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입학식 축사4

[행보기]

겨우내 쌓였던 하얀 눈이 녹아 내리고 양지바른

산기슭에 파란 새싹이 움트는 봄이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우리 학교에 사랑스럽고 귀여운

어린이들이 이처럼 많이 입학을 했어요.

마치 봄 동산에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들이 활짝 피어난 것

같아서 교장선생님의 마음은 무척 기쁘고 흐뭇하게 생각해요.



사랑스러운 여러 어린이들의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오늘은 정말 즐거운 날이에요.

어린이들도 활짝 웃는 얼굴로 밝고 아름다운 꽂동산을 이루었고

여러분들의 아버지, 어머니들도 모두가 싱글벙글 웃고 계시네요.

여러분들의 앞에 서 계시는 담임 선생님들의 얼굴을 보세요.



모두가 웃고 계시지요?



여러분들이 사랑스럽고 예뻐서

이 교장선생님처럼 무척 기쁘신가봐요.

선생님들은 이제 여러분들이 학교에 오면 아버지나 어머니처럼

다정하고 친절하게 가르쳐 주시고 잘 보살펴 주실 거예요.



지금까지는 여러분들이 저마다 집에서 어머니에게 응석을

부리고 투정을 하고 어린 아기처럼 지냈지만 오늘부터는

학교에 다니는 의젓한 학생이 되었어요.



아침 일찍 일어나서 자기 몸을 깨끗이 단장하고

어머니께서 정성껏 지어 주시는 아침밥을 무엇이든지

골고루 맛있게 먹고 책가방을 메고 학교에 오는 거예요.



이런 일들을 모두가 자기 스스로 해야 되겠어요.

학교에 오고 가는 길에서는 차조심하고 길을 건너는

곳에서는 양쪽을 잘 살펴서 건너야 해요.



학교에 들어서면 저 푸른 하늘에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지요?

우리는 아침마다 국기에 대한 맹세를 다짐하고, 선생님과

동무들에게 다양한 인사를 나누어 즐거운 하루 생활을 시작하는 거예요.



깨끗한 교실에서 조용히 공부하고 넓은 운동장에서는 씩씩하게

뛰어 놀며, 꽃밭에 온갖 꽃들이 피어나면 동무들과 함께

벌 나비와 꽃들을 구경하며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니 학교생활이 얼마나 즐겁겠어요.



사랑스런 1학년 어린이 여러분!



앞으로는 우리 ㅇㅇ초등학교 어린이가 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선생님의 말씀을 잘 들어서 참되고

씩씩하고 슬기로운 어린이다 되어 주기를 바래요.



여러분들은 오늘 우리 학교에 입학하는 어린 동생들을 언제나 친절하고

다정하게 잘 보살펴 주고, 처음으로 학교생활을 시작하는 아우들에게

여러분들은 언니 오빠로서의 훌륭한 본을 보여 주어야겠어요.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말이 있듯이 언니 오빠되는

상급생들이 바르고 참되게 생활할 때에 1학년 아우들은

언니 오빠들이 하는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하는 거예요.



상급생으로서의 책임이 얼마나 크고 무겁다는 것을

깊이 깨닫고 학교생활의 모든 면에서 좋은

본보기가 되어 주어야겠지요.



오늘 귀여운 자녀들을 우리 학교에 입학시키게 된

학부모님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드립니다.



첫째 자녀가 됐건 둘째 자녀가 됐건 혹은 막내가 됐건 어린 자녀가

자라서 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었을 때 부모님의 감회는 큰 것입니다.

어머니의 따뜻한 품안에서 곱게 자라온 귀여운 자녀가 학교라고 하는



새로운 세계로 첫발을 디디게 될 때, 대견스럽고 기쁜 마음도 크겠지만

'많은 어린이들의 집단 속에서 어떻게 잘 적응해 나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불안한 마음 또한  적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학교는 학문을 수련하는 외에 올바른

마음을 키우고 사회생활을 익히는 큰 기능을 지니는 것입니다.

별로 불편이 없는 가정생활에서 떠나 짜여진 규칙과 규범 속에

공동체의식을 높이며 서로 협동하고 자기의 책임을 다하는

사회생활을 수련하는 곳이 바로 학교이기 때문에,

이제 입학을 하게 된 어린이들은 마음가짐과

생활태도가 놀라우리만큼 달라질 것입니다.



어린이들은 집에서 보는 것같이 그렇게 어리고

연약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어린이들은 옆에서 잘 도와주기만 하면

뜻 밖에도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감수성이 많은 어린 시절부터 올바른 생활습관과 심성을

기르고 저마다 타고난 소질을 찾아서 장차 유능한 생활인이 되도록

가르쳐야 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 교육이 가정으로 이어지고,

가정에서의 생활이 학교교육을 통하여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학교와 가정이 하나가 되어 협력해 나아가야 하겠습니다.



우리 학교 교직원들은 전심전력,

귀여운 어린이들을 아끼고 사랑하며 알차게 가르쳐서

교사로서의 보람을 찾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리며

입학생에 즈음하여 환영의 말씀으로 가름합니다.

<서울특별시교육위원회,훈화자료집.농원문화사,19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