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란의 또 다른 이름이 토련(土蓮)인 줄은 토란을 키우기 시작한 이후 알게 되었다. 반가웠다. 난 연(蓮)과 토란을 썩 잘 구별한 편이 아니었다. 연을 땅에 심으면 토란이 되는 줄 알고 있었다. 지금까지 쭉 그렇게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막연히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었다는 얘기다.
처음에는 토란 심을 생각이 없었다. 악양에는 다른 어떤 지역보다 토란 밭이 많았으며 우리 뒷밭도 큰 토란 밭이다. 토란 재배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들을 수 있었다. 토란 줄기를 따서 가공하는 일이 생각보다 힘이 많이 드는 일이라는 것이었다. 밭의 일부를 토란으로 채우려다가 포기하고 철을 넘겼는데, 아래 집, 인천서 귀농해 온 젊은 분이 토란 종자를 주면서 심어보라는 것이었다. 마지못해 받은 종자 중 겨우 몇 알만 심었다. 식용 재배라기보다는 관상용 재배였다.
뜻밖에 잘 자랐다. 늦게 심었는데도 제 때 심은 주변의 토란만큼 자라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토란은 처음 심은 땅에서는 잘될 뿐 아니라 습한 땅에서는 잘 자란다는 것이었다. 우리 땅은 가뭄에도 습기가 풍부하다. 물 끼는 땅이라는 뜻이 아니다. 사철을 지나면서 관찰해보니 장마 중에도 물이 잘 빠진다. 그러면서 가뭄 중에도 수분을 비교적 충분히 함유하고 있다. 그리고 변함없이 물이 샘솟는 못이 바로 옆에 있다.
그렇게 심은 토란이 요새는 원두막의 내 시선을 즐겁게 한다. 시선을 즐겁게 할 뿐 아니라 토란, 토련 그는 내 思索 활동도 도와준다. 어디 그 뿐인가. 이제부터서는 밥상에도 오르게 된다. K가, 왜 토란 줄기를 자르지 않느냐, 잘라 껍질 벗겨 말려서 반찬 해먹지 않느냐고 말하면서, 토란 대 자르는 시범까지 직접 보여주었다. 흙속에 파묻힌 그 부분이 살이 깊고 맛이 더 있으니 칼을 땅 속으로 대어 잘라야 한다는 것이었다.
시범 안 봤으면 몰랐을 절취법이었다. 세 줄기만 남기고 다 잘랐다. 그 줄기가 지금 베란다에서 다 말라간다. 안성 [무설재 in 무제]를 다녀온 이틀 후, 동매리에 내려가 하루 밤 이튿날을 둘이서 볕과 맞서다 올라왔다. 팔, 손등, 얼굴, 목은 더 진하게 탔다. 이제부터는 볕을 좀 피해야겠다. 넬 모레 내려가면 늘어난 토련 줄기부터 확인할 참이다. 세 줄기 세 잎이 다섯 잎 다섯 줄기로 되어 있는지를. (070725水)
첫댓글 ㅎㅎㅎ 저는 먹는 것 보다는 사진 촬영용으로 키우는데....애쓰십니다요. 8얼 4일 이른 아침에 저는 삼천포로 갑니다. 겸하여 취재를 하고 도공의 불 속에 녹아들어 보겠습니다. 혹시 박남준 시인, 아직도 악양뜨락에 있나요? 신정일 쌤과 안부를 주고 받았습니다만 저나 신 쌤이나 박남준 시인 본지 오래되는 군요. 시간이 되면 일요일에 들르까 싶기도 하고...
