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르 라비는 흙을 좋은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년 종려나무의 가지를 쳐주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은 많은 양의 목재가 되어 주었다.
버려둔 나뭇가지로 말뚝을 박아 울타리를 칠 수 있었고, 그 잎들로는 바구니들을 만들 수도 있었다.
그 재료들은 여태까지 버려진 채 방치되어 있었다.
피에르는 그 널려진 재료들을 분쇄해 퇴비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식물들을 분쇄하는 데는 기계를 사용했다.
잘게 잘려진 나뭇가지와 잎들을 염소 배설물과 함께 커다란 통에 넣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났고, 석 달 동안의 발효 과정을 거친 후 얻어진 귀중한 부식토가 경작지에 뿌려졌다.
이듬해 농부들은 땅이 한결 비옥해지고, 생산력도 좋아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지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그들은 무엇을 했을까?
먼저 토지에 퇴비를 뿌렸다. 그리고 첫해부터 그들은 토지에 퇴비를 섞는 것만으로도 흙이 습기를 더 오랬동안,
3주 가까이나 간직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식물들도 전보다 건조함에 훨씬 덜 시달렸다.
농부들은 그들만의 퇴비통을 만들고, 버려진 나뭇가지와 동물 배설물을 모아 스스로 퇴비를 만들었다.
자신들이 재배한 농작물의 질이 좋아지는 것을 본 농부들은 진정으로 행복해했다.
피에르는 농부들을 설득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에게 그런 일들은 인간과 인간의 만남이 중심이 되어야 했다.
"사실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모든 것을 준비해 그곳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 고장 사람들에게 아무런 주의도 기울이지 않습니다.
농민들의 의견을 묻지도 않습니다. 그 전문가들은 이미 만들어진 해결책을 가지고 옵니다.
그러면 농민들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하고 그것을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나는 전문가들의 그런 행동에 반대합니다.
나에게는 사람들을 알아가는 것이, 그들을 만나 차 한 잔을 놓고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생겨야 정해진 기한 내에 함께 우리의 계획들을 진행시킬 수 있으니까요.
그런 생각에서 내놓은 계획은 어느 순간이 되어서는 농민들 혼자 힘으로 진행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나는 더 이상 그곳에서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 됩니다."
그는 말한다.
"옳은 일은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일이 세상에 약간의 균형과 조화를 가져다줄 수 있다면 우리는 그 일을 계속해 나가야 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너무도 많은 말을 합니다.
하지만 그 말들은 아무리 훌륭하다 해도 쓸모없이 허울만 좋은 것들에 불과합니다.
그런 말들이 사람들로 하여금 더 깨어나게 하고, 좀더 너그러운 마음을 갖게 할 수도 있지만,
그 메아리는 멀리까지 나아가지 못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더 멀리까지 나아가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는 생명속에 깃든 영성과 한 번도 떨어진 적이 없는 존재들입니다.
사회를 구성하는 최소한의 부분에서만이라도 영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그것이 세상을 살 만한 곳으로 변하게 만드는 열쇠가 된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나는 더 이상 추상적인 질문을 하지 않습니다. 진리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더 이상 묻지 않습니다.
그 진리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은 새장 속에 가두어 두길 원했습니다.
나는 가능한 한 논리적인 사람이 되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면서 행동합니다. 그리고 나는 이런 나의 노력에 만족합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영성이 행동을 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내 몸과 손은 내 영혼이 하고자 하는 일에 쓸모가 있어야 합니다.
영혼이 바로 나의 몸과 손을 이끌었습니다.
만일 그렇지 않았다면, 나는 재산을 모으겠다는 단순한 목적 외에 별다른 생각없이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그냥 살았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나 역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매우 허약한 존재입니다.
나는 그다지 많은 질문을 하지 않습니다.
다만 나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합니다.
