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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보면 광복절을 전후해서 기온이 뚝 떨어지던데
올해는 2월 윤달이 들어서 인지 광복절이 지나도 기온이 떨어지지를 않습니다.
하지만 계획되어있는 산행은 계속 이어져야 하다 보니
한강기맥을 만나기 위해 길을 떠나 봅니다.
처음시작을 상원사에서 시작해서 두로봉을 거쳐 먼드래재로 오는 코스를
생각했었지만 먼드래재에 시작을 해서 운두령에서 첫 구간을
끝냈었습니다.
그리고 보충수업을 하고 두 번째 구간은 다시 먼드래재에서 신당고개로
계획을 하고 다시 먼드래재에서 시작을 합니다.
먼드래재에 도착후 산행준비를 하고 언제나 그랬듯이
가볍게 인증을 남기고 산행을 시작합니다.
진입로에서부터 웃자란 풀들의 방해를 받으며 올라서기 시작을 합니다.
걱정이 되시는지 우리의 불빛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도로에서 우리 쪽을
바라보고 렌턴을 비춰 주고 계십니다.
능선에 올라서니 웃자란 풀들은 보이지 않고 낙엽 수북한
등산로가 반겨줍니다.
도운대장님 시그널 옆에 규식님 시그널 하나 달아 두고
바람처럼 사라져 가셨네요.
암릉구간 위쪽을 힐끗 쳐다보니 비실이선배님 시그널이 보입니다.
이런 위험한 길을 어떻게 올라가셨을까 싶어 확인차 올라가 봅니다.
보고 있자니
앗!!
찔 합니다.
그 길을 따라가봅니다.
따라가다 보니 길들이 쉽지 않습니다.
미끄럽기도 하고 위험하기도 하고 아주 고추서 있습니다.
여우재봉?
올라서 보니 여우재봉이라고 코팅지가 있는데 맞는지 안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래쪽으로는 시커멓기만 한 것이 낭떠러지처럼 느껴집니다.
길을 찾다 보니 버섯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 크지도 않고 해서 찰칵하고 발길을 돌립니다.
싸부님의 시그널이 곳곳에 살아계십니다.
옆에 살포시 자리해 두시고 어둠 속으로 사라지셨네요.
저 앞에 오르막을 치고 오르고 계시네요.
떨어져 있는 시그널 주워서 걸어 주고 계십니다.
비실이선배님 시그널 옆에 달아 드렸네요.
한밤중 보이는 것은 없지만
얼핏 얼핏 마루금의 실루엣이 보입니다.
반바지님께서 설치해 두신 석재 코팅산패가 떨어져 있네요.
규식님께서 찰칵하라고 위로 올려주십니다.
이번에는 싸부님과 도운대장님 께서 길안내를 도맡아 해주시고 계십니다.
해피마당쇠님 요즘은 어떻게 지내실까요?
옆에 살포시 자리해 봅니다.
어느새 어둠이 물러나고 새벽아침이 밝아오고 있습니다.
날이 밝아옴을 느끼며 한숨 돌리고 다시 걸음을 옮깁니다.
길안내 하시고 계시는 싸부님 옆에 살며시 자리 잡아 봅니다.
일어나셨는지 주무시는지.. 궁금은 하지만
생각만 하고 열심히 걸어 봅니다.
앞서 열심히 걸어가고 계시는 규식님
버섯이 많이 보입니다.
이 버섯 속에는 스머프가 살고 있을까요?
랄랄라~
랄라랄랄라~
투덜이 스머프 , 똘똘이스머프, 파파스머프, 그중에 압권은 역시 가가멜 이죠 ^^
곳곳에 빨간색 싸리버섯이 옹기종기 합니다.
가다 보니 등산로에 줄이 처져 있습니다.
여기 주변에 장뇌삼밭이라도 있는가 봅니다.
그렇게 그 주변을 지나쳐 가는데 저를 불러세웁니다.
밥 먹고 갑시다.^^
돌 위에 걸터앉아 홍차가루에 물 타서 빵과 홍차로 아침을 해결해 봅니다.
등산로를 걷다 보니 등산로 아래쪽에 뭔가 보입니다.
살며시 들여다보니 잔나비걸상버섯(잔나비불로초버섯)이 있습니다.
잠시 눈 맞춤을 하고 갑니다.^^
새벽안개가 짙은 산중으로 언제 일출이 올라왔는지
안개 사이로 햇살이 들어옵니다.
