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
오래 전에 산울림의‘김 창환’이라는 가수가 불러 히트한 노래 중에 ‘고등어’라는 노래가 있었다.
‘한 밤중에 목이 말라 냉장고를 열어 보니까…… 고등어가 들어있었다……’는 가사로 시작해 ‘내일 아침이면 나는 고등어 구이를 먹을 수 있네’ 로 끝이 나는 노래였다.
그 당시 낚시에 한창 빠져 있던 필자로서는 ‘고등어’라는 이색적인 소재로 노래를 만들었다는 것에 귀가 솔깃했고, 내용 또한 어머님의 잔잔한 가족사랑이 깃들어 있는 것 같아 꽤 즐겨 들었다.
우리 주변에는 수 많은 물고기들이 있지만 음악에 등장하는 물고기는 그리 많지 않다.
송 창식의 ‘고래 사냥’이 있지만 고래는 분류학상 포유류에 속하고 낚시로는 잡을 수 없으니 그렇고, 양 명문 시인의 ‘명태’란 가곡은 좋긴 하지만 즐겨 듣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고, 클래식 음악 중에 슈베르트의 ‘송어’라는 곡이 있지만 클래식에 문외한인 필자는 아무리 들어도 그 심오한 음악을 이해할 수가 없던 차에, 산울림 김 창환이 부른 ‘고등어’란 노래야말로 필자 같은 수준 낮은 음악 애호가에게는 적당히 고급스럽게 느껴졌던 안성맞춤의 노래였던 것 같다.
한국에서 전갱이, 독가시치와 함께 갯바위 낚시의 3대 잡어로 취급 받는 고등어 이지만, 낚시가 끝난 낚시꾼들의 쿨러 한 구석에 잘 손질된 고등어 몇 마리씩은 꼭 들어있었던 것을 보면 역시 한국 가정의 식탁을 풍성하게 해 주는 기본적인 바다 생선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요즈음은 웰빙이다 뭐다 해서 특히 고등어처럼 등 푸른 생선이 각광을 받고 있지만, 웰빙이란 말 자체가 아예 등장하지도 않았던 그 시절부터 고등어는 그 감칠맛과 저렴한 가격 덕분에 한 끼 반찬 걱정에 고민하던 주부들에게는 구이, 조림, 찌개 등으로 가족의 화목한 식사자리를 마련해 주는 훌륭한 해결사 역할을 해 준 것 같다.
이런 훌륭한 생선인 고등어가 요즘 시드니 앞 바다에서 많이 잡히고 있다.
낚시를 할 줄 모르는 초보자도 짧은 낚싯대 하나만 있으면 손쉽게 잡을 수 있고, 아울러 즉석에서 고등어 회에 소금구이까지 먹을 수 있으니, 곧 시작될 연말연시 휴가기간에 온 가족이 한번쯤 시도해 볼만한 좋은 놀이 겸 낚시가 될 것 같다.
잡는 법은 그야말로 간단하다.
아무 낚싯대가 되었건 조그만 찌를 달고 목줄을 약 1미터 정도 묶어준 후, 수심을 약 1~3미터 주고 오징어 살이나 정어리를 잘게 썰어서 바늘에 꿴 다음 던질 수 있는 만큼 던져서 입질을 기다리거나 살살 끌어주면 된다.
아니면 약 2미터 안팎의 짤막한 도미 낚싯대에 찌 없이 미끼만 달고 던진 후, 살살 감아주어도 된다.
또 약 5~10 그람의 ‘메탈루어’나 멸치처럼 생긴 ‘미노우’(Minnow)형태의 루어 혹은 ‘글럽 웜’ 형태의 ‘소프트 플라스틱 베이트’를 지그 헤드에 달아서 루어낚시로도 손맛을 만끽할 수 있다.
물론 찌 낚시로도 즐길 수 있다.
충분한 손맛을 즐기기 위해 0.8호나 1호 정도의 연질 낚싯대에 1호 정도의 찌를 달고 목줄은 1호나 1.5호를 약 1.5미터 정도 매어주고 미끼로는 오징어나 정어리 혹은 현장에서 잡힌 고등어 살을 쓰면 된다.
