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효능
하나님이 약속했다는 땅 가나안에 가려고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를 탈출할 때,아론의 지팡이가 큰 기적을 불러일으킨 것은 성경을 통해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 지팡이는 이스라엘의 각 조상의 어른이 되는 열 두 사람에게 주어진 지팡이 중 하나인데 유독 아론의 지팡이만 싹이 트고 봉오리져 꽃이 피며, 은행의 열매가 맺혔다는 후일담까지 전해 온다.
기적의 지팡이와 은행을 연계시켰던 까닭은 모르겠지만, 중국에서도 은행나무를'장수목'이니 '공손수'니 하고 존귀한 명칭을 지어 불렀던 걸 보면 예로부터 은행나무를 무척 고귀하게 여겼던 것만은 사실이다.
옛 중국의 문인들에게는 은행잎을 책갈피에 끼우던 풍습이 있었다. 은행잎에는 살균 작용이 있어서 곰팡이나 좀벌레의 침식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육도 은행잎 못지 않은 살균 작용이 있다. 몹시 구린내를 풍기며, 피부에닿으면 옻이나 염증을 일으키는 독물질이 다량 함유되어있는 것이다. 이 독성이 살균 작용을 나타낼 뿐 아니라 외계로부터 자신을 보존하여 고세대로부터 지금까지1억 5천만년 이상이나 은행나무가 번식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날은행을 먹으면 입과 목에 싸하는 자극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가래를 삭히고 독을 제거하고 이뇨의 효과가 있기 때문에 악성 종양이나 임질에 응용된다. 특히 임질에는 날은행 20여 알을 알맹이만 으깨어 꿀물에 타서 공복에 마시면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굽거나 익히면 독성이 줄고 약효도 달라진다. 날은행이 이뇨에 효과 있다면 익힌 은행은 소변량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본초강목」에도'소변이 자주 나오거나 소변이 쌀뜨물과 같이 흐린 것을 멎게 한다'고 했듯이, 익힌 은행은 백탁·유뇨·야뇨 등에응용된다.
시집가는 신부에게 구운 은행을 먹여서 소변을 자주 보지 못하게 예방하던 중국 풍습과 같이 소변을 질금거리는아이들에겐 그만큼 효과가 큰 것도 없다. 취침 서너시간 전에 구운 은행 댓 알을 먹이면 거의 완치된다. 이 방법은 속칭 '냉'이라 불리는 대하증에도 좋다. 원래 대하증에는 다섯 종류의 분류가 있는데 이 중 색이 흰 분비물이 수반되는백대하증에 더 특효하다. 그리고 폐결핵, 고질적인 해소, 천식 등엔 은행을 기름에 2∼3개월 담갔다가 사용하는 방법으로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내 마음대로 달여 마시는 건강약재>>
[천식과 야맹증에는 은행]
은행은 천 년이 지난 나무에서도 열매가 많이 열리고 씨를 뿌리면 반드시 싹이 난다고 할 정도로 생명력이 강하다. 그래서 예로부터 한방이나 민간요법에서 여러 질환에 뛰어난 효과를 가진 약물로 쓰여 왔다.
은행의 이와 같은 약리작용은 은행열매에 들어 있는 글로불린이라는 성분 때문인데, 은행에는 글로불린을 비롯하여 질 좋은 단백질과 지방, 칼슘, 마그네슘, 인, 칼륨, 철분, 비타민 A, B1, B2 등이 들어 있어 영양학적인 가치도 매우 높다. 또 신경조직의 모태가 되는 레시틴, 아스파라긴산과 비타민 D의 모체가 되는 에르고스테롤 등이 들어 있다.
더불어 콜레스테롤을 흡수하고 콜레스테롤이 혈관벽에 붙지 않도록 방지하여 동맥경화 등의 질병을 예방해 주는 성분도 많이 들어 있다.
그러므로 고혈압 같은 순환기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더없이 좋은 자연 식품이 되지만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오히려 해로우므로 어른이라도 하루 열 알보다 많이 먹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다.
<동의보감>에는 ‘은행은 성질이 차고 맛은 달며 독성이 있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지나치게 많이 먹거나 날것을 그대로 먹으면 복통, 구토, 설사, 발열, 경련 등의 중독증상을 보인다. 독성이 어지간한지 <연수서>에는 ‘배고픈 사람들이 은행을 밥 대신 배불리 먹고 다음날 다 죽었다’는 기록이 있다.
은행의 껍데기에는 징코톡신이라는 독성이 함유되어있어 피부에 닿으면 피부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많으므로 은행껍데기를 깔 때는 주의해야 한다.
한방이나 민간요법에서 천식, 부인과 질환인 대하증, 폐결핵 등을 치료하는 약물로 쓰여 온 은행은 특히 폐결핵치료제로 유명하다.