나뭇잎과 안개 그리고 햇살이 은은하게 다가오는데
자꾸만 눈이 그쪽을 향합니다.
그냥 갈 수 없어 찰칵거려 보고
그 품에 살포시 안겨봅니다.
여기저기 버섯이 줄을 잇습니다.
빨간 싸리 노란 싸리 아이보리싸리..
시간이 없기는 하지만 발걸음을 붙잡는 아이들과 놀멍쉬멍입니다.
삼각점만 덩그러니 놓여 있고 다른 흔적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넘어진 고목사이로 곡예를 하듯이 이리저리 발걸음을 옮겨가며
진행이 됩니다.
그러던 중
앙증맞고 귀요미 한 노루궁둥이를 만납니다.
아직은 너무 작은 아이라 눈에서 꿀물이 뚝뚝 떨어지듯
눈에만 넣어 봅니다.
아구 이뻐라..^^
저곳으로 올라가야 합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꼭 가야 하는 산이라죠.^^
대학산입니다. ㅎㅎ
후루레기버섯이라고도 한다죠.
중국집에 가면 짬뽕에 들어가 있는 것이 라죠.
찰칵...
나무밑에 숨어서 자라고 있는 붉은싸리버섯입니다.
수분이 부족할 때 저곳에서 수분을 먹으며 자랐나 봅니다.
요즘 비가 와서 그 힘에 솟아난 아이들인지
앙증맞게 작은 아이들이 너무 귀엽고 이쁘기만 합니다.
이아이만 보면 소보루빵이 생각이 납니다.
아직 먹어 보지는 않았지만 데치면 문어숙회맛이 난다고
알려주신 분이 계십니다. 싸부님이십니다. ^^
제 손바닥 보다 훨씬 큰 소보루빵입니다.
저 안에는 가가멜과 아즈라엘이 살고 있을까요?
산귀신님은 왜 자꾸 산에 누워 계시는지 모르겠습니다.
클럽시그널 옆에 보초병으로 세워 드립니다.
한강기맥 하시는 분들 귀신 만나지 않게 잘 부탁드립니다.
대학산 올라서는데 옷이 흠뻑 젖었습니다.
대학산이 아니라 대학살입니다. ㅠㅠ
그리고 이곳에서 내려서는 길은 올라서는 길만큼이나
쏟아져 내려가야 합니다.
대학산에서 내려 꽂히는 등산로를 따라 내려서다 보니
어디선가 은은한 향이 코끝을 자극합니다.
두리번거리다 보니 칡꽃이 보입니다.
향기도 맡고 찰칵도 하고 일석이조입니다.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명품소나무 유명 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싸부님은 관심 없다고 모르신다고 하시네요.
진지리고개로 내려서고 계시는 규식님
경사가 상당합니다.
내려서고 뒤돌아 봅니다.
사진으로는 경사도가 보이지 않는 것이 아쉽습니다.
하늘이 너무 맑고 훤합니다.
먼드리재에서 진지리고개 까지의 길은 정말 진저리가 처지는
오름과 내림의 앙상블이 예술적으로 승화되어 있는 듯합니다.
제비나비와 호랑나비들이 서로 꽃에서 뭔가를 먹고 있는 것 같습니다.
벌처럼 꿀을 먹는 것일까요?
이제 가을이 시작이 되는 것인지 배초향이 꽃길을 만들어 주고
그 위에 나비들이 하늘하늘 노닙니다.
잠시 뒤를 돌아봅니다.
저곳을 올라갔다 내려왔다니 믿어지지 않습니다.
매주가 새롭고 새로운 산길을 걷고 있습니다.
믿어지지 않는 것이 당연한 것이겠지요.
저도 제가 신기방기합니다.
노랑달맞이꽃은 자주 본 듯한데 노란색과 하얀색이
하나의 대에서 피어납니다.
달맞이꽃이 아닌 것일까요?
아니면 무슨 꽃일까요?
궁금증이 생기네요.
드디어 싸부님이 계시는 화방재에 도착을 합니다.
이곳으로 내려서는 날머리 부근에는 집이 한채 있는데
등산로를 막아둬서 내려설 수가 없습니다.
혹시 나중에 가시는 분은 우회하셔야 할 듯합니다.
싸부님께서 내어주시는 열무비빔밥과 어묵탕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준비해 주신 샤워텐트에서
개운하게 땀을 씻어내고 햇살을 피해 편안하게 쉬어봅니다.