그리고 주변을 살펴보며,
세상의 많은 나라에 존재하는 가난과 갈비뼈가 튀어나온, 단지 죽기 위해 태어난 아이들을 보면서 나는 다짐합니다.
그들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고. 그리고는 우리가 기다리는 것이 무엇인지 묻습니다.
잘사는 나라의 국민들이 마침내 그 문제에 대해 몸과 마음을 기울여 일해야 한다고 나는 말합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부족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영성입니다."
피에르 라비는 동유럽 나라들이 안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서도 열정을 가지고 있다.
"언제나 똑같습니다. 자유경제라는 이름으로 탐욕스러운 자들이 도착했습니다.
지구상의 모든 탐욕스러운 자들이 돈을 투자하러 왔습니다.
원조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투자자들은 그들을 돕는 대신 분열시키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최상의 것들을 빼앗습니다.
아직도 새로운 계획들이 시작되고 있고, 새로운 구상들이 언제나 떠오릅니다.
중요한 것은 영혼을 신뢰하는 일입니다. 열정 안에서 살고, 끝까지 나아갈 힘을 가져야 합니다.
서양인들이 전 세계의 모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를 가지고 있다고 여기며
행동하는 것을 볼 때마다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 믿음으로 그들은 자신들의 것이 최상인 양 자신들의 생활 방식을 모든 나라에 들고 가 퍼뜨러리려 했습니다.
오직 발전만이 있을 뿐이며, 발전을 위해서는 단 한 개의 길만이 있다고 말입니다.
그것은 어린애 같은 생각입니다.
아프리카, 아시아, 아메리카의 나라들은 유럽인들이 그곳에 살러 오기를 기다리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몇 천년 동안 아주 잘 살아왔습니다.
나도 문명의 몇 가지 혜택을 누리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의학의 발전과 교육에 있어서의 발전이 그것입니다.
하지만 그 나머지 것은 조용히 내버려 두어야 합니다.
그들에게 서양이 이룬 생산성에 대한 잘못된 신비감, 그리고 비디오 게임처럼 삶에 방해가 되는 수없이 많은
쓸모없는 것들을 전해 주어서는 안 됩니다.
특히 그들에게 일과 재산에 대한 숭배의식을 심어 주어서는 안됩니다."
"이 이야기들은 우리의 사고방식이 얼마나 다른지 잘 말해줍니다.
화학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아프리카 어느 부족의 농부들에게 비료를 주러 왔습니다.
농부들은 그 비료를 밭에 뿌렸습니다. 그리고 매우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그래서 농부들은 그 부족에서 가장 지혜로운, 나이 들고 눈이 먼 추장을 찾아가 말했습니다.
'우리는 작년보다 두 배나 많은 양을 생산했어요.'
추장은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리고는 농부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의 아이들아, 매우 좋은 일이다. 내년에는 절반 크기의 밭에만 농사를 지어라.'
일에 대해 그들이 갖고 있는 생각은 우리의 생각과 같지 않습니다.
그들은 사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 잘 알고 있고, 그보다 더 많은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서양 학자들은 재빨리 그 농부들이 게으른 사람들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콜롬비아에 도착한 미국인들은 인디언들이 사소한 일 때문에 애쓰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인디언들은 보잘것없는 도구로 나무를 자르고 있었습니다.
'불쌍한 사람들 같으니! 우리가 이들을 구해 주어야겠다.'
그들은 미국에서 큰 도끼를 가져왔습니다.
그것은 나무를 한 번에 쓰러뜨릴 수 있는 매우 강력한 도끼였습니다.
그 이듬해, 그들은 호기심에 차서 마을을 다시 방문했습니다.
그들이 도착하자마자, 느긋해보이는 마을사람들이 얼굴 가득 미소를 짓고 그들을 에워쌌습니다.
그때 추장이 다가와 말했습니다.
'우리는 당신들에게 고마움을 어떻게 다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당신들이 우리에게 이 도끼를 보내 준 다음부터 우리는 더 많은 휴식을 누릴 수 있었다.'
