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회 산행 일정이 취소되어 경기도의 오지산 연천 가치봉을 가려고 계획했다가 전날 비가 많이 와서 계곡산행을 할 수 있는 대금산-깃대봉-매봉-용추계곡으로 변경했는데 탁월한 선택이었다.
용추계곡은 한 15년 전 연인산에서 내려오면서 용추폭포까지 걸어간 적이 있는데 경기도에 이런 비경의 계곡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감탄했던 기억이 남아있는 곳이다.
그때는 아무 시설물도 없고 자연 그대로의 길과 계곡만 눈에 들어왔는데 지금은 곳곳에 명소 안내판과 Deck 전망대가 설치되어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느낌이다.
전날 내린 강우로 계곡에는 강원도 큰 산 계곡에서나 볼 수 있는 우렁찬 물줄기가 길게 뻗어내려갔다.
9개의 징검다리 중 3~4개는 물이 넘쳐서 우회하거나 물위를 걷는 도마뱀(바실리스크 도마뱀. 일명 예수도마뱀)처럼 스피드하게 뛰어서 최대한 안 젖게 통과하였다.
그런데 이 계곡, 이날 산행 거리 중 절반이 넘는 엄청 긴 계곡이다 (우정고개에서 용추계곡종점까지11km).
우렁찬 물줄기를 못 봤으면 지루할 수도 있겠다.
용추계곡과 안 가본 산을 연계하다 보니 칼봉산은 갔다왔고 자연스럽게 깃대봉-매봉-용추계곡으로 코스가 정해졌는데 새밀종점에서 지능선을 타고 송이봉을 거쳐서 깃대봉을 오르는 코스보다 대금산을 올라 약수봉-깃대봉으로 장쾌하게 뻗은 주능선을 걷는 코스가 마음에 와닿아서 대금산은 2년전 두밀리종점 원점회귀로 다녀왔지만 한번 더 올랐다.
대금산에서 깃대봉까지는 공룡 등지느러미처럼 6개의 봉우리가 울툴불퉁 솟아있어 2년전 대금산 올랐을 때 한번 거쳐가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었는데 이날 호기심을 풀었다.
아~ 그리고 이날 가평으로 가는 전철 안에서 카페지기 지송님을 만났는데 2020. 12월 광주 태화산 갈 때 이후 2번째의 우연이라 더 반가웠다.
코스가 장거리여서 사진촬영에 얽매이지 않고 홀가분하게 산행하려고 했는데 궁금해할 것 같아 사진으로 남겨서 카페에 올려야겠다고 생각을 바꾸었다
<산행코스> 두밀리종점-대금산-약수봉-깃대봉-매봉-우정고개-용추계곡종점 (21km). 5/7 산행
<갈 때> 상봉역 경춘선 전철 06:53발->가평역 07:46착 / 07:49 가평역정류장에서 60-29번 두밀리행 버스 승차->08:13 두밀리종점 하차 *60-29번 버스 시간 : 가평터미널발 06:50, 07:45, 10:00, 11:20...(가평역에 4~5분 후 도착) / 두밀리종점발 ...14:30, 17:00, 막차19:20
※ 상봉역 06:53차는 연착되면 07:45발 두밀리행 버스를 못 탈 수도 있으니 06:25발(가평역 07:22착) 차를 타는 게 좋을 듯함.
<올 때> 용추계곡종점발(71-4번) ...12:40, 14:30, 16:00, 17:30, 막차19:20 (가평역까지 20~25분)
△ 두밀리종점 대금산 안내도.
△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 대금산 (704m).
△ 정상 바위조망처에서 본 운악산.
△ 축령산 방향.
△ 진행할 약수봉 방향. 보이는 뾰족한 봉우리는 첫 번째 봉우리인 814봉으로 우회하여 오르게 되어 있다. 능선을 따라 직등했는데 매우 거친 암릉이고 잔나무가 빽빽하여 오를만한 길이 못 된다.
△ 진행 방향의 능선과 멀리 중앙에 보이는 운악산.
△ 봉우리 2개를 더 넘어 약수봉 정상(838m)에 도착. 대금산에서 4번째 봉우리가 약수봉이다.
