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5주년 특별인터뷰, (주)大元그룹 전영우 회장 대담 조영일 발행인 “‘종업원은 내자식’경영철학이 성공 비결이죠” 투명경영·품질경영 신앙·사내 유보율 3000% 달한 초우량 기업 소모방, 학생복, 의류·봉제, 건설 등 글로벌 다각경영 성공 연매출 5000억원 국내외 종업원 3천명 내실강한 우등생 기업 대원 칸타빌 명성 베트남서 대박 다낭에 대규모 신시가지 조성 서울공대 섬유과 졸업 정통 섬유기업인 8순에 스키타는 노익장
소모방과 건설, 면방, 의류·패션을 겸영하고 있는 (주)대원과 계열 (주)자영은 재계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초우량기업. 연간매출 5000억원에 국내외 종업원 3천명을 고용하면서 창업이후 36년간 소리소문없이 고도성장을 거듭해 온 알찬 건실기업이다. 기업의 성장성뿐 아니라 한국에서 손꼽히는 투명경영의 상징으로써 기업유보율이 3000%에 달하는 경이적인 기록을 과시하고 있다. 한때 국세청이 혹독한 세무사찰 끝에 기업의 정직성과 투명성에 탄복해 오히려 품격 높은 표창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소모방 분야에서 최고급 품질성가를 인정받아 명성을 떨치는 것은 물론 아파트 품질의 대표주자인‘대원칸타빌’의 안전성과 우수성은 건설업계에서도 공인하고 있다. 제일모직으로부터 인수한 학생복‘아이비클럽’역시 소재의 비교우위와 패션의 독창성을 살려 1318세대의 가장 친숙한 브랜드로 정착했다. 명성은 국내뿐 아니다. 베트남에 진출한 소모방과 건설사업은 신뢰와 품질을 바탕으로한 도덕경영에 힘입어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아파트 청약률이 50대 1에 달할 정도로‘대원칸타빌’의 명성은 베트남 건설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최근에는 동국무역 호치민 방직공장을 인수해 섬유영역을 더욱 확대하면서 대규모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재계의 실력자 대원의 고도성장은 경영의 귀재로 통하는 창업주이자 오너인 전영우 회장의 탁월한 경영능력과 우직한 소신이 견인역이다. 올해 나이 79세로 경제계의 현역중 가장 원로인 그는 아직도 한겨울에 스키를 즐기고 골프는 물론 밤샘 바둑을 즐기는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앞으로 20년은 현역에서 일하겠다며 요즘도 한국과 베트남을 오가며 25시를 뛰고 있다. 서울공대 섬유과를 졸업한 정통 섬유기업인 답게 섬유에 대한 애정과 신념이 차돌처럼 강하다. 베트남 출장에서 막 돌아온 전 회장을 본지 조영일 발행인이 만났다.
밤새워 비행기를 타고 아침에 내리셨는데 피로한 기색이 안보이시네요. 인삼 녹용을 장복하신겁니까. 아니면 특별한 건강 비결이 있으십니까….(웃음) “천만예요. 저는 보약이라고는 입에 넣지 않습니다. 그저 열심히 일하고 시간나는대로 운동하는 거죠. 종합병원에서 주기적으로 정기검사를 받고 있는데 의사들이 아직도 50∼60대래요…(웃음)”
8순이 다되신 연세에 지금도 스키를 즐기신다면서요. “물론이죠. 겨울 스포츠중 스키만큼 좋은 운동이 있나요. 겨울에는 스키타고 봄 여름 가을에는 시간 나는대로 골프하죠. 이것저것 하는일이 많아 시간제약이 많아 자주 못할 뿐입니다. 또 제가 바둑을 좋아해 친구들과 어울리면 요즘도 밤샘을 해요…(웃음)”
서울공대 섬유과 출신의 정통 섬유기업인 전 회장께서는 중학교는 군산에서 나오셨다고요. “별걸 다 아시네요. 제 고향이 충남 서천이예요. 군산과 가까운 곳이죠. 일제때 군산중학교는 명문이었어요. 반학년 다니고 해방이 돼서 선배들이 없습니다만 그시절 인연이 돼 저는 전라도를 무척 좋아합니다”
