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다양한 타이포그래피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타이포잔치2013’이 지난 8월 30일 오픈을 시작으로 43일간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린다. 이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과 한국타이포그래피학회가 공동으로 주관한다. 타이포그래피는 활자의 서체나 글자 배치를 구성하고 표현하는 활동으로 시각디자인은 물론 디자인 전반에서 밑바탕을 이루는 타이포그래피는 문화의 근간인 문자를 통해 우리의 생각은 물론 언어의 감성까지 담아내며 다양한 예술 분야와 일상생활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슈퍼텍스트'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언어예술로서 타이포그래피 / 독서의 형태 / 커버, 스토리 / 무중력 글쓰기 등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언어예술로서 타이포그래피에서는 텍스트의 발견과 생성, 조작, 공유에 깊이 개입하고 언어의 물질성을 탐구함으로써, 그 자체로 잠재적 문학 형식으로 기능하는 타이포그래피 작품을 다룬다. 독서의 형태에서는 잘 알려진 텍스트를 새로운 시각에서 읽고 조형함으로써 예기치 않은 의미와 경험을 창출하는 작품에 초점을 둔다. 커버, 스토리에서는 시리즈 간행물 표지 디자인을 중심으로, 상품으로서 문학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도서 브랜딩을 살펴본다. 무중력 글쓰기에서는 젊은 한국 디자이너 7인과 시인 7인이 짝을 지어 도시 공간에 동적으로 표출되는 영상시를 선보인다. 본 프로젝트는 전시 기간 문화역서울 284 맞은편에 위치한 서울스퀘어 미디어 캔버스를 통해 간헐적으로 전시되며, 특히 한글날 주간을 맞아 10월 5일부터 11일까지 일주일간 집중 상영된다.
Δ 농담의 방식 (2013년 신작. 설치, 퍼포먼스), 김기조 (한국)
농담의 방식은 박제화한 결과물로서 농담을 거부하고, 농담이 만들어지는 순간과 현장을 총체적으로 제시하는 작업이다. 작가 자신이 전시 공간에 일정한 자리를 마련하고, 일정한 시간에 그 자리를 차지하며 스스로 정한 규약에 따라 행동하고, 그러면서 농담을 만들어냈다.
Δ 현대적 흘림체, 안삼열 (한국)
Δ 현대적 흘림체, 안삼열 (한국)
부드러운 붓글씨를 바탕으로 하는 전통적 한글 궁서체와 예리하고 구조적인 안삼열체를 결합해 새로운 필기체 개념을 제안한다.
Δ 타이포잔치 2013 공식 기념품(가방, 배지, 연필, 노트) 디자인, 마크 오언스 (미국)
그 외에도 리처서 프로젝트:잠재문학실험을 통해 타이포잔치 2013 참여 작가 다수에게 깊은 영향을 끼친 프랑스 실험문학 집단 울리포(Oulipo)의 수학적, 체계적 창작 원리를 연구하고, ‘텍스트 생성 기계’로서 문학의 잠재성을 한국어 맥락에서 탐구할 계획이다. 연구결과는 자료집으로 발간하여 현재 국내에 울리포에 대한 소개서가 없는 상황에서 ‘잠재문학실험실’은 울리포의 성격과 역사적 의미를 창조적으로 드러내는 흥미롭고 유용한 책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Δ 문학의 주름 (2013. 혼합 매체 설치: 구겨진 종이에 단채널 비디오. 크기 가변), 하마다 다케시 (일본)
저자의 이야기라는 장소와 독자의 '읽기'라는 행위 장이 함께 중첩되면서 하나의 상호적인 형태를 형성하는 작업이다.
Δ 오하라 다이지로 (일본)
철사로 이루어진 모빌 문자와 종이에 인쇄된 문자 일부가 결합하며 새로운 문자를 만들어내는 빛과 그림자 설치 작품이다.
Δ 백색 또는 망각 (설치), 존 모건 (영국)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에서 100년 가까이 발행해 온 백색(Blanches) 문고의 미묘한 제스처와 타이포그래피 해석을 다루는 도서관 설치 작업이다.
Δ 판친 (중국)
판친은 닝보 국제 그래픽 디자인 비엔날레 창립 큐레이터로, 편집 디자인, 서체 디자인, 아이덴티티 등 폭넓은 작업을 진행중이며, 중국 내외 주요 디자인 공모전 수상과 전시 참여 경력이 있다. 이 작품은 한지를 이용해 중앙홀 아치형 창문에 부착하는 서체 작업을 선보인다.
한글 창제 전날 밤인 10월 8일에는 바탕체나 돋움체 대신 빛, 목소리, 몸짓, 그리고 탁구공이 난무하는 복합 예술 공연이 진행될 예정이다. 문자와 언어의 표면으로서 소리와 시각성을 매체로 사용하는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기술적 매체에 의존하지 않은 채, 직접적이면서도 생경한 시청각 경험을 제공한다. 그리고 전시에 관한 이해를 높이고 소통과 공유의 폭을 넓히기 위해 수시로 작가와의 대화를 열고, 주제와 관련된 비평가나 이론가를 전시에 초대, 관객과 함께 작품을 감상하며 비평적 대화를 나누는 자리가 마련된다. 9월14일에는 비평가 임근준, 9월28일에는 디자이너 김형진과 대화를 나누는 자리가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나 이번 전시는 한국에서 세계 유일의 타이포그래피 전시 및 교류 행사를 개최함으로써 전 세계의 서체 디자인과 타이포그래피의 담론과 실험의 장이 마련되어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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