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발전 제언.......이젠, ‘인삼유통산업’으로 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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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호] 2007년 06월 12일 (화) 14:26:31 |
시민신문
영주시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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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진<본지객원논설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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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인삼의 고장'이라고 하면, 인삼을 가장 많이 재배하는 고장이라는 뜻으로 통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의미가 달라졌다. '인삼의 고장'이라고 하는 '금산'과 '풍기'지역에는 전국인삼생산량의 15%도 안되는 인삼을 각각 생산하고 있다. 그런데 이 정도의 생산량은 강화, 진안, 김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따라서 이제는 '인삼의 고장'이라는 수식어가 인삼재배량이 많아서 붙여지는 이름이 아니라, '인삼유통산업'이 발달한 고장에 자연스럽게 붙여지는 이름이 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고장이 '금산'이다.
금산의 경우, 전국인삼의 15%도 안 되는 생산량으로, 전국인삼의 80%를 유통시킨다. 또 인삼점포 수만 해도 우리지역(220개)의 6배나 되는 1200여개나 된다. 게다가 '금산국제인삼종합유통센터'까지 열어, 잔류농약검사, 직접가공, 직거래방식 등으로 안전하고 질 좋은 인삼제품을 저렴하게 공급하고 수출도 할 계획이다.
이와 같이 '금산'은 인삼생산량은 그리 많지 않아도 우리나라에서 수삼과 인삼가공제품의 유통이 가장 활발히 이루어지는 고장이다. 그래서 누구도 '금산'을 우리나라 '제일의 인삼의 고장'이라고 부르는 데는 주저함이 없다.
여기에 비해 우리지역 '풍기'는 시장 규모도 작고 유통량도 적다. 풍기의 수삼 생산량은(806 t) 금산(993t)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데도 유통량에서는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다행히 지난 3년 동안 '풍기인삼클러스터'를 통한 정부의 지원으로, 생산량과 인삼상가 수가 늘어나긴 했지만, 그렇다고 지역 인삼유통산업 발전의 전기를 마련한 것은 아니다.
거기다 앞으로 들어서게 될 '풍기인삼랜드' 역시 체험관광 중심의 기능이지, 유통 중심의 기능은 아니다. 정말 이러다가 허울만 '인삼의 고장'이지 실속은 별로 없는 그런 고장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인삼유통산업'은 어떤 의미가 있길래, 인삼산업 발전의 잣대가 되고 있는가 ?
우선 인삼의 유통산업은 그 소득의 비중이 재배나 가공산업보다 높다는 데에 그 의미가 있다. 그것은, 경제가 발전할수록 제3차 산업의 소득비중이 높은 이유도 있지만, 특히 인삼은 인지도가 높은 약재이자, 건강식품이기 때문에 더욱 그 유통마진이 높다.
이 약재나 건강식품의 특징은, 몸에 좋고 효과가 확실하다고 알려진 제품이라면 누구나 높은 금액을 치르고도 산다는 데에 있다. 그래서 실제로 인삼가공품에는 60%~70%의 마진율을 보이는 제품도 많다고 한다.
또 인삼은 제1차 산업이나 제2차 산업만 가지고는 고부가가치를 창출해내기가 어렵다. 제1차 산업의 경우, 한정된 면적에 타 지역보다 많은 수삼을 생산한다거나, 특별히 우수한 효능을 가진 수삼을 생산하여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킨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2차 산업의 경우, 인삼은 제약회사에서 약으로 개발하지 않는 이상 인삼보다 우수한 효능의 가공품을 개발한다거나 가공과정에 첨단기술이 들어간다거나 하여,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이다.
인삼가공품을 사는 이유는, 단지 “몸에 좋다는 인삼으로 만들었다니까…” 또 “고급 선물용 건강식품이니까 …” 등의 이유이지, 가공품만의 특별한 효능이나 맛을 보고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삼은, 생산보다는 판매, 품질보다는 마케팅을 통한 '유통산업'이라야 더 많은 경제적 효력을 발생시키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인삼농사 잘 짓고, 가공 잘하는 것보다, 장사 잘하는 게 훨씬 낫다는 이야기다. 다시 말해, 디자인·포장 잘하고, 홍보 잘하고, 판매정책 잘 펴서 '인삼유통산업'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지역경제에 훨씬 많은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이를 위한 '인삼유통산업' 활성화 방안 몇 가지를 제안한다.
1, 우선 '수삼경매제'를 조기정착 시키자.
이 제도는 투명성이 확보되고, 안전성이 검증된 수삼만 경매에 붙여지는 제도인데,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받아 가고 있는 추세다. 그러므로 타 지역보다 먼저 이 제도를 정착시켜서 전국의 많은 도·소매상과 생산자들이 모여들 수 있게 유통경로를 선점해야 한다.
이를 위해 대규모의 집하장과 경매장 설립, '생산이력제' 실시와 '잔류농약검사실' 운영 등 제반 여건들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2, 도시개발로 '인삼유통단지'를 조성하자.
