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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파랑길 36코스 역방향 제2부
후리망골-단항마을-창선대교-늑도대교-초양대교-삼천포대교-대방교차로
20211110
1부에서 이어짐
후리망골에서 풍경을 조망하고 아침을 먹고나니 순식간에 30분이 흘렀다. 36코스 남은 구간을 걸어가기 위해 아침 7시 후리망골 방파제 앞을 출발한다. 건너편의 하동군 금오산에 아침 노을이 붉게 물들고 있다. 아름답다. 어둠을 쫓아내기 위하여 태양이 제 몸을 불태워 붉은 빛을 쏘아내며 지상에 떠올랐다. 어둠 속에 꼭꼭 숨어 있던 물상(物象)들이 아침의 햇빛에 제 존재를 밝히며 세상은 새롭게 탄생한다. 지상의 이 모습을 묘사한 시인의 표현이 아름답다. '즐거운 지상의 잔치에/ 금으로 타는 태양의 즐거운 울림'(박남수의 '아침 이미지'에서)
지금 태양이 황금빛으로 타오르며 환호하는 지상은 즐거운 잔치 풍경이다. 그 풍경의 백미는 단연 바다 건너 하동군 진교면에 솟아오른 금오산 삼형제 모습일 것이다. 삼형제는 다정한 듯 단정한 듯 엄숙한 듯 기품있게 바다에 솟아서 태양을 향하고 있다. 금오산을 바다 건너 왼쪽에 두고 단항마을 앞 바다에 함초롬히 솟아난 대초도를 바라보면서 단항마을 해안로를 따라올랐다. 대초도 앞 산해가 펜션 앞에서 해안로를 벗어나 단항마을길로 들어섰다. 단항마을은 "삼천포를 향하여 학이 날아가는 형상의 연태산 아래에 있는데, 마을 생김새가 학의 머리에 있는 붉은(丹) 댕기 모양이고, 마을의 위치가 학의 목(項) 부분이라 하여 단목이라고 하였는데, 한자음 표기로 단항(丹項)"이라고 표기하게 되었다고 한다. 단항마을 앞 바다 건너편으로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사천-하동-남해도의 풍경이 길게 이어진다. 단항마을 위쪽에 모텔 건물이 보이고 마을 아래쪽에 들이 펼쳐져 있다. 들에서 농부 한 분이 아침 일찍부터 밭일을 하고 있다. 농촌인 듯 어촌인 평화로운 단항마을길을 편안하게 걸었다.
단항마을길을 따라가다가 남파랑길에서 벗어난 위쪽에 녹색 구름처럼 펼쳐진 왕후박나무를 찾아간다. 삼박산(산막산) 아래 왕후박나무가 단정하면서도 당당한 모양새로 푸른빛을 내뿜고 있다. 14년이 넘어서 다시 만나는 왕후박나무는 모양새로는 변함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늘어진 가지를 받치는 버팀목은 더 늘어난 것 같고 밑동 뿌리 위 줄기에는 혹 같은 돌기가 더 많이 나와 있다. 세월의 풍파를 이겨낸 층층의 고통을 줄기에 겹겹으로 두르고 있는 모양이다. 천연기념물 제299호인 남해 창선도 왕후박나무 원줄기는 오래 전에 죽었고, 밑동에서 자라난 싹이 돋아 11개의 줄기로 갈라져 자라나며 사방으로 퍼져서 이렇게 아름다운 나무 모양을 형성하게 되었다고 한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이 나무 아래서 쉬어갔다고 하여 마을 사람들은 '이순신 나무'라고도 부른다. 나무의 나이는 500년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마을 사람들은 임진왜란 당시에도 지금과 같이 큰 나무였을 것이라며 500년은 훨씬 더 되었다고 주장한다.
