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말글 바로 알고 옳게 쓰자>
정재도. 김병도 지음(창작과 비평사)
1. '-던지'와 '-든지'
⑴ -던지: 반드시 지나간 일을 가리키며, 지난 일들을 돌이켜 생각할 때에 쓰인다.
(보기)어렸을 적부터 어찌나 싸우던지, 얼마나 웃었던지 허리가 아팠다.
⑵ -든지: 지금의 일로, 무엇을 가리지 아니한다는 뜻을 나타낸다.
(보기)밉든지 곱든지 내 동생이니 어쩔 수 없다.
2. 책은 두껍고, 우애는 두텁다.
⑴ 두껍다: 물건의 두께가 큰 것을 나타낸다.
⑵ 두텁다: 눈에 안 보이는 정이나 사랑이 깊은 것을 표현할 때 쓴다.
3. '過半數를 넘다'는 틀린 말
'과(過)'가 '넘는다'는 뜻이니까 '과반수를 넘다'라면 '반이 넘는 수를 넘다'처럼 '넘다'를 두 번 겹쳐 쓴 셈이다. 그러니까 '과(過)'를 쓰지 않든지 '넘다'를 쓰지 않든지 해야 한다.
-과반수이다.
-반수(½)를 넘었다.
4. '쌓이다'와 '싸이다'
⑴ 쌓이다: 물건을 겹겹이 포개어 무더기가 높아지게 하는 것
(보기)해일에 대비해 둑을 쌓았다.
⑵ 싸이다: 어떤 물건을 종이나 천 따위로 말거나 덮어 속에 넣는 것
(보기)책에 둘러싸여 있다.
5. 뼈째 먹는 멸치, 산 채 먹는 산낙지
⑴ -째: '그대로, 전부'라는 뜻을 나타낸다.
(보기)통째, 병째, 그릇째
⑵ -채: '어떤 상태가 계속되는 그대로'라는 뜻을 나타내는 말.
(보기)산 채로 잡다. 눈을 뜬 채 밤을 새우다.
6. '의사'와 '열사'의 차이
⑴ 의사: 나라와 민족을 위해 의로운 행동으로 목숨을 바친 사람으로 안중근 의사나 윤봉길 의사처럼 무력으로 항거해 의롭게 죽은 사람.
⑵ 열사: 나라를 위해 굳은 뜻을 굳게 지켜 죽은 사람을 말한다. 이준 열사나 류관순 열사처럼 맨몸으로 저항해 죽음으로써 자신의 지조를 보인 사람에게는 열사라는 말을 붙인다.
7. '-로서'와 '-로써'
⑴ -(으)로서: 자격, 지위, 신분을 나타내는 것으로 어떤 말 뒤에 쓰이어 '-치고' 따위의 뜻을 나타낸다.
(보기)키 큰 사람으로서 싱겁지 않은 사람 없다
⑵ -(으)로써: 기구, 재료, 이유를 나타내는 것으로 어떤 말 뒤에 쓰이어 '가지고' 따위의 뜻을 나타낸다.
(보기)우리 학교 꽃밭 가꾸기 모임은 꽃을 좋아하는 우리 학교 학생으로써 만들었다.
8. 수량
⑴ 고등어 한 손: 고등어 두 마리를 서로 포개어 놓은 것(2마리)
⑵ 조기 한 두름: 10마리씩 2줄로 엮은 것(20마리)
⑶ 오징어 한 축: 20마리
⑷ 북어 한 쾌: 20마리
⑸ 한 접: 과일, 배추, 무, 마늘 따위를 셀 때의 단위(100개)
⑹ 한 죽: 옷, 신, 그릇 등을 셀 때의 단위(10개)
⑺ 한 톳: 김 100장 또는 40장 묶음
⑻ 한 쌈: 바늘 한 쌈(24개)
⑼ 꾸러미: 달걀 한 꾸러미(10개)
⑽ 거리: 오이, 가지 등이 50개
9. 수(數)
⑴ 온: 백(100)
(보기)온 백성, 온 겨레, 온 집안, 온 세상, 온갖-백이란 수가 아주 많다고 생각하였기 사용.
⑵ 즈믄: 천(1,000) (보기) 밀레니엄 베이비→'즈믄동이'
⑶ 골: 만(10,000) (보기) 골백번을 읽어 주어도 소용이 없다.
⑷ 잘: 억(100,000,000)
⑸ 울: 조(1,000,000,000,000)
10. 명태는 이름도 가지가지
⑴ 명태: 우리가 먹는 생선의 일반적인 이름
⑵ 생태: 말리거나 얼리지 않은 잡은 그대로의 명태
⑶ 동태: 겨울에 잡아 얼린 명태
⑷ 황태: 한겨울에 얼었다 녹았다 하며 얼부어서 더덕처럼 마른 북어
⑸ 북어: 마른 명태, 햇볕에 60일쯤 완전히 말린 것
⑹ 코다리: 15일 쯤 볕에 내놓아 반쯤 말린 명태, 코를 꿰어 4마리씩 한 묶음으로 팔고 있어 붙은 이름.
11. 발자국 소리?
