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 문화인프라를 스케치 하자면 대략 아래와 같았읍니다.
문화 혜택을 볼수 있는길은 단 네가지였는데 김일 박치기와 장영철의 로프반동 이단
옆차기가 주름잡던 흑백TV는동네마다 한두대 뿐이었고 , 각종 묘기와 마술로
손에 땀을 쥐게 했고 국극팀의 "바보 온달"과 "춘향뎐"을 단골메뉴로 하고 매년
두어번 찿아 들던 동춘 서커스단 말레이시아 자카르타에서 개최된 메르데카배에
출전한 이회택,김호곤선수의 활약상을 중계해주기도 했고 일기예보와 뉴스는 물론
고정출연해서 특유의 재담으로 인기를 독차지하고 우리의 지적호기심을 채워 주었던
"무애 양주동" 박사를 만날수 있는 <스무고개>의 라디오 방송이 사천만의 친구였다면
그러나 뭐니 뭐니해도 전국을 순회하며 "빨간 마후라""육탄 삼용사"등 반공영화위주로
문화적갈증을 풀어 주었던국방부 정훈팀의 영화 상영과 초중고 학창시절의 단체영화관람이
있을시에는 눈이 호사하는날 이었읍니다.
읍내 영화관은 학교,관공서,교회당, 예식장 다음으로 번듯한 건물이었지만
표정 없이 높게 쌓아 올린 시멘트 블럭담과 진회색 골 굵은 슬레이트 지붕을 머리에
이고 뒷골목에 소박맞은 아낙처럼 쭈그리고 자리 잡고 있었고 전면의 천연색간판과
더듬이처럼 달려있던 서너개의조명등이 영화관임을 짐작케해 주었읍니다.
여름엔 찜질방으로 겨울엔 냉장고로 손색없었던 일산극장에 입장하면 퀴퀴한 냄새는
기본이고"대한 뉘스"와 동시에 시작되는스크린에 맹렬히 쏟아지는 눈이 아플 정도의
장대비는 서비스 입니다.
대한 뉘스에서 해설하는 성우의 억양이 지금의 북녁땅 공훈 아나운서 이춘희와 비슷
했던것이 신기할 따름입니다.
단체 관람한 영화를 생각 나는대로 손꼽아 보자면
첫째 1965년에 개봉한 이윤복군의 일기를각색한<저하늘에도 슬픔이>주벽심하고
무능한 아버지때문에 어머니는 가출했으나 절망하지않고 구두닦이를 하면서도 일기를
쓰며 행복한집을 꿈꾸었는데 일기가 책으로도 출판되고 영화로도 만들어져 꿈을 이루게
된 해피엔딩 이었지만 얼마나 울었는지 눈이부어 영화관을 나와서도 구름을 걷는듯
했읍니다.
둘째<알라모 요새>리오그란데강 북사면에 위치한 알라모 요새에서1836년 12월 23일에
1000명이상의 멕시코 정부군과 텍사스 민병대인 186명의 의용군간에 벌어진전투로
13일간 지속된 처절한 혈전을 소재로 한 영화다.
세째<콰이강의 다리> 1957년에 개봉된 작품이고 2차대전때 일본군이 영국군 공병대가
중심이었던 연합군포로를 동원하여 태국 칸차나부리의 낡은 목제다리를 인도네시아
모처의 철제 트러스를 옮겨 보강하는 공사중에 벌어지는 상황을 묘사한 영화로 극한
상황에서도 한줄기 희망을 속삭이는듯한 행진곡풍,배경음악의 경쾌함이 지금도 귀에
낭낭 합니다.
네째<에덴의 동쪽> 1972년 고1때 광화문 네거리 국제 극장에서 관람했었다
1955년에 개봉된작품이고 엘리아 카잔이 감독했고 착하고 순종적인 형아론역은 "리치몬드
더발로스"가 반항적이고 문제아 였던 동생 칼역은 신인 "제임스 딘"이 열연 했다.
이영화는 1952년에 출간된 존 스타인 벡의 소설을 영화로 제작한경우다
내용은 아일란드에서 캐롤라이나 살리나스계곡으로 이민온 새뮤얼 해밀튼가의9사람이
미국 독립전쟁으로 부터 1차 세계대전 참전시까지 살아온 가족사이며 내면 연기가 압권인
작품이다.
<동백아가씨><사랑방손님과 어머니>까지는 기억되나 대부분 야밤에 모기 회식
시켜주며 관람해서인지 여기까지가 전부 인듯 합니다. 아! 마지막으로 하나 울진
삼척 공비 침투 사건때 입을찢겨 죽임당한 이승복 군의<나는공산당이 싫어요>가
기억납니다 관람후 "무찌르자 공산당"하며 분기탱천 했었지요.
옛기억을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이 그리 수월한것만도 아닌듯합니다
그러나 열악하긴 했어도 고양군 중면 일산리 소재 일산극장이 있었기에
추억의 한페이지를 장식할수 있음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봄빛이 한결 매혹적입니다. 산골이나 들녁에 온갖 꽃들이 같이놀자 손짖하고 있읍니다
이봄의 주인공이 되어 마음에 길이 남을 영화한편 남기시길 바랍니다. 행복하십시요!
나는 참! 행복합니다. 늘! 감사합니다.Apr.17.2012 어기여차 강 경 순
첫댓글 극장 사진 있으면 좋은데....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