왕후박나무를 한 바퀴 돌며 작별한다. 14년을 넘어 마음 속 깊이 뿌리 내린 네 모습은 갈수록 허허해지는 마음에 푸르게 푸르게 빛난다. 재회의 기약은 할 수 없지만 마음 속 푸르른 빛이 약해지는 때이면 언제나 찾아오리. 왕후박나무와 헤어져 단항 진걸음선창 앞으로 나왔다. 방파제 뒤로는 대초도가, 단항마을 해안로 왼쪽에는 소초도가 형제처럼 바닷가에 떠있다. 형제 같은 두 섬은 꽤 거리를 두고 있다. 대초도는 썰물 때도 독립된 섬으로 바다에 떠있지만, 소초도는 썰물 때면 섬이 이어져 소초도에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조그마한 소초도에는 소나무들이 얼기설기 자라고 있다. 해안로에서 바라보는 소초도는 앙증스럽게 예쁘다. 예쁜 소초도 앞쪽에서 남파랑길은 오른쪽으로 꺾어 '단항마을회관'으로 올라간다. 뒤돌아서서 소초도와 바다 건너 금오산 삼형제를 자꾸 바라보게 된다.
단항마을회관 옆 단항마을 표석이 세워져 있는 지방도 1024번 '서부로'로 올라섰다. 단항마을 표석 아랫돌에 단항마을 유래가 적혀 있다. 십장생(十長生)의 하나인 鶴(두루미)과 관련한 전설과 마을 이름은 전국에 산재한다. 남해군 창선면 대벽리 단항마을도 학과 관련된 유래가 있는 마을이다. 그 중심에는 마을의 뒷산 삼박산이 있다. 지도에는 삼박산이라 표기되어 있지만, 마을 주민들은 산막산이라 부르는 산이 학이 날아가는 형상을 하고 있는데, 학이 목 뒤의 붉은 댕기가 늘어진 모양을 자랑하고 있으므로 옛 사람들이 붉은 丹, 목 項을 따서 단항(丹項)이라 했다는 것이다. 단항마을회관 앞 '서부로'에서 삼박산(산막산)을 올려보았다. 연암산에서 이어지는 산줄기에서 마을쪽으로 향한 산막산이 학의 머리처럼 보인다. 머리에 붉은 점이 있는 단정학(丹頂鶴) 머리 같다고 감각할까? 즐거운 감각을 뒤로하고, 뒤돌아서서 굴거리나무 가로수들이 줄지어 선 '서부로'를 따라간다.
이번 남파랑길 36코스에서 마음에 강하게 각인된 것은 하동군 진교면의 금오산 삼형제(연대봉, 깃대봉, 금오산)이다. 남해군 설천면과 하동군 금남면을 경계하는 남해 바다를 사이에 두고 남해군에 금음산이, 하동군에 금오산 삼형제가 솟아있는 풍경, 특히 금오산 삼형제 풍경은 마음을 물들이며 울린다. 불빛 반짝이는 금오산, 여명의 금오산, 붉은 아침노을이 물드는 금오산의 빛울림을 바라보며 바다를 훨훨 날아가는 환상에 젖었다. 서부로를 따라가는 길에서도 자꾸 발걸음을 멈추고 뒤돌아서서 이 풍경에 몰입하였다.
대벽리 해안이 북동쪽으로 이어지다가 해안 서쪽 방향으로 툭 튀어나온 낮은 구릉 지역이 있다. 서부로는 이 구릉 남쪽을 돌아오른다. 이 구릉을 돌아가는 서부로 야트막한 고개 왼쪽에 '목운 조효철 서각공방'과 '버드하우스 캠핑장'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조효철 서각공방(서각전시장 및 체험교실)'은 1999년 3월에 폐교된 북창선초등학교를 재생하여 탄생시킨 문화공간이라고 하는데, 언덕에서 구릉에 세워진 옛 북창선초등학교 건물이 보인다. 서부로 언덕을 내려가면 오른쪽 산등성이에 조개껍질 모양인 듯, 버섯 모양인 듯 야트막한 지붕을 한 몇 채 집들이 엎드려 있는데, 입구에 찻집 '바닷길따라' 표지판이 있다. 살펴보니 코로나19 영향 때문인지 영업은 중단된 듯하다.