어느 정도 쉬었을까 싸부님께서 일어나세요.
하십니다.
벌떡 일어나서 다시 산행준비를 하고 출발을 해봅니다.
출발 전에 싸부님께서 우리보다 먼저 작은 삼마치 쪽으로
진행하신 팀이 있다고 알려 주십니다.
대전에서 활동하시는 보만식계님 일행분들께서 공작산환종주
를 하시기 위해 먼저 진행하셨다고 알려 주시네요.
덕분에 진입하는 구간에는 풀이 누워 있어 조금은 편안하게
진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색감이 너무 이쁘고 좋습니다.
눈에 확 들어 오네요.
흉내 낼 수 없는 그런 색이네요.
앞에서 지나가셔서 그나마 길이 많이 좋아 보이기는 하지만
이 모양입니다.
하늘은 맑고 흰구름은 두둥실입니다.
하지만 햇살아래는 너무 뜨겁고 따갑습니다.
먼저 지나신 선배님들의 시그널들이 나란히 나란히 합니다.
잘은 모르지만 앞서가신 분들 중 한 분의 시그널인 듯합니다.
따끈따끈해 보입니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그러면서 지나갑니다.
칡넝쿨이 진하게 펼쳐져 있습니다.
저속으로 들어갑니다.
칡넝쿨밭을 뚫고 들어서니 낡은 산불감시초소가 나타납니다.
덕구산에서부터 앞서가던 규식님을 드디어 만납니다.
잠시 커피나 한잔하고 가자시며 주섬주섬 커피를 꺼내십니다.
커피를 한잔 마시며 눈을 도리니 도토리가 살며시 웃고 있습니다.
안녕 반가워요.
이 깊은 산중에 현제 공사 중
길을 가는데 기계음이 들려옵니다.
이 깊은 산속에 웬 기계음일까?
그 궁금증은 금방 풀렸습니다.
산속에 길을 만들고 있는지 마루금이 훤해졌습니다.
아마도 펜스를 설치하고 문을 설치할 듯합니다.
나 홀로 원추리와도 눈맞춤 하고 지납니다.
트랙에는 응골산으로 되어 있는데 응곡산 산패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무엇이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응곡산에서 조금 더 진행을 하니 이번에는 응골산입니다.
덥기도 하고 땀도 나고 잠시 쉬어 갑니다.
이곳에서도 목이버섯을 만납니다.
곳곳에 이런저런 버섯들이 많이 자란 듯합니다.
그렇게 가다 보니 준희선생님의 시그널이 있습니다.
너무 깨끗한 시그널입니다.
최근에 누군가 설치를 한 듯합니다.
누가 설치하셨을까요?
준희선생님 옆자리에 나란히 나란히 줄 세워 줍니다.
비실이선배님 보초병이 너무 오랫동안 보초를 세워둬서 골이 났는지
보초근무를 무시하고 땅에 저리 누워 있습니다.
그러면 비실이선배님께 혼날 건데 혹시라도 혼이 날까 규식님께서 주워들어
다시 보초를 세워 둡니다.
그리고 홀로 보초서면 심심할까 옆에 별하도 같이 보초에 들어갑니다.
맑고 푸른 하늘과 푸른 산줄기의 조화가 너무 좋습니다.
넓게 펼쳐진 그사이를 바라보니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습니다.
앗~
혹시 싸부님?
살짝 기대를 하고 가까이 가보니
아니네요.
그런데 이심전심일까요?
싸부님께서 위치확인차 연락이 옵니다.
작은 삼마치 지나 군부대를 지나야 하는데
위험하니 될 수 있으면 날 밝아 있을 때 지나라고 하십니다.
하지만 그게 뜻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이때..
규식님께서
콜라 먹고 싶다고 싸부님께 앙탈을 부리십니다.
그러면 올라가야지.
또 필요한 것은?
이라고 하십니다.
감사합니다. 싸부님
갑자기 발걸음이 가벼워지며 빨라집니다.
만대산 산패가 아래쪽 엉뚱한 곳 나무에 걸려 있습니다.
규식님께서 다시 만대산 정상에 가져다가 설치를 합니다.
언제 끊어져도 뭐라 할 수 없을 정도로 낡아 있는 밧줄입니다.
아무래도 잡는 것이 더 위험해 보여 밧줄을 잡지 않고 바위를
타고 올라섭니다.
