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을 맞은 어린 동심들은 흰눈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지만 연말연시를 맞아 상기된 어른들의 분위기를 잠재우기 위해선지 요즘 겨울비가 잦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도착한 원불교불갑교당. 약간 언덕진 곳에 위치한 이곳은 평일이라 신도들의 방문은 없었다. 하지만 조용한 마당을 지나 도착한 불갑원광지역아동센터에는 학교 또는 유치원수업을 마치고 도착한 아이들이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신나게 수업에 임하고 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만난 황금만 교무.
단정하게 손질한 머리, 회색저고리에 검은색치마를 입은 그의 모습은 차분한 인상으로 다정하게 다가왔다. 원불교성지가 자리한 영광은 원불교 신도들도 많고 교무들의 모습도 자주 접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황 교무와의 만남이 낯설지 않고 편안했다.
결손가정과 저소득층 아동 20여명이 방과후 보호와 기초학습지도 등을 받고 있는 이곳 불갑원광지역아동센터는 지난 2005년 불갑면특수시책으로 불갑교당에서 장소를 지원받아 공부방으로 운영되다 황 교무를 비롯한 봉사자들의 관심과 정성이 더해져 지난 8월 지역아동센터로 정식인가를 받아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이곳 센터장을 맡고 있는 황 교무는 지도하는 교사들과 늘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염려를 놓지 않고 있으며 가정적인 결손으로 사랑이 부족한 아이들의 든든한 마음의 후원과 격려자가 되고 있다.
전북 정읍에서 1남6녀중 셋째딸로 태어난 황 교무는 “마을에 원불교교당이 있었고 어린 시절 가족들과 주말에 열리는 출장법회에 참석해 기도를 올리고 교무님들을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교무의 길을 선택하게 됐다”며 “교무의 길을 걸어오면서 크게 후회한 적은 없고 신도들에게 바른 교리를 전달하며 이웃들과 함께한 세월이 늘 감사하고 은혜롭다”고 전했다.
전북 익산 원광여고를 졸업하고 공양주생활을 하며 출가여부를 고민한 후 원불교대학교를 졸업하고 출가한 황 교무는 부교무를 거쳐 광주 서울 부산 등지에서 교무로 활동하다 7년전부터 불갑교당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른 새벽 좌선기도로 하루를 여는 황 교무는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을 돌보고 교도들의 가정을 방문해 살펴보며 주말에는 법회를 열어 교리를 바탕으로 참선하며 일상을 채워가고 있다.
주변에는 황 교무를 비롯한 각기 다른 종교의 성직자들이 있다. 출가해 일반적인 삶을 벗어나 참 뜻을 전달하며 헌신하며 사는 이들이 있기에 각박한 세상은 그래도 살만한가보다
첫댓글 기사 잘 봤습니다. 고맙ㅁ습니다. 새해에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