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탄불에서 터키 서쪽 끝 겔리볼루 반도로 가는 길에 있는 실리브리에서 새 아침을 맞이합니다.
홍익이 만땅채우고... 준비됐나요? 자 그럼 출발하겠습니다.
부~르~릉 스로우틀을 당기기전 잠깐만.. 뭐 좀 먹고 갑시다!!!

주유소 앞에 빵과 음료수가 있네요. 빵을 그닥 좋아하진 않지만 어쩔 수 있나요. 가격도 저렴하고 한입 가득넣고...
정말 준비됐나요?
그럼 시속 10km, 20km...........70km, 80km까지
쭉쭉 달려봅시다~~~
터키 북서쪽, 유럽과 아시아 사이에 있는 마르마라해를 지나 다르다넬스 해협으로 시원한 바다가 계속 보이네요.(보입니까??)

고속도로를 피해 지방도로로 내려가는 길은 정말 한적하네요.
조용한 마을인데 어디선가 정말 시끄럽게 지저귀는 소리가 들립니다.
전봇대 위에는 백로(?) 가족이 둥지를 틀고, 전기줄에는 참새들이 반상회를 하는지 난리법석입니다.

염씨들도 라이딩을 멈추게 하네요.
잠시 쉬어 갑시다. 뭐 몇분 되겠습니까? 고작 수백마리인데...
다시 당깁니다~~

드디어 겔리볼루 반도 중간에 있는 에세아바트에 도착했네요.
겔리볼루 반도는 유럽쪽에 위치해 있어 아시아쪽에 있는 트로이 유적지를 가기 위해선 다르다넬스 해협을 통과해야만 합니다.
눈으로 보일 정도로 아주 가까운 거리네요. 연결하는 배도 많고 가격도 저렴해 좋네요.
배를 타고 북쪽으론 흑해와 마르마라해를 남쪽으론 에게해와 지중해를 연결해 주는 다르다넬스 해협을 즐기며 건너갑니다.

해협을 건너 남쪽으로 달린지 얼마되지 않아 트로이 유적지 표지판이 보이네요.
그리스의 전설적인 전쟁을 그린 호메로스의 대서사시 <일리아드> 배경지가
독일의 하인리히 슐리만을 통해 실제로 발굴되면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게된 곳이죠.

층층이 다른 시대의 유적지가 발굴되었는데 기원전 3000년 청동기 시대부터 로마시대까지 다양합니다.
건물을 짓고, 인간이 허물고, 자연이 허물고, 그 위에 다시 짓고...그렇게 수천년 살았나 봅니다.

그 유명한 트로이 목마네요.
여러차례 트로이와의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한 그리스는 수십명의 군인을 숨기고 떠나는 척하는 목마작전으로
승리하며 그 긴 전쟁의 막을 내리게 되죠.

내부의 모습입니다. 저기 의자에 그리스 군인들이 숨어 앉아 있었겠죠. 실제는 달랐을까???

트로이 유적지 근처에서 바라본 다르다넬스 해협입니다. 건너편에 겔리볼루 반도가 보이네요.
그리스 군인들도 이 해협을 건넜겠죠.
다시 배를 타고 건너왔던 해협을 지나 에세아바트로 다시 갑니다.
내일 터키에서 그리스로 가려면 건너 마을에서 출발하는게 빠르니까요.

아침에 주유할 돈만 빼고 남아있는 터키 리라를 다 쓰기로 합니다.
거금을 털어 통구이 생선을 주문했는데... 이게 아닌데.. 주문한 그림이랑 많이 틀리네요. t.t
이럴줄 알았으면 지겹도록 먹은 케밥이 더 나을 뻔 했습니다.
바다가 훤히 보이는 숙소에서 항구의 밤을 즐기며 단잠을 잡니다.

짐을 가지고 내려와 홍익이를 보도블럭에서 내리는데... 뒷바퀴가 블럭에 낑겨 움직이질 않네요.
어떻게 혼자 힘을 쓰면 내릴 수도 있겠지만 아껴야죠. 옆 수퍼마켓 아저씨께 도움을 요청합니다. 흔쾌히 내려 주시네요.
다시 달려 볼까요?

그리스와의 국경으로 가야하는데 그리스행 표지판이 보이지 않네요. 몇번 멈칫합니다.
근데 저 노란 '유나니스탄'은 뭐지? 내가 모르는 또다른 '-스탄'나라가 있었나??
터키사람들은 그리스를 유나니스탄으로 부르는가 봅니다. 그냥 영어로 하면 좋을텐데...

암튼 무지하게 오래 있었던 터키와는 굿바이~ 그동안 정도 많이 들었는데...
보통 국경은 강이나 산이 기준이고 양측 군인들은 강변이나 산기슭에 주로 있는데
여긴 강 위 다리에 양측 군인들이 총을 메고 서 있네요. 다리 반반을 관리하나 봅니다.
국경을 통과하려면 군인 검문소를 지나, 출입국 관리소, 경찰의 신원조회, 세관검사 등을 거쳐야 합니다.
경찰이 국제면허증과 그린카드(보험)를 요구하네요. 자신있게 국제운전 면허증을 보여줬는데.... 아.뿔,사..유효기간이 지났다고 하네요.
그렇군요. 여행한지 일년이 넘었군요. 그린카드도 없고...아저씨 점점 짜증내는 모습...
한국 운전 면허증을 보여주며 일일이 설명하고...그리스 보험을 거금 100유로를 주고 만들어 어렵게 절차를 마칩니다.
아저씨 한마디 더 하시네요. 보내주긴 하는데 만약 무슨 일이 생긴다면 다 저의 책임이라고... 그리스는 그렇다치고 다른 나라들이 조금 걱정이 되네요.
어쨌든 그리스도 입국.

