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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불루로드가 궁굼했다.
제주 올레길을 걸어보니 같은 바닷길로 만든 불루로드는 어떤 차별성이 있을까 비교도 하고 싶어졌다.
물론 요즘 걷기가 유행이다보니 경치좋은 바닷가를 끼고있는 지방에서
앞다투어 걷기에 좋은 길을 만들어 멋진 이름도 붙인다.
그 중 남해 바래길도 궁금하긴하나.... 그건 너무 머니 다음 기회에 가 보기로 하고...
1박2일도 아니고 하루일정이어서 하루에 세 코스를 다 걸을 순 없었으므로
가장 많이 가고 가장 경치가 좋다는 2코스를 걷기로 계획을 세웠다.
2코스는 15KM로 약 5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해맞이공원-석리-대게원조마을(경정리 3, 2, 1마을...순서가 좀 이상하지만 걸어보니....)-축산항(죽도산)까지이다.
http://www.cyworld.com/fuco58/3614522
복사를 금지하여 사진을 가져올 수 없어서.....
저 사이트를 들어가면 불루로드에 대한 코스(1, 2, 3코스)정보가 들어있다.
2코스는 해맞이공원에서 시작하여 축산항(죽도산)에서 끝난다.
저 해맞이공원 바로 옆이 대게모양의 등대인 창포말등대이며
바로 가까이 언덕 같은 산으로 올라가는 잘 포장된 길을 조금만 올라가면
수 많은 풍력발전기가 바다가 보이는 곳에 멋진모습으로 서 있다.
다른 건 몰라도 부지런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지라....
어지간하면 하루에 1 코스 이상을 걸어볼 욕심으로
울산에서 새벽 6시30분에 출발하였더니
신에너지재생관 주차장에 도착하니 8시30분 정도 된 시간이었다.
코스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검색해보니 차를 주차하기에 좋을 것 같고
풍력발전기들이 많이 있는 사진에 끌렸으므로 저 곳에서 시작하면 좋을 것 같아서였다.
근데.... 가 보니 그 곳은 산으로 제법 많이 올라가서... 불루로드를 다 걸은 후,
나중에 되돌아와서 차를 주차한 저 곳까지 올라가려면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재생에너지전시관이라는 이름으로 이렇게 공원처럼 잘 꾸며져 있었다.
전광판이 설치된 축구구장을 비롯하여 확 트인 넓은 장소에
수 많은 풍력발전기들이 열심히 돌아가고 있는 진풍경이었다.
제주도의 12코스와 14코스에서 본 풍력발전기와는 비교하기가 어려웠다.
저 왼쪽의 풍력발전기가 너무 커서 한 화면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른 시간인데 전시관주차장 근처엔 초등학생 정도 되는 어린 아이들만 몇 명이 뛰어놀고 있었다.
어른도 주변엔 안 보이고....
이상하다. 이렇게 일찍 여길 올 수 있는 걸 보니 근처숙소에서 숙박하고 왔나?
여기까지 어떻게 올라왔지?
그래도 이른 시간인데? 하고 생각했다.
도대체 이건 뭐지? 무슨 드럼통도 아니고....
가까이 좋은 건물과 휴게소도 있었지만,
너무 일찍 도착해서인지 화장실문을 안 열어 화장실이 어디에 있을까 찾다보니
조금 떨어진 곳에 이상한 캡슐들이 보여서 찾아갔더니 캡슐형펜션처럼 보였다.
아마도 예약을 해야 묵을 수 있는 곳인듯 싶었고
크기는 작았지만 경치가 좋은 곳에 자리잡아 보기에 좋고 독특했다.
바로 옆에는 텐트를 칠 수 있도록 캠핑장도 있었다.
공동조리대와 공동화장실, 공동샤워장... 같은 시설도 잘 갖추어져있었다.
의문이 풀렸다. 조금 전 주차장근처에서 뛰어놀던 아이들이 여기서 묵었던 거였다.
도대체 이런 곳에 이런 숙소를 설계한 사람은 누굴까? 궁금하다.
발상의 전환......
아! 이런 곳도 있었네.... 하고 눈여겨 봐두고 내려왔다.
어쩔 수 없이 차를 가지고내려오다가
'사진찍기 좋은 곳'이란 표지판을 보고 차를 세워서 올라가 보았다.
