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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 량 보 고
- 고창조, 여재홍 회원의 차량 이용
- 운 행 보 고
4월15일
도산예술촌 출(06:40) - 가오치 도선장 출(사량호, 07:08) - 금평리 진촌마을 도착(07:48) - 진촌마을 출(마을버스, 07:50) - 돈지리 도착(08:05) - 산행시작(08:15) - 전망대(08:40~08:50) - 지리산(09:35~09:55) - 간이매점(10:25~10:30) - 달바위(10:50) - 간이매점(11:05~11:30) - 가마봉(11:50~11:55)- 옥녀봉(12:30) - 금평리 도로(13:20) - 중식(13:25~13:50) - 도선장 출(14:05) - 가오치 도선장(14:50~15:00) - 신성동(20:15)
나. 특기사항
산 행 보 고
4월 14일 토요일, 날씨 : 맑음
이번은 1박 2일 막영을 하는 산행이고 공동장비를 배정하기 위하여 참가 신청을 받았다. 마감 시한인 금요일 오후에 부회장에게 전화를 하니 손님 두 분을 포함해서 8명이 신청을 했다고 한다. 음.. 조금 적기는 하지만, 차 2대에 나누어 타고 가기에는 딱 알맞은 인원이다. 15일은 우리 회원인 임선화씨의 결혼식이 있는 날이다. 연초부터 정해진 산행때문에 결혼식에 갈수는 없지만 얼마 안되는 축의금으로 축하를 대신한다. 토요일 오전에 부회장에게서 전화가 와서는 출장때문에 산행 신청을 하지 못한 에너지 연구소의 두 분이 추가로 간다고 한다. 작은 차에 다섯명씩 타기는 좀 힘들 것 같고, 마침 창조형님이 카니발을 몰고 오신다니 그 차에 여섯명이 타면 될 것 같다.
오후에 약속 장소에 가니 상호형이 먼저 와 있다. 손님 두 분은 화학연구소에 근무를 하며, 그 중에 김현진씨는 지난 3월 매화산 산행에 참가하기도 했다. 불편한 잠자리 때문에 산에 갈까 말까 일주일을 고민했다는 전영희씨가 오고, 산행을 신청한 회원들이 모두 모였다. 머리수를 세어보니 12명, 두명은 어케된거야? 산행에 참석을 못하는 정복형님과 기현이가 배웅을 나왔다. 그냥 전화만 주셔도 황송한 일인데, 일부러 오시니...
고속도로와 국도를 타고 남행하는 길 옆에는 진달래와 산벚꽃이 많이 피어 있다. 겨울이 아무리 모질고 추워도 봄은 오는 것이고, 몇번 산행을 하다 보면 또 겨울이 오면서 한 해도 지나간다. 그러면서 올 1년 동안 무엇을 남겼나 반추를 하면 아무것도 없고, 그렇게 죽을 때 까지 살아가는 무덤덤한 인생이다. 중국으로 장기 여행을 갔다는 싸리의 자유분망한 삶이 부럽다.
사천읍과 고성을 지나 도산면에 도착해서는 삼거리 편의점에 들렀다. 0.75L 짜리의 아담한 막걸리를 몇 통 산다. 몇 분을 더 달려 오늘의 막영지인 도산예술촌(옛 도남분교)에 도착했다. 지난 주에 왔을 때와는 달리 대문이 열려져 있고, 운동장에 승용차가 두대 서 있다. 일단 운동장 한 귀퉁이에 주차를 하고는 인기척을 살핀다. 관리인을 찾아서 정식으로 허락을 얻자는 부회장의 의견을 먼저 와 있는 승용차의 넘버가 부산이라는 이유로 묵살을 한다. 주섬주섬 텐트를 치고 있는데, 웬 나이 많은 분이 관사인 듯한 곳에서 나타난다. 관리인이 있었구나. 나중에 알고 보니 이곳 예술촌의 촌장님이시다.
쉽게 막영을 허락받는데, 이 분이 들어가고 잠시 후에 총무라는 분이 나타나서는 사전에 연락도 없이 들어오면 어떻게 하느냐, 어떻게 알고 찾아왔느냐, 언젠가 온 낚시팀은 쓰레기로 난장판을 만들어 놓고 갔다는 둥 사정없이 면박을 준다. 역지사지라고 예술촌의 입장에서 보면 우리가 무단 침입자일 터, 할말은 없고 조용히 자고 가겠다 쓰레기도 깨끗이 청소하고 가겠다고 해서 어렵사리 막영을 허락받는다. 회원님들 볼 면목이 없다. 지난 주에 혼자 왔을 때는 관리인이 없는 것 같고 해서 잘 자고 갔는데, 그렇다고 정식으로 막영을 허가 받지 않은 점은 전적으로 회장인 나의 잘못이다.