역시 높은 곳은 조망이 좋습니다.
열린 하늘과 하얗다 못해 너무 밝게 빛나는 하얀 꽃구름을
보며 탄성을 자아냅니다.
그렇게 머릿속은 하얗게 맑아집니다.
새삼 이런 속에서 작은 행복을 가득 담아봅니다.
하~
또 이런 곳으로 올라섭니다.
내려가면 올라가고 올라가면 내려가는 것은 계속 이어집니다.
그것도 까칠하게 말이죠.
그사이 등로에서 이쁜 빨간색과 만남입니다.
그냥 가도 되는데 자꾸만 눈이 갑니다.
그래서 한번 찰칵합니다.
삼각점과 함께 봉우리인 듯한데
산패가 보이지 않습니다.
뭘까?
산패 설치했던 흔적이 있는 것 같기도 한데
에이원방장님 반갑습니다.^^
아직 갈길은 멀어 보입니다.
하지만 가벼운 발걸음은 계속됩니다.
기운 없어 보이던 규식님 싸부님께서 오신다니 힘이
나시는지 벼락총소리 나게 달려가십니다.
소삼마치에서 기다림에 지치셨는지
아니면 모기의 공격에 힘드셨는지
우리를 마중 오시다 규식님을 만나 다시
소삼마치로 빽을 하셨습니다.
싸부님의 배낭에는 콜라에 맥주에 얼음물과 팻트물 맛동산등
푸짐하게 나옵니다.
인근에 점방이 없어 공근면 까지 나가서 공수해 오신 보급품입니다.
너무 많은 보급품에 뱃속이 든든해집니다.
싸부님의 지원은 신의 한 수였다고 규식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와우~
맥주 한잔하고 올라서는 이 깔끄막은 참으로 숨 가쁘게 만들어 줍니다.
그렇지만 한번 쉬면 힘들어 짐을 알기에 절대 쉬지 않고 끝까지 올라갑니다.
돼지열병 울타리를 따라가다 완만한 구간에 넘어섭니다.
보통 문을 달아 놓기는 하는데 문을 찾을 수 없습니다.
그러는 사이 해가 넘어가기 시작을 하려 합니다.
빨간 석양이 정말 이쁜데 나뭇가지들의 방해로
담아낼 재간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저 나무들을 베어 버릴 수도 없고 눈에만 담아둡니다.
그렇게 내려앉는 석양을 뒤로하고 가려는데
헉~S
밤에 보면 쫌 무서울 것 같은 나무가 있습니다.
넌.... 뭐니?
임도로 내려서는 내리막길
쭈욱 미끄러지듯 내려섭니다.
그리고 4km 같은 2km를 임도를 따라 발걸음을 옮겨 갑니다.
가다 보면 이런 굴도 만납니다.
겨울에는 저곳에 들어가면 추위를 피해 갈 수도 있겠네요.
달빛이 너무 이뻐요.
잠시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며 달무리 감상 중입니다.
그리고 부대를 피해 유격훈련을 살짝 합니다.
요리조리 부대를 피해서 위험스러운 곳을 지나고
그렇게 정상을 피해 우회를 해서 내려서 보니..
배넘이재에 내려섭니다.
잠시 숨을 고른 후 가파르게 오음산을 향해 올라갑니다.
까칠하다 까칠해
이럴 때는 바람 한 점이라도 불어 준다면
감지와 덕지를 할 텐데 말이죠.
꼭 이럴 땐 바람 한 점 없네요
그래도 정상에 올라서니 기분은 좋습니다.
와~
어둠 속에서 봐도 까칠하기만 한 내리막입니다.
이곳으로 올라선다면 땀 좀 흘릴 듯합니다.
거기에 더해 미끄럽기도 상당히 미끄럽습니다.
조심조심 내려섭니다.
내려가야 하는데 생뚱맞게 나무계단으로 올라섭니다.
그리고...
완만한 평지와 함께 나무의자가 잠시 쉬어가라 합니다.
그렇지만 삼마치에 가까워졌으니 기다리시는 싸부님 만나
쉬는 게 더 편할 듯합니다.
혹시라도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그곳에 앉아 미주알고주알
해주고 가렵니다.^^
지금은 싸부님을 만나고 싶을 뿐입니다.
드디어 싸부님께서 이제나 오나 저제나 오나 하며
기다리시다가 렌턴불빛으로 길안내를 유도해 주십니다.