그들은 너무도 놀랐습니다. 이것은 완전히 반대되는 두 가지 다른 관점입니다.
인디언들은 더 빨리 일을 끝내고 자유로운 시간을 더 많이 가진 것에 매우 만족하고 있었지만,
백인들은 그들이 더 많이 갖기 위해 더 많이 일했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던 것입니다."
"미국인과 라틴 아메리카의 인디언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미국인 여행자 부부가 어느 날 시장 주변을 돌아보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한 인디언 노인을 만났습니다. 노인은 미국인 부부에게 의자 하나를 보여 주었습니다.
그가 가지고 있는 의자는 매우 아름다웠습니다. 아내가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정말로 멋진 의자예요! 우리 이 의자를 사도록 해요.'
남편이 아내의 말에 동의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의자가 하나뿐이라는 것은 매우 아쉬웠습니다.
'우리는 3주 더 이곳에 있을거예요. 3주 안에 이것과 똑같은 의자를 다섯 개 더 만들어 줄 수 있으세요?'
'값이 얼마죠?'
노인이 대답했습니다.
'50달러입니다.'
노인의 대답을 듣고 부부는 만족했습니다. 그들은 노인에게 말했습니다.
'의자 하나에 50달러니까 모두 합하면 300달러, 맞죠?'
그러자 노인이 대답했습니다.
'아닙니다. 이 의자를 만들 때 나는 매우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이것과 비슷한 것을 다시 만들려면 그 기쁨은 줄어들 것입니다.
세 번째 것을 만들 때는 두말할 것도 없고요. 그러니까 매번 가격은 두 배로 올라갑니다.'
나는 이 일화를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이 이야기들은 동양과 서양 사이에 아직 남아있는 차이를 잘 말해주기 때문입니다.
동양인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것에 한계를 그을 줄 알지만, 서양인들은 언제나 부족하고 불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인디언들은 사는 데 필요한 만큼만 사냥을 합니다.
하지만 알다시피 백인들은 아메리카 대륙의 수많은 들소들을 몰살시켰습니다."
"1992년은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지 5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우리 인디언들에게 이날은 인디언들의 500년 동안의 투쟁을 기념하는 날이지.'
이날을 맞아 인디언 출신 신문 기자들은 콜럼버스 시절 몇 세기에 걸쳐 스페인 정복자들이
금 10만 8천 킬로그램과 은 16만 킬로그램을 빼앗았다는 것을 기록을 뒤져 확인했습니다.
아즈텍 인의 후예답게 남미 베네수엘라 출신의 기자는 기사를 썼습니다.
그는 유럽에 도착하자마자 이렇게 외쳤습니다.
'나는 나를 발견한 사람들을 다시 발견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
지금 나에게는 비자가 필요하지만, 그때 그들에게는 그런 것이 필요없었다.
지금 나는 이 많은 금과 은을 아메리카 대륙에서 실어 온 유럽인들에게 그것이 전혀 약탈 행위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이곳에 왔다. 그것은 신이 당신들을 위해 남겨 둔 것이었다.
오히려 우리는 그것을 마셜 플랜(2차 대전 후 서구 나라에 대한 미국의 원조 계획)같은 것으로 여긴다.
유럽인들이 발전할 수 있도록 우리 인디언들이 도와준 것이다.
그러나 어찌 되었든 그것들을 조금은 되돌려 받고 싶다.
우리는 국제 은행이 개발도상국에 붙이는 정도의 이자를 붙이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인색한 사람들이 아니다.
단지 10퍼센트의 이자를 쳐서 앞으로 400년에 걸쳐 갚는다면 우리도 동의할 수 있다.'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500번째 기념일을 전 세계가 축하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인디언들은 그날을 인류를 강타한 가장 큰 재앙의 날로 여깁니다.
그런 불행이 아직까지도 끝나지 않고 계속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