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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곤충 산업은 아직 발걸음을 시작한 것에 불과하지만 점차 발전 단계에 있으며 용도도 다양합니다. 유용한 곤충 자원과 국내 곤충 산업의 전망을 알아보겠습니다.
1980년대부터 선진국에서는 곤충자원을 지구상의 유일한 미개발 자원으로서 그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연구·개발에 착수하였습니다. 한국에서도 뒤늦게나마 농촌진흥청의 잠업시험장이 기구를 개편하면서 잠사곤충연구소로 개칭하고 연구 분야도 누에뿐만 아니라 곤충 전반에 대한 연구로 확대하였습니다.
근래 곤충의 산업화가 매스컴에 등장하면서 빠른 속도로 곤충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고, 비록 규모는 크지 않지만 수십여개의 곤충회사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사업 중인 회사들은 천적이나 애완용 등 곤충생체를 그대로 이용하는 1차 산업이 대부분이고 이를 가공하거나 곤충미생물 또는 유전자를 이용한 제품의 생산과 같은 고부가가치의 2차 산업은 아직 거의 발을 들여놓지 못한 상태입니다.
여기서는 현재 국내에서 곤충을 이용한 산업의 현실과 미래의 전망에 대해서 말하고자 합니다.
유용곤충자원의 이용
곤충의 주요 이용분야에는 천적으로서의 곤충, 화분매개곤충, 각종 유용물질을 생산하는 곤충, 식·약용곤충, 축산배설물처리 및 재자원화에 이용되는 곤충, 레저 이용 곤충으로서 낚시미끼용 곤충 그리고 정서·애완곤충과 지표곤충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이 모두를 산업곤충으로 불러도 무방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서 이 모든 분야에서 산업화가 되어 있는 것은 아니고 소규모 업체들이 대부분인데 국내 유용곤충의 종수를 조사한 결과 모두 47과 103종에 대한 이용 사례가 파악되었으며 약용곤충이 76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 천적곤충
천적곤충이라면 먼저 진딧물을 잡아먹는 무당벌레를 연상하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 무당벌레가 상품화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포식성 진디혹파리와 기생성 콜레마니진디벌이 수입되어 진딧물 방제용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주식회사 세실이 생물학적 해충방제 제품들을 수입하거나 개발하였습니다.
진딧물 방제용으로 무당벌레 외에 진디벌을 개발하였고, 총채벌레 방제용으로 애꽃노린재와 응애를 개발하였습니다. 또한 시설하우스에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 온실가루이 방제용으로 온실가루이좀벌이 판매되고 있으며 담배장님노린재와 꼬망무당벌레는 현재 개발중입니다. 기타 나비목 해충을 방제하기 위한 알벌류도 수입 판매하고 있어 토종 천적류를 개발함으로서 크게 비약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 화분매개곤충
화분매개곤충으로서는 과수원 쪽에 국내산 가위벌류를 대량 증식시켜 농가에 보급하기도 하였으나 시설원예 쪽은 현재 거의가 수입한 서양꿀벌이나 서양뒤영벌이 보급되고 있고 다만 구미시의 한 농민이 금오산 호박벌 이라는 상표로 국내산 호박벌을 증식시켜 판매한 적이 있으나 현재는 없어졌습니다.
그러나 작년에 잠사곤충연구소의 후신인 농업과학기술원 농업생물부에서 토종호박벌의 대량증식 기술을 개발하여 세실 및 킨섹트 등과 같은 곤충산업체에 기술 이전한 바가 있습니다.
한편 2002년도 서양벌의 수입액은 대개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약 76만 8천불로 우리 돈으로 약 9억원 정도였습니다.
● 정서·애완곤충
도시화 및 산업화에 따라 주변의 정서가 메말라가고 있는 현실에서 일년 내내 관람할 수 있는 곤충생태관은 도시 어린이들의 정서함양과 더불어 도시 사회인들의 휴식공간으로서도 매우 바람직한 시설로 생각됩니다.
