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학교, 교육 패러다임의 혁신
김상명(제주국제대학교 교수/제민일보 비상임논설위원)
표선은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농어촌 지역으로 매년 출생아 수가 감소해 지방소멸 위험지수는 0.37이다. 지수가 0.5 이하일 때는 소멸위험이 크다. 표선초 학령아동은 2019년 32명에서 2020년 30명으로 감소추세다. 학령아동 감소추이로 봐도 지방소멸 위기의 대표적인 지역이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 고등교육은 매년 수학능력을 평가해 스카이대학 중심의 서열화 대학을 선택하는 시스템구조다. 이런 이유에서 일까. 우리 교육은 창의성이 없는 순위를 정하는 교육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한다. 서귀포시 읍․면지역 학령아동의 급격한 감소추이는 농어촌 지역의 소멸위기를 말해준다. 이런 와중에 표선 IB학교는 우리의 공교육에 신선한 공기를 주입했다.
IB교육은 학생 스스로 호기심을 가지고 탐구하여 각자 주제를 정해 개별 또는 팀워크를 통해 다양한 과제 발굴과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학습프로그램이다. IB교육의 목표는 인간의 존엄성 존중, 지구보호를 위한 책임분담, 세계평화에 공헌할 수 있는 글로벌 감각을 지닌 인재육성이다. IB교육의 핵심역량은 사고, 연구, 의사소통, 사회성, 자기관리 등이다.
이런 목표에 따라 학생은 개인별, 조별로 토론 계획서를 제출한 후 자료를 찾고 스스로 질문하며 자신의 주장을 정립해 나간다. 조별토론에서는 입론-반론-교차질문이 서로 오간다. 자신의 조별토론이 아닌 경우에도 다른 팀 토론을 기록해 제출한다. 이렇게 한 개의 질문에 한 개의 답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주제식 토론수업이 진행되고 학습 피드백이 이어진다.
학생은 자신이 관심 있는 주제, 도서를 선택해 에세이를 쓰고, 각자 주어진 노트북을 이용해 자료를 검색하고, 자신의 생각을 추가해 PPT를 완성해 평가 받는다. 논리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학습과제다. 단순히 외우지 않고, 주입식에서 벗어나 개념을 이해하는 메타인지 학습법이다.
표선고는 대학에서 학습하는 토론, 논술, 프로젝트 중심의 글로벌인재육성교육을 한지 2년 동안 표선지역에 다양한 변화를 불러왔다. 2022.12.25. 제주문예회관에서 ‘모두 모당 Merry Christmas 공연’은 표선고와 표선윈드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학생 10대부터 어른 70대까지 함께 해 제주사회에 큰 감동을 주었다.
표선고는 IB학교 이전에는 정원이 미달했던 농촌 소재지 학교다. 교육청과 표선고, 그리고 지역주민의 노력의 결실로 IB학교가 시작한 해인 작년은 136명, 올해는 140명이 지원해 정원을 초과한 농촌학교의 새로운 변혁의 선구자라는 평가다.
IB교육을 도입한 이래 표선초(40%), 표선중(20%)의 재학생 수는 증가하고 있다. 이런 증가추세를 보이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표선고는 2022 교원능력평가에서 ‘수업 시간이 재미있고 공부하기 좋은 분위기다’는 질문에 69.5%는 전국평균 59.3%보다 10% 이상 높다. ‘선생님은 학생을 존중하고 학생들은 서로 배려하고 협력한다’는 질문에 85.1%, ‘선생님은 수업을 성실히 준비하고 열심히 가르치신다’는 질문에 93.4%이다.
학생들의 응답결과가 놀랍다. 학생의 진로를 위해, 교육청은 대학입시에 IB전형을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학생이 즐겁고 행복한 학교, 그런 학교를 꿈꾸고 소망하는 IB학교에 제주도정과 교육청이 지속적으로 지원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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