찻집 맞은편 서부로에서 왼쪽으로 바다가 열린다. 태양광 시설들이 설치되어 있는 아담한 마을 해안에는 방파제가 있고, 멀리 중앙 뒤쪽으로 사천대교가 바다를 가르고 있다. 마을 앞 바다에는 신도와 그 뒤쪽에 마도가 평화롭게 펼쳐져 있고, 그들 옆에 작은 다박솔 같은 섬 박도가 앙증스럽게 봉긋하다. 이러한 바다 풍경이 왼쪽에 펼쳐져 있고, 서부로 오른쪽에는 바람에 날리는 억새풀꽃이 은빛물결로 일렁인다. 그 사이로 뻗어가는 서부로 고개를 넘는다.
고개를 넘으면 남해30km, 창선교16km 도로표지판이 나오고, 조금 더 내려가서 남파랑길은 왼쪽으로 꺾어 라피스호텔 방향으로 이어지는데, 갈림길 입구에는 모텔 광고판이 세워져 있다. 라피스 호텔 방향으로 들어서서 동쪽 방향을 조망하면 삼천포화력발전소와 맨 오른쪽으로 사량도 그리고 중앙 맨 뒤쪽으로 통영의 미륵산이 선명하게 들어온다. 사량도와 미륵산은 추억이 깃든 섬이고 산이어서 그리움이 아득히 밀려온다. 그리움이란 아득한 것, 그래서 박재삼 시인은 "사랑하는 사람과 나의 거리도/ 자로 재지 못할 바엔/ 이 또한 아득하면 되리라."('아득하면 되리라')고 읊었다. 지금 보이는 저 아득한 그리움의 풍경을 더 분명히 볼 수 있는 창선·삼천포대교로 나아가기 위해 남파랑길은 라피스호텔 앞을 통과하여 나강산 숲길로 돌아간다.
라피스호텔 앞에는 호텔어반아일랜드, 몽블랑비치 모텔 등 숙박업소들이 남해 바다 서북쪽을 향하여 조성되어 있고, 라피스호텔 옆에는 새 숙박시설 건축공사가 한창이다. 신축 중인 숙박시설은 기존의 라피스호텔 입지 조건보다 훨씬 좋아서 조망이 압권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후리망골에서 이곳까지 이어지는 남파랑길과 바다 건너편 남해군 설천면의 산줄기, 그 오른쪽 사이 바닷길 뒤쪽의 남해대교, 그 바닷길 오른쪽 하동군의 다정한 금오산 삼형제를 조망하는 최적지라고 판단한다. 신축 중인 숙박시설 앞을 통과해 나강산 숲길로 들어가 고갯길을 넘는다. 고갯길에는 구절초 하얀 꽃들과 쑥부쟁이 연보랏빛 꽃들이 바람에 흔들리며 가을의 끝자락을 아쉬워하고 있다.
나강산 고개를 넘어 내려가 창선대교 아래 오른쪽 돌계단을 올라 창선연륙교 치안센터 옆에 이른다. 남파랑길 36코스는 창선·삼천포대교 5개 다리(단항교, 창선대교, 늑도대교, 초양대교, 삼천포대교) 중 유일한 육상 다리인 단항교를 제외하고 4개의 다리를 건너 사천시 대방동 대방교차로까지 이어진다. 창선대교 대벽리 입구에 '남해바래길 3코스 동대만길의 시작점', '남파랑길 남해구간의 시작점', '남파랑길 36코스 안내도' 등이 설치되어 있다. 남파랑길 36코스를 정방향으로 걸을 때, 사천시에서 창선대교를 건너 남해군 창선면으로 들어오며 남해 구간을 알리는 이 안내판을 읽으면 새로운 기분이 들 것이다.