△ 새밀종점 갈림길.
△ 깃대봉이 가깝게 보인다. 5번째 봉우리도 우회하게 되어 있는데 가봐야 펑퍼짐한 평범한 봉우리로 볼 게 없다. 5번째 봉우리 조금 아래 송전탑 근처에서 휴식 겸 점심을 먹고 있는데
△ 인기척이 나서 돌아보니 등 뒤에서 흑염소가 배낭에 코를 박고 냄새를 맡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 인식표를 달고 있는 걸 보니 방목 중인 것 같은데 단팥빵을 주니 단숨에 먹어치움,,
△ 깃대봉 바로 전의 바위조망처에서 본 지나온 봉우리.
△ 깃대봉 도착. 대금산에서 봉우리 5개를 지나서 6번째 봉우리가 깃대봉이다.
△ 깃대봉 (909m).
△ 매봉 (929m).
△ 지나온 깃대봉과 매봉.
△ 이 이정표 바로 아래에
※ 임도같이 넓은 길이 나오는데 직진은 길이 없고 왼쪽으로 조금 내려가니 쓰러진 나무가 길을 막고 길도 희미해져서 오른쪽 임도 쪽으로 내려왔는데
△ 우정고개까지 거리가 졸지에 1km가 더 늘었다. 뺑뺑 돌아가는 길이고 아까 그 왼쪽길로 가는 게 맞는 길이었다.
△ 이 이정표 방향의 산길로 내려왔어야 한다.
△ 우정고개 정자 쉼터. 임도로 내려간다.
△ 갈림길 왼쪽은 장수고개로 넘어가는 임도이고 용추계곡으로 가는 길은 오른쪽 철문을 열고 들어감 (빗장을 여닫게 되어 있음). 이곳에서 용추계곡종점까지 8.4km.
△ 내곡분교 터.
△ 댐 방류하는 것처럼 수량과 물살이 엄청납니다~
△ 버스종점까지 1.4km 더 가야 한다.
△ 걸어가는데 승용차가 옆에서 멈추어 태워주겠다고 해서 고맙게 가평역까지 타고 왔다. 노적봉-옥녀봉 산행 때도 승용차 타고 나왔는데 이곳과는 연이 잘 맞는가 보다.
* 7080 통기타 곡
<삼포로 가는 길>
<하얀 나비>
<저 별과 달을>
<행복의 나라로>
첫댓글 축령산과 서리산을 산행하려고 경춘선 상봉역에서 전철을 타고 자리를
찾으려고 두리번 거렸는데 산과 하루님과 눈이 마주쳐 마석역까지
동행하였습니다. 벌써 전철에서만 두번째 우연한 만남이었습니다.
축령산 정상에서 대금산 방향을 보니 직선거리로 약 20km 정도의
거리에 산과 하루님이 계신다 생각하고 사진을 담았읍니다.
대금산에서 깃대봉과 매봉까지 가평53산의 3산을 산행하고 10여
km의 용추계곡으로 하산하여 장거리 산행을 하시어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용추계곡의 웅장한 계곡물은 보기 힘든 장관입니다.
멋진 사진과 대중교통 정보 감사드립니다.
저는 개인산행 후에 귀경길에 히치하이킹을 하려 상당히 노력해
보았지만 한번도 성공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산과 하루님은 운이 좋아 탑승하여 귀경시간에 도움이 많이 되었네요.
그날 계곡물이 가득 넘치는 시원한 광경을 봐서 용추계곡은 앞으로 안 가도 될 것 같습니다.
15~20년 전만 해도 혼자 온 등산객들 잘 태워주었는데 지금은 시대 성향이 바뀌어 히치하이킹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차일피일 미루다 산행기를 이제야 올리게 되었네요. 산행기 올리는 것도 점점 귀찮지네요ㅠ
그날 산행이 싱그럽고 파릇파릇한 초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마지막 산행인 것 같네요.
오늘 D산악회 따라 조령산+문경새재 다녀왔는데 그새 산은 초여름 진한 빛깔로 갈아입었네요.
지송님 한 주 잘 보내시고 다음주 산행 즐겁고 안전한 산행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