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의 세벽은 발걸음이 가볍다, 비록 몇 시간의 짧은 잠이지만 월변 다리 아래의 흐르는 물줄기를 보면서 세벽을 맞이 하는
걸음속에서 우려반 기대반으로 반가운 인사를 나누며 오늘 산행을 나선다.
새벽 밤새 남겨둔 가랑비가 조금씩 내리지만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 죽변을 거쳐 북면의 반가운 산행 동지들을 모두
태우고 나니 세벽 4시 30여분 ,넉넉한 자리의 수 만큼 여유는 있어도, 함께 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동해의 파아란 파도가 일렁이는 세벽 미명을 받아 달리고 달려 도착한 설악의 산행지 초입에 이르러
골짝마다 봉우리마다, 구수한 입담을 담아 토해내는 묵향님의 안내에 한계령의 구비구비를 휘감아돌아 지나간다,
아침 햇살이 조금씩 얼굴을 내밀때 마다 눈이 부신 늦여름의 설악의 아름다움에 먼 길을 달려온 보람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한계령 휴개소를 지나니 내리막길 앞에 쏟아져 오는 풍경이 나를 더욱 더 설레게 하여 준다.
드디어 장수대 입구 7시 20여분에 도착하니 왠지 반갑다.지난번 들어 가려다 못간 것일까. 반가움이 더 하다.
등반대장의 가벼운 스트레칭에 이어 구수한 농한 이야기가 여기 저기 흐르니 대승 폭포를 향하는 발걸음이 힘이 난다.
토마토의 투정어린 농담에 웃음 꽃이 만발하고 땀방울이 등어리를 적실때, 눈앞에 펼쳐진 건너편 산의 아침햇살에
같혀 있던 운무가 춤을 추듯 자리를 떠나고, 펼쳐진 장관 앞에 모두들 입을 다물지 못한다,
단원 김홍도 선생은 화폭에 담았을거고, 추사 김정희 선생이 보았다면 추사체 한점으로 남겨 두었을거다,
또한 백원 김 정호 선생은 보고 또 보면서 대동 여지도의 한부분을 채워 나갔을 거고 김병연 (김 삿갓)선생이 보았다면
갓쓰고 세상 두루 다니다가 이러한 절경에 시 한수 읇을 것 같은 상상을 해본다.
바위는 구름이 겉히고 햇살을 받아 금칠을 한듯 황금색으로 갈아 입고 그 앞의 소나무는 바람의 시위에 맞추어
춤을 춘다.가을은 저만치 와 있는듯 나뭇잎들은 짙은 청록으로 변해 가고 있다 .
누군가는 사진기에 손이 가고, 묵향님은 풍경을 놓칠세라,붓 한자루에 혼을 쏟아 그려 나간다.
옆에서 지켜 보는 즐거움에 눈들이 탄성을 절로 나온다, 가슴으로 눈으로 담으며.....
비가 적은 탓일까,대승 폭포의 내려오는 아쉬운 물줄기를 뒤로 한다. 우리나라 3대 절경이라는 웅장함과 장엄한
물줄기를 느낄수는 없지만, 언제나 제자리에서 이름값을 다 하기에 아쉬운 발걸음을 대승령 마루를 향해 걷는다.
원시림을 보는 것 같다, 푸른 이끼를 겉옷 삼아 하늘을 향햐여 뻗은 나무들이 수십 수백년은 족히 되고 남을듯
나이를 가늠 하기 조차 힘들다, 사람들을 환영하는 빠른 발놀림의 다람쥐들이 오르는 발걸음의 짐을 가볍게 해 준다.
두어 시간만에 대승령 마루에서 한잔의 술로 목을 축이고 가방에서 내어 놓는 과일과 과자로 작은 산 파티가 이어진다.
산행의 묘미일까, 즐거움일까 이래서 산을 찿는 것 같다, 안개비가 자리를 떠나고 나니 솔솔 부는 바람이 살갑게
느껴지는 산행.출입금지라는 안내에 발걸음을 계곡을 타고 내려 오는 초입에 이르렀다.
