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덜도 말고 '광풍'처럼 흥겨운 명절 되시길...
개인적으로 제사에 명절 준비에 바빠 이제서야 원고 올립니다. ^^
읽어보시고, 수정 삭제 보충 부탁 드립니다.^^
(아, 정말 가슴 뛰는 인터뷰였습니다. ^^ 저도 초보자 강습 때 배우고 싶어요~~~)
--------------------------------------------------------------
신명나는 가락, 흥겨운 실천, 어우러지는 참삶
“광주교사풍물모임”
추석을 며칠 앞둔 9월 어느 날, 늦은 7시. 무진중 강당 한켠 ‘소리방’에서는 장구 연습이 한창이다. 어둠을 밝히듯 고수(鼓手)들의 땅방울이 별처럼 빛난다. ‘따 쿵쿵따 쿵따쿵~’ 물이 흐르듯, 말들이 달리듯, 폭포수가 쏟아지듯, 끊어질 듯 힘차게 전진하며 심장을 뜨겁게 달군다. 연습에 늦어도 자연스레 하나가 되어 강물을 이룬다.
‘광주교사풍물모임(이하 광풍)’은 늦깎이 모임이다. 사실 교사 풍물 모임이 여럿 있었지만 풍물 자체에 대한 흥미나 기능 위주의 단선적인 목적의식으로 자연스럽게 해체되거나 친목 모임에 머무르고 말았다. 참교육 운동, 사회 운동과 집회, 봉사활동, 축제 등 ‘어우러짐’이라는 풍물의 진정한 정신과 맞닿아 있는 모임에 목말라 하던 교사들이 2006년부터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하더니 이제 정회원만 열여덟이 되었단다. 특히 전국교사풍물모임에서 함께 했던 선생님들이 타시도 전입으로 대거 광주에 와 ‘광풍’에 큰 힘이 되었다고 한다.
‘광풍’의 힘은 역시 사람이다. 장구의 매듭처럼 단단히 엮여 경쾌한 울림을 온몸으로 서로에게 전한다. 먼저 후덕한 인격과 다재다능함, 그리고 풍물에 대한 열정으로 모임을 하나로 묶고 있는 회장 이동철(광주중), 회원들을 먹여 살리기보다 다이어트를 시켜 원성을 사고 있는 총무 고은석(도산초), 일취월장의 살아 있는 본보기 박경숙(동림초), 광풍의 안방 지킴이 박정원(무진중), 신얼씨구 학당의 명창 소리꾼 백금렬(월계중), 만능 재주꾼 소재삼(서석초), 광풍의 중심추를 잡아주며 모든 것에 열심인 송명섭(무진중), 광풍의 연꽃 심수련(각화초), 북잽이 새신랑 유선문(각화중), 김포에서 돌아온 새신랑 유정현(어등초), 전국 제일의 추임새 고수 이병렬(송원여고), 유머와 재치 보따리 이종호(서석중), 우아한 장구잽이 이혜란(영광염산전자공고), 열정을 다해 살아가는 회장님의 동반자 임연자(주월중), 풍물의 끼를 갈고 닦는 정경하(정암초), 진정한 촌철살인 조경희(문흥중), 소리를 따라 먼~길을 돌아온 조춘화(비아중), 모든 것에 열심인 모임의 막내 최은영(도산초) 선생님까지 모두 흥과 열정으로 광풍의 가락이 되었다.
‘광풍’은 작년 6․15축전 광주 조합원 마당 연합길놀이를 시작으로 각종 행사 길놀이, 집회 시 촌극 공연(성과급 반대 형님뉴스 패러디, 성취도평가 반대 지역광고 패러디 등), 학교 축제 지원 등 ‘판’이 벌어지면 어디든 달려왔다. 그리고 임곡 대보름 굿, 구례 매화축제 공연, 고흥 제석사 부처님 오신 날 공연 등 전라도 곳곳에도 발품을 팔며 흥겨움을 전하고 있다. 촌극 공연으로 대중 앞에 많이 서게 된 까닭에 연극 모임으로 오해 받기도 해서 한참을 웃기도 했다고. 하지만 풍물에는 목소리가 없기 때문에 촌극 할 기회가 된다면 마다하지 않고 시원하고 걸쭉한 입담을 풀어 놓겠다는 각오다.
모임 회원들이 모두 열성이고 헌신적이라 어려운 점은 없지만 풍물 기능도 모임의 중요한 축을 이루기 때문에 24년 경력의 고수(高手)와 갓 2주 된 새내기가 함께 있어 조금은 더디 갈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래서 여름에는 전국, 겨울에는 지역 연수를 개최해서 기본 과정을 익히고, 학기 중에는 매주 수요일에 모여서 함께 연습하고 이야기하며 눈높이, 마음높이를 맞추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10월 18일부터 12월 20일까지 10회에 걸쳐 매주 목요일에 초보 강습회를 열 예정이라는 귀띔을 잊지 않는다.
처음에는 장단치기에도 바빴는데 소리도 지르고, 뛰면서 사람을 보게 되고 소통하는 법을 배웠다는 최은영 선생님과 기량만 키우는 모임이 아닌 사람, 사회, 역사와 함께 하는 광풍에 몸담고 있어 행복하다는 송명섭 선생님, 참교육의 뜻을 함께 하는 교사들과 흥겨운 가락에 몸을 실을 수 있어 오지다는 이종호 선생님의 말씀 속에 ‘광풍’이 그려나갈 미래가 신명나게 보이는 것 같았다.
‘춘산에 눈 녹인 바람 건듯 불듯’ 광주 교육계의 암울한 현실을 녹일 바람, 그 바람이 불어오는 듯하다. 다음 카페 ‘광주교사풍물모임’에서 흥겨운 가락으로 희망을 부르는 ‘광풍’과 한 판 놀아보자.
김지선(ddang75@hanmail.net)
첫댓글 김지선 기자님 수고하셨습니다......이제는 광풍서 농땡이를 칠래야 칠수가 없겄네요 ^^
말씀도 잘 하시네..^^* 수고하셨습니다. 나중에 시간되시면 저녁 뒷풀이 모임에 참석하셔서 막걸리라도 한 잔 쭈욱~ 하심이...
글발이 장난이 아니십니다. 편안한 인터뷰가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되다니... 멋져요~~~
칭찬 고맙습니다. 무엇보다 그날 분위기가 좋았구요, 회장님이 미리 원고를 작성해 주셔서 수월하게 마칠 수 있었습니다. 수정, 보충, 삭제에 대한 의견이 없는 걸로 알고, 이 원고 그대로 데스크에 넘기겠습니다. 아참, 사진도 올렸으니 감상해 주세요. 첫번째 사진이 실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