그 사진 찍기 좋은 곳에서 바다를 내려다보고 찍었다.
아주 좋은 곳은 아니었지만 그런대로 사방이 다 셔트를 누를만했다.
때로는 너무 가까이서 보는 것보다 조금은 멀리 떨어져서 보는 광경이 더 멋있을 수 있는 법이다.
아직 해가 제대로 뜨기 전이어서 구름이 잔뜩 낀 모습인데
풍차들이 줄을 서서 모여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산을 이용한 넓은 곳에 풍차들이 열을 서서 서 있는지라
사진에 다 담을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
블러그에서 많이 본 대게 모양의 창포말등대이다.
아니 엄밀히 얘기하면 대게모양이 아닌 대게다리모양...
이른 시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제법 많은 사람들이 이미 등대에도 올라가고 사진도 찍고 있었다.
등대를 올라가는 길은 나선형계단으로
계단의 삐꺽이는 소리가 제법 나서 올라가도 되나? 좀 무서워졌다.
등대 위에서 내려다 보고 찍은 조형물이다.
제법 신경을 써서 조형물을 세우고 언덕지형을 잘 이용한 공원이 예쁘다.
이 창포말등대 바로 옆이 해맞이 공원이다.
거의 연결되었다고 봐도 틀리지 않는다.
해맞이공원이다. 루미나리에 같은 것이 설치되어있는 것을 보니 야경도 보기 좋을 것 같았다.
밤까지 있을 수는 없어서 확인할 순 없었지만.....
밤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다.
눈썰미가 있으신 분은 보셨는지 모르지만,
사진 왼쪽 산 위에 서 있는 거 조명등이
바로 신재생에너지전시장 바로 옆에 설치된 운동장의 야간조명등이다.
그러니 바로 옆이라는 것이 증명이 된다.
이 사진은 창포말등대에서 해맞이 공원을 보고 찍은 사진이다.
즉 인증샷이라고 해야할까?
창포말등대 주변은 길도 좁고 차를 주차할 곳이 마땅찮아서 해맞이공원근처에 차를 세웠다.
여기서부터 걷기 시작하여 다시 되돌아와야한다.
걸으려고 한다면 차를 가져오지 않는 것이 더 좋으나 일찍 오려고 작정을 한 터라 어쩔 수 없었다.
대중교통으로 왔다면 아마도 2시간 걸리는 거리를 4시간 이상은 소요되어야 할 것이었다.
돌아갈 때도 마찬가지고.... 한 번에 오는 버스가 없으니
영덕으로 갔다가 다시 해맞이 공원으로 와야 하고 두 노선의 버스도 기다려야 해서...
어쩔 수 없이 차를 가지고 오기로 작정할 수밖에 없었다.
자! 이제 슬슬 걸어볼까나?
영덕 불루로드는 어떤 모습일까? 그 궁금함이 풀리려는 순간이다.
해맞이 공원 주차장 가까이 피어있는 해당화이다.
이미자의 노래(섬마을 선생님)로 만난 해당화는 장미과로 진분홍색꽃이 이맘때쯤 핀다.
해당화라는 이름처럼 바닷가에 있어야만 제대로 산다고 알고 있었으나 꼭 그렇치만은 않은 모양이다.
바닷가가 아닌 곳에서도 꽃을 피우는 걸 보긴했으니.....
해맞이공원에서 저 멀리 2코스의 마지막이자 오늘의 목적지인 축산항(죽도산)이 아주 작게 보인다.
가운데 아주 작게 보이는 섬 같은 것이 바로 그 곳이다.
바닷가길을 대부분 걸어서 저 곳까지 가야한다.
바닷가길을 따라 걸어가다보면 저 죽도산이 마치 제주도의 10코스 산방산을 떠올리게 하던데...
걸을수록 점점 크게 다가오는 모습이 재미있다.
지명을 모르겠다. 무슨 포구인 것은 같은데... 해맞이 공원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었다.
빨간등대와 약간 언덕지형에 지은 집들이 제법 잘 어울린다.
이 때부턴 해가 나기 시작하여 아주 청명한 날씨를 보여주었고
바닷색은 그야말로 이름 그대로 - 코발트불루... 아주 예뻤다.
바로 이런 길을 걸으며 간다.