삼마치에 내려서는 길 싸부님께서 어서 오라고 기다리십니다.
그 옆에 살며시 흔적을 남기고 내려섭니다.
삼마치에 내려서면서 길고 긴 하루가 끝이 납니다.
기다리고 계시던 싸부님께서 분주하게 움직이시며
개운하게 씻을 수 있게 해 주시고 오리훈제에 불향을 입혀
먹음직스럽게 만들어 내어 주십니다.
그냥 쉬고 싶지만 먹어야 한다며 챙겨주십니다.
오리훈제에 들어는 봤는가 만두볶음밥...
그렇게 맛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너무 맛이 좋아 개눈 감추듯 먹어버리게 됩니다.
그러고 나서 잠자리를 만들어 주시며 원기충전의 시간을
선사해 주십니다.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얼마나 쉬고 있었을까요.
싸부님의 목소리가 나지막이 들려옵니다.
부스스 눈을 뜨고 다시 산행 준비를 하고 어둠 속으로 스며들어 갑니다.
살짝씩 오르고 내리 고를 합니다.
하지만 등산로는 그런대로 좋은 편입니다.
그렇게 상창고개에 내려서보니 삼마치에 계셔야 할
싸부님께서 이곳에 와 계시네요.
차에서 돗자리 꺼내 누워서 하늘을 보니 별들이
참 많기도 합니다.
임도와 산길을 번갈아 가며 걸어봅니다.
그러다 뒤를 돌아보니 어느 마을인지 운무에 싸여
잔잔한 여운으로 드리웁니다.
금물산으로 가는 길은 쉽게 보내주지 않네요.
제가 잘은 몰라도 지금까지 많은 산행을 해보지
않았다 보니 이렇게 오르고 내리는 게 많은 곳은
처음이지 싶습니다.
임도가 잘 나있기는 하지만 계속 따라갈 수는 없죠
다시 숲으로 들어섭니다.
그러면서 구름에 잠긴 아랫마을이 자꾸만 눈에 들어옵니다.
마음은 구름에 둥둥 떠다니는가 봅니다.
갑자기 새로 난듯한 임도를 마주합니다.
트랙을 따라 올라서야 하지만 올라설 수 없습니다.
이거 참..
난감허네...
입니다.
그렇게 이리저리 올라설 곳을 찾아봅니다.
그런 와중에 하늘은 너무 이쁩니다.
제 마음이 참 간사하죠.
그래도 어쩔 수 없습니다.
이쁜 건 이쁜 것이니 말이죠.
길을 따라 돌아가다 보니 올라설만한 곳이 나옵니다.
그곳을 따라 올라섭니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으니 기대감은 없습니다.
그래도 웃자란 풀이 가로막지 않으니 다행입니다.
그렇게 올라선 그곳에는 철탑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허기를 달래주기로 합니다.
아~
도라야끼...
금물산 가는 길이 참 만만치 않습니다.
마루금이 철탑공사를 할 때 쓰이던 임도였던 모양입니다.
지금은 사용을 하지 않다 보니 풀들이 자라서 키를 넘고 있습니다.
계속 올라가는 줄 알았더니 그것도 아닌가 봅니다.
내려서니 다시 임도를 만나게 되고 임도를 만나면
다시 올라가게 됩니다.
한쌍의 닭다리가 오붓하게 붙어서 자라고 있습니다.
낙엽이 수북하게 쌓여 있는 등산로는
옆에 안전장치로 밧줄이 있기는 하지만
세월의 영향으로 삭아 있네요.
잡기가 부담스럽습니다.
가도 가도 금물산이 멀기만 합니다.
그래도 삼마치에서는 제법 온 듯합니다.
산패가 있나 하고 찾아보지만 산패는 보이지 않습니다.
먼저 진행하신 선배님들의 시그널과 삼각점 만이 살며시
기다리고 있습니다.
운무에 쌓인 사바세계는 오늘도 저렇게 제눈을 호강시켜 줍니다.
역시 올라온 보람을 충분히 느끼게 해 줍니다.
금물산 까지 가도 가도 나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계속해서 오르고 오르고를 하다 보니
중간중간 이정목에 보이는 금물산까지의 거리가
조금씩 좁혀져 갑니다.
그렇게 가도 가도 나오지 않을 것만 같은 금물산에 올라섭니다.