가까운 일본에는 이러한 곤충관이 39개현에 산재해 있고 그 외에도 사설 곤충관이 수없이 많이 있으나 우리나라에는 연중 관람이 가능한 곳은 한 곳도 없는 실정입니다. 대구 동구청에서 운영하는 곤충관이 비교적 잘되어 있어 겨울을 제외하고는 언제나 관람이 가능합니다.
이곳의 주종은 나비류이고 대부분 배추흰나비와 호랑나비이지만 계절에 따라 네발나비, 제비나비, 꼬리명주나비, 노랑나비 등도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사육해서 판매되고 있는 정서곤충의 대부분은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류로서 강화도의 벅스투유 외 20개소 이상이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나비류는 거의 표본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그것도 대부분 화려한 열대종을 수입해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곤충시장, 만천곤충박물관이 여기에 해당되며 곤충열쇠고리 등 곤충을 이용한 장식품도 거의 수입품이지만 판매하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최근 10년 사이에 곤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서·애완곤충을 중심으로 많은 회사들이 설립되고 있으나 규모가 작으며 거의 같은 종들을 취급하고 있어 종의 다양화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며 특히 청각곤충으로서 귀뚜라미, 방울벌레, 여치 등의 사육·판매가 앞으로 기대됩니다. 그래서 작년도에 농촌진흥청 농업생물부에서 개발된 왕귀뚜라미 대량사육기술이 11개 농장에 이전되어 활발히 영업하고 있습니다.
● 식·약용곤충
동서양을 막론하고 예부터 곤충을 식용으로 먹어왔으며 현재에도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지에서는 많은 종류의 곤충들을 식용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곤충은 불포화지방산을 다량 함유한 고품질의 단백질원으로서 앞으로도 식용곤충의 개발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 내에서는 누에번데기와 벼메뚜기 등이 수입되어 판매되고 있으며 최근에 고촌목장이라는 곳에서 귀뚜라미를 고급술집의 안주로 판매한 적이 있습니다. 아직 국내에서는 곤충을 혐오스러운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식용곤충의 개발 및 판매는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편 약용곤충은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한방에서 76종이나 취급하고 있으나 거의 모두가 중국 등과 같은 외국에서 수입되고 있고 다만 굼벵이만이 대량사육해서 판매하고 있는 곳이 여러 곳이 있으며 앞으로도 굼벵이사육농장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초가농산이 국내에서 그 중 큰 규모의 굼벵이사육농장으로 구리시에 판매소를 두고 농장은 여주에 대규모로 시설화 해놓고 의욕적으로 사업을 전개하였으나 현재는 거의 문을 닫은 상태입니다. 그 원인이 법적인 문제로, 굼벵이가 법적으로 아직 혐오식품으로 묶여 있기 때문인데 앞으로 이 문제의 해결이 시급한 과제로 생각됩니다.
● 축산배설물 처리곤충
축산업에서는 그 배설물의 처리가 가장 큰 고민 중의 하나인데 러시아와 미국은 이미 축산배설물처리 공장을 세워놓고 가동 중에 있습니다. 이것은 돼지와 닭의 분뇨를 처리하는 시설로 파리류를 이용한 시설입니다.
소나 말의 배설물은 똥풍뎅이류를 이용해야 하는데 우리 토종으로서는 그다지 유망한 종이 없습니다. 그러나 파리류를 이용한 닭·돼지의 분뇨의 처리는 앞으로 유망한 것으로 생각되고 있고 현재 연구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
● 이벤트행사용 곤충
환경지표로 이용할 수 있는 곤충으로서 하루살이, 장구벌레, 강도래 또는 날도래 등이 있는데 국내에서는 이러한 곤충을 산업화한 곳은 아직 없습니다. 하지만 점차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수질오염측정 등에 이러한 곤충들이 사용될 날도 머지않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곤충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국내에서는 지자체 등에서 각 곤충을 테마로 이벤트행사를 하고 있는 곳이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선 첫째로 무주군의 반딧불이 축제를 들 수가 있는데 반딧불이 서식지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고 대대적인 홍보 하에 축제가 매년 실시되고 있습니다. 그 외 지역으로 양평, 성남, 봉화, 일산 등지에서 반딧불이 보호구역을 설졍하고 환경과 관련된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어 전국적으로 확산될 전망입니다.
