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부처님은 <잡아함 306경>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셨다.
두 가지 법(二法)이 있다. 어떤 것이 둘인가? 안(眼)과 색(色)이 둘이다.… 중략 안과 색을 연해 안식(眼識)이 발생한다. 삼사화합(三事和合-안, 색, 안식의 화합)이 촉(觸)이다. 보는 나(주관)와 보이는 세계(객관)가 개별적으로 존재한다는 생각에서 사물을 분별하는 의식이 발생하고, 이 의식이 보는 나와 보이는 세계가 있다는 생각과 화합할 때 외부에 사물이 존재한다는 생각이 있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촉(觸)은 중생들이 볼 때는 공간 속에서 자아와 세계가 접촉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그 실상은 무명에서 연기한 망념의 접촉이며 화합이다. 이런 착각은 무명(無明)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무명이 사라지면 사라진다. 그러나 자아와 세계가 공간 속에서 접촉하고 있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는 중생들의 입장에서 보면 촉은 엄연한 현실이다.
세계와 자아가 상존(常存)하는가 유한한가 하는 등의 사견(邪見)은 식(자아)과 명색(세계)의 실상을 알지 못하고 촉을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현실로 인식함으로써 나타난 것이다. 부처님이 앞에서 인용한 <장아함 청정경>에서 외도들의 모든 사견은 촉을 인연으로 해서 생긴 것이라고 한 말씀의 의미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