바닷가 울퉁불퉁 돌도 밟으며 가다가 솔숲길도 가다가....
대체로 해안을 따라가는 불루로드 - 정말 아름다웠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어떤 미사려구로도 표현이 어렵다.
이런 이름을 알 수 없는 꽃들도 만나며 간다.
중간에 연두색꽃은 잎인가 했더니 잎이 아닌 꽃이었다.
가만 생각해보니 연두색꽃은 처음 보는 것 같아 신기했다.
이 외에도 무수히 많은 꽃들이 심심하지 않게
길을 걷는 나그네를 반기며 나를 좀 봐달라고 손짓한다.
이것이 바로 걷는자에게 주는 선물이다.
이 길에선 특별히 저러한 초소들을 무지 많이 만나게 된다.
어쩌다 띄엄띄엄이 아니고 한 군데에 서 너 개의 초소와 방공호가 같이 설치된 곳도 많았다.
예전에 설치하고 방치한 것들인가? 했는데 시설은 아주 낡았지만
자세히 보니 요즘도 밤에 보초를 서는가 싶기도 했다.
의자 같은 것들이 먼지가 거의 없었다.
이 길은 밤에는 보안을 위하여 출입금지라고 몇 군데나 적혀있었다.
이렇게 멋진 초소도 있다. 아래 가운데 주황색은 포대이다. 즉 쓰레기....ㅠㅠ
저 곳에서 망망대해를 바라보면서 군인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아마도 오랫동안 바다쪽으로는 눈도 돌리고 싶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 얘기 하도 많이 들어서....
가다가 앉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드는 멋진 곳에 멋진 벤치가 함께 한다.
사진이 실물보다 못 나온듯하다. 실물은 훨씬 더 멋지다.
저 벤치에 앉아서 바다를 꼭 바라보고 가기 바란다. 무념무상.....
특이하게 생긴 바위여서 찍어봤다.
위의 소나무도 조금 더 크면 더 멋지겠다 싶고
오른쪽의 작은 소나무도 바위에 터를 잘? 박아 잘 자라고 있었는데
몇 십년이 지난 후 다시 오면
저 소나무들은 얼마나 더 멋진모습으로
저 바위를 보호할까? 하는 생각을 문득했다.
어쩌면 수 십 년 뒤엔 불루로드의 명소가 되어있지 않을까?
대게마을 입구에 서 있던 정자와 오른쪽 위를 자세히 보면
대게모양의 나무로 된 조형물이 보인다.
마치 장승같은...
저 아래에서 연세 드신 어르신 몇 분들이
도시락으로 싸 온 점심을 같이 드시고 계셨는데 아주 즐거워 보였다.
그 분들의 즐거운 웃음소리가 파도소리에 섞여 바다로 퍼져나갔다.
인생을 제대로 즐기고 사시는 분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인생 별거 있나? 좋은 사람과 좋은 대화하며 사는 것 이상 좋을 거 있나?
아래의 세 척의 배도 바다는 물론 저 풍경들과 잘 어울린다.
마치 누군가 갖다놓은 소품같다.
이 마을에서 점심을 먹었다.
식당은 몇 군데 있지만 영업을 하고 있는 식당은 내 눈에는 딱 한 집만 보였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래도 영덕에 왔으니 대게는 먹어야지...
그런대로 커 보이는 게 4마리에 4만원...... 지금은 게의 계절....
제법 알이 많이 차 있어서 두 명이 배불리 먹었다.
그 귀한 두릅나물이 유일한 에피타이저로 나왔다.
게가 쪄지는 동안 참두릅나물을 먹으며 '세상에 이런 일이'를 시청하였다.
4시간 정도 실컷 걸은 터라 다리 쭉~~ 펴고 장롱에 기대어
텔레비젼을 보며 맛있는 게를 먹으며 1시간을 잘 쉬었다.
주인이 게를 먹을 수 있도록 잘 갈라주시면서
미리 게살과 내장을 좀 가져가더니 나중에 맛있는 비빔밥을 만들어 주셨다.
게살만으로 배를 채운 터라 비빔밥이 양이 좀 많은듯 느껴졌지만 그래도 다 먹었다.
해파랑길이라고 적힌 솔밭길이다.
