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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기
-삼장법사,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의 여행기-
과목명 : 중국문학개론
작성일 : 2017년 06월 06일
학과 및 학번 : 중국언어와 문화학과 160210
이름 : 박서연
1. 내용 정리
서유기는 1570년경에 만들어진 책으로 중국 4대 기서 가운데 하나이다. 100회본으로, 내용상 4부로 나눌 수 있다. 1부는 손오공의 출생 내력, 2부는 현장삼장의 내력, 3부는 당나라 태종의 지옥 순례, 4부는 서천취경의 여행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작품은 명나라의 신괴 소설로 오승은의 작품이다. 이 작품은 양이 많아 작품의 줄거리만 적어도 한 달은 꼬박 세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독자들로 하여금 작품에 빠지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동승신주 오래국화과산 꼭대기의 선석이 천지일월의 정기를 받아 선태가 생겨 돌알 하나를 낳았다. 이 돌알이 바람을 쐬더니 오관과 사지가 멀쩡한 돌 원숭이가 되었는데 천지의 조화로 생겨난 원숭이이므로 용감하고 영리하였다. 수렴동을 찾아낸 공로로 나른 원숭이들의 왕이 되어 미후왕이라 이름하고 즐거운 날을 지내던 중 홀연 도심이 일어나 모두 떨쳐버리고 스승을 찾아 길을 떠났다. 여러 해 만에 수보리조사라는 도인을 만나 72종의 변화술을 배우고 손오공이라는 이름을 얻었으며 단숨에 10만 8천리를 나는 ‘근두운’이라는 구름 타는 법을 배웠다. 수렴동으로 돌아가 동해 용왕에게 무기로 쓸 1만 3천 5백근짜리 여의금고봉을 얻어 냄으로써 천하무적이 되었다. 어느 날 손오공이 꿈에 염라대왕에게 잡혀가자 대로하여 장부를 뒤져 자기 이름과 원숭이 종류의 이름을 모두 지워버린 뒤 소란을 일으키며 유명계를 나왔다. 곧 동해용왕의 상주문과 염라대왕의 상주문이 옥황상제에게 올려 졌고 상제는 천병을 파견하여 손오공과 접전을 벌였으나 당해내지 못하였다. 드디어 손오공을 회유, 천궁으로 불러 필마온을 제수하였으나 보잘 것 없는 벼슬이라 분해서 곧 뛰쳐나왔고 재차 초청하였을 때는 제천대성을 제수하였으나 이름뿐인 벼슬이므로 곧 천궁에 일대 소동을 일으켜 놓고 도망쳐 나왔다. 상제가 또 여러 차례 천병을 파견하였으나 아무도 이기지 못하자 드디어 천축 영산의 석가여래에게 부탁하였다. 여래는 손오공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오행산을 만들어 가두어 놓고는 훗날 날이 차면 자연히 벌이 풀어질 것이라고 하였다. 석가여래는 남해의 관음보살에게 동쪽 땅에서 천축으로 불경을 가지러 올 고승을 찾아보도록 지시하였다. 관음보살이 그 뜻을 받들어 동쪽으로 가면서 지형을 보니 몹시 험난하므로 보통 사람의 몸으로 이 길을 여행하기 어렵다고 여겨서 그 고승을 도울 겸 그들의 전생의 업을 씻어 정과를 얻게 할 겸해서 손오공, 사오정, 저팔계와 용마에게 당나라에서 불경을 가지러 서쪽으로 가는 사람을 도와 제자가 되라고 하였다.
