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 오래된 지도를 꺼내들다
1. 위대한 한 사람이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 : 도스토예프스키, <죄와 벌>
- 가난은 누구의 책임인가
- 날카로운 첫 키스와 같은 책
- 다수의 평범함이 인류를 구원한다
2. 권력의 유혹에 무엇으로 맞서야 하는가 : 리영희, <전환시대의 논리>
- 지하대학에서 배우다
- 벌거벗은 임금님을 발견하다
- 지식은 맑은 영혼과 더불어야 한다
3. 청춘을 뒤흔드는 혁명의 매력 : 마르크스·엥겔스, <공산당 선언>
- 한 장의 정치선언문이 영혼을 뒤흔들다
- 교과서가 되어버린 혁명서의 비애
- 역사는 끝나지 않는다
4. 불평등은 원래 자연의 법칙인가 : 맬서스, <인구론>
- 냉혹하고 기괴한 천재, 맬서스
- 자선이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
- 자연은 생존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 편견은 천재의 눈도 가린다
5.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 푸시킨, <대위의 딸>
- 로맨스를 빙자한 정치소설
- 희극으로 그려낸 반란의 풍경
- 얼어붙은 땅에서 꽃이 피어나다
- 위대한 시인의 허무한 죽음
6. 진정한 보수주의자를 만나다 : 맹자, <맹자>
- 역성혁명론을 만나다
- 백성이 가장 귀하다
- 아름다운 보수주의자, 맹자의 재발견
- 이익이 아닌 가치를 탐하는 태도
7. 어떤 곳에도 속할 수 없는 개인의 욕망 : 최인훈, <광장>
- 대한민국의 민족사적 정통성
- 혁명 없는 혁명 국가
- 주사파, 1980년대의 이명준
- 심장의 설렘을 포기할 수 없는 자의 선택
8. 정치는 인간에게 왜 필요한가 : 사마천, <사기>
- 사기의 주인공, 한고조 유방
- 사마천의 울분
- 새 시대는 새로운 사람을 부른다
- 권력자의 인간적 비극
- 정치의 위대함에 대해 생각하다
9. 고통도 힘이 될 수 있을까 : 솔제니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 굶주림과 폭력으로 가득한, 지극히 평범한 하루
- 슬픔과 노여움의 미학
- 이반 데니소비치 탄생의 비밀
- 노동하는 인간은 아름답다
10.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인가 : 다윈, <종의 기원>
- 해설을 먼저 읽어야 할 고전
- 다윈과 월리스, 진화론의 동시발견
- 다윈주의는 진보의 적인가
- 이타적 인간의 가능성
11. 우리는 왜 부자가 되려 하는가 : 베블런 <유한계급론>
- 부富는 그 자체가 목적이다
- 사적 소유라는 야만적 문화
- 일부러 낭비하는 사람들
- 지구상에서 가장 고독했던 경제학자
- 인간은 누구나 보수적이다
12. 왜 가난한 사람들은 사라지지 않을까 : 조지, <진보와 빈곤>
- 뉴욕에 재림한 리카도
- 꿈을 일깨우는 성자聖者의 책
- 타인을 일깨우는 영혼의 외침
13. 다른 사람들이 보는 나는 ‘진짜 나’인가 : 뵐,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 보이는 것과 진실의 거리
- 명예 살인
- 언론의 자유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14. 사회는 진보하는가 : 카, <역사란 무엇인가>
- 랑케를 떠나 카에게로
- 회의의 미로에 빠지다
- 식자우환識字憂患
- 이 격려를 다시 받아들여야 할까
후기 - 위대한 유산의 계보
미디어 서평
ㆍ
명사들의 고전 다시읽기 중장년층에게 잔잔한 반향
"고전으로 나를 치유하고 시대를 치유한다?'
한 시대를 풍미한 유명인들이 고전으로 대중에게 새롭게 다가서고 있다.