그 다음으로 함평의 나비축제가 있는데 이 역시 매년 실시하는 축제문화로 정착되어가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곡성의 꼬마잠자리, 구례의 잠자리 등이 자체 브랜드화 되면서 지방도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한 행사에 곤충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벤트로서의 곤충 수요는 점차 늘어날 추세이며 환경운동과 더불어 바람직한 일로 생각됩니다.
유용곤충자원의 수출입 현황
한국의 곤충 수입현황을 살펴보면 농업분야의 화분매개 곤충이 주종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것은 농촌의 현대화로 시설재배가 늘어나면서 인력의 부족으로 화분매개를 인력에 의존할 수 없어 화분매개 곤충의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2002년도에 수입 곤충 중 서양벌(Apis melifera)이 딸기의 화분매개용으로 약 9억원 정도 수입되어 농가에 판매되었고 토마토의 화분매개용으로는 벨기에, 네덜란드에서 서양뒤영벌(Bombus terrestris)이 약 12억원 정도 수입되었습니다. 또한 약용곤충으로서 중국으로부터 각종 풍뎅이류의 유충인 굼벵이가 약 5억원 정도 수입되고 있습니다.
한편 각종 전시 및 교육용으로 색채가 화려하고 아름다운 아열대산 곤충표본 및 곤충을 이용한 장식품들이 수입업체를 통해 매년 그 수입량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앞으로 이러한 곤충들의 수입은 한국 내에서 대체곤충을 개발하지 않는 한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와는 반대로 국외로의 수출현황은 극히 미미한데 1999년에 고급 관상용 물고기의 밥으로 귀뚜라미가 대량 사육되어 일본으로 수출된 바 있으나 그 수출액은 연간 2천만원을 넘지 못했습니다.
가위벌류는 특히 사과원에서 화분매개 곤충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경북에서 경북대학에 연구용역을 주는 형식으로 1995년부터 3년간 에 걸쳐 능금뿔가위벌을 개발하여 사과농가의 소득증대에 기여하였습니다.
굼벵이류에 대해서는 민간에서 예로부터 간 해독에 사용되어 왔기 때문에 현재 많은 수요가 예상되어 강원대와 농과원 농업생물부의 공동연구로 대량사육기술에 대해 체계를 확립하여 2003년도에 농림기술관리센터에 그 보고서를 제출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가공이용에 법적인 문제가 있어 확대보급에 당분간 애로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하늘소류는 농업생물부에서 국내에는 유일하게 울릉도에만 서식하고 있는 보호대상 곤충인 울도하늘소의 실내 대량사육기술을 개발하여 특허를 획득함과 동시에 울릉군과 연계하여 현지복원기술 개발연구를 수행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는 현재 국내 곤충회사 대부분이 취급하고 있는 품목으로 비교적 기르기 쉽고 특히 성충은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기 때문에 판매량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기타 나비류는 대표적인 곳이 함평군으로 군내에 곤충연구소를 설립하여 매년 나비를 대량사육해서 어린이날을 전후로 나비축제를 개최하는 일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일입니다. 그 외 경북잠사곤충사업장이나 민간 개인이 개발하여 각종 이벤트행사나 관광농원 또는 자연테마공원의 전시용과 생태용으로 사용된 바 있으나 현재는 부진한 편입니다.