동쪽 당나라에서는, 점쟁이가 어부에게 물고기가 잘 잡히는 곳을 정확하게 일러주자 경하의 용왕이 그 점쟁이를 혼내주기 위해 옥황상제의 지시를 어겼다. 그러나 용왕은 오히려 벌을 받아 태종의 신하인 인조관 위징에게 참형을 당하게 되었으므로, 태종의 꿈에 나타나 살려 달라고 부탁하였지만, 용왕을 살려주지 못했기 때문에 태종이 마침내 병들어 죽게 되었다. 유명계를 구경하고 다시 살아난 태종은 유명계에서 약조한 대로 수륙대회를 열어 억울한 영혼들을 구원하고 금선장로가 환생한 진현장에게 당이라는 성과 삼장이라는 아호를 주어 불경을 가지러 가게 하였다. 삼장법사는 어려서 부모를 도둑에게 잃고 절에 맡겨져서 강류라는 애명으로 자란 뒤 부모의 원수를 갚고 나서 전일하게 불도를 닦고 있었다. 관음보살은 여래에게서 받은 금란가사 한 벌을 삼장에게 주었다. 삼장은 서역으로 가는 길에 오행산에서 손오공을 구해주고 함께 길을 가는데 손오공은 천성이 경망하여 곧 삼장의 말을 듣지 않고 멋대로 달아났다. 관음보살이 삼장에게 둥근 테를 주며 손오공의 머리에 씌우고 긴 고주를 외우게 하여 다시는 삼장을 어기지 못하게 하였다. 둘은 여러 요마와 싸우며 길을 가다가 보살의 도움으로 응수한에 이르러 접전 끝에 용마를 수습하였고 고로장에 가서 저팔계와 맞닥뜨려 또 그를 수습하였으며 유사하에서 약전고투하여 사오정마저 수습하였다.
이들과 함께 떠나 한 곳에 이르르니 아름다운 과부가 일행에게 세 딸중 어느 누구하고라도 혼인하고 그곳에서 편히 살라고 유혹하자 오직 팔계만 색심이 발동하여 유혹에 넘어갔으나 새벽에 일어나보니 미인들은 간 곳 없고 팔계가 묶여서 나무에 매달려 있었다. 이는 보살등이 이들의 심지가 굳은지 시험해 본 것이었다. 일행이 진원대선이 사는 오장관에 머무르다가 손오공이 인삼과를 따먹자, 모두 도망치다 붙들려 기름가마 속에 들어가게 되었다. 다시 보살을 청하여 나무를 살려 놓고 풀려나서 길을 떠났다. 삼장은 자비로운 마음으로 늘 살생을 못하게 하는데 손오공이 사람으로 변한 요괴를 죽이자 요괴를 알아보지 못하는 삼장은 손오공을 내쳤다. 삼장이 황포괴에게 잡히고 팔계와 사화상이 구하려 하였으나 힘이 모자라 구하지 못하였다. 이 황포괴는 보상국의 공주를 납치하여 아내로 삼았는데 공주는 삼장을 풀어주어 보상국에 가서 말하게 하였다. 그러자 황포괴도 직접 보상국에 가서 삼장을 호랑이로 만들어 놓고 사람을 잡아먹으므로 용마도 삼장을 구하러 들어갔다가 다치기만 하였다. 오공을 데리러 간 저팔계가 손오공에게 혼난 뒤 함께 와서 요괴를 없애고 공주를 보상국으로 돌려보내고 삼장을 구해 내었다. 황포괴는 천상의 28수중 규성이 하계한 것이다. 일행이 길을 가다 평정산에서 금각 은각에게 길이 막혔다. 이들에게서 자금호로 양지옥정병을 빼앗고 이 병속에 가두어 두었는데 태상노군이 두 보배와 두 요마를 거두어 가버렸다. 두 요마는 태상노군의 단로를 지키는 금은 두 동자였는데 도망쳐 나왔다가 다시 잡혀간 것이다.