남파랑길 36코스 시작점에는 36코스 안내도가 없다. 36코스 안내도를 창선대교 입구에 세운 이유가 분명해진다. 비록 사천시 대방교차로에서 36코스를 시작하지만 그것은 형식적인 거리를 조정하기 위한 것일 뿐이고, 실질적인 36코스는 남해군 구간이 시작되는 이곳 남해군 창선면 창선대교 입구부터임을 분명히 각인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런 면에서도 어느 특정 지역과 다른 지역을 이어가는 남파랑길 구간에서 정방향으로 진행해야만, 한 지역을 마치고 새로운 지역으로 들어가는 출발의 의미와 전환의 기분을, 탐방객이 가슴 벅차게 느낄 수 있다. 36코스를 역방향으로 걸으니 그런 기분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
사천 방향 창선대교 입구 남파랑길 남해 구간 시작점에서 역으로 사천 방향으로 들어가며 역방향으로 진행하는 아쉬움을 달랜다. 남해군 창선면 대벽리와 사천시 늑도를 연결하는 창선대교는 세 개의 아치로 이어진 아치교 구조이다. 주홍빛 무지개 모양의 창선대교 철골 다리를 건넌다. 자동차를 타고 창선·삼천포대교를 건너는 보았지만 두 발로 이 다리를 걷기는 처음이다. 다리를 건너며 북쪽과 남쪽의 섬들을 조망하며 위치와 이름을 확인하는 일은 즐겁다.
남해군 창선면에서 사천시 늑도로 넘어오니, 이순신바닷길 4코스 이정목이 세워져 있다. 이순신바닷길 4코스(늑도휴게소-삼천포대교공원-산분령마을-모충공원)는 실안노을길과 겹치는 것 같다. 바다 건너 왼쪽 끝 산분령마을을 거쳐 모충공원까지 이어지는 길이 이순신바닷길 4코스이며 실안노을길이라 명명되는 것 같다. 바다 건너편 실안해안로에서 감상하는 낙조 풍경이 아름답다고 하지만, 실안낙조 풍경을 감상할 기회가 어느 시절에 올 수 있을까?
사천바다케이블카 정류장과 올해 개장한 아라마루 아쿠아리움이 있는 초양도로 들어가 육교를 건너 초양도휴게소로 내려갔다. 이곳에서 한려해상국립공원 풍경을 조망하며 아득한 그리움으로 사랑에 빠진다. 아득한 그리움, 저 섬들 저 곳에 가서 이곳을 아득히 그리워하는 상상에 빠진다. 진널전망대에서, 그리고 각산전망대에서 한려해상국립공원을 조망하며 섬들의 이름과 위치를 확인하며 환호했다. 이제 섬들의 이름이 친밀하게 정답다. 신수도, 추도, 씨앗섬, 코섬, 장구도, 아두섬, 솔섬, 학섬 그리고 사량도, 두미도, 연화도, 욕지도 등 그 섬들이 그리움으로 가슴을 달군다. 그 섬들에 가고 싶다. 그냥 아득하면 되리라.
초양대교를 오른쪽 남쪽 방향에서 건넌다. 초양대교는 초양도에서 모개도까지를 이어주는 다리이며, 아치교이다. 아치교 다리가 박혀있는 건너편 섬 모개도는 무인도로 조그만 섬이다. 초양대교를 걸으며 북쪽을 조망한다. 두응도, 마도, 저도, 중앙의 저도, 멀리 끝에는 지리산이 위치할 것이다. 남쪽으로 한려해상국립공원의 풍경을 끝없이 바라보아도 물리지 않는다. 멈추고 또 멈추어 서서 이 풍경들을 조망하며 모개도를 지나 삼천포대교로 들어선다.
삼천포대교는 모개도에서 사천시 대방교차로를 이어주는 연륙교로 사장교 구조이다. 사장교는 주탑에서 내려온 줄들이 다리 상판을 지탱하는 구조물이다. 삼천포대교에서 연기를 내뿜는삼천포화력발전소와 맨 뒤 머리를 들고 누에처럼 길게 누운 사량도가 분명히 보인다. 맨 왼쪽 흰 건물 앞이 삼천포 유람선터미널, 그 뒤 숲이 풍차전망대가 있는 청널공원이다. 그 뒤쪽 숲이 박재삼문학관과 호연재가 있는 노산공원, 그 앞에 목섬, 그 풍경 속 위치들이 하나씩 추억으로 떠오른다. 삼천포대교 끝으로 다가갈수록 다리 끝의 군영숲, 그 오른쪽으로 방파제 2개를 지나 보이는 대방진굴항이 더 분명히 보이며, 그 동쪽에 흰 건물 앞이 삼천포 유람선터미널, 그 뒤 풍차전망대가 있는 청널공원이 손짓한다.