발전하는 도시들은 대부분 그 도시의 특성에 맞게 구획 정리된 도시개발이 이루어져 왔다. 인근 문경시는 지난 99년 '관광휴양단지개발사업' 일환으로 문경읍에 7만6천평의 '온천지구 토지구획 정리사업'을 하여 호텔, 종합온천장, 상가, 기업연수원, 레포츠센터 등 신시가지를 조성했다.
금산시는 대단위 인삼약초상가 조성에 이어, 이번에는 금산읍 아인리에 택지 8만평의 구획 정리된 신시가지를 조성하여 인구증가와 도심발전의 기반을 마련했다.
풍기도 인삼의 고장으로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도시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인삼유통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구획정리된 신 인삼약초상가는 물론 대규모의 집하장과 수삼경매장 그리고 편리한 행사장, 쇼핑장, 주차장 등을 갖춘 신시가지가 필요하다.
이 신시가지는 '풍기IC'로 향하는 동부동의 외곽도로변이 좋을 듯하다. 이 도로는 외지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지나는 도로로서 이용하기 편리하고 홍보하기 좋을 뿐만 아니라, 인삼상권도 풍기역세권에서 고속도로 진입이 용이한 동부동의 외곽도로 쪽으로 점차 옮겨가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또 이곳은 현재 인삼가공공장과 병원이 들어서고 있는데, 이대로 두다가는 난개발로 비효율적인 시가지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3, '풍기인삼유통공사'를 설립하자
요즈음 들어 시·군 단위의 '지역농산물유통회사'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 이유는, 농산물의 경쟁력 약화로 이제 새로운 유통망 개척 없이는 지역농민들의 소득을 보장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이 지역의 유통회사들이 다 성공할지는 두고봐야 알겠지만, 이 중 특별히 관심을 모으는 몇몇 '지역농산물유통회사'가 있다.
그 중 하나는 구미에 있는 '구미원예수출공사'. 이곳은 1997년 구미시가 100%(46억원) 자본 출자한 지방공기업으로, 지난해에는 3만여평의 유리온실에 1,200백만 송이를 생산하여 전량을 일본으로 수출, 5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IMF로 인해 한때 적자운영도 했지만 지금은 연속 흑자운영을 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표적인 '지역유통공사'로 알려져 있다.
또 전남 정읍시 '정읍시농산물유통(주)'는 '시'가 4억원, 지역농협·영농법인·일반공모 10억원 등 총 자본금 14억원으로 출범했는데, 첫해(2006년)에는 9억8천 만원의 매출에 불과했지만 금년에는 쌀 60억원, 감자 토마토 복분자 40억원 등 1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전망이라고 하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만약 이 목표가 달성될 경우, 소규모의 자본과 10명의 소수정예부대로 엄청난 매출을 올린 가장 성공한 지역유통회사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양군에 있는 '영양고추유통공사'는 2006년 9월 설립한 지방공기업으로, '군'에서 17억원을 모두 출자해 운영하고 있는데, 사업 확대에 대비해 지역 농협과 농민 출자의 길도 열어놓고 있다고 한다.
현재 9명의 해당 분야 전문가를 영입 운영하고 있는데, 농가로부터 홍고추를 수매한 뒤 고추 종합처리장에서 건조·가공하여 판매하는데 첫해부터 많은 성과가 예상된다고 한다. 전국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지방자치단체'인 영양군에서 그것도 제1의 지역특산물인 '고추' 한 품목만 가지고 하는 유통산업이 얼마 만큼의 성과를 보일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밖에 민·관 공동투자로 설립하여, 지난 3년간 41억원의 매출을 올린 전남 무안군의 '황토랑(주)'가 있고, 오미자·한과·약돌돼지 등 지역특산물 생산업체가 공동 출자해서 설립한 '문경시유통사업단'도 있으며, 또 충남 금산군과 같이 아예, 전국 유통망을 갖춘 종합식품회사인 '동원F&B'에 의뢰하여 운영되는 '금산국제인삼종합유통센터'도 있다.
우리도 이제 치열한 국제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리지역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특산물인 '풍기인삼'에 대한 새로운 유통의 활로를 모색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앞으로도 '풍기인삼'이 우리지역 경제에 큰 희망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는 그 방안의 하나로 최고의 전문인력을 갖춘 '풍기인삼유통공사'의 설립을 제안한다. '풍기인삼유통공사'의 전문적이고 효율적인 유통방식을 통해 가장 경쟁력 있는 '풍기인삼'으로 키워나가야 한다. 전국체인망도 조직하고, 서울 부산 대구 등지에 '풍기인삼'의 대도시유통센터도 설립하며, 또 해외시장도 개척해, 풍기인삼의 판로를 대폭 확대시켜야 한다.
참고로 이를 위한 지방공기업의 설립은 전적으로 단체장의 의지에 달렸다. 가장 경쟁력 있는 우리지역 제1의 특산물인 '인삼'의 산업활성화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깊이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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