완전히 익지 않은 은행을 꼭지가 달린 채로 딴 뒤, 씻지 말고 항아리에 넣고 대두유를 반 가량 부은 다음 공기가 통하지 않도록 마개를 꼭 닫아 100일~3년 동안 보관한다.
이렇게 장만한 은행을 아침, 점심, 저녁으로 한 알씩 먹으면 되는데 아침에는 밥을 먹기 전에 먹고 점심, 저녁에는 밥을 먹고 난 뒤 따뜻한 물로 먹는다. 항아리에서 은행 알을 꺼낼 때는 손을 대지말고 대나무 젓가락으로 집어 낸 다음 대나무 칼로 잘게 썰어 그대로 삼키도록 한다.
증세가 심한 환자는 한 알 가량을 더 복용하고 어린아이는 나이에 맞게 조금씩 줄여 먹이면 된다.
은행에는 심한 기침을 가라앉히고 가래를 없애며 위를 보강하고 남자의 양기를 다스리는 효능이 있다. 겉껍질을 벗긴 은행을 참기름에 담갔다 먹거나, 씨를 바른 대추와 함께 구운 다음 식혀 먹으면 증상이 나아진다.
대하증에 시달리는 부인은 은행열매와 마를 같은 분량으로 섞어 가루를 낸 뒤 밥을 먹기 전에 따뜻한 물로 12그램 정도씩 복용하면 일주일 만에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몸 안의 모근 부위가 가려워 참기 힘들 때는 은행의 속껍질을 입으로 씹어서 가려운 모근 부위에 사흘 가량 바르거나 문지르면 가려움증이 가라앉는다. 종기가 났을 때는 은행의 속껍질을 씹어서 붙이거나 불에 익히지 않은 날은행을 반으로 잘라 그 단면으로 살살 문지르면 잘 아문다.
손발이 메말라 피부가 갈라지거나 피부질환이 생겼을 때는 은행의 속껍질을 벗기고 찧어 참기름에 갠 다음 바르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은행으로 미용 팩을 만들 수도 있다. 껍질을 벗긴 은행을 한줌 가량 찧어 가루를 낸 다음 꿀이나 계란 흰자위에 개어서 얼굴에 바르고 잔 다음 아침에 씻어내면 된다.
어린아이가 야맹증이 있을 때도 은행을 쓰면 좋다. 속껍질을 벗긴 은행에 물을 붓고 설탕을 적당히 넣은 다음 물이 절반 정도로 줄 때까지 졸인다. 이렇게 졸인 은행을 아침, 저녁마다 식후에 두세 알씩 복용하면 야맹증이 곧 없어지는데, 심한 기침을 하는 어른에게도 약이 된다.
또 은행은 어린이의 야뇨증에도 약으로 쓸 수 있다. 잠자리에 들기 서너 시간 전에 은행 대여섯 알을 구워 먹이면 좀처럼 실수를 하지 않는다.
나이가 너무 어려 그대로 먹이지 못할 때는 구운 은행을 참마와 함께 끓인 다음 그 물을 수시로 마시게 하거나 가루로 내어 미음에 타서 먹여도 된다.
어린이뿐 아니라 소변 때문에 자다가 서너 번은 일어나야 하는 어른도 구운 은행으로 고통을 덜 수 있다.
그런데 은행을 익히지 않고 날것 그대로 먹으면 이뇨작용을 하여 오히려 소변을 자주 보게 된다. 그러므로 소변이 시원찮을 때는 날은행 스무 알 가량에 물 200cc를 붓고 믹서에 간 뒤 꿀을 조금 부어 빈속에 마시던 민간요법도 있었다.
폐와 기관지천식의 증세가 몹시 심할 때는 은행에 한약재를 섞어 치료할 수 있다. 속껍질까지 벗겨 낸 은행 21그램을 노랗게 될 때까지 불에 볶은 다음 상백피, 관동화, 소자(차조기씨) 각 9그램, 황금, 행인 각 6그램, 감초 5그램, 마황, 제반하 각3그램씩과 함께 달여 두고 두 번에 나눠 복용하면 된다.
정천탕(http://cafe.naver.com/green8899.cafe?iframe_url=/ArticleRead.nhn%3Farticleid=815&)
이라고 하는 이 처방은 은행과 여러 한약재가서로 약리작용을 보완하여 치료효과가 아주 뛰어나지만 마황과 반하처럼 부작용이 있는 약재가 들어가는 만큼 한의사의 지시에 따라 복용해야 한다.
은행은 이처럼 동맥경화 같은 순환기질환이나 천식 같은 호흡기질환, 대하증 같은 부인과질환에 뛰어난 약효가 있는데, 특별히 이러한 질병이 없더라도 꾸준히 은행을 먹으면 여러 질병을 미리 막을 수 있으니 건강 식품으로 가까이 두고 먹으라고 권하고 싶다.