일행은 또 태상노군의 환혼단을 얻어다가 오계국 왕을 소생시키고 요괴를 물리치고 보니 여래가 시련을 시키느라고 사자를 보낸 것이었다. 화운동의 홍해아의 삼매화에 덴 손오공이 드디어 남해보살을 청해오고 보살은 홍해아를 수습하여 선재동자로 삼았다. 차지국에 갔을 때는 호랑이, 사슴, 양의 요정들이 도사가 되어 오백명 화상을 노예로 부리고 국정을 좌우하고 있었다. 이를 보고 손오공이 그들을 구해주기로 약속하고 삼청관의 도사들에게는 골탕을 먹였다. 그리고 요괴 도사들과 겨루어 비를 빌고 여러 가지 술법으로 내기를 하여 요괴를 죽이고 화상을 구하여 차지국왕을 깨우쳐 주었다. 통천하에서는 관음보살이 키우던 금고기가 요정이 되어 그 고을의 동남동녀를 바치라고 하다가 일행의 길을 막았는데 신통력이 대단하므로 보살이 몸소 대광주리를 만들어다 고기를 잡고 일행은 흰자라에 업혀서 물을 건넜다.
태상노군의 청우가 도망쳐서 요정이 된 독각시대황은 매우 강하여 손오공이 금고봉도 빼앗기고 고전하였다. 천병에게 구원을 청하여 함께 싸웠지만 모조리 무기를 빼앗기고 잡혀갔다. 다시 손오공이 석가여래가 가르쳐 준대로 태상노군을 청해다가 제압하고 길을 떠났는데, 국에 와서는 삼장과 팔계가 자모하의 물을 마시고 잉태하였다. 낙태천을 지키고 있는 여의진선을 속여서 물을 떠다 마시게 하는 동안 손오공에게 실컷 놀림을 받았다. 여인국의 여왕이 삼장에게 청혼하자 통관문첩을 교환하기 위하여 거짓으로 응락하고 뒤에 탈출하였으나 삼장의 여난이 끝나지 않아서 전갈요정에게 다시 잡혀갔다. 이 여괴도 삼장에게 혼인을 조르므로 고역을 치렀는데도 손오공은 여괴가 워낙 독하여 이기지 못하고 닭의 화신인 묘일성관에게 부탁하여 드디어 전갈요정을 물리쳤다. 손오공이 사람을 죽이는 것을 보고 삼장은 몹시 화가 나서 손오공을 또 한 번 쫓아냈다. 손오공이 남해의 관음보살에게 돌아간 뒤 삼장에게는 또 하나의 손오공이 나타나 삼장을 금고봉으로 때리고 짐을 빼앗아갔다. 삼장과 팔계사오정까지 가짜를 만들어내어 진짜 손오공 일행과 겨루게 되었으나 아무도 진가를 가려내지 못하였다. 설사 안다 치더라도 신통력이 대단한 가짜 손오공이 겁이 나서 감히 발설하지 못했는데 드디어 여래에게 가서야 가짜가 잡히게 되였다.
다시 길을 떠나 팔백리가 불꽃으로 덮여있는 화염산에 이르러 길이 막혔다. 철선공주나찰녀가 불을 끌 수 있는 파초선을 가졌으므로 손오공은 부채를 뺏기 위해 싸우기도 하고 속이기도 하며 애를 썼으나 얻지 못하였고, 게다가 나찰녀는 남편인 우마왕과 함께 대항하므로 이기지 못했다. 여래가 금강을 파견하여 이들을 항복시키고 부채를 얻어 화염산의 불을 끄고 산을 넘었다. 세월은 흐르고 일행은 계속 길을 가며 주자국에 닿았다. 주자국에는 관음보살이 타던 산개가 요정이 되어 왕비 금성궁을 납치해가므로 국왕이 병이 들어 의원을 찾고 있었다. 손오공이 약을 지어 병을 고쳐준 후 금성궁을 찾아 나섰으나 번번이 실패하다가 간신히 요괴의 금방울을 훔쳐내고 관음보살을 청해다 요괴를 잡고 금성궁을 국왕에게 돌려보내 주었다. 삼장 일행은 또 거미와 지네 요정에게 고난을 치렀고 다시 사자와 코끼리 요정에게 혼이 났는데 특히 악랄하기로 이름난 대붕의 요정은 도저히 이기지 못하므로 여래가 직접 나서서 법력의 큰 힘으로 움직이지 못하게 하였다. 대붕에게 항복을 받은 뒤에도 놓아줄 수 없어서 여래의 후광 위에서 호법노릇을 하게 하였다.