지난 5월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 결과에 항의해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직을 사퇴한 황지우 시인은 서울 서교동
문지문화원 '사이'에서 '황지우의 고전읽기'를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노빠'로 최근 친노그룹 정당(가칭 국민참여정당)에 합류할 뜻을 내비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도 청춘기의 자신을 만든 고전을 새롭게 읽은 책 <청춘의 독서>(웅진지식하우스)를 발표했다. 한국인 최초의 도쿄대 정교수인 강상중씨 역시 자이니치(재일한국인)로서의 정체성을 고민할 당시 인생의 길라잡이가 돼 준 책을 모아 <청춘을 읽다>(돌베개)란 책을 펴냈다.
황지우 시인의 고전읽기 강좌는 지난 여름에 시작됐다. 총장 사퇴 이후 연극원 서사창작과 교수직마저 박탈당하자 그의 복직을 요구하는 교수·학생·학부모들이 모여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자유예술대학'을 열었을 때 '고전읽기1'을 진행했다.
하루 4시간에서 9시간씩 열 차례에 걸쳐 열린 고전강좌에서 그는 그리스·로마신화, 호메로스의 서사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 등을 심도 있게 읽었다.
황 시인이 대중을 상대로 고전읽기 강좌를 한다는 소문을 듣고 많은 사람이 찾아왔다.
황 시인의 팬들, 삶의 의미를 새롭게 규정해 보고 싶은 사람들, 신자유주의와 양극화로 치닫는 시류에 답답함을 느끼는 중장년층이 많았다.
황 시인은 "인문학에 대한 보편적 갈증을 확인했다.
삶에 대한 공허감을 토로하는 수강생들이 고전을 통해 결핍을 채우는 모습을 보면서 헐벗은 삶을 견딜 수 있게 해 주는
의미의 겹으로서 문사철의 역할을 느꼈다"고 말했다.
삶의 대한 공허함 고전 통해 치유
그는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문지문화원 '사이'에서 그리스 비극을 중심으로 '고전읽기2'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이 강좌 역시 60명 정원이 일주일 만에 마감됐으며, 매회 55명 이상 꾸준히 나오고 있다.
'사이' 측은 "작가지망생, 직장인 등 30대가 주축을 이룬다"고 밝혔다.
한편 내년 1월 두 번째 '자유예술대학'을 열어 '고전읽기3' 강좌를 계속 열기로 하고 현재 구체적인 장소와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대구나 광주에서도 순회강좌 요청을 받았다"면서 "당분간 학교 바깥의 고전강좌를 계속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유시민 전 장관 역시 직접 강의는 아니지만 책을 통해 고전 전도사로 나섰다.
정계에서 은퇴한 그에게 웅진지식하우스 출판사는 <거꾸로 읽는 세계사> <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 등 교양필독서를 만들어 내면서 얻은 '지식소매상'이라는 이미지를 살려 그동안 읽은 책들에 대한 글을 부탁했다.
그러자 유 전 장관은 기왕이면 젊은 시절에 자신의 사상을 형성하고 길라잡이가 돼 준 고전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고,
50권을 고른 뒤 다시 14권을 추렸다.
유 전 장관은 고전을 '낡은 지도'에 비유한다.
"날이 저물어 사방이 어두운데 누구도 자신 있게 방향을 잡아 발걸음을 내딛지 못한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어디에서 무엇이 어긋났던 것인지 살펴보는 일뿐인 것 같다.
갈림길과 장애물이 나타날 때마다 도움받았던 낡은 지도를 꺼내 살펴본다"고 집필 취지를 밝혔다.
이렇게 선정한 책들은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 리영희의 <전환시대의 논리>, 최인훈의 <광장>, 사마천의 <사기>, 소스타인 베블런의 <유한계급론>, 에드워드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 등이다.
특히 왜곡·허위보도의 문제점을 다룬 하인리히 뵐의 소설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는 노무현 대통령의 억울한 죽음과 겹쳐 읽는다.