안산을 통과 하지 않는 관계로 시간의 여유로움에 이리저리 둘러 본다,억겹의 세월의 흔적들이 여기 저기 나타난다,
저 한 몸의 속살은 세월의 무게 앞에 내려 놓고 피접만 하고 수백년을 버텨온 주목 나무,
그러나 초라하거나 애잔해 보이지 않는다.비록 속살은 내어 버릴지라도 설악의 역사와 더불어
한 세월을 살아온 만큼 웅장하고 쭉 뻗은 가지에서 당당한 기상이 엿 보인다..
작은 물줄기들이 어느새 시간을따라 흘러 제법 크게 들릴쯤 햐얀 물보라를 타고 바위 아래 절벽으로 내어 달린다.
두문 폭포의 웅장 함이 나타난다. 십이선녀탕의 처음은 알 수 없어도 기세가 대단하다,
지난번 태풍때의 흔적들, 군데 군데 베어져 단을 쌓아둔 나무들이 점점 검게 물들어 가는것을 볼때
그때의 참상을 느낄 수 있을 같다. 돌맹이들이 구르고 굴러 소안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일까,
그 옛날 선녀들이 노닐던 것을 보는 것을 만족하지 못하고 깊이를 가늠 할수 없도록 바위들이 터줏 대감으로
자리를 내어 주지 않고 지나는 과객들의 눈길을 받아 들이고 있다.
크고 작은 물 줄기들이 폭포를 만들고 소를 만들어 터줏대감으로, 전설의 이름을 간직 한채 자리 하고 있다
.계절은 어느듯 늦 여름을 지나 가을의 초입에 들어 와 있다. 잎들은 어느새 색을 갈아 입고 있고,
열매들이 익어가는 색깔들이 하루 하루 다름을 느낀다.어느듯 쉬엄 쉬엄 오니 복숭아탕 앞에 점심 보따리들을 내어 놓는다.
발아래 수십줄 탕이 아찔 하지만 신선이 따로 있는가 흐르는 물소리를 반찬 삼아 그리고 여기저기서 내어 놓은
반찬 덕에 만찬을 한다.한잔의 인삼주가 돌려 지고,과일 한 조각에 포만감에 다리를 적신다,
그리 찹지 않은 물에 머리와 발을 담그며 내려온다.
노산 이 은상 선생은 팔폭포 팔탕이라고 했다지만 우리네는 이런들 어쩌리요 저런들 어찌 하겠는가. 그저 자연이, 하늘이
주신 섭리 앞에 감사와 탄성을 지를 수 밖에... 제각각 만족을 하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모두들 흡족해 한다,
하늘은 파아란 얼굴을 내밀다가 금방 시샘하듯 구름이 지나가고 그 속에서 발걸음을 옯기는 우리네는
작은 미물임을 새삼 느낀다. 그리고 자연 앞에 머리를 숙인다.수 없이 지나온 발자욱은 흔적 조차 없는데.....
하늘은 우리의 걱정들을 내려 놓어라고 비 한울 오지 않더니 미리 온 회원들이 산행후 파티를 할 즈음 짧고 굵은
울음을 토 해 놓는다 고
파란 토마토의 푸짐하고도 얼어 버린 회를 얇은 위생 손을 뒤집어 내어 놓는다. 빨갛게 손이 얼어 있어서 일까,
정성을 감사 하게 여기며, 소주와 맥주를 탄 하산주와 더불어 건배를 하니 오후3시경 , 전직 대통령이 유배를 했던
백담사 초입을 지난다. 비록 백담사는 보지 못했지만, 후세의 사람들은 그곳의 흔적들을 보면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역어 가겠지......
포만감과 피곤함 그리고 한잔 술에 잠시 눈을 부치다가 아주 잘 부르러는 소리에 눈을 뜨니 차 안은 여흥에
차안의 열기를 더 한다. 오늘 산행은 백점 만점에 백점이라 해도 좋을듯 하다.