서울공대 섬유과 동기생 중 아직 현역에서 활동하신분이 계십니까. “대부분 작고했거나 은퇴하고 저만 현역에서 뛰고 있는 것 같아요. 권위있는 서울공대 섬유과 교수이었던 고 이재곤 교수와 IWS한국소장과 패션협회장을 역임한 공석붕씨, 또 혜양섬유 고 양문형 회장등이 친한 동기이었지요. 공석붕씨와는 지금도 사석에서 만나면 ‘야’‘자’하고 지내지요”
대학졸업 후 첫직장이 태광산업이었던가요. “아니예요. 처음에 마산에 있는 대명모방에 들어가 생산부장까지 하다 태광산업으로 옮겨 부산공장의 상무 공장장을 끝으로 퇴임하기까지 15년간 월급장이를 했어요. 태광에서 이임룡 회장님의 사랑을 많이 받았는데‘내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41세때 창업을 한 것이죠”
소모방 공장을 직접 만드셨나요. “아니지요. 72년도 일꺼예요. 부산에 있는 미창모방을 인수했지요. 부산진구 범천동에서 염색 방적 소모설비를 갖춘 소모방 업체를 운영하다 84년에 현재의 본사인 청주시 흥덕구 송정동의 대지 2만 2000평에 1만 4000추 규모의 일괄공정 시스템의 최첨단 공장을 만들어 이전한 것입니다. 현재 종업원 700명에 최고급 소모직물 연 700만야드 규모를 생산해 국내 신사복 업계에 공급하고 세계 유수의 거래선들에 수출하고 있어요. 국내 생산공장은 대원 청주공장과 자회사인 자영산업 청주공장 등으로 구분돼 있지요”
소모방 설비를 베트남으로 이전하신게 아니고 청주공장은 그대로 운영하고 계시군요. “그렇습니다. 청주 본사와는 별도로 호치민에 있는 저희 소모방공장은 방적규모 2만 5000추와 제직규모 월 30만야드에 염색가공규모는 월 50만야드 규모인데 일본 등지에 수출하고 있어요”
청주와 베트남공장의 소모방설비는 완전 버티칼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면서요. “물론이죠. 양모만 들어올 뿐 원료에서 상품기획, 방직공정, 제직공정, 염색공정, 가공공정의 일관된 첨단설비를 갖추고 있지요. 특히 우리회사 사이로필 원단은 차별화된 제품으로 국내 단체복 시장과 해외 수출시장을 주도하고 있어요. 또 FASTG-6300기를 도입해 가장 질좋은 고급세번수를 생산해‘베르센’브랜드의 차별화·기능성 제품을 제일모직을 비롯한 국내 굴지의 신사복 메이커에 공급하고 해외수출도 활발하게 하고 있습니다”
학생복 아이비클럽을 인수해 성공적으로 키운데 이어 베트남에 봉제공장도 보유하고 있다면서요. “알다시피 학생복 아이비클럽을 전국 3000여개의 중고등생 동·하복 제품으로 공급하고 있어요. 요즘말로 1318세대의 감성을 충족시킬 수 있는 최고의 패션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지요. 또 베트남에 있는‘대원비나’라고 이회사는 드레스셔츠·스포츠셔츠·자켓을 전문생산 수출하는 의류봉제 전문회사인데 전량 미국에 수출하고 있습니다”
섬유를 시발로 성공하셨고 건설업에 진출해 재벌축성의 길을 뚜벅뚜벅 걷고 계십니다. 건설업에 진출한 특별한 동기가 있나요. “동기가 있지요. 부산 소모방 공장을 청주로 이전하고 그 부지를 매각하기 위해 아파트업자에게 사용승락서를 써주었어요. 그런데 부지매입값을 안주고 아파트를 지어 챙기려는 겁니다. 할수없이 고법까지 가는 재판 끝에 승소해 그 사업을 떠맡았지요. 당시 10억원을 주고 종합건설면허를 사서 건설업에 뛰어들었는데 그게 속된말로 노다지드라구요…(웃음)”
건설업이 섬유보다 돈벌기가 쉽다는 말씀이십니까…(웃음) “꼭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노태우 대통령 시절 분당과 일산 신도시에 200만호 아파트건설붐이 일어나지 않았습니까. 거기에 편승해 아파트 분양시장의 열기를 타고‘대원칸타빌’도 고도성장을 한 것이죠”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 중‘대원칸타빌’의 명성이 자자했는데 특별한 비결이 있습니까. “그게 그래요. 저희도 분당과 일산, 평촌, 중동에 아파트를 많이 건설했는데 적당히 하지 못하는 제 고집을 고객들이 인정한 것이죠. 