햇빛도 별로 들지 않고 무성한 나뭇사이로 간간이 파란 바다도 보이고
솔잎이 융단처럼 길을 깔아주어서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었다.
나무를 가만히 보면 산악회에서 매단 리본들이 마치 성황당의 울긋불긋한 천장식을 생각나게 한다.
영덕불루로드는 그다지 표지판이 필요없을 것 같았지만
영덕불로로드표지(인터넷 찾으면 나올듯...)가 전봇대나 나무 같은 곳에 매달려 있지만
그래도 의심 가는 곳은 이런 산악회에서 매단 리본으로 찾아가면 된다.
걷다보니 벌써 죽도산이 보인다.
이 모퉁이를 돌면 해수욕장이 하나 있고 다리만 건너면 죽도산 전망대로 간다.
죽도산 전망대는 나무계단으로 올라가는 길을 만들었는데 멀리서도 그 나무계단이 보였다.
거의 5시간 가까이 걸렸다. 천천히 쉬엄쉬엄 왔더니....
하긴 천천히 걸으려고 이 길을 왔으니... 아무런 불만 없다.
죽도산 근처에서 바라본 지금까지 걸은 길을 되돌아보고 찍었다.
자세히 보면 저 멀리 풍력발전소가 흐릿하게 보인다.
저 곳에서부터 걸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죽도산전망대를 올라가는 길에 내려다보고 찍은 사진이다.
햇살에 반짝이는 바다풍경이 어디선가 들은 '은빛갈치가 펄떡이듯' 반짝반짝 예쁘다.
저 바다와 민물이 합쳐지는 곳에 서 있는 초록색다리는 과연 압권이다.
너무 아름다워 전망대로 올라가면서 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찍고 또 찍었다.
올라갈 때마다 달라지는 멋진 풍경에 절로 탄성이 났다.
저 두 개의 물이 있는,
그 주변의 마을들의 모습도 마치 그림처럼 아름답다.
노을이 질 무렵 이곳을 다시 찾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절로 났다.
다음에는 3코스를 고래불에서 거꾸로 걸어서
노을이 지는 시간에 이곳에 다시 와야지.... 하는 생각을 하며 올라갔다.
바다쪽은 누구나 알다시피 동쪽이지만 저 샛강이 있는 곳은 서쪽이니
저녁무렵의 석양이 분명 멋있을 거 같았다.
저 샛강을 사이로 두 개의 바다가 마을을 사이에 두고 있었는데
한 화면에 다 못담는 것이 실로 원통하다.
올라가면서 찍은 죽도산전망대이다.
규모는 제법 큰데 전망대는 아래만 갈 수 있고
위의 저 유리로 된 곳은 오픈 되어있지 않아서 좀 아쉬웠다.
전망대라면 저 위에 올라갈 수 있도록 해 주어야하는 것 아닌가?
어린이날이어서 공무원이 쉬는 날이어서 그런지 항상 그런진 잘 모르겠지만......
전망대에서 바라본 축산항포구이다.
저 멀리~ ~ 보이진 않지만 고래불해수욕장이 아마도 있을 것이다.
고래불해수욕장은 3코스의 마지막이다.
그러므로 3코스는 여기 축산항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전망대에서 온 길로 내려가지 않고 반대길로 내려가 봤다.
무슨 건물인지 안 적혀있어서 잘 모르겠지만 아주 설계가 잘 된 건물이었다.
이 곳의 화장실은.... 전망대는 아예 문을 잠궈놓아 사용할 수 없었고
이 건물의 화장실은 개방되어 있었는데 아주 깨끗하게 잘 관리되어 있었다.
저 푸른색의 원으로 된 조형물은 바다와 무척 잘 어울렸다.
저 아래 의자 몇 개를 같이 놓아두었다면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
저기서 계단을 내려가니 또 다른 전망대가 작지만 잘 꾸며져 있었다.
어떤 용도로 지은 건물인지 궁금해졌다.
물어보고 싶어도 관리인이 없고 모두 관광객뿐인지라....
위에서 내려다본 데크와 바다...
이 주변은 경치도 아름답지만 그 아름다운 경치를 받쳐주는
이런 주변 시설물들이 경치와 어울어지게 잘 만들어놓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곳은 경치를 해치는 곳도 있는 반면...
하얀포말이 끊임없이 왔다가 부서졌다.