대방교차로 길을 건너 대방교차로 아래 삼천포대교공원 입구에 이르렀다. 입구의 전봇대에 남파랑길 36코스 시작점 표지물이 붙어 있다. 새벽 3시 50분터 걸어온 길들이 아득하다. 어둠 속에서, 여명 속에서, 밝아오는 햇빛 속에서 걸어온 길들과 풍경들이 가슴 속에서 물결을 일으킨다. 시방 그리움에 젖을밖에는 다른 작정이 없다. 그리움이다. 그냥 아득하면 되리라
해와 달, 별까지의/ 거리 말인가
어쩌겠나 그냥 그 아득하면 되리라.
사랑하는 사람과 나의 거리도
자로 재지 못할 바엔/ 이 또한 아득하면 되리라.
이것들이 다시/ 냉수사발 안에 떠서
어른어른 비쳐오는/ 그 이상을 나는 볼 수가 없어라.
그리고 나는 이 냉수를/ 시방 갈증 때문에
마실밖에는 다른 작정은 없어라.
-박재삼(1933~1997)의 '아득하면 되리라' 전문
아침을 이곳에서 먹고 남파랑길 36코스 남은 구간을 이어간다.
삼형제인 듯 하동군의 연대봉, 깃대봉, 금오산이 나란하다. 오른쪽 뒤로는 사천시 곤양의 봉명산 등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라고 추정한다.
대초도 뒤쪽으로 수평선이 펼쳐져 있는 듯 사천대교가 놓여 있다. 오른쪽 뒤로는 사천의 명산 와룡산이 솟아 있다.
후리망골에서 해안로를 따라가다가 '산해가' 펜션 앞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남파랑길을 이어간다.
남파랑길 36코스는 창선대교 입구까지 남해바래길 3코스와 함께간다.
바다 왼쪽 위에 사천대교가 보이고, 정면으로 보이는 뒤쪽의 산은 사천의 와룡산, 앞 오른쪽은 사천의 각산이다.
바다 건너 오른쪽 하동군의 금오산과 해안에서 왼쪽 남해군 설천면 남해도 해안에 아침 노을빛이 붉게 물들고 있다. 하동군의 연대봉, 깃대봉, 금오산은 꼭 삼형제처럼 나란히 다정하다. 큰형님 금오산이 의젓하다.
오른쪽 산봉은 연암산인 듯하고 왼쪽 산봉이 삼박산인 듯하다. 지도에는 삼박산이라 표기되어 있는데, 단항마을 표석에는 산막산이라 적혀 있다. 삼박산의 형상이 학이 날아가는 형상이며 학은 목 뒤에 붉은 댕기가 늘어진 모양을 자랑하고 있다고 한다. 단항마을회관 옆 단항마을 표석에 새겨져 있는 단항마을 유래를 옮겨온다.
뒤에 있는 산막산이 단학(丹鶴)이 날아가는 형상을 하고 있어 단항(丹項)이라고 불렀다. 우리말 지명은 단목(丹項)이다. 뒷산 산막산이 학이 날아가는 형상을 하고 있는데, 학이 목 뒤의 붉은 댕기가 늘어진 모양을 자랑하고 있으므로 옛 사람들은 붉은 丹, 목 項을 따서 단항(丹項)이라 한다.(단항마을 표석에서)
아침 일찍부터 농부는 밭일을 하고 있다. 바다 앞에는 소초도가 살짝 보이고 왼쪽 끝에 사천대교가 들어온다. 정면으로 사천의 와룡산이, 와룡산 오른쪽 전봇대 뒤쪽의 산은 각산이다.