비구국에 이르러서는 어린아이의 간을 달여 먹으려던 국왕의 미혹을 깨우쳐 주었고, 자비로운 삼장은 딱한 사정의 여인을 요귀인 줄 모르고 구해주다가 오히려 잡혀가서는 혼인을 치르자고 졸림을 당하고 있으므로 손오공이 천병을 청해 요괴를 잡고 보니 바로 들쥐요정이었다. 멸법국에서도 국왕을 깨우치고, 천축국 봉선군에서는 가뭄을 없애주며, 옥화현에서는 왕자들에게 무예를 가르치다가 요괴에게 무기를 잃고는 태을천존의 힘으로 되찾았다. 물소요정들도 소탕하고, 천축국의 가짜공주가 삼장에게 공을 던져서 국법으로 결혼식을 올리게 되자 일행은 삼장을 남겨두고 떠나는 척하다가 몰래 다시 돌아와 요괴를 무찌르고 진짜공주를 찾아다 주었다. ‘구원외’ 라는 사람은 화상 1만명에게 재를 올리고자 하여 삼장일행을 후대해주어 보냈다. 구원외가 그날 밤 도적들에게 죽임을 당하고 재물을 도둑맞자 구원외 부인은 삼장이 남편을 죽였다고 관에 무고하여 일행이 옥에 갇혔으나 손오공이 염라대왕에게 가서 시비를 가려내었다. 드디어 영산에 이르러 육신을 벗어버리고 몸이 가벼워져서 여래를 배알하고 불경을 받아가니, 모두 35부 중에서 5048권을 골라서 준 것이다. 그리하여 삼장은 81난을 다 겪었고 제자들과 함께 장안에 돌아가 태종에게 경전을 바치고 나서 다시 여래에게 귀의하여 모두 정과를 얻어 성불하였다.
서유기에서는 인간들이 살고 있는 공간, 요괴들이 활동하는 공간, 천상세계, 물 밑의 용궁, 지하 명부 세계, 그리고 꿈 속의 세계 등을 볼 수 있는데, 각 공간들은 서로 연관되어 있으며, 각각의 경계가 불분명하다. 인간들의 공간에서 당 태종과 바둑을 두던 위징이 꿈속에서 용왕을 죽이는가 하면, 인간인 삼장법사가 잡혀서 요마들의 공간에 있기도 하고, 관음보살이나 석가여래가 지상에 내려와 손오공 일행을 돕기도 하며, 손오공이 천상에 올라가 옥황상제에게 필요한 것을 부탁하기도 한다. 각 영역의 지배자인 옥황상제, 용왕, 석가여래 등이 서로 부탁하고 돕는 것도 볼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서유기를 환상 소설이라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2. 소회 및 자기 평가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어렸을 때부터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 드라마 등으로 손오공이라는 인물에 대해 매우 친숙하다. 어린이들은 구름을 타고 다니면서, 여의봉으로 요괴들을 물리치고, 자기의 머리털을 사용하여 똑같은 복제 손오공을 수천수만을 만드는 손오공이 갖고 있는 능력과 재주에 환호했다. 또한 조연으로 나오는 저팔계와 사오정의 엉뚱하고도 발랄한 모습에 웃음보를 터뜨리곤 했다. 이와 같이 어릴 때 사랑받던 서유기에 대해 독후감을 쓰려니 재미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묘한 감정을 감출 수 없다. 그러나 뻔한 내용으로, 가장 읽기 쉽고 재밌는 소설이라 생각되어 선택한 서유기를 막상 읽어보니 서유기는 절대 쉬운 소설이 아니었다. 삼장법사,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이 당태종의 뜻을 받들어 서역 땅으로 경을 구하러 가는 여행기와 같은 이야기로 볼 수 있는 짧지 않은 이 소설이 과연 독자에게 전하려는 바가 무엇인지, 그리고 판타지 소설과도 같은 이 소설이 왜 중국 4대 기서에 속하는지 또한 궁금했다.