저번 낙동정맥때 면산이 멀기도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까지
멀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금물산은 멀게만 느껴집니다.
일렁이는 운무 속에 인간세상을 내려다봅니다.
신선의 마음이 꼭 제 마음 같을까요?
금물산에서 얼마 지나지 않아 성지지맥분기점을 만납니다.
성지지맥은 어디서 접속을 해야 할지 접속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규식님과 이야기를 하며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선배님 안녕하세요.
반갑게 인사를 드리고 오늘도 잘 부탁드립니다.^^
해피마당쇠님과 비실이선배님 사이에 한자리 차지해 봅니다.
건너편에는 싸부님께서 보초를 서고 계시네요.
그곳에는 규식님께서 함께 보초를 자처하십니다.
뻥뚤린 조망에 제 마음도 뻥 뚫린 듯이 저곳으로 훨훨 날아가는가 봅니다.
잠시 옹기종기 울퉁불퉁 산줄기에 멍을 때려 봅니다.
내려서는 길에 모싯대가 나 좀 보고 가세요 하며 불러세웁니다.
내가 아무리 바빠도 너는 내 마음속에 살포시 담고 가야겠다 싶어
찰칵해봅니다.
다시 길이 엉망입니다.
규식님께서 앞서며 길을 뚫어 가십니다.
타잔처럼 칡넝쿨 타고 아아아~ 를 외치며
저 앞에 건너편까지 훌쩍 날아가면 얼마나 좋을까요.
앗...
여기도 새삥 준희선생님 시그널이 펄럭이고 있습니다.
궁금합니다.
그래서 준희선생님께 카톡을 보내 봅니다.
이곳에 선생님의 시그널이 걸린 이유는 산행이 끝나고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궁금하신가요?
궁금하면 아시죠? 500원
불이 났었나 봅니다.
불에 탄 나무들이 꽤 많이 보입니다.
진행 방향에서 왼쪽편만 불에 타고 그을린 나무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오른쪽 은 괜찮습니다.
어쩌다가 뿌리부근이 다 튀어나와 있네요.
짐승들이 지나다 발길에 차였는가 봅니다.
아니면 멧돼지가 파헤치며 올라온 것일 수도 있겠네요.
확인할 수 없는 삼각점이기는 하지만 안내판을 들여다보니
홍천 458 4등 삼각점이네요.
이제는 임도가 나오면 풀이 얼마나 자라 있을지 의심부터 드네요.
그렇게 묵은 임도를 따르다 보니
어디서 향긋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합니다.
역시 칡꽃향기였네요.
크게 심호흡하며 가슴 깊숙이 들여 마셔 봅니다.
흐흠~~~
좋다..
그래도 여기는 등로가 좋습니다.
라고 하려 했는데
싸부님의 시그널이 곳곳에서 길안내를 해주십니다.
하지만 안내해 주시는 길을 따라가니 사람이 다닌다기에는
결코 쉽지 않은 곳으로 안내를 해주시네요.
하지만 그곳으로 가야 하는 길이다 보니 또 그 속으로 스며
들어가 봅니다.
숲 속에는 살짝살짝 보여주는 등로와 보여주지 않는 미지의 길이
혼재하며 사람을 혼란스럽게 합니다.
저도 모르게 식빵을 찾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서 묵은 임도로 진행하는 것은 아무래도 고생을 사고 또 사서
하는 것일 수 있겠네요.
힘들어도 마루금을 고집하는 것이 훨씬 좋을 듯싶습니다.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가면 안 되겠죠?
항상 도사리고 있는 발아래 위험도 감지 해야죠.
보이지 않는 윤형철조망도 잘 통과하셔야 합니다.
못 보고 갔다면 하마터면 옷이 남아나질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
ㅎㅎㅎㅎ
웃는 게 웃는게 아닐 수 있습니다.
그렇게 숲 속을 헤매다 보니 광명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사람의 흔적이 보이기 시작을 하고 구수한 냄새가 코끝에 와닿습니다.
이건....
네 맞습니다.
싸부님께서 불향 가득 품은 제육볶음을 해 놓고 기다리고 계셨네요.
규식님 누님께서 손수 만들어 주신 제육볶음을 싸부님께서
맛깔나게 불향을 입혀 내어 놓으셨네요.
열무김치도 맛있게 먹었는데 이번에는 제육입니다.
규식님 감사합니다.