삼박산(산막산) 아래 왕후박나무가 단정하면서도 당당한 모양새로 푸른빛을 내뿜고 있다.
창선도 왕후박나무를 소개하는 설명안내판글과 다른 소개글을 정리하여 옮긴다.
이 나무의 원줄기는 오래 전에 죽고, 밑동에서 맹아가 돋아 11개의 줄기로 갈라져 자라나며 사방으로 퍼져 아름다운 나무 모양을 형성하고 있다. 땅 위로 드러난 밑동 부근의 뿌리에는 혹 같은 돌기가 많이 나와 오랜 세월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500여 년 전 이 마을에 노부부가 고기잡이를 하면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다. 어느 날 운좋게 큰 고기를 잡을 수 있었는데, 뱃속에서 이상한 씨앗이 나와서 뜰 앞에 심었더니 싹이 트고 자라서 오늘날의 이 나무가 되었다고 한다. 그 후 마을사람들은 이 나무를 동제나무라 칭하며 해마다 음력 섣달 그믐날 정성스레 동제를 올리며 풍년과 풍어를 빌었다. 단항마을 왕후박나무는 노동의 피로를 씻는 쉼터요, 마을문화가 꽃피는 정자이고 농사정보센터이며 마을 공동체를 밀고 가는 힘의 원천이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이 나무 밑에서 쉬어 갔다고 하여 마을 사람들은 이 나무를 '이순신나무'라고도 부른다. 나무의 나이는 500년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마을 사람들은 임진왜란 당시에도 지금과 같이 큰 나무였을 것이라며 500년은 훨씬 더 되었다고 주장한다.
왼쪽에 하동군의 금오산, 중앙 뒤쪽은 사천시 곤양면의 봉명산을 비롯한 산봉들인 듯
오른쪽 방파제 뒤에 대초도가 보인다. 그 뒤 왼편으로 보이는 산은 남해군 설천면 남해도의 금음산인 듯.
대초도 뒤쪽 산줄기는 남해군 설천면 남해도의 금음산인 듯, 오른쪽은 하동군의 금오산 삼형제(연대봉, 깃대봉, 금오산)
소초도 왼쪽 뒤로 사천대교가, 오른쪽 뒤에 와룡산, 그 앞 오른쪽에 각산이 솟아 있다.
왼쪽에 와룡산이, 그 오른쪽에 각산이 더 선명하게 보인다. 남파랑길은 해안로에서 남해푸른하늘은하수 펜션을 지나서 오른쪽으로 꺾어 '단항마을회관'으로 올라간다.
왼쪽 뒤는 남해군 설천면 금음산인 듯. 하동군의 금오산 삼형제(연대봉, 깃대봉, 금오산)는 볼수록 정감이 간다.
소초도는 썰물 때면 물이 빠져 섬에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지방도 1024번 '서부로'로 올라섰다.
단항마을 표석 아랫돌에 단항마을 유래가 적혀 있다. 남해군 창선면 마을 안내에서는 단항마을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마을 뒷산의 연태산이 삼천포를 향하여 길게 누워 있는데 그 산의 모양새가 학이 날아가는 형상이고 그 산 아래 마을이 학의 머리에 있는 붉은댕기 모양이라 하여 붉은 단(丹)자로 표시하였고 그 마을의 위치가 학의 목 부분이라 하여 단목이라고 하였는데, 한자음 표기로 丹項이라고 한다.(남해군 창선면 마을 안내에서)
마을 주민들은 산막산이라 부르는데 지도에는 삼박산이라 표기되어 있다.
금오산 삼형제(연대봉, 깃대봉, 금오산)는 남파랑길 36코스에서 강한 인상으로 남아 있다.
1999년 3월에 폐교된 북창선초등학교를 재생하여 탄생시킨 문화공간 조효철 서각공방(서각전시장 및 체험교실)과 버드하우스 캠핑장 입구의 표지판
중앙 뒤쪽에 사천대교, 앞 오른쪽은 신도, 그 뒤는 마도, 그 왼쪽 작은 섬은 박도이다.
