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호 낚시터에서의 오후 한 때 2022.6.11
대초원으로 변한 호수바닥
좌대, 뭍으로 기어나오다
가뭄이 극심하다. 충주호의 상당부분이 바닥을 드러냈다. 수십미터 물속이었을 바닥이 대초원으로 변했다. 마치 몽골 초원 같다. 호숫가 비탈은 물테가 나이테처럼 선명하게 패턴을 그려냈다. 자연이 그린 도안이다. 낚시터 좌대가 뭍으로 기어나왔다.
물 밖으로 드러난 충주호 바닥에는 온갖 풀과 꽃들이 무지개 화원을 이루고 있다. 여뀌, 애기수영, 족재비쑥, 실새삼 등과 함께 심지어는 에델바이스 같은 꽃도 군락으로 자라고 있다. 알프스 등 고산지대에서나 볼 수 있는 에델바이스가 어찌하여 호수 물 속에서 자라고 있단 말인가? 집에 와서 야생화 전문가에게 물어보니 '들떡쑥'이라고 한다. 들떡쑥 역시 '국내 솜다리속(Leontopodium)'식물군에 속한다고 하니 암튼 에델바이스의 일종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다움의 '국립생물자원관' 자료를 보면 들떡쑥의 영어 표현 역시 Common Edelweiss다.
충주호는 1985년 충주시 종민동과 동량면 사이의 계곡을 막아서 지어진 충주댐에 의해 만들어진 인공호수로, 소양호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 담수량이 큰 호수이다. 충주댐 면적은 67.5㎢, 댐높이 97.5m, 댐길이 464m, 저수량 27억5천t의 규모로 흔히 ‘육지 속의 바다’라고 불릴 만큼 크다.
지난 2016년 5-6월경에도 충주댐이 생긴 이래 30년 만의 가장 심한 가뭄으로 수위가 낮아져 유람선 운항이 중단된 적이 있는데, 필자가 그동안 여러번 이곳을 다녀본 경험으로는 현재 상황이 2016년 가뭄 못지않다. 인근 악어섬 수위도 그때와 아주 비슷한 수준이다. 사진작가들에게는 평생 다시 만나기 힘든 경관일지도 모르지만 온 국민이 가뭄으로 어려워하고 있는 때라 드러내놓고 경관을 즐기기도 솔직히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위치 : 윤 낚시터/ 충북 충주시 살미면 월악로 473
실세삼
족재비쑥
애기수영
들떡쑥. 영어표기는 Common Edelweiss
악어섬 중 한곳-'게으른 악어 카페' 인근(이하 4점)
소나기 속 매직 아워
야경 촬영 몇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