산행 하기에 알맞은 날씨 부담되지 않는 등산 시간, 그리고 설악의 운치를 맘껏 느끼며 맑고 깨끗한 공기를
마음껏 마시며 왔어니 3만원에 이러한 행복함을 느낀다는 것이 그져 고맙고 건강하고 감사할 뿐이다.
북면에서의 저녁으로 다시 한번 포만감을 느끼며 다음 산행을 기약하며 발걸음을 옮긴다. 안개비를 맞으며 건너갔던
월변 다리를 제법 굵은 비를 맞으며되 돌아 오니8시 30여분, 텅빈집일지라도 오늘은 아주 좁다는 맘으로 하루를 접는다..
다음 산행의 기일을 기대 하면서.....
첫댓글 나그네님 산행기 잘 감상했습니다.
넘치는 열정과 산에 대한 무한한 정성 그리고 강인한 체력에,,같이 한 산행이 무척 즐거운 시간이 되었네요.
두분 산행기는 언제나 흥미 진지 합니다~~
한결같은 맘으로 산행의 앞뒤를 챙겨 주시니 우리네 산행의 발걸음이 가벼울뿐 입니다.. 고마워요.
나그네님의 글 솜씨로 기록해놓은 산행기가 실감납니다...
내 한 몸 버거워 숨이 찰때 어느듯 카메라를 준비하셨다가 한 사람 한사람, 추억의 여행으로 이끌어 주시니 무한 감사와 더불어 건강 하심을 기원 합니다...
세월의 흐름을 알게 하는 고목의 모습..풋풋하게 살아 숨쉬는 젊음을 느끼게 하는 어린풀잎들의 흩날림...그리고 운무에 끼인 설악의 풍경...한폭의 산수화를 담아 모든 이게 전하고 싶은 마음....가득합니다..감상 잘 했습니다...
같이 산행 한것 만으로도 기쁨이 배가 되는 고이님 머언 길 다녀오고도 산행을 같이 하여서 감사해요....그리움은 산에다 묻어 버리고, 이름처럼 고이 세월을 엮어가는 시간으로 채워 갑시다요, 점심때 반찬 맛나게 먹었어요 감사.....
감칠 맛 나는 산행기를 읽고 있노라니 함께 한 산행이 즐겁고 자랑 스럽습니다.
화폭에 옮겨 져 가는 설악의 모습을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도,우리네의 산행은 행복이고 영광입니다...그 행복 오래도록 누리고 싶습니다..
나그네님 산행기 실감나게 잘읽었습니다, 문학에 소질이 아주 뛰어난 것 같습니다, 엘아이지 회원으로서 자랑스럽 습니다
과찬이십니다. 누구나 같은 탈란트를 표현하지 않을 뿐입니다. 산행을 통해 공감하는 마음이 많음을 느낍니다...산행에서 자주 뵐께요.
산행기가 아주 실감 납니다 엘아이지산악회 대변인으로 추천합니다~~
이 뭇슨, 과찬을!! 그져 나의 작은 정성을 옮길 뿐이고 회장님을 비롯한 수고에 비하면 부끄러울 뿐입니다. 더욱더 발전 하는 산악회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나그네님의 설악산 산행기 정말 멋집니다. 자연을 보고 느낌을 표현하는 문장력 굉장합니다... 나그네님에 문장력에 감탄하다가 제 점심식사 다망쳤습니다.. 라면 다 불어터지고 국물다 줄고 제 군대때 야식으로 라면 먹었던 기분입니다. 나그네님 글 감명깊게 잘 읽고 갑니다. 그리고 칡, 양파즘 잘 먹었습니다.
야간 불침번 서고 난후 고참에게 국물 한모금이 어찌그리 맛나던지요,, 그때가 생각납니다. 라면보다 더 한것 저가 대접 할께요.. 읽어 주셔서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