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공원에서-
2007년 6월 말일
인천 부평 동아아파트 건너편 부평공원엘 갔었습니다.
대로변 입구에서부터 무작정 길을 따라 걸었지요.
대낮인데도 젊은 남여 스킨쉽하는 모습을 곁눈으로 보며
무거운 서류가방을 양쪽 손으로 번갈아 들고
검은 돌에 새겨진 "고향의 봄" 시비 앞을 지나치려다
디카를 꺼내 한방 찍었습니다.
검은 돌에 새겨진 거무튀튀한 악보와 글자를 보며
선명하지 못함이 아쉬웠지만 그런대로 읽을 수 있었습니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조선말 여러 왕조들이 우매하여
나라를 36년간이나 빼앗기어 삼천리강산의 보물들은 왜놈들이 다~ 가져가고
이 놈들이 전쟁에서 패망하자 저절로 나라를 찾았건만
민주. 공산 양 진영으로 갈리어 반목하다
동족끼리 원수가 되어 3년여 전쟁을 벌리니...
아~ 근세의 반세기에 기막힌 일이 이 땅에 발생했었습니다.
동족의 사상자가 기백만이요
이 땅을 지켜주겠다며 각국에서 참전한 이 또한 기만일진데
부평공원! 내 딛고 있는 이 땅!
얼마 전까지 미군이 사용하던 기지가 아닌가?
너무나 많은 사연들을 간직한 채 공원이 되어
수 많은 이들이 건강을 위해 찾고 있는 곳!
이곳을 거쳐간 수 많은 군인들의 마음속에 있었던 고향!
그 간절한 "고향의 봄" 시비를 여기 세운건 우연은 아닐 터
여기에 다시 봄이 찾아와 복숭아꽃 살구꽃이 만발할 적에
앞서간 이들의 고마움에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릴겁니다.
갑자기 모여든 비둘기 떼에 눈이 팔려 사진기를 들고 부랴부랴 가는데
이놈들이 자꾸 외면을 하여 처다보니
앞서간 아이들이 먹던 과자 봉지에서 몇 개를 던져 주며 뛰어가니
비둘기들 덩달아 신이 난 모양입니다.
아이들과 비둘기 노는 모습을 보며
마음 가득 신선한 공기를 마시니 콧 노래가 저절로 나옵니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비둘기떼가 달려드니 아이들이 무서워합니다.
아이들은 아이들입니다. (석불 기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