국경에서 출발한지 얼마되지 않아 알렉산드로폴리에 도착.
그리스 물가가 장난이 아니네요. 유럽 변두리로 봤는데 물가는 유럽 평균이군요.
다행히 캠핑장이 있어 들어가 봅니다.

49번 터를 배정받아 홍익이를 세우고 텐트를 칩니다. 치는게 아니라 그냥 던지는거죠. 원터치니까요.
생각보다 굉장히 크네요. 축구를 해도 되겠어요. 캠핑카들이 주로 이용하나 봅니다.

옆 터에 이탈리아 부부 라이더가 보이네요. 이란까지 갔다가 되돌아 가는 길이라고 합니다.
바이크가 한 대인걸로 보니 같이 타고 다니시나 봅니다.

쨍쨍한 햇볕에 땀으로 젖은 옷을 말리고

씻고
섹시? 색시? 링??
지금 같은 옷 입으신 분 분명히 계시죠?? 우린 1초 커플??

그리스에 입국해서 얻은 이것 저것 자료를 보며 공부를 합니다. 여행책자 론리플래닛을 프린트하는것도 한두번이지..
나라마다 다 할수도 없고 지도도 돈주고 사기 아깝고 이젠 그냥 저장된 파일과 현지 무료 자료 등을 보며 대충 외워버립니다.

캠핑장 바로 옆이 해변이네요. 쉬원한 바닷바람과 함께 하루를 마감합니다.
오만가지 새소리, 곤충소리를 들으며 다시 아침을 맞이합니다.
다시 달려 볼까요?

열심히 달려 테살로니키에 도착. 박물관 관람도 하고

싼 숙소에 짐을 옮기고 시내를 구경하는데 날이 참 덥네요. 덥다기 보다 따갑네요.
누렁이도 지쳤는지 물통안에 들어갔다, 나왔다, 누웠다... 난리 블르스..

테살로니키는 그리스의 두 번째로 큰 도시이자 마케도니아 지방의 중심 도시입니다.
사도 바울이 선교여행 중 들렸던 곳이며 이 도시의 교회에 보낸 두통의 편지가 데살로니가 전서와 후서죠.
그래서 그런지 도시 곳곳에 오래된 교회들이 많이 남아 있네요.

테살로니키의 저녁도 해변에서 즐기며 보냅니다.
다시 날이 밝았네요. 오늘은 서쪽으로 조금 달리다가 남쪽으로 빠져야 합니다.
다시 출발해 볼까요?

그리스 들녘. 근데 뭐지??
그리스 북부 마케도니아 지방은 필리포스 2세나 알렉산더 대왕 등 아르고스 왕조가 다스리던 고대 마케도니아 왕국의 영토입니다.
온 김에 알렉산더 대왕이 태어난 펠라에 들러 봅니다.

알렉산더 대왕 두상

그가 다스린 영토들. 유럽 그리스 등을 지나 아프리카 이집트, 터키, 중동을 넘어 중앙 아시아와 인도 북쪽까지...
우린 지금 초록색 지도 10시방향 끝자락에서 달리고 있습니다.
스로우틀을 다시 당겨볼까요?

남쪽으로 몇시간 달려 드디어 올림푸스 산 근처에 도착했네요.

저멀리 올림푸스 산이...
근데 다른 책자에선 봉우리가 설산이던데...구름에 가렸는지 정상은 잘 보이지 않네요.
올림푸스는 그리스에서 가장 높은 산이자 고대 그리스 신들의 고향이죠.
제우스, 헤라, 포세이돈, 아테나, 아프로디테 등 고대 그리스의 12신이 모여 사는 곳이라 믿어진 곳입니다.

산 허리를 돌고 돌아 열심히 올라가 봅니다.

산허리 중간쯤에서 바라본 올림푸스 해변이 장관이네요.

내려오는 길. 한 커플이 뭔가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네요.

거북이 아저씨... 생각보다 민첩하게 이동하네요.

올림푸스 해변 캠핑장에서 오늘도 묵기로 합니다.
캠핑하는 그리스 가족들이 많이 보이네요.

캠핑이 아니라 거의 집 수준 입니다.

근처 식당에서 파스타를 시켜 먹고

오늘도 바닷바람을 쐬며 하루를 마감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지금까지 저와 함께 터키 트로이에서 그리스 올림푸스까지 3박 4일 859km를 달려 왔습니다.
어찌 여름 무더위가 좀 가셨나요? 더 더워진건 아니겠죠??
그럼 다음에 또같이 라이딩해요~~!!!
첫댓글 보는 내내 시원함을 느꼈지만 현장에서 여행하는 후배님은 시원하기만 하지는 않았겠죠
데살로니가전,후서를 받은 교회의 현장에 갈 수 있었다니 부럽네요 지금까지 처럼 앞으로 남은 여행과 도전 잘 하시기를 ......
비비안~ 잘지내는 구나~ 정말 대단하다.. 네 덕에 가만 앉아서 세계구경 자~알 하고 있다!!
선배님 계속 화이팅 입니다!!!! ^^b
정말 대단하군요. 홀로 라이딩 쉬운 일이 아닌데요. 진정한 글로벌 라이더네요.
항상 건강하고 원하는 곳까지 무사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