유용곤충자원 개발의 문제점
곤충을 이용해서 부가가치를 높이는 경우로는 누에와 꿀벌이 대표적이지만 최근 네덜란드와 벨기에에서 개발하여 각국으로 수출하고 있는 화분매개용 뒤영벌도 이미 산업화된 곤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머리뿔가위벌을 과수원에 보급하는 성과를 올렸으나 낮은 영소율, 고도별 적응형의 미확보 등 아직도 정착되기에는 미흡한 실정이어서 계속적인 개발연구가 수행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외국의 경우 애완용, 교육용으로서 곤충이 대량 사육되어 판매됨으로써 농가소득의 주요 수입원이 되고 있으나 한국과 같이 추운 겨울이 있는 지역에서는 연중사육에 많은 어려움을 갖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애완용 곤충의 사육에 관한 연구는 미미한 실정이고 대개가 실험연구용으로서, 개인사업자가 자기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갖고 사육을 해서 판매를 하고 있으나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언제 그만둘지 모르는 기반의 취약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용곤충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문제점들을 먼저 해결하지 않으면 안될 것으로 생각되는데 만약 이와 같은 문제점들이 해결되고 보완된다면 대량사육이 가능해져 농가만이 아니라 대학이나 연구소 등에도 실험곤충으로 수시공급이 가능해질 수 있는 발판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ㆍ개발가능 유용곤충의 선발
ㆍ대체먹이 내지는 인공사료의 개발
ㆍ실내 또는 한정된 공간에서의 실외 사육
환경 개발
ㆍ대상곤충의 세대 단축
ㆍ대상곤충의 생체 또는 산물의 성분 및
효과 분석 (식·약용 곤충)
ㆍ누대사육에 의한 유전적 퇴화 방지
ㆍ병 발생 방제 및 보호대책
ㆍ개발곤충에 대한 상품화 및 관광자원화 방안
ㆍ경제성 분석
최종적인 경제적 효과는 개발 대상곤충의 선발시에 고려되어야 할 사항이기도 하지만 대량사육체계가 확립되었을 때 보다 정확한 자료를 근거로 평가가 가능하리라고 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한국인의 곤충에 대한 혐오감 내지는 인식 수준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다른 나라에서 기르고 있으니까 우리의 것도 개발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위험한 것입니다.
일본에서는 단순히 사슴벌레만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교미·산란해서 부화한 유충에게 어떠한 먹이를 주느냐에 따라 성충의 크기가 달라지므로 매년 사슴벌레 콘테스트를 열어 시상한다든가 사육일지를 공모해서 시상함으로써 어린이를 포함한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곤축사육에 대한 분위기 조성도 국민정서가 다른 우리들로서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가 아니라 할 수 없습니다.
또한 식·약용 곤충의 경우 한방에서 이미 사용하고 있는 경우라도 한방약제로 사용하지 않으면 혐오식품으로 분류되어 있어 가공할 수 없는 법적 제약이 있어 판매확대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곤충도 있습니다. 이러한 곤충을 농가에서 사육할 때에도 축산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사육시설 및 기자재에 대한 융자신청도 할 수 없는 실정이어서 유용곤충자원의 개발과 더불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의 마련도 조속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생각됩니다.
앞으로의 전망
서두에서도 지적한 바와 같이 국내의 곤충산업은 이미 산업화된 양잠과 양봉을 제외하면 산업화된 곤충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원이 아닙니다. 그러나 조만간 토종 호박벌이 시설재배용 화분매개곤충으로서 개발되어 보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혐오식품으로서 법적으로 묶여 있는 굼벵이 등과 같은 약용 곤충들의 사육이 법적 해결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또한 기대되고 있습니다.
애완용 및 교육용 소재로서의 곤충은 사슴벌레류를 중심으로 하늘소류 및 나비류가 계속 개발되어 인기를 얻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한 선진국에서와 같이 곤충이 생산하는 물질 또는 곤충미생물로부터 고부가가치의 새로운 소재를 연구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러한 연구는 빠른 시일 내에 새로운 곤충산업의 길을 열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국내의 다양한 곤충을 효과적으로 개발하여 우리의 생활에 경제적인 면에서만이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이용 가능한 것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이 분야의 연구에 정부의 과감한 투자와 곤충연구자들의 보다 깊은 관심과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