이때 밑밥을 조금씩 뿌려주는 것이 좋으며 특히 고등어가 낚였을 때는 주변의 낚시동료는 모여든 고등어 떼가 흩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계속 밑밥을 뿌려주는 것이 좋다.
고등어는 떼로 회유하는 특성을 가진 어종이기 때문에 입질이 갑자기 끊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때는 무리해서 낚시를 하지 말고 휴식을 취하며 낚아 올린 고등어 중, 싱싱한 것으로 회를 뜨거나 구이를 만들어 즐기다가 주변의 낚시꾼이 다시 한 두 마리씩 낚아 올리기 시작할 때 곧바로 낚시를 시작하면 다시 손맛을 즐길 수 있다.
고등어의 챔 질 방법은 가볍게 낚싯대를 살짝 들어주는 기분으로 채주면 된다.
고등어의 주둥이는 얇은 막으로 덮여있어 약하기 때문에 너무 세게 챔 질을 하면 주둥이가 찢어지는 수가 있으니 손목의 스냅을 이용한 가벼운 챔 질이 좋다.
또 고등어는 손에 쥐면 몹시 심한 경련을 일으키기 때문에 수건으로 고등어를 감싸서 바늘을 빼주는 것이 좋다.
고등어는 낚이면 바로 죽어버리는 성질이 급한 물고기이다.
따라서 낚아 올린 고등어는 햇빛에 장시간 노출시키면 상할 위험이 있으니, 회나 조림으로 먹을 고등어는 손질을 해서 얼음을 채운 쿨러에 보관하고, 나머지는 바다소금을 뿌려 놓았다가 냉동실에 보관 후, 자반으로 구이를 해서 먹으면 그야말로 밥도둑이 따로 없다.
시드니 근교에서 고등어를 잡을 수 있는 낚시터는 많다.
필자는 울릉공 지역의 ‘콜 크립’, ‘왓슨스 베이’, ‘다이아몬드 베이’ 를 즐겨 가는데, 꼭 이런 곳이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선착장 주변과 비치 근처의 갯바위에서 쉽게 잡을 수 있으니 이번 주말에는 모처럼 가족동반으로 출조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첫댓글 연탄불에 구워서 쏘주 한잔 때리면 그 이상 없는데.... 꼴깍~~
회장님의 가르침덕에 테리형과의 요즘 고등어 조황이 좋습니다~~물론 저희는 2틀먹을 식량만을 잡고 다음을 기약합니다.몇일전에 김치찌게에 고등어를 넣어먹었더니 소주몇명은 그냥 끝이더군요~~ㅎㅎ 다음에 울릉공으로 한번 출조하면 좋겠습니다~~
나는 고등어 먹어본지가 하~두 오래되서....맛을 잊었다.....소금에 절인거라도 좋으니 한마리만.....
예전에 저도 다이아몬드 베이에서도 고등어 많이 잡았었는데... 다이아베이는 너무 사람이 많아서 거기서 저는 오른쪽 소로길을 따라 100 m 정도 올라가면 나오는 비밀 아지트를 많이 사용했었습니다. 다이아 가시는 분들 한번 찾아보세요. ^^
제이슨님 다이아몬드베이는 한번도 안 가봤지만..다음에가면 찾아볼께여..^^ 요새 자유랑 고등어 잡으러 두번 갔었는데 잘 잡히네여..ㅋㅋ 완전 맛있습니다....
테리, 자유 이 사악한 넘들~!! 고등어 맛있게 잘 묵었냐??? 나두 고등어 줄라 좋아한다~!! 이 개쉐덜~!! 크~허~!!
ㅋ~~~부산 자갈치 고갈비 골목 욕쟁이 할매네집 고갈비가 눈물이 나게 생각이 남니다 24시간 연탄불이 사계절 꺼지지 안는집... 고매콤하고 고소한 것을 안주삼아 잔을 기울이다 보면 하늘에는 어느새 하얀 초생달이뜨고 가슴에는 푸근함이 배이곤 햇엇는데.... 흐~~미~~ 먹고 자픈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