오늘은 비교적 덜 더웠죠? / 4일 그날 오후에 금암요에 도착하겠습니다. 일단 앰프 등 한차 싣고 가겠습니다. 사포님도 함께 오십니까? 일행은? / 고속도로 상행선 도로 사정이 어떨런지 모르지만 일요일에 악양에 한번 들렸다 가셔도 될 것 같습니다. / 편이 삼천포에는 동행하지 못하고 만일 햇살님이 악양에 오신다면 일요일날 하동으로 버스타고 내려올 예정입니다. 부산서 새벽에 출발하면 9시 20분에 하동 터미널에 도착하는데, 그 시간에 마중하려면 삼천포서 8시경에는 출발을 해야 합니다. 일정을 설계하는데 도음이 되었으면 합니다.
박남준 시인은 작년 여름에 한번 불쑥 내가 찾아가 만난 후 못 만났습니다. 그의 홈피 주소 : http://www.parknamjoon.com/ 그의 전화번호 : (055-883-8693) 일요일날 집에 있을 것인지, 방문해도 좋은지 저도 내일이나 모레 쯤 전화 한번 해보겠습니다. 햇살님도 전화 한번 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신정일님도 동행합니까? / 삼천포에 몇시 쯤 도착할 예정이며 도착 후 도요에 불붙이기 이전의 일정은 어떻게 되는지 확정되면 알려 주시죠.
아직 일정은 잡지 못했자만 일단 이른 아침에 출발할 예정입니다, 가면서 취재 부터 하고 저녁 시간에 맞추려구요. 담날 악양에 갈 겁니다. 시간이 헐거하면 박남준 시인도 만나구요. 예전에 사진 찍어 준 적이 있는데...무론 책도 보내 드린 것 같고. 암튼 전화해 보겠습니다.
저는 농촌생활이 오랜데도 와서 농사지은 적이 없어선지...처음 듣는 얘기가 많습니다~! 물론 여기도 토란은 많이들 키우는데 뿌리를 캐기전에 줄기를 잘라서 가공한다는 건 처음 듣네요~! 자른 후에 다시 난다는 뜻인가요~? 옆집 권사님께 여쭈어 봐야 겠네요~! 전 토란도 좋아하고 줄기는 더욱 좋던데... 이번 토요일 꼬마들과의 선약이 있어서 함께 가지 못할듯 합니다~! 많이 아쉬워요~!
pinks님 토란 농사 짓는 사람이 뿌리보다는 줄기로 더 소득을 올린다는데요. / 여건이 허락해 삼천포에 함께 오신다면 좋을 텐데. 삼천포가 주는 운치가 있거든요. 요새는 하동 다닌다고 저가 고성-통영-삼천포 해안길을 못가지만, 이 길은 제가 즐겨 찾아가는 길 중의 하나입니다.
꼬맹이들과의 약속이라도 그게 선약인지라 많이 아쉽네요~! 게다가 그 다음 월요일 부터 개학이라 일할 준비도 해야 하고 해서... 언제 또 기회가 있겠지요~! 제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집중력도 놓을 수 없는지라~! 이번 여름은 사진으로 바다를 누려야 할듯합니다~!
널어놓은 실장갑, 또 널어 놓은 수건들, 그 밑의 마룻장이 내주는 직선 위로 보이는 먼 산하가 저는 더 좋은데요. 진흙이 아닌 진흙? 그것은 가짜 흙이 될 수도 있겠지요 土蓮으로써는..... 길뫼님의 건강한 여름을 위해 잠간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건강한 신체의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토란에 대해서 알아야 할 것이 이렇게도 있었군요. 금암요 일이 제게는 불가당 하답니다. 내일 삼일에, 일본 아이들이 들어닥칩니다. 분주 함은 아이들 뿐 아니고 그 나든 애미의 일로도 그러지 싶답니다. 귀향이 부산 쪽으로 잡히면 혹시, 연락 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토란 농사, 그 부근 밭 중에서 제법 잘 지은 축에 든답니다. 일본서 건너오는 손자 손녀, 얼마나 반가운 대면이겠습니까. 삼천포 금암요 잘 다녀 오겠습니다. 금암-거문고 바위 도공의 불지르는 장면, 불장난을 눈독드려 보고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