솔직히 나는 누구나 한번쯤은 읽어본 그 유명한 삼국지는 몇 번이나 읽다가 중도에 포기했다. 끈기가 없었던 내 성격 탓도 있었겠지만 나에게는 별로 흥미가 없었다. 그러나 서유기는 삼국지와 달리 꽤 재밌었다. 독후감을 쓰며 생각해보니 요괴의 방해를 비롯한 기상천외의 고난을 이겨내는 오공, 팔계의 비술에 흥미를 느꼈던 것 같다. 그러나 좀 더 자세히 읽다보면 단순한 흥미로 이 책이 지금까지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지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쉽고 단순한 소설이라고 생각했던 서유기를 어느 정도 읽어보니 나에게는 꽤나 심오한 사상을 담고 있는 것 같아 실은 지금도 서유기를 잘 이해하지 못한 상태이다. 대충 표면적인 줄거리는 알 수 있어도 그 안에 담고 있는 불교, 도교 사상은 잘 알지 못하기에 더더욱 이해하기 힘들었다. 쉽다고 생각했던 것만큼 서유기는 나에게 어려운 책이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장 관심 있는 것은 무엇일까? 돈이나 명예 혹은 사랑? 하지만 이 소설에는 돈과 명예도 사랑도 문제가 아니다. 살고 죽는 생사가 문제이다. 그저 살기위한 억척스러운 삶이 아닌 깨끗한 몸과 마음으로 올바르게 살기 위한 것, 그에 대하여 요괴를 물리치고 고난을 이겨나가는 것, 그것을 삼장법사가 제자를 거느리고 경전을 구하러 서역으로 떠나는 과정을 배경으로 삼으면서 설명한 것이다. 경전을 구하러 떠난다는 것은 도를 찾아 떠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삼장법사는 득도하기 위해 힘든 길을 떠난 것 자체가 수련을 하는 것이다. 그 과정이 험난함을 잘 말해준다. 서유기는 각각 이야기를 언뜻 보면 이해가 되지 않으나 읽어 볼수록 새로운 의미를 가지는 부분이 많았다. 물론 그 많은 이야기의 내용을 전부 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한번쯤은 깊게 생각해 볼만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서유기는 여러 번 읽을수록 새롭게 깨우치는 게 많은 소설인 것 같다. 그 중 기억에 남는 구절이 있다. 서역으로 가는 길이 너무 힘들어 삼장이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탄식하면 슬퍼하자 오공이 이런 말을 한다. “달 속의 선천법상은 어떠합니까? 달은 30일이 되면 양혼의 금은 흩어지고 음백의 수가 차니 캄캄하고 빛이 없습니다. 이것을 그믐이라고 합니다. 이때는 그믐과 초하룰 이틀 동안 양광을 감응하여 잉태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어 양이 자라게 되고 상현이 되었다가 만월이 된 후 다시 이즈러집니다. 처음에는 음이 하나 생겨나나 다음날은 음이 늘어 둘이 되니 이때를 혼중백반이 되고 이렇게 하여 하현이 됩니다. 나중에 그믐이 되니 음 셋이 모두 갖추어진 것이 되면 이것은 광천채련의 공이 되어 우리는 이팔의 기운을 잘 기르고 구구의 공을 달성하면 부처를 만나기 쉽습니다.” 이 말을 들은 삼장이 문득 깨달아 기뻐하며 오공을 칭찬한다. 이 대사를 읽으면서 이팔의 기운, 구구의 공이 무슨 뜻일까 했는데 여러 가지를 찾아보니 이팔은 이팔청춘의 때 묻지 않고 왕성한 기운을 뜻하며 구구는 81이니, 81가지 고초를 겪으면서 이를 극복하는 공덕을 쌓아야 함을 이르는 말이었다. 여기서 웃긴 부분이 있었다. 팔계가 똑같이 달이 차고 이즈러짐을 보고 이렇게 답했다. “이즈러졌다가는 다시 둥글어 제 인생과 비슷하군요. 밥 먹을 때 내 배 큰 것을 싫어하고 그릇 만지면 침을 흘리고, 남은 영리하고 복을 닦으나 나는 어리석어 아랫도리로 놉니다. 바라건데 경을 구하고 업을 마쳐 머리를 흔들며 천국에 가야지..”하고 읊조린다. 이 말은 우리의 신체를 말한다. 달이 차고 이즈러지듯이 우리의 신체가 생로병사를 겪는 것을 표현한 것 같았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팔계는 어떻게 달을 보고 우리의 신체를 비유할 생각을 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너무나도 단순하게 비교한 팔계의 식탐이 웃음요소가 되는 부분이었다.