먹어본 사람만 알 수 있다는 비밀의 묘약을 넣은 싸부님표 만두라면
아주 복잡 미묘한 맛이 전해 지는 라면입니다.
제육과 만두라면으로 더 이상 먹을 수 없을 정도로 뱃속을 차곡차곡
채우고 잠시 쉬었다 갈기산을 향합니다.
Ps
싸부님 너무너무 잘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힘차게 또 출발해 봅니다.
아무래도 먹고 얼마 쉬지 못하고 오르막을 오르려니 속이 거북하기는
하지만 땡볕에서 땀 흘리고 음식을 준비해주신 싸부님의 수고로움을
생각하자면 이런 거북함 정도는 감사하게 생각을 합니다.^^
배도 든든 몸도 든든 숨도 차니 이렇게 일본연지그물버섯과
속닥거리며 쉬어가기도 합니다.
저속에는 어떤 스머프가 집을 지키고 있을까요?
똘똘이스머프?
잠시 임도를 만나지만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치고 오르네요.
어여쁜 새색시가 윙크를 합니다.
저도 잠시 눈 맞춤으로 응대를 해줍니다.
꽃도 이쁘지만 열매가 더 매혹적으로 다가오는 누리장나무꽃입니다.
찰칵할 때만 해도 뾰족뾰족 암릉이었는데
사진은 구라다..입니다.
편하디 편한 능선으로 보입니다.
옹기종기 모인 아이들이 앙증맞습니다.
안녕 아가들아 방가방가 ^^
웬 철조망일까요?
개인 사유지일까요?
갈기산이 지척에 있습니다.
잠시 휴식을 하고 힘을 보충해서 단숨에 갈기산을
치고 오르기로 합니다.
가는 길
어쭈...
저를 쳐다보는 애벌레입니다.
송충이 인지 애벌레 인지 저 자그마한 하얀 것은 알인 듯싶네요.
저와 눈이 마주친 저 애벌레 제가 갈 때까지 한참을 저와 눈 맞춤
하며 눈싸움을 이어 갑니다. ㅋ
갈기산 정상이 얼마 남지 않았는습니다.
하지만 오르막은 끝나지 않습니다.
그러던 와중에도 저 바위가 멋있어 찰칵해 봅니다.
절벽바위?
어떤 것이 절벽바위일까요?
저 앞에 있는 걸까요?
이번에는 부부바위입니다.
왜?
둘이 부부바위일까요?
누가 남편이고 누가 아내일까요?
그냥 제 생각..
까칠하게 올라서는 갈기산입니다.
저 암릉사이를 오르고 나니 별하야 고생했다 하며 탁 트인 조망을 선사해 줍니다.
눈이 시원시원해집니다.
오늘의 마지막 산인 갈기산입니다.
이렇게 저렇게 포토타임을 즐깁니다.
이제는 하산해야 할 시간
마지막 조망을 눈에 담아 봅니다.
이곳에 또 올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사진으로 남겨 놓는다면 언젠가는 다시 들여다볼 날이 있겠죠.
내려가는 길에 시선을 끄는 아이가 있습니다.
야리야리한 파랑파랑이 너무 이뻐 보입니다.
잠시 눈 맞춤의 시간을 함께 합니다.
내려서는 길도 역시 만만치는 않습니다.
까칠함이 흠뻑 묻어납니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오르고 내리고는 계속됩니다.
쭈욱~
그러다 만난 임도 또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무성한 잡풀과
거미줄 속으로 인도를 하네요.
그렇게 거칠게 내려서다 보니
생뚱맞게 잘 정비된 계단이 나옵니다.
뭐지?
그렇습니다.
딱 여기만 계단이 있네요 ㅜㅜ
여기 주위에 묘소 라도 있는가 봅니다.
그렇게 내리막을 다 내려서니 싸부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드디어 끝이 났나 봅니다.
서울양양 간 고속도로가 생기기 전에는 한참 북적였을 홍천휴게소
옆으로 내려옵니다.
싸부님께서 이곳이 신당고개라고 알려 주십니다.
건너편까지 건너 가야 하지만 차들이 쌩쌩 달리는 위험한 곳이라서
이쪽 편에서 기다려 주셨다 하십니다.
역시 싸부님이십니다.
다음구간은 길건너에서 풀숲을 헤치고 들어서야 한답니다.
양평 용문으로 나와 사우나에 갑니다.
냉탕온탕이 너무 좋습니다.