동해는 이렇듯 맑고 푸르렀다.
오른쪽은 군인들이 사용하는 반공호인 것 같았다.
우리나라의 아픈 분단의 현실이 계속 생각날 수밖에 없는 길이었다.
외국인들은 이 길을 걸으면 어떤 생각이 들까?
경치가 좋은 곳에 보기 싫게 만들어지고 방치된 것 같은,
너무나 많은 군인들의 초소와 반공호를 보면....
축산항에서 고래불해수욕장으로 가면서 뒤를 보고 찍은 축산항의 모습이다.
저 멀리 산 위에 아까 올라간 전망대가 작게 보인다.
이 축산항에서 봉수대-목은이색의 산책로까지 조금 걷다가 다시 축산항으로 돌아왔다.
어차피 다 걸을 순 없었고 다음에 다시 걷기로 하고.... 남겨두고 싶어졌다.
천천히 걷다보니 벌써 5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다시 울산으로 돌아가야하고 휴일이라 길도 막힐 거 같아서였다.
다시 왔던 길은 걸어서 축산항으로 돌아왔다.
돌아가는 길은 갑자기 좀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보니 1시간 점심 먹은 시간을 제외하면 약 7시간을 쉬지않고 걸었다.
걸으면서 날씨가 더워서 슈퍼에서 물을 사 먹으려고 했지만
작은 시골이라 슈퍼주인이 나이 드신 할머니 할아버지인지라....
전기세를 아끼느라고 아직 냉장고를 가동하지 않아 찬물을 못 사먹었는데
조금 큰 이 곳(축산항)에서는 냉장된 물을 사 먹을 수 있었다.
아이스크림도 필요없었고 물이 최고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점심때 먹은 대게가 좀 짰던 모양이다.
시골이라 버스는 이미 4시에 끊겼다고 하고....어쩔 수 없이
차를 주차해둔 해맞이 공원까지 택시로 이동하려 했는데....
10분 정도의 거리가 13,000원이란다.
좀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돌아가야하니...
그리고 더 이상(시간도, 체력도) 걸을 수 없어서...어쩔 수 없이 탔다.
근데 조금 갔는데 기사가 합승해도 되겠냐고 하기에 그러라고 했더니
젊은 아가씨 3명이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 일행 2명에 아가씨 3명을 합하면 5명으로 뒷자리에 4명이 비좁게 타고 갔는데 도착하니
기사가 두 명 일행은 5,000원 세 명 일행은 8,000원 내란다.
아주 공평하고 양심적인 기사였다. 그래서 내리면서 1,000원을 더 주었다.
합승 하자기에 두 팀 따로따로 13,000원을 받나? 했더니...
합승한 사람들은 대구에서 온 아가씨들로 같은 직장인 모양이다.
그들도 해맞이 공원에 차를 두고 왔단다. 이런 우연이...
하긴 영덕불루로드건 어느 길이건
차를 가지고 와서 걸을려고 하면 차를 둔곳까진 어쩔 수 없이 가야하니 당연하지..
그들도 그 곳에서 걷기 시작하여 축산항까지 걸었다고 한다.
5시간 걸린 길이 택시로 10분이라니... 허탈하다고...
오늘 집에 가면 베개가 머리에 닿자마자 잘 것 같다고
재잘재잘 푸념을 늘어놓는다.
해맞이 공원에 도착하니 아침에 그 곳에 갔을 때와는 딴판이었다.
어찌나 사람들이 많던지... 주차장이 비좁아 양길에 주차된 차들로 넘쳐나고 있었다.
장삿꾼들도 많고 먹을 거리도 팔았다. 어묵 같은...
사람들이 가족들과 친구들과
모두들 즐거운 표정으로 해맞이공원에서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즐거운 어린이날이다.
이름도 멋진 영덕 불루로드- 이름 그대로 푸른바닷길을 따라
멋지게 꾸며놓고 가장 편안하게 걸었던 것 같다.
2코스는 길을 헤맬 염려도 없이
바다만 따라 가면 되니 길 찾기도 쉬웠다.
바람도 별로 없었고 날씨도 청명하여 걷기에 덥지도 춥지도 않고 딱 그만이었다.
하지만.... 좀 아쉬운 점은...