발자국: 발로 밟은 곳에 남아 있는 자국으로서, 발로 밟은 흔적의 모양을 뜻하는 말이니 발자국이란 것은 소리가 날 수 없다. 눈 위를 걸으면 뽀드득 소리가 나고 거기에 발자국이 생기지만 그것은 발걸음 소리거나 눈 위를 밟는 소리이지 발자국 소리는 아니다.
그러니 '발걸음 소리' 나 '발소리'라고 해야 바른말이다.
12. '서리'는 땅표면 가까이에 언 것이고 '성에'는 유리창이나 벽 등에 언 것이다.
⑴ 서리: 기온이 어는 점(빙점) 아래로 내릴 때 공기중의 수증기가 땅에 닿아 얼어붙은 흐니 가루 모양의 얼음.
⑵ 성에: 유리나 굴뚝 등에 수증기가 허옇게 얼어붙은 것.
13. 십팔번-'단골곡'이나 '애창곡'으로
17세기 일본에 이찌가와 단쥬로오라는 가부끼(일본 민속 예술)배우가 있었는데 이 사람이
이찌가와 집안에서 7대에 걸쳐 내려오는 18가지 노래와 무용들을 정리했는데 이것을 '가
부끼 쥬우하찌반(十八番)이라고 했다. 여기에 유래해 일본 사람들은 자신의 장기를 쥬우하찌반이라고 하고 있는데, 이것이 일제 시대에 우리에게도 전해져 잘하는 재주나 장기를 가리켜 '십팔번'이라고 하게 된 것이다.
14. 닭도리탕→닭매운탕, 닭얼큰찜, 닭감자볶음
우리말 '닭'과 '새'를 뜻하는 일본말 '토리'가 합해져서 생긴 잡탕말.
15. '기라성'은 일본말→큰별
기라(綺羅)는 별이 반짝이는 모양을 표현한 일본말 '기라끼라'에서 따온 한자말이다. '기라성'은 일본말 '기라보시(반짝이는 별)'일 뿐이지 우리말은 아니다. 유명한 인물을 인용할 때 '기라성 같은 존재' 같은 표현을 하는데' 이런 말들은 아예 쓰지 않는 것이 좋겠다.
16. '상채기'는 틀린 말, '생채기'가 맞다.
생채기는 손톱 따위의 가늘고 날카로운 끝에 긁히거나 할퀴이어 생긴 작은 상처를 말한다.
(보기)여드름을 짜지 마라. 잘못 짜면 생채기가 생긴다.
17. '시치미'뗀다.
시치미를 뗀다는 말은 옛날 몽골 사람과 고려 사람들이 매로 하는 꿩사냥을 즐긴데서 나온 말이다. 당시 꿩사냥은 매부리(매를 조종하는 사람)들이 마을 뒷산 기슭에 모여 저마다 가지고 온 매들을 날리면서 시작되었다. 날아간 매들은 닥치는대로 꿩을 물어오면 매부리들은 꿩을 잡아 온 매를 서로 자기 매라고 우겼다. 매들이 비슷비슷하게 생겼으니 어떤 매가 자기 것인지 딱 집어 가리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더러는 싸움판이 벌어지기도 했다. 매부리들은 그래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해 대책을 마련했다. 흰 뼈를 네모꼴로 납작하게 깎아 만든 뼈패에 이름을 적어서 각자 자기 매의 꽁지 털 속에다 매달아 자기 매를 가려내기로 했다. 이 뼈로 만든 이름패가 바로 '시치미'이다. '시치미'로 매의 주인을 찾게 되자 서로 '내 매다' '내 매다'하는 다툼은 적어졌다. 그런데 매부리들 중에도 심술쟁이가 있었다. 꿩을 물어 온 매의 시치미를 떼어 자기 매로 삼고는 모르는 체 하는 이가 있었다. 그래서 또 매 뺏기 싸움이 시작되었다. 여기에서 시치미를 뗀다는 말이 생겨나 굳어졌다.
자기가 하고도 짐짓 아닌 체, 알고도 모르는 체하는 태도를 '시치미 뗀다'라고 하게 된 것이다.
18. '잎새'는 충청도 지방 사투리, 잎을 뜻하는 표준말은 잎사귀, 이파리.
19. 먼지털이? 먼지털이!
⑴ '떨다'라는 말은'(붙어 있는 것을) 떨어지게 하다'라는 뜻이다.
(보기)밤나무의 밤을 떨다.
담뱃재는 떤다?
떨어지게 하는 동작이 작으니 '떤다'고 해야 한다. '재털이'가 아니라 '재떨이'라고 하는 이유도 이런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다.
⑵ 털다라는 말은 '치거나 흔들어서 붙은 물건을 떨어지게 하다'라는 뜻이 담겨 있다. '떨다'보다는 느낌이 거센 말이다.
(보기)담요의 먼지를 털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
'털다'는 자기 것을 몽땅 내놓거나, 남의 것을 몽당 훔치거나 한다는 뜻도 있다.
(보기) 전 재산을 털어 학교에 기증했다.
20. '드셔 보셔요'와 '들어 보세요'
'드셔 보셔요'는 높임말 '셔'를 겹쳐서 쓰면 자연스러운 맛이 없어진다. '드셔 보셔요'보다는 '들어 보셔요'라고 해야 알맞은 표현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