우여곡절 끝에 텐트를 치고는 저녁식사를 준비한다. 밥이 익는 동안 아까 사온 막걸리를 마시는데, 어 이놈이 물건이네! 괴산 막걸리에 버금 갈 정도로 맛이 좋다. 작은 통 다섯개가 순식간에 비어진다. 슬그머니 일어 나서는 막걸리를 사러 나섰다. 차를 몰고 가는데 휴대폰이 울리고, 전등을 사 오라는 기배씨의 전언이다.편의점에 오니 막걸리가 10통이 있어 싹쓸이를 한다. 예술촌으로 오다가 전등을 사지 않은 것이 생각이 나고, 다시 차를 돌려서 편의점으로 가서 전등을 사는데 돈이 없어 막걸리 한통을 반납하고 전등과 바꾸었다.
한창 식사를 하면서 술을 마시고 있는데, 예술촌의 총무가 다시 나타난다. 소금에 절인 우럭 네 마리를 건네주면서, 자기네는 부산에 사는 화가들로 이곳 한적한 곳에 별개의 작업실을 꾸며서 그림을 그린다고 한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식사가 끝나거든 작업실을 보여 주겠다고 한다. 술이나 계속 마시면서 우리끼리 정담을 나누고 싶지만, 매몰차게 거절할 수도 없는지라 겉으로는 고마운 표정을 지으면서 마지못해 따라 나섰다.
여덟칸의 작업실을 돌면서 추상화도 보고 풍경화도 관람을 했다. 무식한 우리들의 질문에 예술촌 총무는 상세하고도 친절하게 대답을 해 준다. 건성으로 시작된 그림의 감상이 어느덧 진지해진다. 그림에 빠져 한 시간쯤 지났나, 원위치하니 생각에 없던 술판이 벌어져 있다.
촌장님을 포함한 예술촌 식구 네분과 창조형님과 기배씨가 어우러져 우럭구이를 안주 삼아 술잔을 나누고 계신다. 전부 합세해서는 어쩌다 회로나 조금 먹을 수 있는 우럭을 불에 구워서는 신나게 뜯어 먹는다. 매실주도 마시고, 소주도 마시고, 형님 아우하면서 화기애애하다가 급기야 불똥이 내게로 튄다. 회장이 대표로 노래를 부르라고. 이래서 회장을 하면 안 되는 것인데, 회장인 죄로 안주 값이라도 하자하여 술김에 일어나서는 돼지 한마리를 잡는다.
추운데 텐트에서 자야 하는 여자회원들이 안쓰러웠는지 방 한칸을 내 줄테니 여자들은 방에서 자라는 고마운 제안을 회장의 직권으로 거절을 했다. 막영도 처음에는 어설프고 불편하지만 자꾸 하다보면 쉽게 적응이 된다. 동계 들어가면 한겨울에도 텐트에서 자는데, 꽃피는 사월이면 막영하기 가장 좋을때이다.
자정이 가까워 술자리를 파한다. 다들 텐트로 들어가고 주변을 정리하다 보니 이충길 화백이 다가와서는 창조형님을 초대를 하겠다고 하신다. 커피도 마시고 이야기도 하면서 운운하다 내가 완곡하게 거절을 하니 이번에는 일이백 만원하는 그림도 한점 주겠다고. 순간 갈등이 뒷골을 때리지만 죽이 맞는 두분이 만나면 분명 술자리를 벌릴 것이고, 밤새워 마실 것이 틀림없어 끝내 초대를 거절한다.
잘 한건지 잘못 한건지...
4월 15일 일요일, 날씨 : 맑음
새벽 다섯시에 기상을 해서는 어제 마시다 남은 막걸리로 해장을 했다. 아침밥을 해 먹고 텐트를 부수고, 주변을 깨끗이 청소한 다음에 예술촌을 06:40에 떠났다. 2~3분 걸려 가오치 도선장에 오니 꽤 넓은 주차장이 승용차로 가득하다. 지난 주 보다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 사량호는 승용차 10대 정도 실을 수 있는 카훼리로 사량도까지는 40분이 걸릴 예정이다. 사량도는 2개의 섬으로 되어 있고 지리산은 윗섬이라고도 하는 북섬에 있다. 남섬에는 칠현산이 있다고 한다.