"나는 장례식 기간에 일어난 국민적 추모 열풍이 언론의 악의적 왜곡 보도 또는 선정주의에 대한 비판적 자각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노 대통령이 잃은 것은 전직 대통령의 명예만이 아니었다.
그는 '피의자'의 권리, 시민의 권리도 빼앗겼다"고 말한다.
책 읽으며 '나와 시대'를 성찰
강상중 교수도 고전을 자신의 인생 역정과 관련해 설명한다.
한국 독자들에게 보내는 글에서 그는 재일 한국인 2세라는 아이덴티티로 말미암아 '청동 포대기'에 친친 휘감겨져 있는 것만 같았던 청춘 시절의 고뇌, 그것과 동행하는 감미로운 낭만적 감각, 그런 이율배반에 대한 자기혐오로 인한 자살충동 등을 털어놓으면서 "책이라는 세상은 내가 아직 만나지 못한 미지의 세계를 가르쳐 주었다. 그런 세계를 향한 아쉬움을 줄곧 크게 키워갈 수 있었기에 자살의 유혹을 가까스로 이겨낼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청춘을 읽다>는 일본에 이어 최근 한국에서도 많은 독자를 확보한 베스트셀러 <고민하는 힘>과 더불어 지난해 일본에서 처음 출간됐다. <고민하는 힘>은 후기자본주의의 위기 상황에서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문에 들어서지 못한 채 삶의 목표를 잃고 방황하는 한국과 일본의 젊은이들에게 시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요구하는데 이 책 역시 그런 연장선상에 서 있다. '앞날이 캄캄할 때 고전으로 돌아가라. 책을 통해 서툴지만 진지하게 무언가를 찾아 끊임없이 방황하는 것이 청춘의 특권'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강상중의 독서 리스트는 구마모토의 시골 출신 젊은이가 도쿄에서 느끼는 비판적 불안감을 그린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산시로>를 비롯해 샤를 보들레르의 <악의 꽃>, TK生(지명관 전 한림대 석좌교수의 필명)의 <한국으로부터의 통신>, 마루야마 마사오의 <일본의 사상>,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등이다.
강 교수의 글에는 스스로의 지난날에 대한 회고뿐 아니라 시대에 대한 일갈이 들어 있다.
그는 서문에서 미국이 이라크 침공의 명분으로 내세운 대량살상무기의 존재 여부에 대한 지식인과 언론의 말 바꾸기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대량살상무기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전쟁을 지지했다가 나중에 '무기가 없었으면 후세인은 진작에 그렇게 밝혔어야 한다'고 정색하며 말을 바꾸는 태도는 1960년대 말이나 1970년대 초였다면 절대 용서받지 못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설명은 고전 읽기란 형식으로 그가 재현한 과거가 지금의 천박한 세태에 대한 거울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출판평론가 이권우씨는 "명사들의 고전 읽기가 대중에게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고전의 변하지 않는 가치가 혼란스러운 시대에 균형을 잡아 주는 역할을 한다"면서 "고전을 지식의 대상으로, 현학적으로 읽는 게 아니라 우리 시대를 성찰하는 매개로 삼는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웅진지식하우스의 김보경 편집장은 "최근 고전 읽기는 젊은 층보다 중장년층에게 더 크게 호소한다"면서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사회를 성찰하려는 이들에게 치유의 효과를 준다"고 설명했다.
첫댓글 "하나의 책을 다시 읽고 또 읽는다는 것은 우리에게 어떤 통찰을 던져주는가. 우연히 읽었던 낡은 문고본 하나가 실마리를 제공하기도 하고, 낯선 제목의 소설이 아픈 가슴을 위로하기도 하며, 때로는 뜻도 모르고 읽은 철학서 한 권이 인생을 바꾸기도 한다."
책도 장년층....산에도 장년층...온통 장년층...청춘들아 뭐하고 있냐!^^ 나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