그리고 나서 인근에 있는 닭갈비집에서 푸짐하게 뒤풀이를 하고...
라스트 입가심으로 커피까지 진하게 한잔하고
집으로 오는 길은 떡실신입니다.
이렇게 한강기맥 2구간 아찔 살벌 까칠 달달하게
끝이 납니다.
함께해 주신 규식님 그리고 저희를 살뜰히 챙겨주신
싸부님 감사합니다.
첫댓글 우와.... 대단합니다
자꾸 장거리 타시더니 이제는 뭐 전문가 다 되셨어요~
하기사~ 바라보는 저도 똑같이
자꾸 장거리 산행기만 보다보니 거리감을 잃어버린 체 그냥
아무런 생각없이 보고 있잖습니까, 현실과 다른 세계에서 가상공간 체험 느끼는 거처럼 ㅋㅋ
더웠을텐데...장하십니다.
사부님의 적극적 후원과 규식님의 뜨거운 동지애로 더더욱 빛나는 산행이었네요
늘 행복길 걸으시길 응원합니다.
힘내세요~~~
전문가라니요 부리나케님
싸부님 께서 보시면 웃으실 겁니다.
어쩌면 저하고 똑 같은 마음 이시래요.
저도 지맥팀 지원하며 다녔을때 사람들이 당연히
며칠씩 산에서 돌아 다니는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시간당 3km 속도는 내고 다니는줄 알았답니다.
헌데 제가 직접 걸어 보니 현실과 그분들은 확실하게 다르다는것을
체험하고 있습니다.
함께 하시는 규식님과 밀착지원해주시는 싸부님이 계셔서 징글징글
가시밭길을 헤치고 다닐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부리나케님 처럼 저에게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계시니 그힘
때문에 더 열심히 걸어 낼수 있는것 같습니다.
너무너무 감사해요 부리나케님^^
사람손가락이나 팔에 밴드를 1년동안 묶어두면 팔이 썩어버리듯...나뭇가지에 리본을 매단 부위는 통풍이 되지않아 시간이 지나면 나뭇가지가 죽어버립니다.. 고로 나뭇가지에 리본을 걸어두는 것은 재고해봐야 합니다.
사람손가락이나 팔에 밴드를 그렇게 오랫동안
썩을때 까지 붙여 두지는 않겠죠.^^
무엇이든 일장 일단이 있을수 있습니다.
시그널을 걸어 둬서 나뭇가지 그렇게 될수도 있지만
그렇게 되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는 나뭇가지도
제법 있습니다.
길없는 곳에서 시그널은 그야말로 생명줄 같을 때도
있구요.
도깨비님 께서 말씀 하시는 의도는 충분히 생각해볼
여지도 있고 틀리신 말씀도 아니십니다.
상황에 따라 좋을수도 나쁠수도 있을수 있으니 까요.
귀중한 조언 감사히 생각하겠습니다.^^
산행기 잘보고 있읍니다
신당고개 이후는 언제 진행하시는지요?
감사합니다. 와이투케이1님
신당고개에서 두물머리 까지 남은 55km는
9월 15~17일 금토 무박으로 진행 합니다.
궁굼하신게 있으시면 다류대장님께 연락
해보시면 되실듯 합니다.
@별하 별하님 자세한 답변감사드립니다
개인사정으로 금주는 산행이불가하여 다음에 시간되면 뵙겠습니다
항상 안전산행하시고 9정맥 6기맥 완주 응원하겠읍니다~
감사합니다 ~
별하님, 이규식님
하루 반나절 걸려60km 넘게 산하와 동요하면서 질주하였네요.
주야없이 걸으면서 멋진 만남의 추억은 변함없이 이어가셨구요.
소삼마치 부근의 오랜 제 흔적도 아직 남아 있네요.
멋진 사진과 정감스런 산행담을 즐감합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이어지는 여정도 안전하게 진행하세요.~
안녕하세요. 방장님^^
다류대장님 산행하실때 힘들다 하셔서 그렇게 까지
힘들까 생각 했었는데 막상 제가 해보니 오르고 내리고
엄청 합니다.
그래도 이길을 걷는 내내 힘은 들더라도 행복지수는
가득 가득담아 너무 행복했습니다.
먼저 지나신 선배님들의 흔적을 따르는것도 제게는
또다른 의미로 다가옵니다.^^
가져주시는 관심에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천천히 걸어
한강기맥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