서유기에 등장하는 인물은 삼장법사,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 그리고 백마가 있다. 전생에 여래의 둘째 제자로 금선자라 불렸던 삼장법사는 설법을 듣지 않고 불교의 대교를 멸시했기 때문에 인간으로 태어났다. 10대에 걸쳐 수련한 그의 살코기 한 점만 먹어도 불로장생할 수 있다하여 수많은 요괴들이 노리는 그는 이 소설에서 아주 대단한 성승으로 그의 외모, 풍채는 빛이 난다. 하지만 호기심이 매우 많아 제자 오공의 충고를 듣지 않고 번번히 위험에 빠지게 되었을 때의 모습을 보면서 너무나 바보 같고 그저 하찮은 인간에 불과한 인물이라고 느껴질 때도 있었다. 나약함과 자비심을 동시에 소유한 인간의 대표적인 모습을 나타낸 듯 했다.
손오공은 돌에서 태어난 원숭이다. 원숭이인 그는 사람인 삼장과 다르게 두려움과 자비심이 없다. 원숭이에 비유된 손오공은 마음이 간사하고 꾀가 많아 꾸미기를 잘하여 망아지처럼 날뛴다. 원숭이는 꼭 가두어서 간사를 피우지 못하게 하고, 망아지는 고삐를 씌워서 날뛰는 것을 제어해야 하는 것처럼 제어를 시켜 정착하게 되니 바른 자리로 돌아가게 된다. 꼭 가둔다는 것은 오백년간 오행산에 가둔다는 것을 말하며 날뛰는 것을 제어함은 조임테를 두르고 긴 고주를 외우게 하는 것이다.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서 흉내를 내고 생각이 나는 대로 걷잡지 못하고 날뛰는 것은 정정치 못한 마을에 의한 것이다.
저팔계는 삼장법사의 둘째 제자로 천하의 수신이며 천봉원수였던 그는 반도회에서 술에 취해 선녀를 희롱한 죄로 인간 세상에 떨어져 짐승과 같은 모양으로 태어났다. 팔계라는 그의 이름은 팔식을 뜻하는 말로 우리 마음에 있는 오욕과 칠정이 모두 팔계이다. 또한 저팔계는 돼지로, 자신의 형상인 돼지처럼 탐욕스러우며 어디를 가나 음식을 밝히고 음욕이 있는 인물이다.
사오정은 삼장법사의 셋째 제자로 그는 원래 권렴대장이었다. 그러나 반도회에서 유리잔을 깨뜨려 하계로 쫓겨 내려가게 되면서 유사하에서 사람을 잡아먹고 죄업을 쌓았으나 불문에 귀의해 공을 세웠다. 그는 오공과 팔계의 중립적 인물이다. 오공과 팔계의 불같은 성질을 그가 차분하게 생각하도록 의견을 제시하며 오공과 팔계 사이에 싸움이 났을 때 가운데에서 사리 판단을 할 줄 아는 충직한 비관주의자이다.
