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개관한 서귀포극장은 서귀포가 읍이던 시대에 세워진 최초의 극장입니다. 당시 서귀포읍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태어났다기보다는 정부의 홍보영상물인 대한뉴스를 보여주기 위해 지어졌다고 합니다. 당시 건축자재를 비롯한 모든 물자가 만들어내기도 어려웠거니와 조달하기도 어려웠던 시기라 극장을 짓기 시작해서 3년 만에 완공되었습니다. 영사기가 설치된 건물의 앞 쪽 부분인 이층은 철근콘크리트로 그 외의 벽면과 무대벽면은 석조로 지붕은 함석으로 지어졌습니다. 1993년 목조서까래에 불이 나서 지붕이 불에 탔고, 경영난에 허덕이던 극장은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솔동산 언덕배기에서 십여년 동안 문을 닫고 시민들의 기억에서 사라져가던 극장은 2013년 마을미술프로젝트 행복의 섬 프로젝트 between 진행으로 극장안에 예술작품들이 설치되면서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변신은 그렇게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극장 건물이 안전진단 결과 시민에게 개방할 수 없는 개방불가의 판정을 받은 것이죠. 서귀포시는 다시 일 년 간의 보수작업을 거친 후, 다시 안전진단을 받은 후 시민에게 개방 하게 되었습니다.
지붕이 없는 공연장으로의 변신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모자람이 없었습니다. 처음 그대로의 모습으로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고풍스런 극장의 분위기는 어떠한 공연도 멋스럽게 소화시키며 오늘도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을 불러들이고 있습니다.
아래층 관람석의 통로를 안내해 주던 표시가 있던 자리 ( 막대기형은 1980년대 이전. 둥근형은 1980년대 이후)
한 폭의 추상화를 연상케하는 극장 바닥은 칠이 벗겨지면서 차근차근 세월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 아직도 영사실에 남아있는 영사기
한 시대를 풍미했던 명화들, 김윤복 어린이의 슬픈 일기를 영화화한 '저 하늘에도 슬픔이', 모성애를 자극하며 손수건을 적시게 했던 '미워도 다시 한 번',' 당신만을 사랑해', 오마샤리프가 주연했던 '닥터지바고', 말론 브란도의 '대부', 영원한 세기의 연인인 올리비아 핫세의 '로미오와 줄리엣', 줄리 앤드류스의 '사운드 오브 뮤직', 미의 요정 오드리 햅번의 '로마의 휴일', '황태자의 첫사랑' 등 극장을 거쳐 간 수많은 명화들이 이 영사기를 통해서 상영되었고, 무대에선 '감수광'의 혜은이 리사이틀, 가수로 데뷔 하기 전의 은희가 공연을 했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작곡가 안익태의 연주무대가 펼쳐졌습니다.
극장의 이층에서
극장 옥상에서
첫댓글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
저도 같이 교육에 참가한듯 생생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