07:00 출발시간인 첫 배는 07:06에 도선장을 떠났다. 일부는 선실로 들어 가고 일부는 옥상으로 올라갔다. 포구를 빠져 나오니 바닷바람이 세차다. 윈드쟈켓을 꺼내어 입고는 다도해의 그림 같은 풍경을 감상한다. 우리 산악회로서는 배를 타는 산행은 처음이라고 한다. 사량도가 가까워질 무렵 회원들과 함께 출구에 미리 자리를 잡는다. 승객이 많아 돈지리로 가는 마을버스를 타지 못할 수도 있다. 진촌마을에 도착을 해서는 뛰듯이 걸었는데도 겨우 마을버스에 올라탔다. 이십 몇인승의 작은 버스에 사십명은 탓지 싶다. 우리중에는 유일하게 상호형이 좌석을 차지했다. 손잡이가 없는 통로에 서서 15분 쯤 꼬불꼬불한 산길을 가노라니 몸의 균형을 잡느라 벌써 지친다. 돈지리에 도착을 해서 하차를 하니 할아버지 운전수가 투덜댄다. 승객은 사십명 정도인데 왜 받은 요금이 사만원밖에 되지 않느냐고. 어느 팀인지 10여명 정도가 무임승차를 한 모양이다. 순박한 섬사람 인심을 육지 사람들이 무참히 훼손을 시킨다. 복장을 추스리다 보니 누군가가 지나가면서 바로 옆에 있는 여염집의 막걸리 맛이 좋다고 일러준다. 우리가 막걸리를 좋아하는 것을 우째 알았지? 우리 얼굴에 씌여 있나? 페트통 2통을 사서는 부회장이 배낭에 집어넣는다.
이제 산행 시작이다. 버스에서 내린 곳에서 서쪽으로 30m를 가면 오른쪽에 길이 있다. 조금 걸으면 사량초등학교 돈지분교가 나오고 길은 학교 울타리 왼쪽으로 이어진다. 논과 밭 사이를 지나 15분쯤 올라가니 안부에 도착한다. 오른쪽 돌길을 올라가니 전망이 확 트이면서 북,서, 남쪽의 바다가 보이고점점이 떠 있는 섬들이 보인다. 그중의 어떤 섬은 막 물속으로 들어가려는 잠수함 처럼 생겼다.
바위길과 돌길이 이어지고, 주위를 구경하면서 슬금슬금 걷다 보니 어느새 지리산에 도착을 했다. 지리산 정상에는 마을 할아버지 한 분이 올라 와서는 지리산 직전에 있는 작은 암봉에 사람들이 올라가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예전에 등산객이 추락한 곳으로 초보자에게는 까다로워 보인다. 증명사진을 찍고는 돈지리에서 사온 막걸리를 마셨다. 맛이 좀 이상해. 술은 잘 담궈진 것 같은데 레몬 같은 것을 넣었는지 좀 새큼하다. 싱거운 것 같지는 않은데 몇 잔을 마셔도 취기가 느껴지질 않는다. 요상한 술이야.
이제부터는 동서로 길게 뻗은 암릉을 줄창 가야만 한다. 내내 첩첩산중에서 산행을 해 오다가 섬의 산위를 걸으니 기분이 이상하다. 지금 산길을 걷는 것인지 바다 위를 걷는 것인지 아리송하다. 정면에 우뚝 솟은 불모산을 향해 작은 봉우리들을 오르내리다 보니 안부에 이르고 오른쪽으로 성자암 하산길이 있다. 간이 매점이 있어 술과 음료수를 구할 수 있다. 불모산에 도착하니 달바위라는 돌비석이 있다. 불모산은 399m로 지리산보다 1m가 더 높아 사량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이다. 여기에서 보이는 조망이 아주 그럴싸하다. 가마봉과 옥녀봉으로 이어지는 몇개의 봉우리는 용아릉을 축소시켜 놓은 듯하다. 또한 북쪽 바다 건너 삼천포의 와룡산도 보인다.