그리고 서양대해 광진용왕의 아들인 백마가 있다. 아버지의 명을 어기고 불효의 죄를 지었지만 불문에 귀의했으며, 날마다 성승을 태우고 길을 걸어 서천에 이르렀으며 또 성경을 지고 동토로 돌아간 공적을 쌓는다. 백마는 사실 용이 변하여 말이 된 것 이지만 한 번도 변한 적 없이 말은 삼장법사를 태우고 처음부터 끝까지 쉬지 않고 달린다.
이 일행은 온갖 요괴로부터 고난을 당하지만 하늘을 날고 물속에 잠기면 변신술을 사용하며 갖가지 비술로 이를 극복하여 목적지에 도달하게 된다. 서유기에서 자주 언급되는 내용을 보면 사람의 욕심이다. 질투, 시기심을 가지며 세속의 일에 끌려 마음이 바뀌게 되면 잡념이 끊일 사이가 없이 고뇌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지 못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오래 살고자 하는 생각에 집착하기도 하여 악업이 싹트게 된다. 우리가 욕심에서 벗어날 수 없음은 우리의 몸과 마음에 있는 도적 때문이다. 6가지의 도적이라 하여 육적이라고 하는데 오공이 삼장법사를 모시고 제일 먼저 멀고 먼 서역길을 떠날 때 호랑이 한 마리를 금고봉으로 한 번에 때려잡아 삼장을 놀라게 하지만 두 번째로 만난 6명의 도적, 즉 육적을 때려잡아 삼장의 원망을 듣는다. 손오공의 잔인무도한 모습과 삼장의 자비를 잘 나타내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자세히 육적의 의미를 안다면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여의봉으로 가차 없이 때려잡는 모습을 보며 우리도 우리 마음속의 육적을 이렇게 용맹스럽게 간단히 때려잡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니 나는 불가능할 것 같다.
두 번 정도 읽어보니 서유기에는 도교, 불교적 내용 외에 교훈적인 내용도 꽤 있는 것 같다. 금각대왕이 오정을 붙잡아 팔계를 삶아 오라고 한다. 이 말을 듣고 오정은 말하길 “내가 머라고 했소. 말을 많이 하지 말라고 했지 말이 많으니 먼저 삶아 먹히게 되었지.” 그러나 그 다음을 읽고 나는 한 가지를 깨닫게 되었다. 팔계를 삶아오라는 금각대왕의 말을 들은 요괴의 답변인즉 “대왕님. 팔계는 삶으면 안됩니다. 입으로 나무아미타불을 외웁니다.” 나무아미타불을 외우는 팔계를 어떻게 삶아먹을 수 있을까. 그 뜻을 조금 깊이 생각해보니 작가는 우리에게 우리의 입은 모든 것의 화근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나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우리는 어려움을 만나기 전에 입조심을 해야 하고 대인관계에서 입을 아껴야한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 중요한 것 같다. 다만 읽으면서 그 중요성을 인식하느냐 못하느냐 그것은 이해의 정도가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나 또한 지식과 이해력이 부족하여 이 긴 소설에 담긴 큰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진 못했다. 하지만 서유기가 그저 여러 재밌는 캐릭터들이 나와 재밌고 간단한 소설이 아닌, 쉬운듯해 보이나 간단한 줄거리로 어려운 내용을 이야기해주는 소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그렇기에 1500년대의 작품인 서유기가 지금까지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고 읽힌다는 것은 책의 탄탄한 구성과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내용이 훌륭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린이들에게는 꿈과 야망을 어른들에게는 “권선징악”과 “인과응보” “신상필벌”을 강조하는 이 작품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큰 울림을 던지고 있다. 이 시대에 모든 이들은 손오공 같은 슈퍼맨의 출연을 간절히 바라고 있을 지도 모른다. 또한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가는 인간들에 대한 손오공식의 해결방법을 그리워 할 지도 모른다. 손오공은 난폭하지만 솔직하고 용감하다. 이러한 황당한 설정과 기상천외한 재미가 이 책의 진정한 매력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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