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 클래식 차트 1위 차지
세계가 주목하는 ‘피아니스트’
파리 국립음악원 최연소 입학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한 재원
불교문화행사 첫 독주회 눈길
“국내 불자를 위한 특별한 무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임현정이 오는 30일 ‘서울 비로자나국제선원 창립 10주년 기념법회 및 신축 법당 건립기원 음악회’에서 국내 불자들을 위한 첫 독주회를 연다. |
지난 2012년 클래식 역사상 가장 어린 나이인 스물네 살에 ‘베토벤 소나타’ 전곡 앨범을 발매한 피아니스트 임현정. 첫 앨범인 ‘베토벤 소나타’로 빌보드 클래식 차트와 아이튠즈 클래식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세계가 주목하는 천재 피아니스트다. “어린 시절 진지하게 출가를 고민했었다”는 신심 깊은 불자이기도 한 그가 처음으로 무대에 오르는 불교문화행사에서 특별한 연주회를 열어 불교계 안팎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불자 피아니스트 임현정은 오는 30일 오후3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열리는 ‘서울 비로자나국제선원 창립 10주년 기념법회 및 신축 법당 건립기원 음악회’에서 독주회를 갖는다. 국내외에서 다양한 공연을 열고 있지만, 사찰이 주관한 불교행사에 초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내한해 서울 ‘2016 DMC 페스티벌’에서 클래식 공연, 서울 백병원 환우들을 위한 음악회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그는 비로자나국제선원 음악회 무대를 위해 국내 체류 일정을 연장하는 등 불제자로서 열정을 보였다. 그는 “평소 스위스에서 남다른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법계사 주지 무진스님의 소개로 자우스님을 알게 됐고, 한국불교를 위한 뜻깊은 행사가 있다고 해서 흔쾌히 동참하겠다고 했다”면서 “불자들 앞에서 연주는 처음인 만큼 나에게도 특별한 의미가 있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진은 지난 18일 서울 조계사에서 비로자나국제선원 주지 자우스님과 함께 한 모습. |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그 누구보다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임현정은 현재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예술가로서 그 누구보다 힘든 여정을 거쳐야 했다. 세살 때 피아노와 인연을 맺은 그는 안양 금영중학교 1학년 때 부모를 졸라 연고도 없는 프랑스로 홀로 유학을 떠났다. 콤피엔 음악원과 루앙 국립음악원을 거쳐 16살 나이에 파리 국립음악원에 최연소 입학해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했다. 클래식의 본고장에서 동양인에 대한 차별을 극복하기 위해선 오직 실력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었다. 손가락에 굳은살이 박힐 만큼 하루 10시간 이상 피아노 건반 앞에 서며 앞만 보고 달려갔다.
치열한 경쟁의 삶을 이어 가던 가운데 독일에서 열린 법륜스님의 수련회에 참석하면서 불교에 대한 참맛을 느꼈고, 급기야 출가의 길을 걸어야겠다는 원력을 세웠다.
하지만 “출가보다는 뛰어난 재능으로 세상을 더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스님들의 만류로 뜻을 접은 그는 음악을 통해 자신이 깨달은 불교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학업을 마치고 피아니스트로 역량을 키워나갔다. 2009년 벨기에 바젤에서 열린 쇼팽과 라흐마니노프의 연습곡 전곡 연주회에서 앙코르곡으로 택한 ‘왕벌의 비행’이 유튜브에서 화제가 됐고,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뉴욕 타임스’, ‘BBC 뮤직’ 등 해외언론에서도 극찬을 받았다. 그러면서도 ‘음악의 영성’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지난해 더블린 페스티벌에선 성담스님의 범패음악을 소개했고, 파리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열린 지구를 위한 24시간 명상에도 참가했다. 그는 “피아노는 내 안의 영성을 표현하는 메신저”라며 “더불어 수행의 방편이며, 항상 도를 닦는 심정으로 연주하고 있다”고 소회를 전했다.
최근 프랑스에서 먼저 선보였던 에세이집 <침묵의 소리> 한국어판을 발간한 임현정은 앞으로 국내 활동도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다. 그는 “기회가 된다면 외국에서 갈고 닦은 재능을 국내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다”면서 “더불어 국내에서 보다 많은 무대에 올라 클래식 대중화에도 일조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불교신문3243호/2016년10월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