불모산을 내려오니 작은 안부에 간이 매점이 있다. 진촌마을에서 두시에 떠나는 배를 탈 예정이기 때문에 일찍 내려가 봐야 할 일도 없다 해서 자주 쉬고 쉴때도 오래 쉰다. 매점 옆 그늘에 앉아서는 어제 도산면에서 사온 막걸리를 비운다. 막걸리를 파는 매점 바로 옆에서 막걸리를 마시는 것이 미안하신지 창조형님은 부회장을 시켜 막걸리 몇잔을 팔아 주신다. 오래 쉬고는 암봉인 가마봉을 앞에 두니 10여m 남짓되는 밧줄이 걸려 있다. 디딜 곳도 많고 잡을 곳도 많아 굳이 밧줄이 없어도 올라가기는 그렇게 어렵지가 않다. 봉우리를 넘어가니 급경사의 철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경사가 60도는 되려나. 이왕 철계단을 설치하려면 경사를 좀 완만하게 할 것이지 이따구로 만들어 놓았나. 거대한 바위로 이루어진 옥녀봉을 앞에 둔다. 밧줄을 잡고 옥녀봉을 올라갈 수도 있고, 오른쪽으로 우회할 수도 있다. 선두에 서서 길을 인도하던 태욱씨는 잠시 살펴보더니, 옥녀봉을 오르던지 우회를 하던지 회원 각자의 선택에 맡긴다고 하는 것을 여기가 백미입네 어쩌구 하면서 내가 우겨 기여코 모두 옥녀봉을 올라간다. 옥녀봉 내려가는 것도 절벽이지만 여기에는 밧줄과 나무토막으로 만든 줄사다리가 있어 조심해서 내려가면 된다. 옥녀봉 오르내리라 시간을 꽤 죽이고, 어린이가 섞인 단체 산행인 덕에 진행속도가 너무 느리다. 반대 방향으로 가는 산행인도 있어 완전히 병목현상이다. 암릉구간이 끝나는 지점에 오니 벌써 13:00, 이제는 오히려 시간이 빠듯하다. 여기에서 30분은 더 내려가야 하는데. 시간분배를 잘 못하고, 병목현상을 예측하지 못한 것도 회장의 불찰이다. 다들 시장하실텐데.
진촌마을에 도착하니 13:30, 슈퍼 유리창에는 배의 출항시간이 14:40이라 되어있어 혼동을 준다. 슈퍼 앞의 평상에 앉아 허겁지겁 점심을 먹는다. 급한 와중에 막걸리와 멍게도 주문을 한다. 얼른 식사를 마친 나는 승선권을 끊으러 먼저 도선장으로 갔다. 표를 끊고는 세수를 하니 물이 뻐덕하다. 비누를 풀어도 마찬가지, 이렇게 센물은 처음 보았다.
잠시 기다리니 식사를 마친 회원들이 배의 출항시간에 맞추어 나타난다. 승선해서는 배의 옥상으로 올라가 뒤편에 둥글게 자리를 잡았다. 14:05에 배는 출발을 하고, 창조형님 배낭에서 소주병이 한병, 두병, 세병이 나온다. 그리고 유리로 된 정식의 술잔도 한개가 나온다. 남겨온 멍게와 과자, 김치를 안주삼아 한순배씩 잔이 돌아간다. 산행을 하면서 유리잔으로 소주를 마시기는 처음이다. 분위기에 취해 정담에 취해 운전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는 나도 덩달아 같이 취한다. 아니구나 딱 한잔 마셨구나. 뒤돌아 보이는 불모산의 모습은 오래 기억될 것 같다.
가오치 도선장에 도착하니 차량과 사람들로 복잡하다. 대전으로 갈 때는 기배씨가 카니발을 운전을 했다. 산청휴게소에서 한참을 쉰다. 안의를 지나니 황석산에 산불이 났다. 제법 큰 불 같은데 소방헬기도 떠 있다. 요새는 정말 산불을 조심해야 하는 계절이다. 산길을 걸을때 먼지가 풀썩일 정도로 건조하다.
무주 IC에서 고속도로로 접어드니 날이 어두워진다. 어느덧 카니발에 추월을 당하고, 뒤를 힘겹게 쫓아간다. 카니발 정말 잘 나가는 차이다. 카니발은 안영쪽으로 빠지고, 나는 그냥 경부고속도로로 진입한다. 북대전 IC에 도착하니 고속도로 티켓이 없어졌다. 실내등을 켜고, 랜턴까지 비추면서 샅샅이 뒤졌는데도 찾을 수가 없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
신성동에 도착을 하니 20:15, 중간에 막힌 곳도 없었는데 꽤 지체되었다. 순두부집은 문을 안 열었고 아산촌돼지는 손님이 많아 자리가 없어 맞은 편의 신성칼국수집에서 보쌈과 두루치기로 저녁을 먹었다. 이집 무지하게 맘에 드는 집이다. 매운 것을 즐기고 잘 먹는 나에게도 보쌈의 김치속은 얼얼하다.
후기 : 산행기를 쓰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도산예술촌의 총무에게 안부 전화를 했다. 주소를 확인하고는 생활용품 선물세트를 택배로 보내 고마움을 전했다.
[ 보고자 : 여 재 홍 ]
- 회계보고
수 입 | 405,000원 | 지 출 | 323,000원 | 비 고 |
산행참가비 (35,000원X10) 찬조금 |
350,000원 55,000원 |
차량운행비 교통비(배삯,버스) 저녁식비뒷풀이, 부식비 |
130,000원 76,000원 78,000원 39,000원 |
65,000원X2 3000X20,1600X10 신성칼국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