제대로 잘 만들어놓고도 관리가 안 된부분이 많이 눈에 뜨였다.
수평이 맞지않는 비툴어진 나무 계단, 유실된 나무(침목)로 만든 계단들은 아무렇게나 방치되어
길로써의 역할도 제대로 못하고 보기에도 좋지 않았다.
졸속행정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오래되어 그렇다기 보다는 처음부터 기초를 제대로 닦지않았음을 문외한의 눈에도 보였다.
이 길이 만들어진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고 알고 있으니.....
저런 부실공사의 책임은 저 길을 만든 공사책임자에게 분명히 다시 지울 수 있었을 텐데...
그 시기를 놓쳤는지 모르지만... 그 역시 공무원의 무책임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이 길을 만든 사람들은 이 길이 이렇게 훼손되어 있는지나 알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돈을 들여서 만들어만 놓고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그 책임은 분명히 누군가는 져야할 거 같았다.
새 나가는 우리의 세금.. 이런 거창한 얘기는 하지 않더라도
이 길과 관계된 이 곳 공무원들과 그 가족, 친지들도 이 길을 많이 걸을 텐데....
그리고 또 아쉬운 점은 쉴만한 공간을 적절히 배치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물론 군데군데 정자도 있고 벤치도 많이 눈에 뜨이긴 했다.
하지만 어떤 곳은 지나치게 많이 설치되고
어떤 곳은 쉬고 싶어도 쉴 곳이 없다는 것도
길을 걷는 사람 위주로 설계되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사용가능한 화장실이 좀... 부족한듯 하다.
해맞이공원과 죽도산아래에는 간이화장실이 깨끗하게 잘 꾸며져 있었다.
그 외에는 화장실은 군데군데 마을주변에 있었으나 유감스럽게도 모두 문이 닫혀져 있었다.
조금 더 더워져 해수욕을 할 수 있고 사람들이 몰리는 계절에는 열어놓을 것 같긴하나....
지금은 대부분의 공중화장실의 문은 굳게 잠겨져 있어서 필요할 때 사용할 수가 없어 좀 아쉬웠다.
올레길과 비교하긴 좀 그렇다. 어디와 어디를 어떻게 비교할 수 있을까?
길은 모두 저마다의 특색이 있는 것을...
바다도 마찬가지이고...
바다라고 다 같은 바다가 아님을 우린 잘 알지 않는가?
같은 바다도 어제바다 다르고 오늘바다 다르고
오늘 바다도 아침 바다 다르고 오후 바다가 다르듯이...
제주도의 검은 돌들과는 달랐지만 영덕의 바다도 멋졌다.
날씨도 청명하게 맑고 구름도 보기 좋았고
바람도 별로 없어서 걷기에는 더 없이 좋은 날이었다.
걸어서 가는 길도 멋졌지만 특히 해맞이공원 주변과 죽도산전망대 주변은
넓은 곳에 멋진 조경시설을 조경하여 그 본래의 경관도 해치지 않으면서 정말 보기 좋았다.
다음에는 꼭 고래불에서 거꾸로 걸어서 저 죽도산등대에서 석양을 보고 싶어졌다.
바닷물과 민물이 어울어지는 저 멋진 곳에서의 석양을 다음에 기약하며.... 여행기를 마친다.
다음 사진들은 순서 상관없이 2코스의 못다 올린 사진들을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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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바람님의 이 답사기는 올사모 답사기 중 최고의 점수를 주어야 할 것이고 한국의 답사기중 대상을 받을 수 있는 값진 것입니다. 이를 작성하시느냐고 몇시간이나 작업을 하셨을 것이고 이 글에는 바람님의 일생동안 살아오신 마음씀이 녹아 았습니다. 참으로 서사와 서정이 함께 어우러진 멋진 답사기입니다. 앞으로 이런 답사기를 책으로 내서 많은 독자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참으로 감사합니다.
교수님은 항상 과한 칭찬을 몸둘 바를 모르게 해 주셔서 감사하고 또 감사하고...그리고 부끄럽습니다.
우리나라도 이렇듯 걷기에 좋은 코스를 지방마다 그 특색을 살려서 많이 만들어 여행객들을 유혹합니다.
2코스는 오르막 내리막도 거의 없이 해안길을 따라 걷는데 걷기에 편하고 경치도 매우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