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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을 주는 글들 - 박차고 일어나자.... 스크랩 일그러진 세상을 향해 “칼을 벼리다”
ANGEL 추천 0 조회 115 10.01.02 09:39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일그러진 세상을 향해 “칼을 벼리다”

고요하던 이 블로그가 연말부터 ‘2009 다음뷰 블로거 대상’ 시사부문 우수상 소식에 이어 바로 다음날 우수 블로그로 선정되었다는 희보를 받았습니다. 블로그 왼쪽 상단에 VIP라고 선현하게 새겨진 노란색 훈장이 보이시지요? 계속 기분 좋고 있습니다.ㅎㅎㅎ

그런데 제 블로그 만큼이나 반가운 소식이 있어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이번에 '독일교육 이야기'와 함께 다음의  우수 블로그로 선정 된 민욱아빠님의  ‘칼을 벼리다’(http://blog.daum.net/heroyw1)를 소개합니다. 저는 감히 이 블로그가 세상을 바꾸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게 되리라 기대합니다. 주인장의 의식을 그의 진실을 바라보는 시각을 믿고 있지요.

요즘 세상에 내 배가 부른 사람에게서 이 사회에 자신 있게 쓴 소리를 할 수 있는 용기를 바란 다는 것은 쉽지 않지요. 눈 질끈 감고, 보고도 못 본 척, 알고도 모르는 척, 혹은 ‘나는 조용히 살고 싶어서…….’라며 마치 자신의 위선을 온유한 성정 때문이라는 듯 포장하는 부끄러운 지식인들이 넘쳐나는 세상입니다. 그렇게 사는 것이 또 편하고 현명한 일이기도 하지요. 열심히 공부해서 원하던 것이 손에 들어올 것 같은 순간에 괜한 흠집을 만들고 싶지 않은 것이 인간의 본능이기도 합니다.

그런 시대이다 보니 더욱 잘못된 사회를 향해 ‘칼을 벼리는 일’은 빛이 납니다. 블로그 ‘칼을 벼리다’는 많은 부분 사소한 일상을 기록하고 있지만 주인장 ‘민욱아빠’님의 건전한 사상을 읽을 수 있는 무게 있는 글들이 중심을 잡고 있습니다. 제목에 나타난 것처럼 민욱아빠님은 젊은 외과 의사이면서 한 여인의 남편이고 민욱이의 아빠입니다. 아래는 민욱아빠님의 블로그 글입니다. 마냥 즐거울 수만은 없는 신년소회, 한 번 읽어보세요.^^

2009년과 2010년의 경계에서

2009 년의 마지막 늦은 밤, 한겨울답게 제법 춥습니다. 한해의 마지막이라는 의미는 보신각 앞에 모여든 사람들의 모습처럼 마음을 들뜨게 하는 무언가가 있지만 거대한 이 도시에서는 들떠버린 마음도 쉬이 지치기 마련이어서 차라리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조용하고 차분히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더 의미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커피 한 잔과 함께 루시드 폴의 4집 ‘레 미제라블’을 듣고 있습니다.

  용산참사 문제가 협상을 통해 해결되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어떤 형태인지 분명치는 않지만 왠지 커다란 고비를 넘긴 듯한 기분, CD 플레이어에서는 ‘평범한 사람’이 흘러나옵니다. 사람 사는 세상에서 행복이란 어떤 모습일까요?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세상을 상상하기란 점점 힘들어지는데 이제는 그런 관념마저도 저마다의 상상 속에서만 그려볼 수 있는 그런 것인가 봅니다. 사람들은 오르고 또 오르면 행복한 세상이 있을 거란 생각은허상이라는 것을 이제는 압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계속 올라갑니다. 허상인줄 알면서도 주위의 어둠을 죽이는 불빛을 따라, 딱히 다른 갈 곳이 없어 계속 오릅니다. 단지 좀 더 높은 곳에서 조금만이라도 더 살고 싶어 올라갑니다. 그렇게 오르다가 결국 자신은 사라지고 말지요. 아무도 알아주지도, 관심 가져 주지도 않는 죽음, 평범한 사람은 그렇게 평범하게 자신의 이름과 함께 사라집니다. 그러나 용산의 사람들은 평범치가 않았습니다. 그들은 분명 우리와 다름없는 평범한 사람들이었지만 딱히 갈 곳이 없어 좀 더 살아보려 올랐던 그곳에서 삶을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마칩니다. 그리고 차가운 냉동고 안에서의 345일. 이제야 그들은 식어버리다 못해 얼어버린 자신의 몸을 서서히 대지의 기운에 맡길 채비를 할 수 있습니다.

