규사가 장대하게 펼쳐져 있는 백사장은 망주봉을 안고 있어 경치가 일품이며, 선유도를 중심으로 많은 섬들이 방파제처럼 둘러 있어 높은 파도가 없는 것이 특징이며 100여m를 들어가도 수심이 허리까지 밖에 차지 않아 가족이 안전하게 물놀이를 할 수 있다. 선유도해수욕장은 독특한 구조를 이루고 있는데, 본 섬과 작은 섬을 파도가 만들어 놓은 사구(砂丘: 모래가 쌓여서 이루어진 언덕)로 생겨난 신비스런 해수욕장이다. 백사장의 제방 둑에는 해당화가 만발하고 아름드리 소나무가 무수히 많았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여기에 둑 한 쪽은 투명하고 유리알처럼 고운 모래가 십리에 걸쳐 깔려있고 한 쪽은 갯벌로 되어 있는 모습을 달이 밝은 밤에 바라보면 얼마나 아름다울지 상상해 보면 더 머물지 못한 아쉬움에 사로 잡힌다.
에필로그
한마음 산악회에서 이 멋진 풍경을 자랑하는 선유도에 가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에 처음에는 놀랐다. 그러나 곰곰히 생각해 보니 이미 다 다녀온 곳이기에…. 이해형 회장님께서 문자를 주시지 않았다면 1박2일인 줄 알고 이 멋진 풍광을 다음 기회로 넘길 수 밖에 없었는데 갈 수 있고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었음에 감사하다. 더운 날씨였지만 신선이 노닐 만큼의 풍요를 배웠고 너무 멋진 풍광에 매료된 하루였다. 산봉우리에서 바라본 풍경뿐 아니라 다리를 건너고, 길을 걷고 모래사장에서 은모래를 만져보기도 하고 금줄을 일렁이는 오후의 바다 빛깔은 왜그리 아름다운지… 활처럼 펼쳐진 해안선이며 섬새들의 순진한 노랫말들, 물살을 가르며 지나가는 배, 해안가에서 점핑하며 벌린 모랫벌의 전투(?) 모두가 즐거운 시간으로 채워졌다.
나는 요즘 늘 감사하는 마음이다.
이렇게 현재를 즐길 수 있으니....
카르페 디엠(carpe diem)
2018.6.26
전정식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