남파랑길은 왼쪽으로 꺾어 라피스호텔 방향으로 이어진다.
고개를 넘어와 꺾어들어온 입구에 모텔 광고판이 세워져 있다.
삼천포화력발전소와 맨 오른쪽으로 사량도 그리고 중앙 맨 뒤쪽으로 통영의 미륵산이 선명하게 들어온다.
라피스호텔과 그 앞에 모텔촌이 형성되어 있고, 라피스호텔 옆에는 새 숙박시설 건축공사가 한창이다.
라피스호텔 앞 호텔어반아일랜드와 몽블랑비치 모텔 등 숙박업소들이 남해 바다 서쪽을 향하여 있다.
남파랑길은 나강산 숲길로 들어가 고개를 넘어 창선대교 앞으로 나아간다.
바로 왼쪽에 단항방파제가 있다. 정면 왼쪽으로는 남해군 설천면 남해도, 그 오른쪽 사이 바닷길 뒤쪽에 남해대교가 보인다. 그 바닷길 오른쪽으로는 하동군의 연대봉, 깃대봉, 금오산이 삼형제처럼 나란히 다정하며 큰형님 금오산이 당당하기만 하다.
구절초 하얀 꽃들이 바람에 흔들리며 가을의 끝자락을 아쉬워하고 있다.
왼쪽 맨 끝에 사천시 와룡산, 그 앞 오른쪽에 각산, 그 아래 삼천포대교 흰 주탑, 앞 오른쪽에 주홍빛 창선대교가 보인다. 길을 따라 내려가서 창선대교 아래 오른쪽 돌계단을 올라 창선연륙교 치안센터 옆에 이른다.
창선·삼천포대교 5개 다리(단항교, 창선대교, 늑도대교, 초양대교, 삼천포대교) 중 유일한 육상 다리인 단항교가 있는 창선면 대벽리 단항교 입구이다.
남해군 창선면 대벽리와 사천시 늑도를 연결하는 창선대교, 세 개의 아치로 이어진 아치교 구조이다.
남파랑길 36코스를 정방향으로 걸을 때, 사천시에서 창선대교를 건너 남해군 창선면으로 들어오며 남해 구간을 알리는 이 안내판을 읽으면 새로운 기분이 들 것이다. 36코스를 역방향으로 걸으니 그런 기분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
남파랑길 36코스 시작점에는 36코스 안내도가 없다. 36코스 안내도를 창선대교 입구에 세운 이유가 분명해진다. 비록 사천시 대방교차로에서 36코스를 시작하지만 그것은 형식적인 거리를 조정하기 위한 것일 뿐이고, 실질적인 36코스는 남해군 구간이 시작되는 이곳 남해군 창선면 창선대교 입구부터임을 분명히 각인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런 면에서도 어느 특정 지역과 다른 지역을 이어가는 남파랑길 구간에서 정방향으로 진행해야만, 한 지역을 마치고 새로운 지역으로 들어가는 출발의 의미와 전환의 기분을, 탐방객이 가슴 벅차게 느낄 수 있다.
남파랑길 남해 구간의 시작점에서 역으로 사천 방향으로 들어가며 역방향으로 진행하는 아쉬움을 달랜다.
오른쪽은 사천시의 늑도. 그 왼쪽은 신도, 그 오른쪽 뒤는 마도, 신도 왼쪽 위는 박도
신수도 왼쪽 앞 장구도, 솔섬 뒤 아두섬, 두미도 뒤 왼쪽 욕지도, 그 왼쪽 연화도, 한려해상국립공원의 풍경 조망에 심취한다.
오른쪽 신도와 그 위 오른쪽 마도가 보인다. 오른쪽 앞은 늑도, 왼쪽 뒤 하동군의 금오산이 멋지다.