알다시피 신도시 아파트를 갑자기 대량으로 짓다보니 모래가 부족해 바닷모래를 갖다쓰고 혹한의 한겨울에도 레미콘을 갖다 부어 공사를 강행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는데 저는 철저히 막았죠. 가장 좋은 모래를 사용해 강도를 기준치대로 고수했고, 영하4도 이하로 내려가면 레미콘이 제대로 굳지 않는다는 점을 내세워 공사를 중단시켰거든요. 기다리던 목수들이 다른 현장은 공사를 강행하는데 대원만 못하니까 이탈하기까지 했지요. 결국 정직하게 짓다보니 대원 칸타빌 아파트는 하도 단단해, 못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는 안전성이 확인됐고 이런 사실이 입소문을 타고 수요자들에게 널리 퍼진 것입니다”
저속한 표현입니다만 베트남에서도 건설사업에서 대박이 나고 있다면서요. “호치민에 그동안 주상복합상가를 포함해 2000세대 가까이 분양했는데 청약률이 50대 1에 달했어요. 저는 한국에서나 베트남에서나 품질과 안전에 최우선을 두고 공사원칙을 충실히 지켰는데 이런점을 베트남 국민들도 인정하고 인기를 독차지 한 것 같습니다”
호치민 인근 다낭에 또 여의도만한 신도시 공사를 착공하셨다면서요. “그렇습니다. 63만평 규모인데 바다를 매립해 신도시를 조성합니다. 위치상으로 황금상권인데 고급주택가와 상가, 골프장들이 들어서게 됩니다. 원래 이 공사는 과거 김우중 회장의 발상으로 준비돼다 대우사태가 터져 불발된 것인데 저희가 대역사(大役事)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투자비만 1000억원이 넘는데 완공되면 놀랄만큼 큰 수익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전 동국무역 베트남 방직공장을 인수하셨는데 섬유에 계속 투자를 확대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제가 원래 섬유인 아닙니까. 소모방을 하면서도 언젠가는 섬유의 기본산업인 면방을 해보고 싶은 욕망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기회가 돼 저희 베트남 소모방 공장과 인근에 있는 동국무역 호치민 방직공장을 인수한 것입니다. 이미 기존 시설에 동국무역 구미공장 방직설비를 전부 인수해 한창 조립중인데 앞으로 여건이 되면 1000억원 규모까지 더 투입해 대규모 고급면사 생산설비를 확충할 계획입니다”
대원가족이 국내외에 3000여명에 달하고 기업도 섬유와 건설, 의류봉제 학생복까지 다각 경영을 성공시키고 있습니다. 연세에 비해 기업확장 욕심이 너무 많으신 것 아닙니까…(웃음) “주변에서 저보고 나이 생각하고 그만 늘리라는 성화입니다. 그러나 저는 돈을 벌기위해서가 아니라 성취욕을 중시합니다. 저보다는 대원가족, 국가와 사회에 기여했다는 큰 발자취를 남기기 위해 앞으로 20년은 더 뛸것이고 기업도 더욱 의욕적으로 확장할 것입니다”
대원그룹을 성공적으로 키우기까지 특별한 경영비결이 무엇입니까. “특별한 비결이 있나요. 저희 대원가족이 열심히 땀흘려 일한 덕분입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저는‘종업원은 자식이다’는 생각을 한시도 버리지 않고 실제 제자식과 구분하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기업경영의 기본은 정도경영·윤리경영·투명경영입니다. 사내 유보율이 3000%라면 짐작이 갈 것입니다. 투명경영 이것이야말로 저의 신앙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오랜시간 감사합니다.
※기업경영의 바쁜 일정중에 10여년간 맡아온 법무부 충북지역 범죄 예방위원회 위원장을 거쳐 현재도 64만평에 203개 기업이 입주해있는 청주공단 이사장 등 크고 작은 명예직에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숭상받는 덕목 전영우 회장은 청주공단 이사회 주재를 위해 청주로 향한다고 일어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