  2009년은 소외된 그리고 약자의 자리에서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폭력적인 경고의 해였습니다. 재개발에 밀렸지만 갈 곳이 없어 저항할 수밖에 없었던 용산의 세입자들이 그러했고,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의지하여 살고 있는 모든 생명과 자연이 삽질 앞에서 존재의 위기를 느껴야만 했습니다. 평범하다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과 삶이라고 할 때, 우리는 절대 평범할 수 없었던 시간이었죠. 그 시간은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드네요. 편범이라는 것이 이렇게 쉽게 무차별적으로 부정당하는 개념이라면 쉴 새 없이 휘둘리고 변화하는 그런 것이 이시대의 편범이 아닐까 하고 말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저를 비롯한 평범하지 못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결국 정신없이 흘러가는 세상에 제대로 유입되지 못하는 부적응 자들이 되네요. MB가 말하는 95%를 이끄는 5%의 세상. 그가 추구하는 세상과 잘 맞아떨어지는 개념이 성립됩니다. 역설이 논리성을 갖추면 궤변도 그럴듯해지는 모양입니다.  

  지금 이 모습 그대로 산다는 바램은 이제 쉬운 바램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이런 바램을 원했던 사람들은 너무나 평범해서 자신의 이름이 지워지는 순간까지 외롭습니다. 용산의 사람들은 죽어서나마 자신의 이름으로 세상과 대화를 했지만 우리가 모르는, 느끼지 못하는 세상의 어느 한 구석에서는 지금 이 시간누군가가 한겨울 추위 속에서 자신의 이름과 존재가 서서히 지워져감을 느끼며 끝까지 함께할 외로움에 두려워 눈물을 흘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 누군가는 지금의 모르는 사람일 수 있지만 미래의 나 또는 내가 아는 주위의 사람일지 아무도 모릅니다. 세상은 그런 공포심을 원합니다. 나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은 결국 남들과 같이 평범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고 평범치 않기 위해서 그런 공포심을 기반으로 몸을 움직이게 합니다. 소수의 가진 자가 자신들의 이득을 보장하고 자신들에 유리한 세상을 유지하기 위해 이런 사회원리는 언제나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라는 논리로 포장되어 사람들에게 던져지죠. 오르고 또 오르다보면 결국 사라져가는 자신만이 있고 어둠을 죽이던 불빛은 결국 허상이다는 것을 잘 모르게 되는 거죠..

  2010년은 어떤 모습으로 흘러갈까요? 우리는 평범을 회복할 수 있을까요? 2010년에 보게 될 용산참사의 해결은 과연 유의미한 모습일까요? 아쉽지만 우리의 기대는 쉬워보이지가 않습니다. 삽과 포크레인의 날 아래 유유히 흐르던 강물은 막혀 그 평범함을 잃어버릴게 뻔해 보입니다. 용산 참사문제는 이미 죽은자에게는 무의미한 일입니다. 가신 분들은 이제 우리와 함께하지 못합니다. 유가족의 일부는 징역 7-8년의 중형을 선고 받고 차가운 감옥에서 이 겨울을 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 가운데 이건희는 집행유예라는 솜방망이 처벌에 그나마도 특별사면을 받았죠. 유전무죄 무전유죄입니다. 해결은 지금시점에서의 타협일 뿐이지 간절히 원하는 과거로에의 회귀가 될 수 없습니다. 결국 평범한 것들에의 폭력적인 경고는 여전히 유효한 상태이지요. 용산은 그런 경고의 최근 들어 가장 확실한 표현이었을 뿐입니다. 모르긴 하지만 2010년은 경고에 뒤따르는 평범한 모든 것들이 차례로 스러져 가는 한 해가 될 겁니다.  마음이 아픕니다만, 폭력적인변화가 너무 일상이 되어버려 아픔도 느끼지 못할 만큼 당연해하는 나날들로 채워 질까봐 두렵기까지 합니다. 너무 비관적이지만.. 지금의 저의 솔직한 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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