오른쪽 늑도와 왼쪽 신도, 그 위 오른쪽 마도
앞은 늑도선착장, 늑도대교와 건너편 초양도, 우뚝한 산은 각산, 초양도에서 각산으로 이어지는 사천 바다케이블카가 보인다.
바다 건너 오른쪽은 실안노을길, 끝에 보이는 마을은 산분령마을
이순신바닷길 4코스(늑도휴게소-삼천포대교공원-산분령마을-모충공원)는 실안노을길과 겹치는 듯. 바다 건너 왼쪽 끝 산분령마을을 거쳐 모충공원까지 이어지는 길이 이순신바닷길 4코스이며 실안노을길이라 명명되는 것 같다. 바다 건너편 실안해안로에서 감상하는 낙조 풍경이 아름답다고 한다.
늑도 뒤쪽에 남해군 설천면의 금음산, 늑도 오른쪽 뒤에 하동군 진교면의 금오산
앞에 보이는 초양도육교를 건너 오른쪽 초양도휴게소로 들어가 주변을 조망한다.
각산정류장-대방정류장-초양도정류장을 잇는 바다케이블카, 각산, 사장교인 삼천포대교가 보인다.
삼천포신항과 삼천포화력발전소, 맨 뒤 사량도, 중앙에 길게 누운 신수도와 주변 섬(추도, 씨앗섬, 코섬, 장구도)들을 살펴본다.
초양대교는 아치교, 삼천포대교는 사장교이다. 아치교 다리가 박혀있는 건너편 섬이 모개도, 초양대교는 초양도에서 모개도까지를 이어주는 다리이며, 모개도에서 사천시 대방교차로를 이어주는 연륙교가 삼천포대교이다. 사장교는 주탑에서 내려온 줄들이 다리 상판을 지탱하는 구조물이다.
삼천포화력발전소, 신수도, 그 앞 장구도, 그 옆 아두섬, 신수도 오른쪽 뒤 두미도, 왼쪽 맨 뒤 사량도 등이 조망된다.
왼쪽 삼천포화력발전소, 중앙 길게 누운 신수도, 그 뒤는 사량도, 신수도 오른쪽 뒤는 두미도, 신수도 뒤쪽에 수우도, 신수도 오른쪽 옆 낮게 이어진 섬은 아두섬, 신수도 왼쪽 옆 동그만 섬은 추도, 추도 앞 왼쪽 섬은 씨앗섬, 씨앗섬 앞 왼쪽 섬은 코섬, 신수도 앞 두 개의 작은 섬은 장구도
왼쪽 작은 섬은 두응도, 그 오른쪽 섬은 마도, 그 오른쪽 위의 섬은 저도, 그 앞 해안마을은 실안마을, 바다케이블카. 왼쪽 바다 건너 하동의 금오산이 보이고, 중앙의 저도 멀리 끝에는 지리산이 위치한다.
중앙 앞 작은 섬은 코섬, 그 뒤 섬이 씨앗섬, 그 오른쪽 뒤 동그만 섬은 추도, 그 옆 길게 누운 섬이 신수도, 왼쪽 연기를 내뿜는삼천포화력발전소와 맨 뒤 머리를 들고 누에처럼 길게 누운 사량도가 분명히 보인다. 맨 왼쪽 흰 건물 앞이 삼천포 유람선터미널, 그 뒤 숲이 풍차전망대가 있는 청널공원이다.
다리 끝의 숲은 군영숲, 그 오른쪽으로 방파제 2개를 지나 보이는 숲이 대방진굴항이 있는 곳, 오른쪽 흰 건물 앞이 삼천포 유람선터미널이고, 그 뒤 숲이 풍차전망대가 있는 청널공원이다.
삼천포화력발전소 앞쪽에 긴 방파제가 있는 섬이 목섬, 목섬 앞이 노산공원으로 박재삼문학관과 호연재가 있다.
왼쪽에 군영숲, 그 오른쪽 나무숲이 대방진굴항이다.
오른쪽 산봉이 각산 정상, 왼쪽은 바다케이블카 각산정류장, 그 아래는 바다케이블카 대방정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